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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길드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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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 ‘이제야 비로소 새로운 개념의 온라인게임이 등장하는 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온라인게임의 시대는 바야흐로 3세대가 시작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넥슨의 ‘바람의 나라’로 시작된 그래픽 온라인게임 1세대는 리니지, 영웅문과 같은 국산게임과 리처드 게리엇이 제작한 ‘울티마 온라인’ 정도가 있겠고 2세대로는 에버퀘스트, 리니지 2 등의 3D 그래픽을 이용한 게임이 있겠다.

그리고 인스턴스 던전 등의 시스템을 갖춘 ‘WOW’의 등장은 3세대 온라인게임의 시작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WOW 보다 더 상위개념의 온라인게임이 지금 등장한다면 몇 세대 온라인게임으로 분류해야 할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다면 필자와 같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아레나에서 제작하고 엔씨소프트가 전세계에 퍼블리싱하고 있는 온라인RPG(엔씨소프트에서는 토너먼트 롤플레잉 게임이라고 명칭함) ‘길드워’가 그런 혼란을 일으키게 한 주범이다. 게임 리뷰를 위한 필자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길드워는 지금까지 등장한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NPC들과 파티를 맺어 미션을 진행할 수도 있으며 다른 게이머들과도 파티를 맺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혼자 플레이하고 싶다면 NPC들과 파티를 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길드워를 두고 게임 성격에 대한 말들이 분분하다. 퍼블리셔측은 TRPG(토너먼트 롤플레잉)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으며 보통 유저들은 액션 롤플레잉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필자는 길드워를 ‘디아블로 2의 연장선상에 있는 게임이다’라고 정의하겠다. 그렇다면 이 게임 역시 '디아블로를 따라한 클론 게임에 불과할까?'라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대답부터 말하자면 “NO”다. 위에서 말한 디아블로 2와 비슷하다는 의미는 게임방식, 즉 사용자가 사용할 게임환경을 만들고 미션과 퀘스트를 풀어나가며 아이템을 맞추는 방식을 말한다. 길드워에서 사용자가 사용할 게임환경을 만든다는 것은 디아블로처럼 일명 ‘방’을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다.

요즘 출시되는 온라인게임(3세대라 지칭)의 특징인 개인 사용자만을 위한 특정한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예: WOW의 인스턴스 던전, 시티오브히어로즈의 인스턴스 던전). 즉 도시에서는 모든 게이머들이 한 공간안에 존재하지만 미션 또는 퀘스트를 위한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면 해당 게이머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게다가 길드워는 기존 온라인게임의 고정관념을 허물어 버리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1서버 다중 분할 구역’이라는 거다. 즉 지금까지의 모든 온라인게임은 사용자가 많을 경우 여러대의 서버를 마련해야 했으며 친구들간에 같은 게임을 해도 같은 서버가 아니면 함께 모여서 플레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길드워는 게임을 하는 모든 플레이어가 하나의 서버에 접속하며 자동으로 나눠진 구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즉 게임 1막의 주 무대가 되는 아스칼론이라는 도시가 맵상으로는 하나이지만 서버상에는 몇 개의 아스칼론이 차원상으로 존재하고 이 차원을 게이머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존을 이동하면서 필요한 파일들을 다운로드 받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물론 이것은 전 세계 길드워 서버에도 적용된다. 한국게이머가 미국게이머와 협동 플레이를 할 수도 있고 대전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시스템은 그 동안의 온라인게임 체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길드워는 대전게임의 양식도 가지고 있다. 게임을 하다보면 길드들의 분쟁이 메시지로 표시되는데 WOW처럼 도시가 공격받고 있다는 등의 메시지가 아니라 대전장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중계 해주는 역할의 메시지다.

대전은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데 이를 위해 게이머는 최상의 상태, 즉 다양한 스킬과 좋은 아이템 그리고 적당한 레벨을 맞추게 된다. 게임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없는 게이머라면 PvP용 캐릭터(20레벨)를 생성하면 되고 좀 더 많은 스킬과 아이템을 갖고 싶다면 레벨 1부터 육성하는 RPG용 캐릭터를 생성해 게임을 즐기면 된다.

▲동영상을 통해 게임의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다

그런데 게이머가 RPG용 캐릭터를 생성하여 게임을 즐기게 된다면 기존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점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온라인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해 가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온라인게임들은 설정된 스토리가 있는 반면 길드워에서는 진행해야 하는 미션이 스토리에 맞춰져 있으며 미션을 완수할 때 마다 해당 스토리에 맞는 동영상이 보여 진다. 물론 이 동영상을 보거나 안보는 것은 게이머의 자유의사다.

어쩌면 스토리를 따라가며 게임을 진행하는 것은 온라인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완성된 패키지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어떻게 설명해야 이해하기 쉬울지는 모르겠지만 완성된 패키지게임을 온라인상으로 하게 되는 것이라면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길드워의 게임내 특징으로는 주직업/부직업 등 2개의 직업을 병행할 수 있는 점, 뛰어난 그래픽, 대전을 통한 경쟁, 저용량 클라이언트 등이 있다. 그 중 첫번째로 언급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그래픽 부분이다. 길드워의 그래픽은 상존하는 온라인게임들 중 가장 단연 ‘최고’ 찬사를 보내고 싶다.

▲1인칭과 3인칭 시점 중에서 게이머가 선택한 시점으로 플레이 할 수 있다. 시점변화는 마우스 휠로 가능하다

물 위을 뛰어갈 때 물위로 비취는 물 반사 그림자, 햇빛의 그림자 2개가 펼쳐진다거나 매끄럽게 질감을 표시했다거나 하는 등의 그래픽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리고 길드워를 플레이하는 모든 게이머들이 입력해보는 명령어가 있는데 바로 ‘/춤’이다. 그래픽과 동작의 리얼리티는 길드워를 접해본 게이머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길드워를 접하게 될 기회가 있다면 꼭 ‘/춤’ 명령어를 입력해 보길 바란다.

두번째 는 주직업과 부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다.

처음 캐릭터를 생성할 때 전사, 몽크, 엘리멘탈리스트, 네크로, 레인저 등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데 기존 게임에서는 선택한 직업으로 계속 플레이를 해야하지만 길드워에서는 퀘스트를 통해 부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한마디로 게이머는 전사를 선택해 레인저, 네크로맨서, 몽크 등의 부직업을 갖고 해당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칼 위주의 전사가 마법을 시전하거나 힐을 시전하거나 시체에서 해골병사를 만들어내 전투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게임에 들어가 보면 캐릭터들의 직업이 ‘전/몽 11’과 같은 형식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주직업 전사, 부직업 몽크 11레벨 이라는 뜻이다.

세번째는 대전을 통한 경쟁 시스템은 캐릭터가 20레벨(최고레벨이 20레벨)이 되었을 때 참여하게 되는데 최대 8인이 한팀이 되어 선택하는 몇 개의 맵 중 하나에서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필자 경험한 바로는 생각보다 재미있고 손떨림(처음 온라인게임에서 PK할때의 기분)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길드워를 설치하기 위한 클라이언트는 62K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Mb도 되지 않는다. 믿지 못하겠지만 사실 그렇다. 그런데 여기에 숨겨진 사실이 있다. 길드워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64k짜리 클라이언트를 설치하고 접속하게 되지만 게이머는 로딩과정에서 게이머가 진행할 맵상의 그래픽을 다운로드 받게 된다.

속임수라고? 그렇다. 어쩌면 이건 속임수 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존 개념으로 이루어진 온라인게임의 경우 몇기가의 맵파일을 다운로드 받고도 존을 로딩할 때마다 시간이 걸린다. 길드워에서는 이 로딩시간에 맵파일을 다운로드 받게 해두었고 한번 받으면 다음부터는 받을 필요가 없게 해 두었다. 사실 이 시스템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와 도시 사이를 이동할 는 맵을 열어서 도시만 클릭해주면 된다. 다른 게임들처럼 뛰어가거나 탈 것이 필요하지 않다. 리얼리티를 추구한다면 이 기능이 싫을 수도 있지만 게으른 필자에게는 ‘나이스’한 시스템으로 다가온다

그다지 새로운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그런데 길드워에서 이 시스템이 처음으로 도입되었고 그 전까지는 어느 게임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었다.

길드워는 사실 온라인게임이면서도 패키지의 향수를 품고 있는 게임으로 근래 들어 발표된 게임 중 가장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런데 길드워에 100점을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최고 레벨인 레벨20과 대전을 활발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해도 필자의 생각으로는 게임내 컨텐츠가 부족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점 때문에 그렇다. 해당 게임의 모든 것을 습득한 이상 플레이어는 새로운 캐릭터를 키우거나 또는 게임을 떠나거나 하는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컨텐츠의 양을 확보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게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거나 그것이 힘들면 게임내 이벤트라도 자주 열어줘야 하지 않겠나 싶다.

▲캐릭터의 스킬은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얻게 된다. 프리오픈 때는 마을에서 스킬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오픈베타가 되면서 변경되었다. 이렇게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확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게임초반 진입장벽이 높다. 하드코어 플레이어가 아닌 일반 게이머들은 처음 접속해서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좋은 게임을 맛도 못보고 떠나게 하는 이유가 되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게임내에서 처음 접속해보는 초보 게이머를 도와줄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야 게임의 미래가 밝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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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아레나넷
게임소개
'길드워'는 전술에 따른 전투에 역점을 둔 MMORPG로 PVP와 싱글 플레이 미션, 대규모 길드전 등을 특징으로 내세운 게임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주 직업과 부직업의 조합, 수백 가지 고유 스킬 및 특성 배...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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