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큘러스 리프트로 VR 게임을 즐길 경우 모니터 화면에는 양쪽 렌즈에 비치는 화면이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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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게임이 보인다,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
좀 더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싶어서 창고에서 각종 부품을 가지고 장난치던 15살 소년은 20살이 되는 해 자신이 사고 싶었던 기계를 직접 만들어 내고 말았다. 바로 '오큘러스 리프트'다. 어린 소년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오큘러스 리프트는 E3 2011에서 처음 대중에게 공개돼, 많은 후원자를 이끌어 내고 이어 킥스타터 모금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탄생했다.
최초의 게임 전용 가상현실(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 컨퍼런스 (Game Developer Conference 2013, 이하 GDC 2013)에서 개발자 키트 출시를 알리며, 공식적인 데뷔식을 치루었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만든 오큘러스 VR 사는 미디어 시연회 및 간담회를 열어 정식 출시된 개발자 키트 완전본을 공개하고, 시연 게임으로 애드히시브게임즈가 개발한 메카닉 파일럿 테마의 FPS 게임 '호큰(HAWKEN)의 VR버전으로 선보였다.
게임메카는 15세 소년에서 5년이 지난 지금, 오큘러스 VR의 대표가 된 럭키 파머 (LUCKEY PALMAR)와 함께 오큘러스의 VR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제품 VP 네이트 마이클(NATE MICHELLE)을 GDC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 오큘러스 VR의 대표인 럭키 파머는 이제 20살이라고 한다(한국 나이 21살)
우선 개발자 키트 출시를 축하한다.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한 걸 해냈는데, 감회가 어떤지 묻고 싶다.
럭키 파머 CEO(이하 럭키): 굉장히 흥분된다. 현재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기술은 단순히 뛰어날 뿐 아니라 많은 것을 거둔 단계다.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수준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VR 기기를 개발하면서 세상에 공개된 수많은 기기를 써봤지만, 모두 군사 시설이나 연구실 등이었다. 이제 단순히 연구 목적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단계의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네이트 마이클 제품 총괄(이하 네이트): 지금까지 이렇게 흥분된 적이 없었다. 드디어 게이머가 실제 게임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몰입도에서 차원이 다를 것이다. 게임을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실제 현실처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왔고 이것이 가장 신나는 부분이다. 어느 게임을 하든 간에 상관이 없다. '호큰스'를 하면 메카닉이 될 수 있고, 우주선에 탑승할 수 있다.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도 실제 도로 위에서 짜릿한 레이싱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장르를 불문하고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현실처럼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모든 게이머들이 지금까지 꿈꾸어 오던 일이다.
▲ 소프트웨어 개발 총괄하는 네이트 마이클
특별히 게임 전용 헤드셋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럭키: 내가 게이머기 때문이다. 콘솔게임을 즐겨 하는데, 처음에는 내가 쓸 게임기를 만들려고 시작한 일이었다. 전 세계 이미 거대한 게임산업이 형성되어 있고, 수많은 사람이 게임을 플레이한다. 물론 연구소도 있고, 군사 시뮬레이션 시설도 있지만, 수백 수십만의 사람들이 게임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즐기기도 한다. 숫자에서 이미 비교도 안된다.
네이트: 오큘러스 연구실 사람들 모두가 게이머다. 나는 '다크사이더'와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좋아하고, 럭키는 '폴아웃3'를 좋아한다. 전체 팀이 게이머이기 때문에 오큘러스 자체에 가지고 있는 열정이 대단하다. 우리가 좋아하는 산업을 위한 VR제품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어렸을 때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들었다. 창고에서 해커로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고, 군사 시설에서 일을 했다고도 들었다. 이런 특색있는 경험이 기기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
럭키: 전혀 도움이 안됐다. 하하. 만일 내가 진짜 연구소에서 기기를 개발하기 시작했으면, 처음 지향했던 목표에 훨씬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얻은 것이 있다면, 가격이다. 창고에서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도 보급할 수 있는 가격대의 VR기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본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저렴한 가격 말고 다른 게임기와 비교해서 차별화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럭키: 물론 가장 저렴한 가격 외에도 두 가지의 중요한 장점이 있다. 먼저 시야가 아주 넓다는 것이다. 이미지가 정말 크다. 지금까지 헤드셋들은 모두 이미지가 굉장히 작다. 마치 휴대폰 화면을 보는 것 같다. 두 번째는 빠른 스피드, 낮은 저항의 모션 센서 칩이다. 우리가 디자인한 모션 트래킹 센서는 빠르고 정확하게 게이머의 시야를 포착하고 이를 시스템에 전달한다. 그러면 바로 화면에 적용된다. 지금까지 나온 기기 중에 가장 빠르다고 자신한다. 다른 기기들은 심지어 모션 트래킹 센서가 없는 경우도 많다.
네이트: 소프트웨어를 빼놓으면 섭하다.(네이트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 개발자들이 처음 오큘러스를 써보면 편하게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는 섬세하고 정교하다. 게임에 특화된 개발 키트를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의 어느 SDK보다 훨씬 쉽다. 지금까지 VR 게임을 만들려고 해도 개발 툴이 없었다. VR 하나 만들겠다고 모션 트래커를 따로 만들고 넣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개발자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VR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며, 개발자들이 단순히 게임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완벽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오큘러스 리프트는 현재 개발자 버전이 출시된 상태
모니터 화면에는 위와 같은 이미지로 표시되지만, 실제 플레이어가 보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면 현재 오큘러스 리프트의 타겟은 '개발자'인가?
럭키: 아니다. 우리 목표는 나다. 하하. 원래 마이클은 모든 사람이 쓸 수 있게 만들자고 했다. 하지만 나같은 경우는 오직 나만을 위한 게임기를 만들 생각이었다. 내가 만든 게임을 VR로 플레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들다 보니까 나보다 훨씬 게임을 잘 만드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도 기기를 배포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큘러스를 한 수백 개 정도 생산하자고 노선을 변경했다. 개발자들, 해커들, 매니아.. 기타 등등을 위해서다. 여기서 또 시간이 지나니까 그외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초기에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아이'(Kid)들이다. 그래서 킥스타터로 개발자뿐 아니라 게이머들까지 오큘러스 리프트를 경험해볼 수 있게 하자고 생각했다.
현재로서는 게임 개발을 위한 개발자 버전만 출고됐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 키트가 나오면 100% PC 게이머를 타겟으로 제작된 업그레이드 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개발자 키트는 단단한 플라스틱 하드 캐케이스로 배송된다
▲ 스크린과 안구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지금 개발자 버전에 부족한 점이 있는지, 있다면 차후 어떤 부분을 더 개발해 나갈 것인지 오큘러스의 방향을 듣고 싶다.
럭키: 더 좋은 해상도. 소비자 버전에서는 훨씬 발전된 형태로 보게 될 것이다. 아직은 게이머를 위한 디바이스가 아니다.
네이트: 지금은 게임을 즐기기 보다는 개발을 위한 버전이다. 개발 툴 위주로 제작된 형태라고 보면된다. 게임을 만들고, 헤드셋으로 확인하고 다시 수정하고 하는 일련의 작업을 위한 패키지다.
럭키: 외형 변경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좀 두텁고 투박한 형태다. 소비자 버전은 스키 고글처럼 가볍고 작은 형태가 될 것이다. 또한, 포지셔날 트랙킹 모션 캡처 기능을 넣을 것이다. 지금은 고개를 상,하, 좌, 우, 앞과 뒤 정도를 인식하지만 후에는 모든 움직임이나 자세 등을 인지하여 기울기나 정도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MMORPG와 연동된다면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현재 지원되는 게임은 대부분이 FPS인데
네이트: 물론 FPS 말고 다른 게임도 만들 수 있다. '둠3'나 '팀포트리스 2'는 1인칭 게임이지만, '호킨'의 경우 FPS 보다는 레이싱과 비슷하다. 좌우를 볼 수 있고 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MMO의 경우 방식이 다를 것이다. 인지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몰입감이 엄청나 질 것이라 본다. 던전의 모습, 산, 나무와 같은 거대한 자연의 모습 등이 훨씬 감동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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