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비, 그루비…플리즈(please)”
“아이 원트…아이 릴리 원트…쏘리.(I want...I realy want… Sorry.)”
마치 연인이 헤어지는 듯한 장면이 WCG 2009에서 매일 연출되고 있다. ‘워크래프트3’ WCG 챔피언 마누엘 쉔카이젠(그루비)의 인기는 이곳에서 여느 연예인 못지 않다. 그가 나타나면 사방은 그루비를 외치는 중국 팬들로 둘러 쌓인다. 경기를 보러 온 팬들뿐만 아니라 진행을 돕는 자원 봉사자 마저 정신을 잃고 그루비의 곁으로 몰려든다. 손에는 사인을 받는데 필요한 펜을 들고 말이다.
위의 상황 역시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 룸으로 들어서는 그루비를 따라온 자원봉사자가 애타게 그를 부르는 외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후 그루비는 매니저에게 밀리다시피 해 인터뷰 룸으로 들어갔고, 여성 자원봉사자는 발을 동동 구르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 자원봉사자는 업무를 내던지고(?) 인터뷰 룸 앞에서 기다린 결과 약 40분 뒤 모자에 그의 싸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문(Moon)!” 역시 WCG 2009 행사장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외침이다. ‘워크래프트3’ 풀리그가 펼쳐진 13일, WCG 메인 무대는 장재호(Moon)을 응원하는 중국 팬들로 가득 찼다. 국적과 상관없이 장재호와 대적하는 선수는 공공의 적이었다. 장재호가 컨트롤 하는 유닛이 상대를 잡을 때마다 “와아!”하는 탄성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한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가 위세를 떨치지만 중국, 특히 이곳 WCG에서 최고의 인기종목을 꼽으라면 단연 ‘워크래프트3’다. 유명선수가 등장하는 경기는 대략 ‘스타크래프트’의 두 배 정도 관중이 몰려든다. 엄청난 환호성이 들렸다 하면 어김없이 마누엘 쉔카이젠이나 장재호가 나타난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 국보급 대표 ‘택뱅리’가 출격한 ‘스타크래프트’ 역시 인기 종목이긴 하지만 ‘워크래프트3’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열세다. 장재호나 마누엘 쉔카이젠이 한 개 중대를 몰고 다니고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은 소대를 몰고 다닌다 하면 맞는 비유일까. 여담이지만 마누엘 쉔카이젠은 이번 대회 최고 스타답게 경기 세팅에만 한 시간 가까이를 소비해 풀 리그 진행 자체를 지연시키기도 했다. 또 장재호가 프레스룸에서 인터뷰 하는 동안 일부 팬들이 열린 뒷문으로 난입(?)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WCG 최대 매치로 그루비 vs 문이 꼽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둘은 지난 2008년 대회 결승에서 맞붙어 대회의 흥행을 주도한 바 있다. 당시에는 장재호가 아깝게 마누엘 쉔카이젠에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장재호로서는 WCG 2009가 빚을 갚아야 할 무대인 것이다.
장재호는 빚을 갚기 위해 팀킬도 자처하고 나섰다. 13일 풀리그에서 조 1위로 결승을 통과해 C조2위를 차지한 장두섭과 16강에서 붙는 것. 만약 팀킬을 피하기 위해서 조2위로 풀리그를 통과했다면, 장재호는 16강에서 마누엘 쉔카이젠과 ‘너무 빨리’ 만나게 된다. 장재호가 장두섭을 넘어선다면 이변이 없는 한 이번 대회 결승에서도 문 VS 그루비 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아, 물론 13일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한 박 준 역시 결승전에 진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기서 한가지 또 재미있는 것은 장두섭 역시 풀리그에서 마누엘 쉔카이젠에게 당한 1패로 조 2위가 됐다는 점. 장재호 혹은 장두섭 두 선수 중 16강에서 승리하는 자는 두 명의 몫을 지고 그루비와 한 판 대결을 벌여야 한다.
UPDATE: 14일 벌어진 16강에서 장재호 선수가 장두섭 선수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UPDATE 2: 장재호 선수는 8강에서 중국 선수에게 2:1로 패해 탈락했고, 그루비 역시 8강에서 한국의 박 준 선수에게 패해 탈락했다. 하지만 박 준 역시 4강에서 중국 선수에게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워크래프트3` 결승은 중국 선수 Infi와 Fly100의 대결로 치루어진다.
▲ 마누엘 쉔카이젠은 부대(?)를 이끌고 다닌다?
▲ 자원봉사자 마저 무릎을 꿇린 그루비의 위엄!
▲ 장재호의 위엄!
▲ 장재호를 보기 위한 팬들의 기자실 난입!
▲ 팬들의 난은 3분만에 진압되었다
▲ 스타크래프트 김택용 선수를 기다리는 팬들
▲ 물론 스타크래프트 선수들도 인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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