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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무쌍 액션이라니, 도쿄게임쇼 '베르세르크 무쌍'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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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세르크 무쌍'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2000년 PS2 타이틀로 발매된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의 ‘진삼국무쌍’은 파도처럼 밀려드는 적을 혼자서 쓸어담는 ‘일기당천’의 쾌감을 극대화시키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16년 가까이 시리즈가 계속해서 사랑받으며, 이제는 한 가지 장르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통하게 되었다. 또, ‘진삼국무쌍’, ‘전국무쌍’ 등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타이틀 외에도 ‘건담무쌍’, ‘젤다무쌍’, ‘해적무쌍’ 등 다양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게임이 출시되었다.

이러한 쟁쟁한 무쌍 라인업에 ‘장인정신’ 담긴 만화로 유명한 미우라 켄타로의 ‘베르세르크’가 추가되었다. 바로 지난 6월 공개된 ‘베르세르크 무쌍’이다. 생각해보면 사람만한 크기의 거대한 검 ‘드래곤 슬레이어’를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광전사 ‘가츠’는 무쌍과 잘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TGS 2016’에 마련된 시연대에도 많은 사람이 몰렸다. 또, 강력한 사도, ‘불사신 조드’ 플레이 영상도 공개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연 버전에서는 ‘가츠’만 등장하는 전투맵 1개만 플레이할 수 있었다. 과연 ‘베르세르크’와 무쌍의 만남은 어떤 모습일까?

▲ '베르세르크 무쌍' 대표이미지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번에 플레이할 수 있는 맵은 작중에서 트롤의 습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녹 마을’이다. 플레이어는 검은 검사 버전의 ‘가츠’를 조작하며 마을에 등장한 트롤을 모조리 처치해 마을을 구하는 것이 목표다. 기본적인 액션 역시 공격과 차지 공격 등으로 기존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여기에 왼팔의 의수에서 발사하는 대포나 표창 던지기 같은 보조 무기도 사용할 수 있다.

▲ 진짜 광전사는 원거리에서도 강하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또, 전투를 반복할수록 필살기 게이지가 조금씩 충전되고, 이를 한꺼번에 소비하면서 눈 앞에 있는 적을 전부 소탕할 수 있는데, ‘가츠’의 경우에는 기를 모으고 대검을 크게 휘두르는 모션이다. 마지막으로 적의 공격을 피해 빠르게 이동하는 회피 등, 조작 자체는 평이하기 때문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 검을 휘두르면 맵이 정리되는 탁월한 효과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전투의 흐름 역시 무쌍 시리즈에서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등장하는 적을 전부 처치해라’ 등 짤막한 미션이 주어지고, 이를 돌파하면 새로운 미션이 주어진다. 이를 반복하며 해당 맵의 모든 미션을 클리어하는 것이 목표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화면 가득 트롤이 등장하는데, 공격 버튼만 연타해도 순식간에 소탕될 정도로 체력이 약하게 설정되어 있다. 중간에 몇 번인가 트롤에게 공격받은 적도 있었지만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였다. 트롤 세 무리 정도를 전부 정리하자,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한 트롤이 등장했다. 물론 강하다고는 해도, 그렇게 신중한 공략이 필요한 상대는 아니었다.

▲ 버튼 연타만으로 주위를 피바다로 만든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그렇다고 액션을 보는 맛이 있었냐고 한다면, 이 역시 다소 실망스러웠다. 물론 칼을 휘두를 떄마다 피가 분수처럼 튀고, ‘가츠’의 몸이나 갑옷에도 피가 묻으며 처절한 전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작이 다크 판타지를 대표하는 ‘베르세르크’인 만큼, 피가 많이 튄다는 정도의 묘사로는 원작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다고 보기 어렵다. 또, 처음 공개당시 ‘무쌍 사상 최흉’이라는 무시무시한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했던 것에 비하면, 기대했던 것보다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연 막바지에는 거대한 보스 몬스터 ‘거귀’가 등장했다. 이 역시 패턴 자체가 난해하고, 다양한 기믹을 활용해 공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 몬스터보다 많은 체력과 높은 공격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적당히 공격 방향을 보고 회피기를 사용하면 되는 수준이었다. 또, 방심한 탓에 몇 번 맞기도 했지만 게임 오버 화면을 보게 될 일도 없었다.

▲ '거귀' 외에도 다양한 보스가 등장할 예정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그런데 체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자 ‘거귀’는 갑자기 ‘분노’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 떄는 공격력과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지금까지 쓰지 않았던 패턴을 사용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냥 좀 큰 트롤을 상대하는 감각으로 설렁설렁 하고 있었는데, 돌진 공격에 한 번 당하고나자 정신이 확 깼다. 그리고 속으로 ‘크큭, 나에게 록온 버튼을 누르게 하다니’라는 다소 건방진 대사를 치면서 진심을 드러낼 준비를 했다. 그리고 영화나 만화 등에서 언제나 그러하듯이, 기자의 오만함 역시 비극적인 최후로 이어졌다.

몬스터를 록온해두면 카메라가 해당 몬스터를 중심으로 계속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패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파악할 수 있다. 날아오는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굴러서 피해야 하는 액션게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마구잡이로 돌진해오는 보스를 계속 확인하며 착실히 공격을 이어갔다. 그 와중에 건물 사이에 위치한 코너로 몰린 순간, 눈 앞에서 ‘거귀’의 모습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 기자도 이런 표정으로 벙쪘을 것...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지형과 보스가 겹치는 상황과 록온으로 인해 자동으로 움직이는 카메라가 빚어낸 환상적인 오류인 것 같다, 하지만 당시에는 빠르게 반응할 수 없었다. ‘이게 뭐지’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가츠’는 무기력하게 모든 공격을 몸으로 견디고 있었다. 그 뒤에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급하게 록온을 풀고 회피하려 했지만, 이미 화면에는 게임오버 메시지가 나오고 있었다. 물론 게임을 재시작해서 이 굴욕을 풀어내고 싶었지만, 현장에 있던 스태프는 이제 끝났다는 의미인지 또 한번 배지를 내밀고 있었다. 그렇다. 지난번 ‘인왕’ 시연에서 보스에게 무릎을 꿇은 기자에게 주어졌던 참가상이었다.

▲ 코에이님이 주신 3번째 배지 잊지 않겠습니다

이번에 체험했던 ‘베르세르크 무쌍’은 간편한 조작과 일기당천의 쾌감이라는 강점으로 무장한 전형적인 무쌍류 액션게임이었다. 하지만 만화 ‘베르세르크’처럼 피가 강물처럼 흐르지만, 육편이 튀는 처절한 전장의 분위기에는 아직 못 미친다. 또, 가벼운 듯한 액션 역시 파고 드는 재미를 주기엔 부족한 면이 보인다. 발매에 앞서 조금 더 완성도를 높여야만, 오는 10월 찾아올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 유혈이 낭자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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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제작사
코에이테크모
게임소개
‘베르세르크무쌍’은 1989년부터 연재를 이어온 미우라 켄타로의 다크 판타지 만화 ‘베르세르크’를 기반으로 제작된 것으로, 화끈한 액션을 내세운 ‘무쌍’ 시리즈의 오메가포스가 제작을 맡았다. 만화 속 주역 인물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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