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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P의 거짓: 서곡을 한 단어로 축약하자면 이 단어가 무엇보다 잘 어울린다 할 수 있다. 호접몽은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모르겠다’라는 장자의 글로 잘 알려진 말로, 그 안에 내포된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다만 가장 흔히 쓰이는 용례는 ‘꿈과 현실의 모호함’을 설명할 때다.
P의 거짓: 서곡은 이 호접몽처럼 P가 나비를 따라가다 나비가 된 듯한, 꿈결 같은 ‘과거’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물론 다소 과도하게 초심을 되찾은 나머지 출시 초기의 높은 난도까지 되찾고 말아 스토리에 몰입을 하고 싶어도 피로함이 우선시되는 상황도 많았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채로운 수단을 어디에 이용할 수 있는지와 본편의 비극 아래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해 계속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DLC였다.
※ 이 리뷰는 'P의 거짓'의 전개와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으므로, 원치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얼어붙은 겨울의 크라트, 처절할 수밖에 없는 P의 생존기
P의 거짓: 서곡의 배경은 본작의 배경인 ‘크라트’에서 여러 번 언급된 ‘전설의 스토커’ 레아가 있는 과거의 크라트를 조망한다. 등장하는 주요 필드는 동물원, 겨울 바다, 그리고 P의 거짓에서 만날 수 있던 주요 사건들의 시작점인 ‘장미 저택’까지 선형적으로 전개된다.
필드는 크라트 사태의 과거를 그린 만큼 몹 디자인에 본편과 큰 차이가 있다. P의 거짓: 서곡의 핵심은 ‘동물형’ 몹이 대폭 증가했다는 점으로, 카커스로 변이한 동물들이 각 동물의 생태를 적극 반영한 움직임을 선보여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런 요소가 특히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흔하게 등장하는 늑대 및 청새치 카커스들과 중간 보스 ‘폭군 포식자’다.


동물형들의 새로운 패턴 덕에 플레이 경험이 강화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기존 인간이나 카커스 형태의 적들이 상대적으로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보스를 포함한 인간형 적들은 매력적인 설정과 기믹의 조화를 갖춘 패턴을 선보이고, 카커스들도 보다 변칙적이고 빠른 템포로 P를 조여온다.
일례로 첫 번째 구역의 메인 보스 ‘마르키오나’는 실에 매달린 인형을 조작하며 2 대 1 전투를 주도한다. 이런 점을 보면 플레이어가 우위를 점하기 어렵게 느껴지지만, 각 패턴을 몇 번 보고 나면 패턴과 연결된 실의 색상에 연관이 있다는 점을 깨닫고 어떤 적을 우선해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를 빠르게 익힐 수 있다.

이렇듯 본작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P의 거짓: 서곡은 다채로운 패턴과 변칙성을 보강한 적으로 반복 플레이시에도 도전욕구가 생기게끔 만든다. 다만 아쉬운 점은 ‘동물형’ 카커스를 포함해 새롭고 매력적인 패턴을 가진 적이 많음에도, 이를 제대로 즐기고 극복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특히 신규 무기 중 일부는 강력한 성능과 화려한 비주얼, 빼어난 모션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자칫 잘못 사용하는 순간 그대로 절벽이나 바다 아래로 떨어져 특정 지역에서는 여러 의미로 머리를 싸매야 했다. 중후반부에는 지역의 면적에 비해 즉사 구간이 매우 높고, 적의 밀도 또한 상당해 본편을 통해 키운 실력을 써먹기도 전에 지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빠른 시일 내 대처가 어려운 즉사가 가져오는 불쾌감을 해소할 수단이 필요해 보였다.


스토리 전개와 의외의 기믹, 치밀하게 직조된 설정
전투 및 플레이 경험보다 긍정적인 경험을 전한 것은 필드 곳곳에 새겨진 ‘과거’의 설정이다. P의 거짓: 서곡은 나비를 따라 과거의 크라트로 떠난 P가 전설의 스토커 ‘레아’와 유제니의 소중한 인물 ‘알리도로’를 만나고 과거 참상의 자취를 쫓으며 과거의 인물들과 걸음을 맞추어 보게끔 했다. 이 과정에서 본편에서는 이야기로만 들을 수 있었던 공방탑 붕괴 사건으로 궤멸된 서자와 청소부 단체의 모습, 장미 저택에서 벌어졌던 참상의 전말 등도 직면할 수 있었다.
큰 줄기가 아니라 사소한 설정을 찾는 재미도 더해지고 호기심이 생기는 내용을 배치해두어 ‘찾는 재미’도 더한다. 일례로 크라트 동물원에서 주울 수 있는 ‘야생동물 살펴보기 – 곰!’ 서적은 곰을 만났을 때 죽은 것처럼 가만히 누워있으면 곰이 지나간다는 정보를 전한다. 해당 서적을 전부 읽은 유저는 ‘죽은 척하기’라는 이모트를 함께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필드에 간혹 등장하는 곰 형태의 카커스에게 직접 실험하면 실제로 P를 무시하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소하지만 유용한 정보들이 여럿 배치돼 있어, 자발적으로 필드를 순회하게 의도한다.



연출 측면은 크게 강화됐다. 본편의 전투에서는 P가 홀로 거짓말하고, 상황에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일부 주요 전투에서 ‘레아’ 및 ‘알리도로’와의 협공이 가능하다. 두 추적자는 명성에 걸맞는 움직임과 대처, 화려한 기술 이펙트를 선보이는데, 이것이 두 인물의 강함과 이들의 이름이 왜 본편인 미래까지 이어지는지를 증명한다. 특히 레아와의 협력 전투에서 등장하는 페이탈 어택 컷신은 레아라는 인물의 서사와 어우러지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렇게 이어진 이야기는 돌아온 이후, 그리고 새로운 회차를 시작할 때 더욱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돕는다. 특히 메인 스토리가 아닌 서브 스토리를 꼼꼼하게 진행했을 경우 이 재미가 더욱 두드러진다. 별바라기를 이용할 때 등장하는 이동 구역마다 별도의 표기가 되어 있기에 찾아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더불어 첫 회차를 포함해 게임을 시작한 직후 나오는 무기 선택지에서 ‘서자의 길’과 ‘청소부의 길’ 사이에 뜬금없이 들어있던 ‘귀뚜라미의 길’이 명명된 이유도 P의 거짓: 서곡을 플레이하면 알 수 있다.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P의 거짓’ 답다
P의 거짓: 서곡 업데이트와 동시에 본편에는 난이도 조절과 편의성 강화 등이 이루어졌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난이도 조절로, 가장 쉬운 ‘나비의 인도’, 난이도를 다소 완화한 ‘깨어난 인형’, 기존 난도인 ‘전설의 스토커’까지 총 3개로 구분됐다. 더불어 고난도 콘텐츠를 원하는 유저를 위해 보스러시에 추가 난이도를 신설하는 등 상대적으로 쉬운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도 어려운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도 마음껏 도전할 수 있게끔 했다.
콘텐츠 업데이트 또한 당연히 포함됐다. 본편을 진행하며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과거에서 학습한 제스처를 나누며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등, 단순 DLC 자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시도하는 재미를 더했다. 또, P기관 강화를 통해 반복 플레이를 이어온 유저들이 추가 성장이 가능하게끔 했으며, 초기 유저라도 기능을 보완해 자신만의 빌드를 더 추구할 수 있게끔 했다.
외에도 보유한 에르고를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기능이 추가돼 개별적으로 상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며, 다음 레벨업에 필요한 에르고 양을 게이지로 별도 표기해 시인성을 늘리고 목표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상당한 편의성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다 볼 수 있다. DLC 추가와 함께 늘어난 OST의 퀄리티는 P의 거짓 특유의 분위기와 맞물리며 몰입감을 더한다.

P의 거짓: 서곡은 ‘크라트의 과거’를 보여주겠다 단언했던 만큼, 미래를 바꿀 수 없으며 비극으로 점철된 이야기를 보게 될 것을 인지하고 시작할 수밖에 없는 DLC였다. 그렇기에 P가 세계선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은 나비의 날갯짓에 불과할 것이라 생각됐다. 실제로도 P는 과거를 바꿀 수 없었고, 이야기는 결국 비극의 시작을 암시하며 마무리된다. 홀로 현실로 돌아온 P는 잠에서 깨어난 듯한 연출과 함께 황금 별바라기 앞에서 깨어난다. 본편과 마찬가지로, 게임은 잔혹동화에 충실한 전개다.
다만 그렇다 하여 바뀐 것이 없지는 않다. 레아는 잠시나마 자신의 제자 ‘카를로’와 닮은 인형에게 죽어가는 자신의 검을 전할 수 있었고, 알리도로는 자신이 쫓던 진실을 알 수 있었다. 아내의 곁으로 가기를 원하던 어부 살라오는 마지막 맥주를 비울 수 있었고, 백골이 된 인간 친구를 구하기 위해 망가진 채로도 벽을 부수던 인형 ‘돌머리’는 결국 친구와 함께 탈출에 성공했다. 나비에게 인도된 P는 꿈 속에서 나비가 되어 과거의 인물들을 인도하고 꿈에서 깨어났다. 이 완벽한 기승전결에 약간의 불쾌감만 해소된다면 보다 멋진 게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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