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부터 소울라이크까지, 국산 PC·콘솔 기대작 6종

최근 국내 패키지게임 시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 때 국내 게임업계는 온라인게임 위주로 흘러갔고, 패키지게임 불모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P의 거짓을 시작으로 퍼스트 버서커: 카잔, 스텔라 블레이드 등 수작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죠. 그만큼 국산 패키지게임에 대한 관심도 눈에 띄게 높아졌는데요, 이에 향후 PC-콘솔로 출시될 대형 기대작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갓 세이브 버밍엄은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에서 제작 중인 오픈월드 좀비 생존게임입니다. 14세기 영국 버밍엄 속에서 식량, 물 등 생존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하며 안전한 장소를 찾는 처절한 여정을 그렸죠. 작년 첫 공개 당시 그리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지난 4월 실기 게임플레이 영상이 공개되며 본격적으로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유저들의 관심을 끈 요소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중세 유럽을 재해석해 황폐하고 음침한 아포칼립스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점. 두 번째는 일정 무게를 넘으면 밟고 있는 사물이 부서지거나, 바닥에 나뒹구는 상자에 좀비가 걸려 넘어지는 등 세밀한 물리 엔진이죠. 좀비 생존 장르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국산 게임이 아직 없는 만큼, 갓 세이브 버밍엄이 그 시작을 알릴 작품이 될지 주목됩니다.

더 렐릭: 퍼스트 가디언은 국내 개발사 프로젝트 클라우드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소울라이크 액션게임입니다. ‘아트실투스’ 대륙이라는 황폐해진 판타지 세계를 무대로, 고대 유물 ‘렐릭’을 찾는 퍼스트 가디언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죠.

 

눈에 띄는 부분은 소울라이크 장르에선 보기 드문 빠른 전투 템포입니다. 회피, 패링, 방어를 활용한 전투 속도가 상당히 빠르고, 검술과 마법, 고대 기술 등 사용 가능한 스킬 종류도 다양하죠. 특히 스킬 사용 시 역동적인 카메라 앵글과 화려한 타격 효과를 더해, 손맛과 시각적 재미를 동시에 채워줄 작품으로 관심 받고 있습니다.

무당: 두 개의 심장(이하 무당)은 EVR 스튜디오에서 제작 중인 3인칭 잠입 액션게임입니다. 석정현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남북한이 통일된 근미래 한반도에서 서로 다른 두 개의 사상이 충돌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죠.

최근 출시된 국산 게임들은 ‘서사가 약하다’라는 지적이 많은데, 그런 상황 속에서 무당은 깊은 내러티브를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시네마틱 컷씬과 게임플레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몰입감을 끌어올렸으며, 캐릭터 액션도 서사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했죠. 그 외에도 허성태, 이홍내 등 실제 한국 배우가 등장하며, 사실적인 한국어 풀 보이스 더빙을 제공하는 만큼 높은 몰입감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붉은사막은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에서 제작 중인 액션 RPG입니다. 파이웰 대륙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오픈월드를 기반으로 한 높은 자유도와 고품질 그래픽으로 2019년 첫 공개 당시부터 주목받은 작품이죠.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버튼 조합을 통한 다채로운 액션입니다. 두 가지 버튼을 함께 누르는 액션 RPG에서는 다소 낯선 조작법을 채택했는데요, 대신 그만큼 목 비틀기, 회전 베기, 발차기 등 폭 넓은 액션으로 전투의 다양성을 크게 늘렸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전투의 깊이와 타격감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거듭된 출시 연기로 인해, 기대감만큼 불안감도 커진 것이 사실입니다. 과연 올해에는 유저들의 긴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는 작년 2월 깜짝 공개된 넥슨게임즈의 액션 RPG입니다. 한 때 묵직한 액션으로 눈길을 끌었던 마비노기 영웅전을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부 유저 사이에서는 ‘마비노기 영웅전 2’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죠. 플레이어는 운명에 맞서는 전사가 되어, 신화와 파괴가 얽힌 세계 속에서 다양한 적과 대적하게 됩니다.

현재 4개 캐릭터(카록, 델리아, 리시타, 피오나)가 공개되어 있으며, 지난 6월 진행된 비공개 테스트 당시 마영전의 장점이었던 시원한 액션이 살아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여기에 ‘티이’ ‘칼브람 용병단’, ‘놀 치프틴’ 등 언리얼 엔진 5로 다시 태어난 원작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가 됐죠.

다만 일각에서는 지루한 필드 레벨 디자인, 회피가 어려운 일부 보스 패턴에 대한 지적도 있는데요, 아직 출시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얼마나 완성도를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릅니다.

안녕서울: 이태원편은 국내 1인 개발자 ‘지노(JINO)’가 제작 중인 퍼즐 어드벤처게임입니다. 소행성 충돌이 예정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사회질서가 무너진 대한민국에서 주인공 ‘서라연’이 겪는 이야기를 그렸죠.

안녕서울: 이태원편은 지난 2023년 체험버전을 공개한 바 있으며, 당시 픽셀 그래픽으로 훌륭히 그려낸 세기말 분위기, 감성을 자극하는 연출과 사운드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호평 받았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이라는 친근한 배경을 무대로 하는 만큼, 어떤 몰입감 있는 스토리를 선보일 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