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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게임탓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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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관련기사]
최근 크고 작은 사건이 연이어 터져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얼마 전 GOP에서 동료들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한 후 무장 탈영한 임 병장 사건이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번 사건은 군의 허술한 관심병사 관리와 사병 간의 따돌림, 지나친 업무 강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일어난 비극으로, 잊을 만하면 벌어지는 총기난사 사건의 원인을 이 기회에 뿌리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 모양입니다. 임 병장 사건의 주 원인이 FPS 게임 중독이라는 주장이 그것이죠. 실제로 임 병장이 입대 전에 FPS게임을 즐겨 했다는 기사에서부터, 전우 살해 과정에서 FPS 게임에서 얻은 가상 경험을 살린 것 같다는 추측성 발언 등이 전파를 탔습니다.

사실 이런 해석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은 어느 정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세월호 사태 때도 선장이 게임을 하느라 배를 침몰시켰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특정 사건의 원인을 게임으로 돌리는 것은 흔한 일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추측성 발언과 무책임한 내용 보도는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그 부작용이 게임업계만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태의 책임을 게임에 전가하는 동안 정작 고쳐야 할 상처가 곪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미 우리는 2005년 최전방 경계초소에서 일어난 김 일병 사건, 2011년 해병대에서 일어난 김 상병 사건 등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3년 만에 또 다시 이러한 대규모 총기난사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은, 내부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곪아 터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임 병장 사건에는 이미 공론화된, 혹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원인이 숨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 없이 게임이 원인이라는 말만 반복한다면, 멀지 않은 시일 내 또 다른 사고가 터질 것입니다.

영향력이 높은 공중파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왜곡된 시선을 심어준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국내에서만 퍼져 있는 ‘선풍기 괴담’ 사례에서와 같이, 방송과 신문을 통해 특정 정보가 반복 보도되다 보면 이는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설령 맨 마지막에 ‘이건 개인적인 생각일 뿐’ 이라는 말을 덧붙이더라도 말이죠. 집에서 취미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아이들을 순식간에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게이머들을 관심사병으로 전락시키는 이러한 기사 및 방송들은 언론의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길 바랍니다.

해당 보도를 접한 게임메카 독자분들도 분노를 표시했습니다. 먼저 YTN에 출연해 “임병장이 게임에 이입되어 있는 것 같다.”, “임병장에게 ‘여기는 현실이다. 온라인이 아니다’ 라고 주지시켜 줄 필요성가 있다.”고 말한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의 발언이 가장 많은 비난 및 조롱을 받았습니다.

게임메카 ID greatzombi 님의 “국회의원은 돈 중독이니 한국조폐공사에서 책임져야 하나?”, ID 빌리지니 님의 "저 사람은 바보가 분명합니다. 아, 물론 저는 신인균이라는 사람의 사생활은 모르기에 그저 저의 상상일뿐입니다.", ID lkt 님의 “이번 기회에 피파게임 잘하는 사람들을 월드컵에 출전시키는 건 어떨까요? 월드컵 우승도 바라볼 수 있겠습니다.” 같은 댓글들이 대표적입니다.

한편 ID 우어어어추어메퀘줴 님은 “군대 총기사건이 벌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총 들려주면 안 될 애들에게 억지로 총 들려준 것. 왕따 당하는 애랑 왕따 시키는 애 두명 묶어서 실탄 쥐어주고 경계 서라고 하면 사고나지 않는 게 이상한 거지. 전적으로 군대의 관리소홀 탓이다. 게임 깔 때가 아니고 국민 앞에 무릎꿇고 개선책 발표할 때다.”라며 군 내부의 반성을 촉구했습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언제까지나 게임중독이라는 방패를 앞세워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어물쩡 넘어가려 하지 말고, 제 2, 제 3의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과감한 수술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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