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이온메카 천사의윙크
이미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은
PvP. 그렇다면 PvP와 PK의 정의는 무엇일까? 또 PvP가 언제부터 게임의
요소로 자리를 차지했으며 그 근원은 어디에 있을까? PvP시스템은 문제점이
없을까? 앞으로의 PvP는 어떻게 바뀔까? 이번 시간에는 이 물음들을
풀어보고 또 전망해 보자.
‘리니지’, ‘뮤’, ‘WOW’ 등 한 때 잘나갔고 또 잘 나가고 있는 MMORPG게임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PvP라는 요소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보다 재미있는 PvP를 만들어 내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즉, 재미있는 PvP는 게임 성공을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PvP를 재미있어 하는 것일까? 먼저 PvP의 정의에 대해서 알아보자. - PvP = Player vs Player (서로가 동의하는 전제하에 벌어지는 적대적 행위) - PK = Player Kill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다른 플레이어를 죽이는 행위) 즉,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결투 시스템은
PvP인 것이고, 속된말로 ‘뒷치기’라고 부르는 행위는 PK인 것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PvP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자.
(1) Player VS 컴퓨터 ‘정말이지 넌 변하는 게 없군.’ 조금 시간을 거슬러올라가보자.
▲ `블랙타이거`와 `팡` ▲ `카발`과 `WWF`
컴퓨터는 처음에만 어렵다고 느꼈을 뿐 갈수록 시시한 상대가 된다. 뻔한 패턴을 그대로 답습할 뿐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이 없었다(있었다면 그야말로 슈퍼 인공지능 컴퓨터였겠지만). 언제나 게이머들이 발견한 노하우(일명 얍삽이)에 무기력하게 떨어져 나갈 뿐이었다. 그렇게 떨어져 나간 게임은 재미가 아닌 시간 때우기에 불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 얍삽이의 심벌(?). 실전에서 쓰다가 호되게 당한
아픈 기억이 있다. ▲ 많은 게이머들을 PvP 재미에 눈뜨게한 스트리트파이터2
(2) Player VS Player ‘호오~ 전투력이 올라가는군요.’ 본격적으로 PvP 게임이 등장한 것이다. 스트리트파이터2(이하 스파2)의 특징은 대전 게임이라는 것이다. 언제나 나의 똑같은 행동에 똑같게만 반응하는 컴퓨터를 상대하는 것은 지루하기만 할 뿐 재미가 없었다. 그런 게이머들에게 스파2의 등장은 혁명이라는 말조차도 부족할 정도였다. 당시 오락실 기계의 70%이상이 스파2로 꽉 채워졌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게이머들의 PvP에 대한 욕구의 증거이다. 그 이후로 대전게임들의 강세는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 `아랑전설`과 `용호의 권`
▲ 버튼 없이 두개의 레버만으로 모든 기술을 구사했던
`가라데` 게임 역시 (3) Player VS Player (in Online) ‘Welcome to PC방~’ PC로 발매된 ‘스타크래프트’ 출시 이후 전국적으로 PC방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더 이상 싱글 캠패인은 의미가 없었다. 마치 그 시절의 팔꿈치치기로 마지막 보스까지 울게 만들었던 `더블드래곤(쌍용그룹이 아니다)`과 다를 바 없는 것이 바로 싱글 캠패인이다. 어디까지나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이 고팠다. 인터넷 보급이 거의 없던 그 시절 사람이 고팠던 게이머들의 요구에 정확히 응한 것이 바로 PC방이다. PC방은 사람이 고팠던 게이머들의 욕구를 100% 채워주었다.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네트워크 대전에서 전세계 게이머들과 실력을 겨루는 배틀넷에 이르기까지 인기는 1천 메가톤급 핵폭탄보다 뜨거웠다. 전 세계 사람들의 숫자만큼 반응은 다양했고 패턴도 다양했다. 서로 전략과 전술을 연구하기에 바빴으며 연구의 결과물들은 인터넷 사이트에 차곡차곡 정리되어 올라가고 많은 유저들이 참고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 속에 인터넷 문화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머야? 왜 날 죽여?’ 지금까지 살펴본 게임들이 사람과 사람이 실력으로 대결하는 전통적인 PvP의 관점을 취하고 있었다면, 이번에 소개하는 게임은 PK(일명 뒷치기)의 성격을 짙게 가지고 있다. 싸우고자 하는 상대와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하나의 ‘사회’를 형성하는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분쟁과 전쟁은 PvP보다 PK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전게임들은 게임 그 자체가 PvP인 반면 MMORPG는 게임 속에 PK이 요소들을 강하게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한 때 한국 온라인 게임계의 선두주자였던 MMORPG ‘리니지’를 살펴보자. 몬스터을 해치우고 경험치를 올려 레벨업을 하는 어찌보면 극히 단순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리니지’에 열광했다. ‘리니지’에선 강력한 필드 몬스터를 혼자서 잡아내는 사람을 보며 열광했던 사람은 드물었지만, 다른 플레이어 3명 협공을 당하면서도(일명 다구리) 상대방을 모두를 후퇴시키는 장면을 보고 ‘우와~!!’를 연발하며 열광했던 사람은 많았다. ‘리니지’에서 다른 유저들의 선망의 대상은 우리가 흔히 지존이라고 일컫는 다른 유저들보다 ‘완벽하게’ 강한 플레이어였다. 즉 강함(힘)이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대부분이 게이머들이 강해지기 위해 게임 속에 빠져들었다. 리니지에는 이런 격언(?)이 있다. ‘억울하면 강해져라.’ 적(다른 플레이어)를 이기기 위해 사냥했고 이기기 위해 아이템을 맞추며 이기기 위해 식음을 전패하고 자신의 방에서 폐관수련에 돌입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유저들을 위한 게임의 체계가 잡혀있지 않던 그 시절에는 아이템 스틸(먹자)이나 길 막기 행위(막자)와 같은 유저들의 비매너 행동으로 인한 분쟁이 끝없이 이어졌다. ‘힘’이 곧 ‘법’인 세계. 그곳이 바로 ‘리니지’의 세계였다. 당시 ‘리니지’ 유저들에게 있어 노력의 결실(일명 노가다)에 대해 보상받으면서 분쟁을 해결하고 스트레스를 분출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PvP였다. ▲ 말 많았던 그 게임 `리니지`
‘싸움 따위를 왜 해, 난 열심히 몬스터만 잡아 렙업만 할꺼야’ 라며 사냥터로 기세 좋게 나갔던 유저도 몇 주 후면 결투장이나 선착장에서 해맑은 모습(?)으로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유희로써의 PvP는 즐거울지 모른다. 상대편에게 KO당해 억울하고 분하더라도 나중에는 술안주거리에 불과해 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리니지의 PK에 가까운 PvP는 달랐다. 게임 내의 PK에 앙심을 품은 사람이 자신의 캐릭터를 PK한 사람을 찾아가 폭력을 휘두르는 일명 ‘현피’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현금으로 게임 아이템과 게임 머니를 구입하는 일명 현거래가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 현거래로 인한 사기, 폭행, 성매매 등 사건사고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특히 현거래는 현재도 결판이 나지 않은 게임계의 골치거리가 되고 말았다. 때문에 온라인 게임은 지금이나 그때나 어른들에게 있어 ‘자식의 미래를 망치는 유해한 존재’ 낙인 찍혀버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 PvP(혹은 PK)를 ‘리니지’ 홀릭 사태를 만든 가장 매력적인 부분으로 꼽은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PvP는 게임흥행에서는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으며 많은 국산 온라인게임들이 PvP에 높은 비중을 두고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PvP 시스템은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PvP와 PK는 무의식적 인간의 욕구?’ 어쩌면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본능적으로 컴퓨터 보다는 사람과 함께하기를 원했는지도 모른다. 또한 사람의 마음 속에는 무언가를 부수고 싶어하는 파괴본능이 웅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껏 인류의 전쟁역사가 그러하지 않았는가? 전쟁이 비참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어느 시대에나 전쟁은 끊이지 않는다. 이권을 놓고 대립 중인 ‘여’ 종족과 ‘야’ 종족. RvR 시스템의 모태가 된 이 게임은 ‘밋힌구케’라는 게임으로 구케의사당에서 서비스한 2종족 대립구도 설정의 게임이다. 사진 속의 역동적인 모습의 캐릭터들이 마치 ‘사람’처럼 보이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 `밋힌구케`의 한장면
‘언제까지 죽일텐가?’ PvP는 사이버상에서 인간의 잠재적 욕구를 표출 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게임사들은 사람들의 PvP욕구를 어떻게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를 고심하고 연구하고 있다. 또한 많은 유저들은 더 자극적이고 더 기발한 PvP컨텐츠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는 길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서로 때리고 죽여야만 하는 PvP보다 이제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는 컨텐츠를 연구해보면 어떨까? ▲ `마비노기`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하고 옮고 그름을 판별하기에 완전하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벌써 사람을 죽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필자의 지나친 생각일까? 바야흐로 인간주의의 시대다. 아무리 제도가 훌륭하다 한들 인간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힘 있는 것 중 하나는 ‘문화’이다. 이제는 게임도 하나의 문화를 이루는 시대다. 문화는 사람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영향을 준다. 음악은 사람을 슬프게도 만들고 기쁘게도 만들고 고요하게도 만든다. 연극이나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한 재미로 보는 영화에서부터 우리 자신이나 주변 사회를 뒤돌아보며 성찰하게 하는 메시지가 담긴 의미 깊은 것들도 많이 있다. 게임 역시 이제 자극적이고 본능 위주의 요소로 시선을 끌기 보다 하나의 훌륭한 문화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풍요롭고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는 그러한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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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 온라인
- 장르
- MMORPG
- 제작사
- 블리자드
- 게임소개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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