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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이크워즈 온라인, 2세대 FPS로 넘어가는 험난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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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SF세계관의 온라인 게임은 통하지 않는다.’

자고로 사로잡힌 통념과 그릇된 고정관념, 그리고 도전을 가로막는 징크스는 깨야 제 맛이지만 지금까지 걸어왔던 SF게임들의 저조한 성적이 보여주듯 이 바닥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드래곤플라이의 ‘퀘이크워즈 온라인’은 튼튼한 매니아층을 바탕으로 원작 ‘에너미테러토리: 퀘이크워즈’의 검증된 게임성을 온라인화 시킨 작품이니 일단 초기 이슈는 확실하게 붙잡았다고 본다. 때문에 FPS판도를 바꿀 태풍이 될 것인지 그저 찻잔 속 회오리에 그치고 말 것인지는 드래곤플라이의 개발역량과 운영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 개발자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었다시피 ‘퀘이크워즈 온라인’은 기획단계부터 e스포츠에 염두하고 철저히 대중성을 목표로 개발되었다. 이로인해 원작 ‘에너미테러토리: 퀘이크워즈’의 매니아적 게임성에 다소 손질이 가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사실 유명 IP기반의 게임들이 다 그렇듯 매니아와 대중의 모두 잡을 수 있는 적정선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쟁점이며 게임의 성공을 가늠하는 주요한 핵심요소이니 가타부타를 논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본 리뷰는 잡다한 설명과 평가를 모두 배제하고 일단 ‘퀘이크워즈 온라인’의 대중화 가능성을 토대로 작성해 보기로 했다.

똑똑하지만 불친절한 선생님

'익숙해지면 재미있다'라는 핑계는 적어도 FPS전국시대라 불릴 2010년엔 통하지 않을 듯 하다. '퀘이크워즈 온라인'을 비롯해 해외 유명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FPS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오리지널 신작을 물론 과거 흥행에 참패를 맛보았던 게임들도 리뉴얼을 거듭해 국내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때 유저들에게 게임을 학습하면서까지 즐기라고 강요한다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다. 그저 관심이 있어 홈페이지에 한번 방문하는 것도 황송할 일이요. 게임을 깔고 한판 해주는 것이야말로 개발사의 덕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퀘이크워즈 온라인'은 똑똑하지만 불친절한 교사임은 분명하다. 해외에서 통했던 유명한 강사인 만큼 네이티브 스피커로 쏟아내는 검증된 발음은 'FPS 2.0' 시대를 열었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역시나 일반인들에게는 ‘찰리’보다야 ‘철수’의 발음이 더 편하고 정겨운 법. 구슬은 서말이나 된 듯 하지만 꾀는 법을 모르는 고객이 태반이니 드래곤플라이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여기서 이런걸 보게될 줄이야...

재미는 보증, 하지만 과정이 어렵다

드래곤플라이는 오픈베타서비스 이전부터 공식홈페이지 내 지식 가이드, GM통신소, 공략게시판, 최근엔 트위터까지 게이머들에게 퀘이크워즈에 대한 게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부단히 예를 썼다. 그러나 이는 게임에 대해 일정 수준 관심이 있는 유저들이 살펴보는 지극히 수동적인 콘텐츠로 실상 게임에 대한 전반적이 이해지식 없이 일단 게임을 깔고 총부터 쏴보는 대다수의 유저들에게는 허망한 메아리일 뿐이다. 게임의 가능성을 보고 ‘선 플레이 후 공략법’ 패턴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있긴 하지만 후자 보다 전자가 곱절은 더 많는 게 문제.


▲절반 이상이 공략으로 덮힌 공식홈페이지

퀘이크워즈 온라인은 게임내에 ‘도전과제’라는 임무위주의 독특한 튜토리얼을 제공하고 있고 후에 업데이트를 통해 ‘연습모드’까지 적용시켰지만 난해한 임무설명과 '억'소리 나는 난이도 덕분에 튜토리얼 역할을 수행했기 보다는 말 그대로 도전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일종의 퀘스트 형태로 받아드리게 되었다. 때문에 도전과제를 통해 병과 별 컨트롤 숙지와 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드래곤플라이의 의도는 일단 빗나간 상태다.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초기 유저들은 이를 건너뛰고 즐겼던 것이 큰 문제였다.

도전과제를 최소 50%이상 달성했다면 특별히 게임이 어렵게 느껴질 만한 이유는 없지만 이를 건너뛴 경우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우선 SF배경인 만큼 무기에 대한 이해도가 일반 FPS게임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상 현대전을 배경으로 한 FPS의 경우 스코프가 달려있으면 저격용 총이고 아니면 돌격소총인데 퀘이크워즈 온라인은 ‘하이퍼블래스터’, ‘오블리터레이터’, ‘플라즈마레이터’ 등 특히 스트로그진영을 처음 접한 유저들은 시작부터 큰 벽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 거치형 무기나 탈 것 등 임무수행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요소들이 난해한 용어와 결합하니 게임의 접근성을 더욱더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기존 ‘에너미테러토리: 퀘이크워즈’ 패키지 원작을 즐겼던 골수 매니아 유저들까지 합세해 고수와 하수의 격차는 더 없이 벌어졌고 도대체 어디서 날아오는지 모르는 총알과 미사일을 견디며 학습하고자 하는 유저들은 고개를 절래 흔들었던 것이다.


▲도전과제를 건너뛰면 이런 휘황찬란한 무기에 압박을 느끼게된다

FPS명가 드래곤플라이의 행보가 주목된다

앞서 언급한 그대로 ‘퀘이크워즈 온라인’의 본질적인 문제는 그래픽, 사운드, 타격감, 등 의례 FPS장르의 게임성을 언급할 때 통용되는 문제점은 아니라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확인하게 만든다. 결론은 접근성이다. 본인 역시 패키지 원작을 플레이 하지 않은 일반 유저로 FPS를 자주 즐겼던 경험을 살려 도전과제를 건너뛰고 실전으로 뛰어들었다가 큰 낭패를 맛봤다. 하지만, 도전과제를 50%이상을 채우는 순간 병과 별 컨트롤은 물론 맵 공략까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어 ‘퀘이크워즈 온라인’이 주는 본연의 재미에 한발 더 접근할 수 있었다.


▲50%이상을 채우는 순간 게임의 신세계를 맛봤다

보는 맛과 하는 맛이 살아있는 ‘퀘이크워즈 온라인’은 분명 당장 e스포츠 시장에 내놔도 기존 FPS게임보다 훨씬 더 가능성있는 평가를 받을 게임이지만, 이를 판단하기 앞서 기본이 되는 게임의 ‘접근성’과 ‘대중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실컷 김칫국만 들어 마신 꼴이 될게 뻔하다. 다행히 현재 오픈베타 초기고 개발사에서도 튜토리얼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어 차후 업데이트를 예고 하고 있기 때문에 정식서비스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당초 ‘배틀필드 온라인’과 뜨거운 경쟁이 될 것이라 예고했지만 예상치 못한 내부의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는 퀘이크워즈 온라인. 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FPS명가 드래곤플라이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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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FPS
제작사
드래곤플라이
게임소개
'퀘이크워즈 온라인'은 '퀘이크' 시리즈 최신작 '에너미 테러토리: 퀘이크워즈'의 기본 컨셉을 계승, 발전시킨 전략 FPS 게임이다. 2060년 황폐해진 지구를 배경으로 외계 생명체 스트로그(STROGG)와 지구...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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