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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완수율 59%→80%로, 마비노기 '신의 한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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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코리아 전유진 시나리오 라이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서비스가 종료될 때까지 엔딩이 없이 이어지는 온라인게임을 20년 간 운영하면 스토리에 큰 딜레마가 찾아온다. 장기간 게임을 해온 유저들의 시나리오 이해도는 상당히 높고, 사람들을 깜짝 놀래킬 사건이나 반전도 없고, 20년 간 성장해온 플레이어 캐릭터는 ‘먼치킨’ 수준으로 강하다. 이러한 조건에서 중요 설정과 내용을 전달하는 새로운 스토리에 대한 참여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온라인게임 시나리오 담당자가 해야 할 일이다.

작년에 마비노기에 추가된 메인스트림 G26과 G27을 맡았던 넥슨코리아 전유진 시나리오 라이터는 앞서 이야기한 일을 무수히 많은 바둑알이 놓인 바둑판에 남은 자리를 찾아 계속 해서 ‘신의 한 수’를 두어가는 것에 비유했다.

마비노기는 21주년을 맞이한 장수 게임이다. 스토리에 대한 유저 관심도가 높고, 플레이어 캐릭터인 밀레시안은 인간 중에는 대항할 자가 없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비노기는 ‘인간의 이야기’를 하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했고, 여기에는 앞서 이야기한 G26과 G27이 포함된다. 그녀가 신의 한 수를 찾아가는 과정에는 G26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전유진 시나리오 라이터는 “G26을 맡게 된 저는 기존 시나리오 성공 요인을 충실히 반영하자고 생각했다. 성공 요인은 켈트 신화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 다양하고 풍부한 캐릭터 서사, 플레이어 중심의 스토리텔링이다”라며 “G26을 시작하며 기존 성공 요인에 충실한 작업 방향을 설정했다. 하나는 세계관에 맞게, 또 하나는 원래 것과는 다르게다”라고 밝혔다.

▲ G26은 기존 성공 요인을 충실히 반영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획 과정은 다음과 같다. 전 라이터는 “켈트 신화를 기반으로 한 기존 서사를 흡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새 챕터를 여는 시놉시스를 작성했고. 전쟁에 패배해 멸망한 일족의 후예인 델가를 적대 캐릭터로 세웠다”라며 “소셜 방식도 이전과 유사하게 퀘스트 사이에 미니게임을 넣어 캐릭터 능력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적대 캐릭터와 지금까지 조망하지 않았던 세력인 ‘피르 보르’를 조명하며 색다름을 주고자 했다.

이에 따라 G26 ‘운명의 바람’의 스토리는 핀디아스의 운명이 닥친 에린에서 피르 보르족 후예인 델가가 밀레시안에 맞선다는 방향으로 마련됐다. 전유진 라이터는 “핀디아스의 운명이라는 외부 위기를 설정해 세계관을 유지했고, 델가로 매력적인 서사를 지닌 캐릭터를 보여주려 했다. 마지막으로 밀레시안에게 맞선다로 플레이어 중심으로 몰입을 유도했다”라고 설명했다.

▲ 기존 성공 요소에 맞춰 마련한 G26의 주요 내용 (사진: 게임메카 촬영)

G26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전유진 시나리오 라이터는 “첫 퀘스트를 완료한 유저 중 59%만이 끝까지 플레이했고, 흥미를 유지하는 데 실패해 완료율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재미가 없다는 부정적인 동향도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탄탄하다고 생각했던 구조였으나, 충분히 흥미를 이끌어내지는 못한 것이다.



▲ 스토리 완료율과 유저 동향 모두 부정적이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따라서 G27에서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위해 극복해야 할 딜레마를 찾고, 이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개했다. 딜레마는 세 가지다. 플레이어의 높은 시나리오 이해도, 반전 소재 고갈, 플레이어 캐릭터 파워 인플레이션이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를 역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된 G27은 에린과는 동떨어진 인형도시 ‘무리아스’를 배경으로 삼았다. 기존에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도시가 ‘반전 요소’인 셈이다. 무리아스는 신들의 도시로 알려져 있으나 인간들이 살고 있고, 기존에 사망했던 데린이라는 캐릭터가 살아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 에린이 아닌 새로운 도시 무리아스를 무대로 삼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기존에 사망한 데린이 살아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고대 자이언트 ‘페타크’도 등장한다. 특히 페타크에는 제작진이 시나리오에 대한 흥미를 돋우기 위해 마련한 여러 요소가 포함됐다. 전유진 시나리오 라이터는 “페타크가 본인의 고향을 ‘따뜻한 발레스’라 이야기할 때 마비노기 유저라면 아주 큰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발레스는 전혀 따뜻하지 않기 때문이다. 플레이어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해서 궁금증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페타크가 발레스를 따뜻하다고 하는 것은, 이 지역이 추워지기 전인 고대 전쟁 시대에 살던 자이언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페타크는 게임 내에서 ‘밀레시안’을 대체하려 한다. 전유진 시나리오 라이터는 “마비노기 플레이어는 약 10년 전에 밀레시안의 광팬을 만났다. 알반 기사단 소속인 ‘알터’다. 밀레시안을 완벽하게 대체하겠다는 페타크의 상상 속에서 알터는 밀레시안이 아닌 페타크에게 무한한 존경을 보내고 있다. 그것도 과거와 달리 목소리가 붙은 상태로 말이다”라며 “유저에게 의미가 있었던 장면을 그대로 사용하되 페타크를 대신 넣어 긍정적인 충격을 줬다”라고 말했다.

▲ 따뜻한 고향에서 왔다고 강조하는 페타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러나 자이언트의 고향이 벨라스는 추운 곳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밀레시안을 사칭하는 페타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알터는 밀레시안이 아닌 페타크의 광팬이 되어버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밀레시안에 어울리는 최종 보스도 등장한다. 무리아스의 관리자이자, 여신 미이르에 대한 광기 어린 애정으로 그녀와 일체화되어 신의 힘을 지닌 인간 ‘레넨’이다. 전유진 시나리오 라이터는 “신이 된 인간도 플레이어들이 받아들일 만한 서사도 마련되어 있었고, 기존 캐릭터와 비슷할 경우 임팩트가 줄기에 캐릭터의 내적 동기를 다르게 설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서사 분량도 크게 늘렸다. 31만 자에 달하는 대사에, 보이스 분량만 8시간에 달한다. 그렇게 G27 ‘안락의 정원’이 완성됐다. 밀레시안을 사칭하는 페타크가 무리아스에서 온 것이 밝혀지고, 죽은 사람들이 기억을 잃으며 살아가는 무리아스에서 레넨을 쓰러뜨리고 도시를 닫는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 무리아스에서는 미이르가 신의 조각을 나눠줘서 죽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미이르를 광적으로 사랑한 레넨은 하나가 되고자 신의 조각을 빼앗아 신의 힘을 손에 넣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러한 레넨은 G27 최종 보스로 등장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G26 이후 성찰을 거쳐 완성된 G27의 결과는 어땠을까? 전유진 시나리오 라이터는 “전반적으로 높은 완수율을 보였다. 첫 퀘스트를 완료한 플레이어 중 80%가 끝까지 클리어했고. 퀘스트 전반에 허들이 되는 요소가 없어 완료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물론 G27에는 이를 클리어해야 던전이 완전히 개방된다는 보상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여러 커뮤니티에서 긍정적인 동향이 있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 스토리 완료율과 유저 동향 모두 개선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를 통해 전유진 시나리오 라이터는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하나는 유저가 뭘 좋아하는지 아는 것도 큰 자산이라는 점, 또 하나는 특정한 생각에 갇히지 않고 새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도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전 라이터는 “업데이트는 끝나지 않는다. 21주년을 맞이한 마비노기가 서비스 기간 동안 계속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만약 한 수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다음에는 또 나아가야 한다. 이미 한 수를 뒀기에 다음에 둘 자리를 찾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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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2004년 6월 22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데브캣스튜디오
게임소개
'마비노기'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싸움이 아닌 교감과 소통, 이해와 사랑이 있는 판타지 세계에서의 낭만을 체험하는 것을 주요 콘텐츠로 내세운 MMORPG다. 카툰 랜더링 기법을 사용하여 게임의 그래픽을 애니메이션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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