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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G] 김형석 대표,‘대회는 성공적이지만 위기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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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는 WCG 2009가 개최되는 청두에서 WCG 김형석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청두에서 열린 WCG 2009는 역대 대회 중 가장 성공적이다.”라고 자평 했다. 하지만 그는 곧 한국 기업 입장에서 중국 등 다른 곳의 e스포츠 열기에 위기감을 느낀다고 했다.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자처하는 한국이지만 최근의 흐름에서 이런 인식이 퇴색해 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게임메카는 김형석 대표와의 만남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WCG 2009,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성공한 대회

청두에서 그래드 파이널을 개최한 소감은 어떤가?

김형석 대표: 중국 중앙정부에서 체육부 부부장이 왔다. 오프닝 세레머니에 청두시 관계자와 사천성 관계자 등 부시장급만 일곱 명이 참석했다. VIP를 소개하는데 11명이나 되어서 힘들었다.(웃음) 기분을 말하자면 아주 좋다.

경기장 앞에서 암표도 팔더라.

김형석 대표: 그런가? 좋게 생각하면 그만큼 오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전체 관람객 수가 10만 명은 넘을 것 같다. 역대 대회 최고 수치이고 최고의 열기다. 일단 행사장 규모가 홀을 세 개나 쓰는 등 바로 전 대회의 세 배 정도 된다. 사천성의 주요 신문들이 지면을 할애해서 기사를 쓰고 있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여섯 개 채널에서 하루에 한번 정도 방송을 한다. 중국 미디어의 관심과 협조가 굉장하다.

청두 시의 지원이 굉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석 대표:  도시 자체가 WCG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한다 보면 된다. 2009 그랜드 파이널 호스트 시티를 정할 때 8개 도시가 후보였다. 아시아, 유럽, 미주 지역 등 저마다 특색을 내세우는 여러 위치의 도시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청두가 되었으니 경쟁력이 대단하다 할 수 있다. 청두 시가 위치한 사천성은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이번 WCG 그랜드 파이널을 계기로 지진 피해에서 회복되었다는 이미지가 퍼지고 있다. 청두시나 WCG나 윈-윈 한 대회인 것 같다.

WCG의 비전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행사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흥행의 코드가 국가 대항전에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한국에 유리한 종목 선정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김형석 대표: 그 문제는 잘 알고 있다. 우선 종목 선정에 대해 말하자면 국가 사이의 이해가 상당히 다르다. 작년에 독일 쾰른에서 그랜드 파이널을 진행했는데 콘솔 게임이 네 개 였다. 올해 중국에서 그랜드 파이널을 개최하는데 이 비율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누가 오겠는가, 마찬가지로 내년에는 LA에서 그랜드 파이널이 개최되는데 올해 구성을 그대로 가져가면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지역에 따른 종목의 분배가 필요하다. 그 지역에서 인기 있는 종목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자선 단체는 아니다. 게임 하나 선정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회사 입장에서 퍼블리셔의 지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생존의 문제다. 100% 만족할 만한 종목 선정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 아직까지는 어렵다. 하지만 불만을 최대한 줄여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항상 노력 하고 있다. 그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이대로라면 한국이 주도권 빼앗기는 것은 시간 문제

한국 e스포츠 협회에서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를 추진하고 있다. WCG의 입장은 어떤가. 이미 중국은 e스포츠의 정식 종목화가 이루어졌는데.

김형석 대표: 기본적으로 정식 체육종목화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와서 중국 e스포츠 총괄 책임자와 이야기했는데 올해 중국 내 e스포츠 지원 서열이 99번에서 78번으로 올랐다. 이것은 중국이 국가적으로 e스포츠를 그만큼 중시한다는 의미다. 내년에 열리는 신천 유니버스 게임에서 e스포츠 대회를 정식 종목으로 진행한다고도 한다. 중국의 e스포츠 성장세가 놀라울 따름이다. 정부의 지원도 부럽다. 이대로라면 종주국의 위치와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한다. 한국이 e스포츠를 키울 생각이 있다면 WCG의 노하우가 잘 전달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 대회의 의의는 무엇인가?

김형석 대표: 올해가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일단 스폰서를 구하는 데 힘들었다. 행사 비용은 늘리면 늘렸지 줄일 수가 없다. 다행히 중국 정부의 지원이 어마어마 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거꾸로 역대 대회에서 가장 성공한 대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스폰서들도 만족하고 있다. 두고 봐야겠지만 내년에도 또 (스폰서를) 하겠다더라.(웃음)    

내년이면 WCG 10주년이다. 사실 내심 한국에서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L.A로 결정되었다.

김형석 대표: 중국 시장 만큼이나 미국도 중요하다. 호스트 시티에 대한 지원이 여기만 못해도 해야 한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리얼리티 쇼도 만들고 마케팅을 하고 있다.

사실 저 스스로도 10주년은 한국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가 있었다. 또 그렇게 하고 싶었다. WCG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 만큼 그 중심은 한국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의 실현은 호스트 시티의 지원이나 열의가 있어야 한다. 지금 그랜드 파이널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은 사실 (우리나라보다) e스포츠 열기는 떨어지지만, 그 판을 키우려는 비전과 열망이 더 강하다.

한국 지자체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우리나라는 WCG 행사 자체보다 지자체의 이름을 걸고 싶어하더라. 그런 부분이 결론이 안 난다. 솔직히 저는 그런 것들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국내에서 그랜드 파이널이 개최되기는 조금 힘들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지원이든 정부의 지원이든 한국에서 그랜드 파이널을 개최하기에는 부족하다. 청두시 만해도 이번 대회를 위해 사방 20km를 포스터와 걸개로 도배하고 수백 개의 숙소를 확보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그런 것들이 어렵다.

현재 중국 등은 e스포츠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이런 지원을 뿌리치기 어렵다. 아직까지는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무관이 와서 참관하고 있다. WCG의 기본적인 생각은 `한국이 중심이 되야 한다`이다. 어렵게 만들어 놓은 판의 주도권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게 한국 지자체나 정부가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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