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품다'를 120% 즐기고 싶은 군주 여러분께, 2월 둘째주를 시작으로 게임메카가 보내드리는 연재 코너 '삼국지를 말한다' 입니다. '삼국지를 품다'는 '삼국지' 원작을 기반으로 한 '원 소스 멀티 컨텐츠' 게임으로, 웹과 휴대기기에서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멀티 플랫폼 플레이를 지원합니다. '삼국지를 품다' 게임 속에는 매일 갱신되는 '오답선생'을 비롯하여 '삼국지'를 잘 알고 있을 때 더욱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하며, 오늘도 수많은 군주들이 검색어 '삼국지'를 두드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게임메카 특별 기획, '삼국지를 말한다'! 오늘은 '삼국지를 품다' 속 영웅들 중 유저들과 가장 먼저 만나 오랜 시간을 함께하게 되는 장수 유비편부터 보내 드립니다.
먼저 게임 속 유비에 관해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유비[S]
- 통솔:81 무력:74 지력:75
- 병종 클래스[검]
- [1막 1장. 나의 첫 장수] 퀘스트 달성 후 자동 영입.
스킬
천지가르기(검 공통): 단일형,사거리(3),간격턴(1),피해(-35)
방어훈련: 단일형,사거리(1),방어력(2)
유비는 '삼국지를 품다' 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장수로, 균형 잡힌 만능형 타입의 장수입니다. 어디 하나 특출 난 능력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평균적인 능력치를 보유했고, 초반에 가장 빠르게 영입할 수 있는 S급 장수 입니다. 방어 훈련을 가진 검병 클래스이기에 방어 훈련에 집중 투자해서 생존력을 높일 수 있으며 81의 통솔과 75의 지력 덕분에 물리/책략 양쪽에 큰 약점 없이 대응이 가능합니다. 또, 전용 무기인 '자웅일대검' 을 가지고 있고 주장으로 편성이 가능한 S급 무장이라는 점이 매력입니다.
약점은 S급 장수여서 추가적인 능력치 강화가 어렵고, 개인 능력치의 총합이 높은 편이 아니며 특출 난 능력치가 없기 때문에 특화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또, 게임을 진행하며 장수가 늘어나다 보면 유비의 상위 호환 격인 장수가 등장해 특별히 애정을 가진 게 아니라면 뒷줄로 자연스럽게 밀리게 되고, 20레벨 이후 분노책략 조합 시가 아니면 주력으로 쓰기에는 애매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러나 초반 에피소드부터 다양하게 활약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필수적으로 레벨을 올려줘야 할 필요가 있고 '삼국지' 속 유비가 가지는 커다란 위상으로 미루어 볼 때, 이후의 시나리오에서도 유비의 비중은 꾸준히 커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삼국지' 속 유비에 관한 여러 가지 의문, 그리고 의문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그 해석의 근거까지 철저하게 분석하는 '장수를 말한다' 코너, 시작하겠습니다!
유비의 출신성분- 유비는 정말로 황족의 후예일까?
▲누가 물어보지 않아도, 늘 꾸준히 황실의 후예임을 강조하는 유비
(출처: '삼국지를 품다' 드라마 영상 中)
유씨는 한(漢)의 황족의 성씨로, 유비는 그 중에서도 전한 '경제'의 아들인 중산정왕 '유승'의 후손임을 자처 했습니다. 그 진위 여부는 오늘날까지 논란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기록으로 미루어 볼 때 이는 사실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 이유로는 당시 유씨의 혈통을 잇고 있던 많은 군웅들이 '유비는 비록 평민과 다름없는 비천한 유년을 보냈지만 황실의 혈통이다'라며 그 정통성을 인정했고, 당대에 유비와 적대적 관계에 있던 인물들조차도 유비의 출신을 폄하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유비가 다른 군웅들에게 출신을 부정당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당히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삼국시대라는 난세를 이해 할 필요가 있는데요, 삼국시대는 유독 군주의 친정(군주 스스로 군을 이끌어 전장에 나서는 일)이 많고 군권의 이양이 배타적인 난세였습니다. 권위보다는 실력이 우선시되고, 황제가 임명한 권한보다는 자신이 병력으로 점령한 곳이 곧 자신의 세력 기반이 되는 실력 위주의 시대였습니다. 그 예로, 유비는 황제에게 '예주'땅을 하사 받지만 예주에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지는 못합니다. 단지 상징적 의미로의 예주목이 되어 '유예주'라는 호칭으로 불리게 됩니다.
이런 시대에 가문의 권세도, 뚜렷한 지역 기반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했던 유비의 출생을 다른 군주들이 문제삼지 않았다는 것은 유비가 당대에 '중산정왕의 후예'로 당당히 인정 받았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비의 유년시절- 유비는 어린 시절 정말 장사꾼이었을까?
연의와 정사 모두, '유비는 유년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돗자리와 신발을 팔아 생계를 이어 갔으며 열다섯 살 때 '노식' 아래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노식의 문중에 들어갔지만 학문에는 큰 뜻을 두지 못하고 탁현의 호협(지금의 건달)들과 어울리며 사람들을 만나는 등 호탕한 생활을 보냈다고 합니다.
만화 '전략 삼국지'에서는 노식의 제자로서의 유비가 강조되어 있고 '창천항로'에서는 반대로 호협들과 어울리는 영웅적 풍모의 유비가 두드러집니다.
▲ 노식 스승님 보고 계신가요?
(출처: 요코야마 미쓰테루, '전략 삼국지')
▲ 어엿한 조직명도 가지고 계신 '유주의 북두칠성파' 두목님 유비 되시겠습니다.
(출처: 글:이학인, 그림:왕흔태 '창천항로')
유비의 외모- 큰 귀에 민둥민둥한 얼굴?
'삼국지를 품다'의 유비를 보면 귀가 유난히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의의 묘사에 따르면 '팔이 길어 무릎에 닿을 지경' 이며 '귀가 유난히 크다'라는 기록이 있고, 정사에서는 '수염이 없고 민둥민둥한 얼굴이다'라 쓰고 있습니다.
▲ 자세히 보지 않아도 귀의 크기가 얼굴의 대략 반이 넘어갑니다.
(출처: '삼국지를 품다' 공식 일러스트)
▲ 길다란 팔, 수염이 적은 민둥민둥한 얼굴, 커다란 귀를 갖춘 고우영 삼국지의 유비
(출처: 고우영, '삼국지')
유비의 군략- 유비는 정말로 지휘관으로 무능했을까?
지휘관으로서의 유비는 어떤 장수였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 과거에는 부정적인 대답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비의 지휘 능력은 재평가를 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삼국지를 품다'에서도 이러한 재평가가 반영된 영향인지 유비의 능력치 중에서 통솔력이 가장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유비는 많은 친정 횟수만큼이나 많은 패배 횟수를 가지고 있는 장수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패배는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의 전투, 제대로 된 군세를 갖추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했던 전투, 또 아군의 배신 등 불가피한 상황에 기인하였습니다. 이후 형주에 정착해서 안정된 군세와 인재를 얻은 이후의 유비는 박망파의 하후돈, 익주의 유장, 한중의 하후연과 조조 등을 상대로 승리합니다. 이러한 정황을 봤을 때 유비의 군략가로서의 입지는 결코 낮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비가 겪은 수많은 패배가 반대로 유비의 지휘 능력을 입증하기도 합니다. 패배를 수습하는 일은 어떤 의미에서는 승리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울 수 있는데, 이런 상황들을 모두 이겨내 결국 난세에 우뚝 선 유비가 뛰어난 지휘관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듯 합니다.
유비의 무예- 유비의 무예는 어느 정도일까?
'삼국지 연의'의 기록에 따르면 유비는 '자웅일대검'이라는 쌍검을 사용했다 합니다. 무예가 뛰어났다는 기록은 따로 없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유비의 무예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인 유비가 관우, 장비와 함께 여포와 일기토를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만인지적(홀로 만명을 상대하는 호걸)의 호걸 관우, 장비와 호흡을 맞추어 천하무쌍의 여포와 겨뤘다는 것은 그의 무예가 뛰어났음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 이도류의 대명사는 이분이 아니라 유비가 되어야 할 지도...
(출처: Libro, '미야모토 무사시 - 오륜서' 표지)
정사에서도 유비의 무기나 무위에 대해 따로 언급한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유비는 익주를 점령하기 이전까지는 여러 가지 이유로 군권을 넘길 수가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고, 그 때문에 스스로 군을 이끌고 꽤 자주 친정을 거듭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난세의 병사들은 치세보다 훨씬 더 거칠고 야만스러우며 강합니다. 실전 경험도 많고, 군웅들이 서로를 경계하는 탓에 훈련도 치세에 비해 더 잘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강하고 거친 병사들을 이끌고 친정을 거듭할 수 있었던 건 유비의 개인적인 무용이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유비의 인간성- 유비는 정말로 인자한 사람일까?
유비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덕장'입니다. '삼국지를 품다'에서의 유비 역시 성질 급한 '장비'를 어르고 달래며 이끄는 덕장의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실제로도 유비는 난세 군웅치고는 비교적 인자했다는 평이 많습니다. 특히 인재를 중히 여겼다는 묘사가 자주 등장합니다. 더군다나 궁핍한 상황에서도 '백성을 약탈한 기록'이 없는 정말 드문 군주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비가 변변한 근거지조차 갖지 못한 신세로 오랜 기간을 보냈어도 관우, 장비, 조운 등 천하무쌍의 호걸들이 유비의 곁을 지킨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최근 들어서는 인간적으로 인자한 덕장이 아닌 음흉하고 욕심이 많은 인물이라는 해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우영 삼국지'에 등장하는, 욕심 많으면서 속이 좁은 유비가 그 대표격이고 네이버에서 연재중인 웹툰 '최훈의 삼국전투기'에 등장하는 유비도 그 예랄 수 있습니다.
유비의 사랑- 유비의 가족과 부인들은?
유비의 가족은 전란 중에 죽거나 사로잡힌 이들이 많지만, 그 중 정확히 확인되는 인물들은 아들 선, 양자 봉, 그리고 감부인(사후 황후로 추대)과 미부인, 손권의 동생인 손부인, 그리고 입촉 후 얻은 오씨(황후로 추대)가 있습니다.
감부인은 유비가 젊은 시절 얻은 첩으로 훗날 유비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되는 유선의 생모이며 유비 사후 황후로 추대됩니다. 미부인은 유비의 장수인 '미축'의 동생으로 정사에는 별다른 기록이 없고, 연의에서는 장판파에서 아두(유선의 아명)를 구하기 위해 우물에 몸을 던지게 됩니다.
▲아두(유선)와 촉의 미래를 등가교환한 여인 미부인
(출처: 코에이 삼국지12 일러스트)
손부인, 즉 손권의 동생 '손상향'은 젊은 나이에 당시 이미 마흔을 넘긴 나이였던 유비와 정략결혼을 합니다. 정사에서는 유비와 그 측근들에게 교만하게 굴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유비가 촉으로 진군하던 시기에 형주에 남았다가 오나라로 돌아갑니다.
오부인은 유비가 입촉 후 얻은 부인으로, 익주의 원 주인이던 유장의 형수로 당시 과부였습니다. 오씨는 '목황후'로 추대되며 유비 사후에는 황태후가 되었습니다.
이 부인들 중에서 유비와 가장 가까웠던 부인이라면 첩으로 시작해서 그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했고 사후 황후로까지 추대된 감부인, 그리고 마지막 부인이었던 목황후 오부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유비는 난세의 군웅으로서는 입지적 영웅이지만 좋은 가장이라고는 보기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전란의 중심에서 떠돌며 가족들을 지켜주지 못했던 일이 많았고 그런 와중에 '가족은 (언제든 벗을 수 있는) 의복과 같다', '아버지는 자식을 낳을 수 있지만 자식은 아버지를 대신할 수 없다'라는 말을 남기는 등 난세의 군웅으로서의 자세를 견지했습니다.
기타 다양한 매체에서의 유비
'삼국지'는 그 역사와 인기만큼 소설, 만화, 게임, 영화, 드라마 등 각종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확대, 재생산 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2차 창작에서는 유비의 어떤 모습을 집중 조명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삼국지를 품다'에서 해석될 유비의 모습은 어떠할지 기대하는 시간을 가지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 에 등장하는 유비의 변천사
(출처: 코에이 '삼국지10')
▲유비의 핍박에 굴복하는 헌제. 이 이미지의 해석에는 왜곡이 있을수 있습니다.
(출처: 코에이 '삼국지 영걸전')
'삼국지 시리즈'로 유명한 '코에이'가 묘사하는 유비는 일관적으로 '덕'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평균적인 능력치에 더하여 유별나게 높은 매력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며 '지휘관'보다는 '군주'로서의 모습이 부각되어 있어 갑옷이 아닌 평복을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이 귀 큰 호남자의 인생역전 스토리, 그것이 '창천항로'
(출처: 글:이학인, 그림:왕흔태 '창천항로')
만화 '창천항로'에서의 유비의 모습입니다. 인자함보다는 자유분방함과 대범함이 많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인간미가 넘치고 의협심이 있으며. 영웅의 풍모를 가진 인물로 묘사됩니다. 대칭점에 있는 조조가 인간미가 없는 완벽한 존재로 나온다면 유비는 잦은 실수와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도 '천하만민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다'라는 뜻을 포기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가장 극적인 성장을 이루어내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으이구 동생이라고 둘 있는 게 이렇게 화상이라니...
(출처: CCTV, 드라마 '삼국')
드라마 '삼국'의 유비의 모습입니다. 최근에 재해석된 유비의 긍정적인 면모가 크게 부각되어서 의형제인 관우, 장비의 결함을 이끌고 다독이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영웅적인 풍모와 대인의 기상을 동시에 보여주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흔한 유비 만드는 방법, 1, 여자를 그린다. 2, 유비라고 우긴다.
(출처: BaseSon, '연희무쌍')
마지막으로,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는 '그 게임'의 유비입니다.
마치며
나관중이 창작한 이래, 그의 손끝에서 빚어졌던 '유비'는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애정 속에 다시금 수 없이 재평가되고 새롭게 생산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과 함께 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진리는 세월이 지난 현세에도 변하지 않는 듯, 지금 유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에게 바치는 찬사는 언제나 한결 같습니다.
'삼국지를 품다'를 플레이 하는 유저들에게 그가 각별한 이유는 비단 우리들의 이름을 처음으로 불러준 영웅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드라마 영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유비, 백성들의 환송을 받는 유비의 일대기는 곧 플레이어, 우리들의 일대기입니다. '삼국지를 품다'를 플레이 하는 동안 유저들이 쌓아가는 명성은 곧 유비의 명성이기도 합니다.
막사에서 조용히 영지를 수비 중인 우리들의 첫 장수 '유비'! '삼국지를 품다' 게임메카 특별 기획 '삼국지 장수를 말한다!' 유비 편을 읽은 독자 여러분께 처음 게임에 접속해 그와 만났던 때의 향수가 되살아 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게임메카 박진욱 기자(3p@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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