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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게임을 섭렵해왔지만, 그 중 가장 많이 즐겼던 게임을 고르라고 하면 던전앤파이터(던파)를 꼽는다. 어둠의 선더랜드 킹 난이도를 돌던 초창기부터 최초의 레이드였던 ‘안톤’, 최근 시작한 중천 시즌까지 즐기며 꾸준히 아라드를 여행한 모험가 중 한 명이었다.
덕분에 오는 28일 출시를 앞둔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쏠렸다. 특히 작년 여러 차례 진행된 테스트와 지스타 시연에서 액션에 대한 많은 호평이 이어졌을 뿐 아니라, 최근 공개된 체험판을 직접 플레이했을 때도 긍정적인 첫 인상을 받았다.
그러던 중 게임메카는 넥슨으로부터 출시 전 미리 게임 본편을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체험판에서 선보였듯 여전히 훌륭한 액션을 자랑하는 한편, 소울라이크와 하드코어 RPG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원작 고증과 깊이 있는 스토리,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카잔이 펠 로스 제국에게 배신 당한 뒤, 양 힘줄이 끊어지는 형벌을 받은 채 어디론가 이송되며 시작된다. 다만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던 원작과 달리 카잔은 블레이드 팬텀을 만나 기적적으로 생환하게 된다. 이후 블레이드 팬텀은 명계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카잔은 제국에 대한 복수를 이루기 위해 협력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스토리 자체는 원작과 다른 결로 진행되지만, 그 가운데 원작에서 볼 수 있는 반가운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항아리 도박으로 많은 던파 유저들에게 희로애락을 안겨줬던 NPC 단진, 장비 특성을 변환하는 칼레이도 박스, 역병으로 몸이 썩어 들어간 몬스터 ‘구울’ 등이다. 이를 통해 던파를 안 해본 플레이어에게는 세계관에 대한 흥미를 끌어내며, 던파를 했던 유저들에게는 원작 요소가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서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메인 퀘스트 외에 서브 퀘스트도 마련되어 있다. 서브 퀘스트에서는 카잔 주변 인물들이 가진 사연이나 메인 퀘스트 뒷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세계관 특성상 희망적인 이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 깊이가 상당히 깊으니 스토리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꼭 서브 퀘스트를 병행하기를 바란다.

소울라이크와 하드코어 RPG, 그 사이 어딘가
많은 게이머들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보며 ‘던파 소울라이크’라고 부르지만, 제작진은 이전부터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소울라이크가 아닌 하드코어 RPG”라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두 의견 모두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소울라이크 요소를 살펴보면, 게임 내에서는 ‘라크리마’라는 재화를 통해 레벨을 올릴 수 있다. 다크 소울 시리즈의 ‘소울’과 같은 역할로, 레벨을 올릴 때마다 요구되는 라크리마 수량이 늘어난다. 아울러 사망 시 보유한 라크리마를 전부 잃으며, 이를 되찾기 전 다시 죽음을 맞이하면 지금까지 모아온 라크리마가 소멸하는 것까지 동일하다.
특히 기자가 ‘이건 소울라이크인데?’라고 느낀 부분은 제작진의 악의가 느껴지는 듯한 함정이었다. 맵 곳곳에서는 함정이 숨겨져 있는데, 안전 지대와의 구분이 상당히 어려운 데다 플레이어의 동선에 정확히 배치되어 있다. 여기에 함정에 당할 경우 다시 빠져나올 새도 없이 100% 죽음을 맞이한다. 치열한 사투 끝에 적을 물리치고 함정에 당해 허망하게 사망했을 때의 기분은 소울라이크에서 느꼈던 그 감정 그대로였다.


반면 일부 요소는 ‘소울라이크가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장비와 스킬을 활용한 다채로운 빌드다. 기자가 발견한 세트 장비는 총 35가지로, 세트마다 능력치 상승은 물론 처형(브루탈 어택), 빠른 공격, 강공격 등 스킬을 강화해주는 여러 효과가 붙어있다. 이를 기반으로 나만의 빌드를 구현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기자의 경우 창을 주로 사용했다. 창은 적 스태미너를 깎는 데 특화되어 있어 브루탈 어택을 자주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이를 활용해 적 스태미너 감소 효과를 가진 세트 장비를 맞춘 다음, 브루탈 어택 발동 직후 부과 효과가 발동하는 스킬을 최대한 활용해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대미지를 몰아치는 플레이를 했다. 그 외에도 저스트 가드나 회피에 특화된 빌드도 구현할 수 있다.


여전히 맛있는 액션, 아쉬운 레벨 디자인
체험판에서 즐길 수 있었던 시원한 액션은 본편에서도 이어졌다. 타격감과 이펙트는 여전히 훌륭하며, 다양한 스킬을 활용해 적을 몰아치는 호쾌한 액션이 눈을 즐겁게 한다.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는 당황스러움이 컸다. 이전에 공개된 체험판도 꽤 매콤한 난이도를 자랑했지만, 챕터 3 보스 바이퍼는 그보다도 어려운 난이도를 가졌다. 기존 보스보다 2배 높은 체력을 보유한 데다, 가드 불가 잡기, 엇박 공격, 물약 추격 패턴까지 고난도 보스라면 가져야 할 필수 덕목들은 모두 가졌다. 이처럼 급상승하는 난이도는 마치 엘든 링의 멀기트를 보는 기분이었다.
멀기트의 경우 자연스럽게 다른 지역을 탐색하며 엘든 링의 오픈월드를 즐기게 하는 장치로 작동하는 반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오픈월드가 아닌 선형 방식이기에 진행을 위해서는 해당 보스를 클리어할 때까지 반복적인 도전을 해야 한다. 이로 인해 보스를 공략하는 맛은 좋았지만, 그만큼 피로감도 높았다.

그렇게 사투 끝에 바이퍼를 처치하면 ‘이 정도 난이도가 계속 유지되나 보다’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난이도는 다시 내려가며, 체감상 바이퍼보다 어려운 보스는 극후반 보스들뿐이었다. 이처럼 초반과 후반에 등장하는 보스만 난이도가 높다보니, 중반 구간이 오히려 텅 빈 느낌이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던파 유니버스의 준수한 시작
레벨 디자인은 아쉬웠지만, 그 외 다양한 장점 덕분에 전반적인 경험은 꽤 만족스러웠다. 던파 유저로써 카잔의 또다른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는 물론 다양한 장비와 스킬을 통해 최적의 빌드를 연구하는 맛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이를 호쾌한 손맛과 연출이 뒷받침하며 전투의 재미를 끌어올린다.
결론적으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던파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리는 성공적인 신호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던파 세계관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전달하며, 이를 통해 프로젝트 오버킬,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등 향후 이어질 던파 유니버스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오랜 시간 던파를 즐겨온 유저 중 한 명으로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시작으로 던파 유니버스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승승장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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