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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임요환이 말합니다. “제 2의 임요환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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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이 제대를 했습니다. 게임메카가 임요환 입대를 취재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제대라니. 역시 남의 군 생활은 초광속으로 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기자는 임요환 전역 다음 날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직 군인의 태가 채 가시지 않은 임요환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인식한 듯 e스포츠 전반에 대해 무게 있는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30대 현역 프로게이머의 길을 열고 싶다.”

“있는 임요환을 활용하지 말고 제2의 임요환을 만들 필요가 있다.”

“현재 나의 실력은 6~70위 수준이다. 실력 있는 후배 프로게이머들이 많이 나오고 내가 그들을 뛰어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e스포츠라고 불리우는 현장을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현역으로 뛰어온 임요환이기 때문에 현재의 문제점과 발전 방향에 대해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겁니다. 또 주목 받는 프로게이머로서 서른을 앞둔 자신의 앞날에 대한 부담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ID 탬플거너는 “이기기 위한 틀에 박힌 경기가 아닌 볼거리를 주는 선수 중 한 명이 복귀하는군요~! 지는 경기도 재미있습니다. 이겨놓고 엉뚱한 짓 하다 지고. 다 진 경기를 소수부대 극 컨트롤로 할 수 있는 것 다 해보고.” 라며 임요환 선수의 복귀를 환영 했습니다. ID 에스페란즈 역시 “아무튼 스타가 우리나라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시장 다 망쳐놓고 e스포츠조차 다양성을 잃어버리게 할 정도로 많은 악영향을 끼쳤지만, 솔직히 임요환 한 사람만 놓고 봤을 땐 대단한 사람이죠. 연봉을 떠나서 남들은 그저 즐기기만 하는 게임만으로 전 세계의 게이머들 머릿속에 이름을 남겼으니까요. 20대에 외국사람들에게까지 이름이 알려지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는 아시겠지요? 지금이야 외국 게이머 중 아직도 스타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국게이머들 이름 몇 명 알겠지만, 그것도 다 임요환을 비롯한 올드 게이머들이 길을 닦아놨기 때문에 가능했지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 사람입니다.” 라며 임요환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ID 에스페란즈의 ‘아무튼 스타가 우리나라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시장 다 망쳐놓고 e스포츠조차 다양성을 잃어버리게 할 정도로 많은 악영향을 끼쳤지만’ 란 단서에 대해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진 게이머들도 있었습니다. ID 갑작의 난입, funkpop, 인게 등은 ‘스타가 없었으면 e스포츠라는 시장 자체가 성립이 안 되었겠죠’, ‘스타가 망쳐 놓았다기 보다는 패키지 시장 망한고 게임시장이 온라인 위주가 되고 e스포츠에 맞는 전략 게임이 별로 안 나온 것이 문제겠죠’, ‘e스포츠에 무엇보다 어울리는 것은 스타크래프트죠. 스타리그가 대단한 것은 스타크래프트를 해보지 않은 사람도 스타리그를 보다가 재미있어 보여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거죠’라며 현재 e스포츠 판이 가진 한계에 대해 ‘스타크래프트 탓으로만 돌리기 힘들다’라는 의견을 표시했습니다.

또 아이디에서 잘 볼 수 있듯이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ID ‘스타빠킬러’는 “게임이라는 한정된 컨텐츠가 경쟁을 통한 리그로써 과연 가치가 있을 것인가? 특정한 게임에만 분석이나 공략도 아닌 유저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과연 방송업이 아닌 소프트웨어 판매업인 게임산업 전반에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며 스포츠와 같이 무한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육체단련이나 한계에 대한 도전이 아닌 작가에 의해 만들어낸 한정된 공간에서 누구나 정해진 시간과 노력에 의해 누구나 엔딩을 볼 수 있는 게임이라는 고정되고 변화가 없는 랜덤 안에서만 변수로 통제되는 틀 안의 콘텐츠가 경쟁으로써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 매년 나오는 후속작과 수백여 개의 게임타이 틀 안에 어떻게 게임리그 선택기준의 형평성을 가질 것이며 게임유저 한 사람이 수백여 개의 게임을 과연 습득해서 경쟁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지 프로게이머란 것이 과연 일용직 직업으로써가 아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길 바란다.” 라며 e스포츠 존재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있는 임요환을 활용하기 보다는 제2의 임요환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문장에 임요환 대신 다른 단어를 집어 넣어 볼까요? “있는 스타크래프트를 활용하기 보다는 제 2의 스타크래프트를 만들 필요가 있다.” 말이 되는군요. 아마도 저 문장은 현재 한국의 e스포츠가 가진 한계를 잘 나타내 주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듯합니다.

많은 지적이 있고 한계가 있지만, 마케팅 툴로서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온 e스포츠 입니다. e스포츠가 ‘스타크래프트’에 편중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의 게임산업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조금 납득하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없었더라면 한국의 게이머들이 게임의 다양성에 대해 인식하고 여러 게임을 골고루 즐겼을까요? ‘스타크래프트’가 없었더라면 한국의 게임산업은 지금보다 더 클 수 있었을까요?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일단 모든 결론 앞에 ‘스타크래프트’를 배치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없었다면? 아마도 그것을 대신할 무엇인가가 지금 한국 땅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겠죠.   

e스포츠가 과연 스포츠의 의미에 부합하느냐라는 문제는 글쎄요. 분명히 개념정리가 필요하지만 단어에 집착해 큰 것을 놓치는 우를 범할까 걱정도 됩니다. 지금은 다른 것 보다 e스포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발전방향에 대해 집중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요? ‘스타크래프트’를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저해의 주범으로 법정에 새워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할 의도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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