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 온라인 ‘꽃뱀’을 아십니까?

메카만평

이번 주는 좀 흥미로운 주제 하나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별로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니 일단 긴장들 푸시기 바랍니다. 지난 1일 게임메카에 올라온 기사를 보셨나요? ‘당신의 헛된 욕정이 사기를 부른다: 온라인 게임 속 ‘꽃뱀’ 이야기’(기사 보러가기)

이 기사는 온라인 게임 속에서 남자들을 낚는 여자 혹은 여자를 가장한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기사입니다.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남자들이여, 모니터 속 저편의 그녀(혹은 그)가 당신에게 접근할 때는 다 이유가 있는 법. 넘어가지 마라 다친다.’

이런 온라인 속 ‘꽃뱀’이나  ‘트렌스젠더’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넷이 생긴 이래로 쭉 있어왔는데요.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대부분 남자들의 본능 때문일겁니다. 문제는 잘못 걸리면 심각한 ‘내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사에서도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내상을 입은 불쌍한(?) 혹은 멍청한 남자들의 사연을 소개했는데요.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것이 가장 큰 상처란 거 말 안 해도 아시겠죠?

물론 대부분의 여성 게이머들은 이런 의도를 가지고 게임을 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오히려 남자 쪽에 있습니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여성유저를 떠받들어주고(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여성유저가 많지 않은 것도 이런 현상에 일조를 합니다.)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남성 게이머들이 꽤있다는 건 온라인 게임을 조금만 해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느껴 보셨을 겁니다.(저한테 돌 던지지 마세요!)

업체들도 가끔씩 이런 현상을 이용해 마케팅을 하는데요. 잘 아시겠지만 은근히 ‘우리 게임은 여성유저들이 많다’고 자랑하거나 노골적으로 남녀를 가르는 콘텐츠가 바로 그 예이지요. 일부 게임의 경우 새벽이면 개설되는 ‘만남의 방’(임의로 붙인 명칭입니다) 때문에 곤욕을 치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그 게임을 지탱하는 큰 원동력이었단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이 게임에서)수 만 원씩 한번에 지르는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수십 만원, 심지어는 백 단위로 지르는 사람도 있어요’라는 업체 관계자의 멘트가 떠오르는 군요.(왜냐구요? 남자들이 돈을 쓰는 이유가 몇 가지에 한정되어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왜?라는 물음은 금방 해결 됩니다.)    

자, 이제 게임메카 유저들의 생활이 물씬 묻어나는 리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ID 밥이보약은 “나이 많고 직장 다니는 아저씨들이 잘 걸린다.”라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돈 많고 외로운 아저씨 유저들이 이 낚시에 잘 걸린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ID tfgh567은 “사람들이 나를 여자라고 오인하는 이유가 있었군. 마법사 케릭터는 여자뿐이고 말투는 손에 익어 안 고쳐지는데 어쩌라고. 매일 해명하기도 귀찮은데. 이 참에 이모티콘을 오년 전 시절에 쓰던 걸로 고쳐 볼까.”라며 여성유저로 오인 받는 일이 종종 있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ID 토끼하품은 “제가 있는 와우길드에 친한 여고생 동생을 데려와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어디서 첨 보는 사람들까지 우리 길드에 여고생이 있는걸 어떻게 알았는지. 아저씨들 그러고 싶나요. 사냥 중에 주변에 상대진영 쫓아내는 것 보다 변태 쫓아내는 것이 더 일임.”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복안은 없을까요? 엉뚱하게도 ‘누리엔’ 관련기사에서 해답이 나왔습니다. ID 쿨악마는 ‘누리엔’에서 넷카마(인터넷 게이를 일컫는 속어)를 막기 위해서는 “넷카마를 막기 위해서는 주민등록번호에서 남녀를 나누는 것과 함께 실제 나이까지 그래픽에 적용시키는 수밖에. 그럼 어머니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하는 초등학교 넷카마들은 막을 수 있겠지.”라며 놀라운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상 나이가 50대이면 50대의 캐릭터가 생성되게 하자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ID 쿨악마의 말대로 엄마주민등록 번호로 가입하는 초등학생의 ‘트렌스’를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게임회사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채택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조금 문제가 있더라도 돈이 되는 것을 좇는 것이 자본의 속성이니까요. 그저 남자들은 알아서 조심하는 수 밖에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