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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기대작 총정리③] 온라인게임편 - 스포츠+F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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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참, 게임은 많은데 뭐랄까 한방 터뜨려 줄 거 같은 녀석이 없네."

개인적으로 기자는 RPG보다 스포츠와 FPS 장르를 더 선호한다. 왜? 이게 게임을 하다보면, 간혹 귀신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으스스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FPS에서 잘 하는 플레이어와 엮이고 있을 때면, 정녕 사람이 하는 건지 귀신이 하는 건지 분간이 안 갈 때가 많다. 스포츠도 비슷하다. 똑같은 조건에서 분명 플레이를 하는데, 저 녀석은 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말도 안 되는 전략과 컨트롤로 우리의 심신을 지치게 한다. 어려운 장르다. 그리고, 이렇게 어려우니까 재미있다. 두 장르는 알면 알수록, 파면 팔수록 손가락 끝으로 느껴지는 무언의 경지가 있다. 그 1%의 경지를 뚫는다는 것. 이게 바로 두 장르의 진정한 재미가 아닌가 싶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하드코어한 면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1%의 경지를 뚫기 위해 힘을 쓰는 목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아마 두 장르에 있어 이 매력은 지구 멸망까지 유효할 거다. 

자, 그럼 쓸데없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올해 나올 스포츠와 FPS를 좀 살펴보자. 현재 두 장르의 형편은 비슷하다. 온라인 플랫폼 비중이 줄고, 기대작으로 점쳐지는 작품은 대부분 RPG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만한 작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년 '피파온라인3'라는 큰 녀석 하나가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 나올 작품의 덩치는 더 작아 보인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두 장르의 '매력'은 충분히 품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기다릴만한 가치는 있다고 판단된다. 관심이 있다면 내용을 잘 갈무리 해놨다가, 서비스 이후 화끈하게 즐기고 심심찮게 까보도록 하자. 물론 귀신 잡는 퇴마사의 기분으로. 




FPS 5종 '주도권은 누가 잡으려나?' 

1.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2 - '안 되면 모드 넣으면 되니까?'

국내 시장에서 FPS를 이야기하는데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많은 작품이 탄생하는데 큰 영향력을 행사했고, 한편으로는 양산 구도를 만들어낸 1등 공신이기도 하니까.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2(이하 카스온라인2)'는 넥슨과 밸브가 다정히 손을 잡고 내놓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이하 카스온라인)'의 후속작이다. 모태라 할 수 있는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워낙 변형과 모드가 많아 이를 분류하기 애매하긴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계보라 할 수 있다.  전작 '카스온라인'은 넥슨이 야심차게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예상 외로 죽을 쑤는 바람에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다행히 좀비를 활용한 모드가 소위 '대박'을 침으로써 꺼져가던 게임 생명에 호흡을 불어넣었고, 급기야 너나할 것 없이 국내에 '좀비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의도한 것이든 그렇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좀비 온라인', 아니 '카스 온라인'은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고, 지금도 인기순위 중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과에 대해 넥슨과 밸브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게임이 '좀비'로 더 잘 알려진 만큼, 넥슨과 밸브는 '카스 온라인2'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꽤 비장한 분위기를 풍겼다. 국내시장서 게임성으로 반드시 인정을 받고야 말겠다는 그런 기분이 들게 했달까? 꾸준히 발전해온 소스엔진을 기반으로 한 그래픽과 물리효과,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타격감과 현실감까지. 게임을 구성하는 기본 뼈대를 꽤 심도 있게 설명했다. 게다가 기존 유명 맵 '더스트 2' 등도 세련된 형태로 개선해 내놓는다고 하니, 시리즈 특유의 장점과 특징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카스 온라인2'는 시리즈 계보를 잇는다는 점 외에 그렇게 특색 있는 콘텐츠나 시스템은 없다. 비주얼이야 견줄만한 경쟁작이 수도 없이 많잖나. 때문에 '카스 온라인2'는 무언가 새로운 색채를 뿜어낸다기보다, 기존 시리즈의 '정통'과 '장점'을 트렌디에 맞게 녹여내 '그때 그 재미'를 가공해 내놓는다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과연 트렌드가 될 지 몸부림이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밸브와 넥슨이 서로를 무지막지하게 칭찬하며 힘을 쏟고 있으니 최소 '좀비'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아직 공개된 건 없으나 역시 갖가지 모드의 등장도 게임을 기다리는 이유가 된다. 카스 하면 모드, 모드 하면 카스, 오빠 하면 나. 확실히 볼 게 많은 게임이니 기존 팬이라면 충분히 기대를 해봐도 된다. 

▲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2' CG 트레일러




2. 메트로 컨플릭트  '화끈하네요!'

퀄리티만 놓고 보면 1~2년 전에 나왔어도 될 작품이지만, 어찌된 셈인지 개발사는 '잠시만, 잠시만요, 이제 조금만 더요'를 속삭이며 서비스 시기를 늦췄다. 아쉽게도 그 사이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 '이 게임'의 이름이 잠시 잊히긴 했지만, 작년 1년 만에 테스트를 진행하며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바로 레드덕-한게임 콤비의 '메트로 컨플릭트'다. 썩 어울리는 콤비는 아니지만, 뭔가를 해낼 거 같은 기분이 들… 지, 아마? 

 

그렇다면 '메트로 컨플릭트'는 왜 서비스 출발이 늦어지고 있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정리정돈이 필요했던 것. '메트로 컨플릭트'는 게임의 특징으로 다채로운 화력을 내세우고 있다. 총을 쏘고 맞추는 것뿐 아니라, 쏘고 던지고 맞추고 누르고 움직이고 겨냥하고 돌리고 날려버리는 과정에서 끝장나는 '화력'을 제공한다는 거다. 덕분에 전장은 사방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캐릭터들은 필살기와 같은 스킬을 쓰며 정신없이 달리고 또 달린다. 맞다. 바로 이런 '정신없는' 상황을 지향하는 게 바로 '메트로 컨플릭트'인 특징이다. 


그래서 더 정리정돈이 필요했다. 전장 곳곳에서 솟아오르는 폭발은 어느 정도 '규칙'이 있어 플레이어가 스스로 패턴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일종의 '스킬'처럼 쓸 수 있는 스톰 시스템도 필살기처럼 정말 필요한 타이밍에 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었던 거다. 제대로 된 '화력쇼'란 비주얼이 다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스스로 '리듬'을 익히고 이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일종의 '깊이'를 파헤치는 레드덕의 개발철학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의지도 있으니 이 부분은 기대해볼만하다. 

물론 현재까지 결과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진행한 테스트에서 그간 난잡했던 모습과 달리 확실히 정리정돈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화력'으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장점 '화끈함'도 테스터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모양새다. 이제 대중을 잡기 위한 다듬기 작업만 잘 해준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을만하다. 기존 '아바'를 통해 얻은 '개발감각'을 얼마나 잘 칠하느냐도 무척 중요하게 작용할 거다. 감각이 뭐냐고? 게임에 접속하고 총 한번 쏴봤을 때 느껴지는 '그 느낌' 있잖나. 바로 그거다. 



▲ '메트로 컨플릭트' 공식 프로모션 영상



3. 워페이스 '크라이텍 퀄리티 모르세요? 아시잖아요'

어라 이것봐라? 넥슨이 밸브가 아닌 '워페이스'를 위해 크라이텍과도 손을 잡았다. 오른손이 아닌 왼손이라 아쉽긴 한데, 넥슨 입장에서는 잘 되는 녀석으로 손을 바꿔치기 할 수 있으니 과연 명불허전. 

 

크라이텍 역시 지난 지스타 발표회를 통해 넥슨을 대단히 칭찬하며 자신들이 빚어낸 '퀄리티'에 부분 유료화를 더한다면 아시아 시장에서도 충분히 헤드샷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분에서는 크라이텍의 호승심도 엿볼 수 있다. 체밧 옐리 크라이텍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한국의 1~10위까지 온라인 게임 순위의 게임을 살펴본 결과 '저 정도면 우리도 충분히' 넘을 수 있겠다고 밝혔으니까. '워페이스'가 이미 러시아에서 동접 6만을 이끌어내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둔 부분도 크라이텍이 힘을 주고 있다.


'워페이스'는 패키지 위주로 힘을 쏟은 크라이텍이 참여한 만큼, PvP와 함께 PvE 콘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PvE 콘텐츠가 압권이다. AI가 세밀하게 설계돼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고, 다수의 유저들이 함께 모여 협력하는 이상적인 그림도 그려낼 수 있기 때문. 차량이 막고 있으면 둘 이상이 협력해 이를 밀어내거나, 높은 담을 넘기 위해 한명이 엎드려 디딤돌이 되는 등 오브젝트와 액션을 활용한 소소한 재미요소도 꽤 된다. 힐러도 있냐고? 병과가 있으니 아마 메딕이 주사는 놔줄 거다. PvP 콘텐츠 쪽에서는 액션성을 더하면서도 국내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칼전' 등 모드 선택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벤더 시스템'을 통해 무기 및 방어구 등의 락을 풀어 더 다양한 모습으로 내 캐릭터를 가꿀 수 있다. 

참고로 '워페이스'의 국내 목표는 러시아의 동접 6만을 뛰어넘는 거라고. 끝을 알 수 없는 퀄리티로 시장을 녹인 '크라이시스'의 향이 묻어나기만 한다면, 터무니없는 목표는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 '워페이스TV' 세번째 에피소드




4. 하운즈 '제 이름은 RPS라고 합니다'

사실 홍보영상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다. 아니 도대체 세상에 어머나 이런 게임이 또 있지 싶을 정도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오버 하지 말라고? 네,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런 느낌이 와서 말이죠.

 

'하운즈'는 앞서 언급한 '워크라이'와 비슷한 내용물로 게임이 채워져 있다. 그러나 '하운즈'는 RPG적인 재미요소를 더 내세우고 있고, TPS 방식을 차용한 3인칭 시점을 제공하고 있어 전반적인 느낌 자체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내 캐릭터를 만들고 육성하고 더 강한 아이템을 장착하는 등 RPG의 재미요소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게임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을 불어넣어준다. 그러나 슈팅을 RPG 방식으로 풀어낸다는 건 위험요소도 따른다. 특히 PvP에서는 상대 유저와의 아이템 격차가 게임의 승패를 가르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을 더 강력하게 내세우면서 밸런스를 잘 조율한다면 시장에서 잘 팔리는 '물건' 중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하나 더, 게임이 마초적인 모습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도 만족스럽다. 핑크색 스타킹과 가터벨트가 돋보이는 여성 캐릭터의 촌극이나 찌그러진 수지를 보며 우리는 얼마나 큰 상실감을 느꼈나. 돌격머리와 스포츠머리의 기로에서, 우리는 왜 커스터마이징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느낄 필요가 있다. '하운즈'에서.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넷마블에서 RPS라는 혐오스런 명칭으로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는 거다. TPS도 알리고 싶고, RPG도 알리고 싶고, 게임이 특별하다는 것도 알리고 싶고, 이야! 정말 이 명칭은 우리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야, 라는 것도 전부 알리고 싶었는지 결국 RPS는 계속 쓰이고 있다. 아…

▲ 넷마블 '하운즈' 홍보영상




5. 쉐도우컴퍼니 '우리는 장인입니다'

사실 이런 '군단'이 모이기란 쉽지가 않다. FPS 장르라는 한 우물만 집중적으로 파헤쳐온 군단. 바로 '히트 프로젝트'와 '컴뱃암즈' 등을 내놓으며 지난 10년간 FPS만 만들어낸 장인들, 바로 두빅 스튜디오다. 

 

'쉐도우컴퍼니'는 현재 시장에서 크게 이름을 알리고 있지 않지만, 두빅 스튜디오의 '뚝심'을 잘 아는 유저들이 은근히 기대하는 작품 중 하나다. 우리가 알 수 없는 뭔가 코드가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쉐도우컴퍼니'는 언리얼엔진3로 제작된 정통 FPS로 '용병' 캐릭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재미요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지난 테스트에서는 4개의 팀이 한 맵에 들어가 난전을 벌이는 '배틀 스쿼드' 모드가 인기를 뿌려냈고, 아무래도 '용병'을 키워드로 한 만큼 특정 지역 내 돈가방을 탈취하는 '블랙머니' 모드도 깃발전과 비슷한 재미요소를 담아내 호응을 얻었다


이를 가능케 할 여러 전투기술이나 전술요청 등의 콘텐츠가 잘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도 기대요소 중 하나다. 물론 빈사상태 적을 밟아버리는 화끈함도 잊지 않았다. 

두빅 스튜디오는 워낙 '장인'들이 모여있다보니, 당장 사업적 성과보다는 게임 개발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스스로 만족하기 전까지는 절대 내놓지 않겠다는 뭐 그런 거. 게임만 잘 만든다면 사업적 성과를 알아서 따라온다는 그런 이상적인 상황을 꿈꾸는 게 아닌가 싶다. 해외쪽에서도 관심이 높은 만큼, 서비스 이후 어떤 결과를 뿌려낼지 가장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다. 

또 하나, 두빅 스튜디오 임준혁 대표와 발할라 스튜디오 이타가키 토모노부 대표, 카네마츠 사토시와의 만남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스쿼드라 할만하다. '쉐도우컴퍼니'의 콘솔 버전이 은근히 기대되는 이유다. 

▲ 쉐도우컴퍼니 플레이 영상



▲ 좌측부터 이타가키 토모노부, 두빅 임준혁 대표, 발할라 카네마츠 사토시 대표




스포츠 5종 '리얼이 대세?'

1. 마구더리얼 '애니파크의 섹시한 후속작'

올해 프로야구는 게이머들에게도 꽤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 다이노스의 1군 합류 건도 있고, 그간 보이지 않았던 '리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온라인 야구게임도 서비스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올해 쏟아질 여러 야구게임 중에서도 특히 '마구더리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게임이 너무 대단해서라기 보다 역시 '마구마구'로 온라인 야구게임이 갖춰야 할 갖가지 노하우를 익힌 애니파크의 후속작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마구마구' 특유의 SD 캐릭터를 더 디테일하게 꾸미는 형태로 경쟁력을 잡아 후속작이 나오길 바랐지만, 애니파크에서는 실사형 야구게임에 더 갈증이 있었나보다. 아쉽긴 하지만, 이른바 '야빠'들에게 있어 이런 선수들의 등장은 무척이나 반갑다. 우리는 메텔의 목욕씬보다 차라리 땀내나는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 장면을 보는게 더없이 섹시하다고 느끼지 않나. 뭐, 흥분할 필요는 없고. 


'마구더리얼'은 리얼야구를 표방하는 데 필요한 모든 걸 안고 있다. 언리얼엔진3를 활용한 비주얼, 모션 캡쳐를 통한 애니메이션, 실물과 비슷한 선수들의 모습, 과거 선수들의 등장, 야구 기록 등이 이에 포함된다. 물론 일부 콘텐츠나 시스템에서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지만, 애니파크의 노하우는 쉽게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니니 기대까지 꺾이진 않는다. 물론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작년 서비스를 시작한 엔트리브의 'MVP 베이스볼 온라인'과 비교해 유난히 돋보이는 콘텐츠나 시스템이 없다는 거다. 아무리 애니파크가 야구게임을 잘 빚어낸다 해도, 시장 선점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니까. 역시 서비스 이후 상황을 봐야 알 거 같다. 누가 더 리얼하면서도 접근성이 높은가가 승패의 최대 과제가 되지 않을까? 말이 안 되나?(웃음)

마지막으로 2013년, 기아 타이거즈의 우승을 기원하며…

▲ 마구더리얼 두 번째 트레일러




2. 프로야구 2K '상상하면 할수록 즐거운 게임'

첫인상에서는 다소 실망스런 모습을 남겼지만 '흥미유발'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사실 기대치가 가장 높은 건 넥슨의 '프로야구2K'다. 액션과 시뮬레이션의 만남으로 동시에 두 가지 맛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2K'는 게임의 핵심 키워드로 '액션 개입'을 내세우고 있다. '액션 개입'이란 일종의 매니지먼트 장르처럼 내가 세팅해놓은 팀과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구경하다가, 중요한 타이밍에 내가 직접 조작해 던지거나 후릴 수 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이거 상상할수록 즐겁다. 투아웃 만루상황에서 직접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아 안타를 후려치는 짜릿한 느낌, 괜히 삼진아웃 당해 AI보다 못한 '삽질'의 재미가 돌고 돌기 때문이다. 이는 야구의 두 하위 범주 재미요소를 모두 끌어낸다는, 일종의 욕심 혹은 경쟁력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도저도 아닌 위험요소가 있긴 하나, 해당 방식은 2K스포츠가 이미 'MLB2K'를 통해 선보인 사례가 있기 때문에, 완성도나 재미요소를 파헤치는 부분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테스트 당시에는 속터질 정도로 느린 전개 방식에 답답한 느낌이 있기도 했다. '빨리빨리'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한국 열혈 게이머들에게 이런 식의 느린 전개방식은 최악의 요소가 아닌가. 더군다나 비주얼을 포함한 전반적인 리얼요소가 'MVP 베이스볼 온라인'이나 '마구더리얼'에 비해 취약하기 때문에, 현재의 넥슨 입장에서는 2K스포츠와 방망이를 쥐고 필요한 부분에 직접 개입해 게임을 조금 더 국내 정서에 맞게 가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쓸데없이 어려운 조작방식도 간소화해 접근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 

다 됐고, '프로야구2K'는 올해 나올 야구게임 중에 가장 신선하니 충분히 기대감을 주는 주전선수다. 

▲ '프로야구2K' 지스타 프로모션 영상




3.차구차구 '일단 귀엽잖아'

참, 콧대가 높다. 축구게임 말이다. 아무래도 '피파'와 '위닝일레븐' 시리즈가 국내에서도 팬 층이 확고한 만큼, 캐주얼 축구 '차구차구'는 전반전 시작도 전에 이들에게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다. 이건 도저히 축구게임으로 인정할 수가 없다는 거다. 어머, 저 머리 크기좀 봐. 저게 무슨 축구야? 그게 무슨 소리야! 

 

 사실 '차구차구'의 타이밍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넥슨의 '피파온라인3'가 서비스를 시작하며 '리얼 축구'의 면모를 착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피파온라인3'가 없었다면 하나의 축구게임으로써 나름의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었지만, 확실히 지금은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타이밍 이야기. 게임이 지향하는 재미요소나 방향성으로 따지면 넷마블의 '차구차구'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특히 축구게임이 '리얼'을 지향하면서 난이도가 높아진 감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차구차구'는 축구를 캐주얼하게 풀어내 접근성을 높인 만큼 충분히 틈새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차구차구'의 강점이라면 역시 아기자기한 맛에서 모든 게 시작된다. 일단 게임을 보는 시각 자체가 친근하게 바뀌니까. 또, 선수들의 머리가 크긴 하지만 예상 외로 기본적인 달리기부터 시작해 모션, 몸싸움, 헤딩, 개인기 등 실제 축구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행위는 '정상적으로' 구현돼 있다. 회전회오리슛 따위는 없다는 것. 결과적으로 귀엽게 구현하면서도 축구의 '정통'은 살려낸다는 게 '차구차구'의 방향성으로 볼 수 있다. 이게 기존 축구 팬들에게 얼마나 잘 먹힐지는 알 수 없으나, 은근히 축구를 좋아하면서 은근히 게임도 즐기는 이용자 층에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기대작에 넣어도 괜찮겠지? 

참고로 '차구차구'는 현재 K리그 위주로 데이터가 반영돼 있는데, 라이선스 문제가 해결되면 추후 해외 리그 데이터도 차근차근 추가된다고 한다. 호날두, 메시 등 해외 유명 선수들이 '차구차구'만의 스타일로 '어떻게' 바뀔지도 귀여운 관전 포인트다. 끝으로 리버풀, You will never walk alone(♪). 


▲ '차구차구'의 사전 공개서비스 예고 영상



4. 풋볼매니저 온라인 '진짜 물건이 나타났다'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판에 '진짜 물건'이 나타났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기대가 듬뿍! 기존에 서비스되던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이 마음에 차지 않았다면 여기 '풋볼매니저 온라인(이하 FMO)'에 관심을 가져보자. 

 

'FMO'의 기본 시스템은 이미 전세계 수천만 매니아들로부터 인정 받은 '풋볼매니저'의 이혼원리를 그대로 그대로 따른다. 다만 온라인 버전으로 이식하며 UI나 게임 진행 시스템이 어떻게 개선될 지 여부가 중요한데, 바로 여기서 기존의 팬들은 물론 신규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이끌어내는 게 관건이다. 현재 KTH와 스포츠 인터랙티브 측에서는 기존 하드코어한 부분을 최대한 누르고, 더 많은 이용자 층이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는데, 결과물이 어떻게 될지는 역시 최종 버전을 봐야 알 거 같다. 


그러나 게임의 방향성이 어떻든 간데 기억할 건 하나다. '풋볼매니저' 시리즈의 최대 장점인 완벽에 가까운 시뮬레이션은 고스란히 녹여져 있다는 것. 카드뽑기에 얽매여 어떻게든 좋은 선수 뽑으려는 최근 매니지먼트 게임의 무서운 재미요소보다는, 정교하게 짜인 시스템 구조 안에서 팀을 정비하고, 내 선수를 얻고, 선수와 대화해 교감하고, 작전을 지시하고, 이를 지켜보는 과정을 통해 '감독'으로서 알짜가 돼 가는 것이야말로 진짜 '이혼'의 원리이자 이유가 아닌가. 이 재미요소는 그대로 탑재돼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 KTH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잘 유도한다면, 제조기로써 제 역할은 충분히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KTH가 그렇게 할 수 있을 지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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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이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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