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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왕자: 망각의 모래, 닌자 왕자를 위한 퍼즐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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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 게임 시절, 물 흐르듯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 주며 모션 캡쳐의 가능성을 연 게임. 음악 교과서에도 실린 노래 ‘마법의 성’ 의 모티브가 된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 시리즈의 최신작 ‘페르시아의 왕자: 망각의 모래(이하 망각의 모래)’ 가 지난 16일 발매되었다. ‘페르시아의 왕자’ 시리즈는 3D 제작에 실패하며 잠시 주춤했으나, 2003년 발매된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이하 시간의 모래)’ 이후 다시금 인기를 끌며 성공적인 브랜드화의 길을 걸어왔다.

▲ 영화와 맞물려 출시되어 홍보 효과는 톡톡히 봤다

‘망각의 모래’는 영화로 제작된 ‘시간의 모래’ 의 개봉과 함께 시너지 홍보효과를 일으켰다. 특히 트레일러 영상을 통해 공개된 영화를 능가하는 강렬한 액션, 더욱 강력해진 자연을 다루는 능력, 벽을 타고 점프하는 특유의 아크로바틱 액션 등은 ‘역시 이름값을 하는구나!’ 라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영화와 함께 출시된 게임은 재미없다’ 는 징크스(?)가 존재하는데다, 실제로 최근 몇몇 게임이 그 징크스를 되새겨 주어서 ‘혹시 이것도…?’ 라는 걱정을 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영화 ‘시간의 모래’ 는 전작이고, ‘망각의 모래’ 는 최신작이다. 분위기나 캐릭터는 비슷하지만 게임쪽이 한 발 앞서 있는 것이다. 더욱 화려해진 비주얼과 함께 우리 곁으로 돌아온 왕자님을 만나 보았다.

▲ '망각의 모래'의 왕자(위)와 영화 '시간의 모래'의 왕자(아래), 확실히 용 됐다

페르시아에선 왕자에게 닌자 훈련 같은걸 시키나?

필자가 기억하고 있는 ‘페르시아의 왕자’ 이미지는 내복 같은 옷을 입고 뛰어 다니다 함정에 걸려 죽는 ‘페르시아의 왕자 1’ 이었다. 실제로 89년 출시된 ‘페르시아의 왕자 1’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는데, 그 원인으로는 왕자가 별로 강하지 못했던 것도 한 축을 담당했다. 할 줄 아는 건 칼 찌르기와 기어오르기, 매달리기 정도인 왕자가 어두운 성에서 공주를 찾아 떠나는 모험은 플레이어에게 적당한 압박감을 주며 늘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필자가 잠시 관심을 끊은 사이에 왕자는 닌자 훈련 비스무레한 것을 받았나 보다. 직벽을 발로 밟으며 몇 미터씩 휙휙 내달리질 않나, 균형을 잃지도 않으면서 발판과 발판 사이를 거침없이 뛰어넘고, 심지어는 각종 원소마법과 위력적인 검술, 심지어 시간 되돌리기까지 써 대며 수 십명의 적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예전부터 팔 힘이 센 것은 알고 있었지만, 손만으로 난간에 매달린 채 상하좌우로 이동하다 갑자기 손을 뗀 채 벽을 타고 달리고, 박차고 뛰어올라 기둥을 붙잡더니 날다람쥐나 스파이더맨을 연상시키는 다이빙까지 해 댄다. 이 정도면 왕자가 아니라 닌자라고 불러도 될 듯 하다.

▲ 닌자가 따로 없다

▲ 조그마한 벽돌만 있어도 착 달라 붙는다

▲ 날다람쥐 점프까지!

이런 초인적인 왕자에게 두려운 것이 무엇인가 싶겠지만, 아쉽게도 왕자가 상대해야 할 것은 수십 단위의 괴물들과 퍼즐, 그리고 까딱하면 죽는 위험한 통로들이다. 왕자가 지나가야 하는 길은 인간이 통과하지 못 할 만큼 험난하거나, 혹은 아예 사람 다니라고 만든 길이 아닌 곳이다. 그러나 어찌 그리도 적절한 위치에 기둥과 봉, 발 받침대 등이 놓여 있는지 왕자는 아슬아슬지만 그 길을 통과한다. 비행 능력이라도 없으면 도저히 갈 수 없을 법한 지형을 팔 힘과 점프력, 벽 접착력(?)으로 아크로바틱하게 통과하는 왕자를 보고 있자니 ‘아, 이것이 페르시아의 왕자를 플레이하는 이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 사람도 안다니는 저런 곳에다 왕자를 위해 톱니바퀴를 설치해 놓다니!

▲ 하지만 톱니바퀴 따위는 별로 위협이 되지 않는 왕자

▲ 떨어지면 그대로 죽겠지만 아쉽게도 왕자의 팔 힘은 무한대다

게임 자체는 확실히 편하군요

‘망각의 모래’ 를 플레이하기 전에는 ‘저런 동작을 구사하려면 컨트롤은 무진장 어렵겠군’ 같은 걱정을 했다. 실제로 ‘망각의 모래’를 플레이하면 벽을 타고, 매달리고, 점프하고, 그것도 모자라 뒹굴며 회피하고 적을 발로 차고 스킬을 사용해야 한다. 거기에 각종 퍼즐과 미로 파해하랴, 카메라 시점 조작하랴.. 게임에 적응하는데만 하루는 걸릴 것 같았다.

그러나 실제로 플레이 해 본 ‘망각의 모래’ 의 컨트롤은 상당히 편리했다. 난간에 매달리고, 벽을 타오르고, 벽에 걸린 천을 칼로 찢으며 내려오고, 기관을 작동시키는 등의 모션은 R2버튼 하나로 해결되며, 넋 놓고 달리더라도 바닥이 없는 부분에 가면 자동으로 왕자가 멈춰선다. 유저가 해 줄 일은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곳으로 왕자를 인도하는 것이다. 일단 방향만 잡으면, 점프 키와 방향 키, R2 키 만으로도 시원시원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아크로바틱 묘기를 펼치며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었다.

▲ R2키 만으로 스펙타클한 연출이 가능하다

▲ 추억의 함정, 이제 많이 약해졌다

쉬운 조작과는 별개로, 게임 진행이 쉽지만은 않았다. 게임을 진행하다 넓고 복잡한 지형이 나오고, 저 멀리 보이는 출구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일단 난감해진다. 대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스위치를 누른 후부터 닫혀가는 문을 어떻게 해야 닫히기 전에 통과할 수 있을지, 초보자라면 쉽사리 감을 잡을 수 없다. 거기에 더해 몇 개의 레버를 교묘히 조작해야 하는 퍼즐이라도 나오면? 퍼즐을 풀고 길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겠지만, 같은 장소에서 수십 분 동안 헤메다 보면 내가 게임을 하는 건지 지능개발을 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게다가 몇몇 지형은 조금만 잘못해도 낭떠러지로 떨어지거나, 예고 없이 순식간에 땅이 꺼지고 함정이 튀어나오는 등의 장치가 있어 순발력과 판단력 없이는 헤쳐나가기 힘들다. 엄한 곳으로 점프를 하거나 벽을 잘못 타다 떨어지기라도 하면 체력 잔량에 상관없이 그대로 게임 오버다.

▲ '망각의 모래'의 기둥은 단순한 기둥이 아닌 '길' 이다

▲ 톱니바퀴만 보면 한숨부터 나오는 필자

▲ 스위치를 누른 후에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달려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건 스피드!

그러나, 체크 포인트가 상당히 자주 있고, 빠른 로딩, 시간 되돌리기 기술을 게임 초반부에 얻을 수 있어 죽음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한번 죽더라도 곧바로 이전 상황에서 재시작하거나, 혹은 시간을 되감아 실수하기 직전으로 돌아가면 되니 말이다. 또, 일정 공간에 들어서면 카메라가 대략적인 이동 경로를 짚어주고, 시점 또한 이동 경로 방향으로 어느 정도 고정돼 있어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헤매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해준다.

▲ 헐 부실공사다!

▲ 오마이갓

▲ 이럴땐 당황하지 말고 R1을 누르면

▲ 멋진 효과음과 함께 시간이 되돌아간다

결론부터 말하면, ‘망각의 모래’ 는 시스템적으로 불편함이 거의 없게끔 잘 만든 게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느낀다면 ‘페르시아의 왕자’ 특유의 길 찾기와 퍼즐이 취향에 맞지 않는 것이다. 99년, 시리즈 최초 3D로 제작된 ‘페르시아의 왕자 3D’ 가 심각한 버그와 엄청나게 불편한 카메라 조작, 뭔가 허전한 조작감 등으로 엄청난 악평을 받은 전례가 있지만, 적어도 ‘망각의 모래’ 는 게임 시스템 때문에 게임이 싫어질 만한 일은 없다.

무쌍 시리즈를 보는 듯 한 전투

‘망각의 모래’ 엔 해골병사 한 두명에 쩔쩔매던 이전의 왕자는 없었다. 왕자 앞에는 칼과 방패 등으로 무장한 괴물이 수십 단위로 등장하지만, 전투 중에 왕자가 보여주는 무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 예전처럼 한두마리씩 나오던 해골은 없다

▲ 불타고 있는 마왕에게는 물 갖은걸 끼얹나?

▲ 나름 중간보스적 존재, 하지만 점프 공격 두세번이면 가뿐하다

‘망각의 모래’ 의 전투는 칼, 발, 스킬 세 가지로 진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적의 숨통을 끊고 대미지를 주는 칼 버튼은 연타하면 연속기로 이어지며, 적을 밀어내고 방패를 튕겨내는 발 버튼은 공격 사이사이에 섞어주면 영화 같은 연출의 파생기로 이어진다. 점프 공격은 마치 ‘나루토’를 연상시키는 묘기를 보여주며, 칼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위력적인 파워 공격을 펼친다. 직접 해 보면 더 쉽다.

▲ 검술의 달인, 잠입과 이동술의 달인, 누가 왕자를 해칠까

▲ 벽이나 기둥, 낭떠러지 근처로 가면 다양한 전투기술을 발휘하는 왕자

적을 죽여서 얻은 경험치는 스킬 트리에서 원하는 스킬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로 돌아오는데, 주변에 있는 적 모두를 다운시키는 휠 윈드에서부터 불과 얼음 등 자연 원소마법까지 위력적인 스킬들을 십자 방향키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전투에서 소비된 체력이나 에너지 포인트는 맵 곳곳에 널려 있는 항아리나 상자를 깨면 손 쉽게 회복할 수 있다. ‘망각의 모래’ 전투는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는 부담 요소가 아니라 시원한 타격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즐길 거리다. 일반 공격에 이펙트 효과가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도 나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 검술의 달인도 모자라서 마법까지 쓰는 왕자, 이쯤되면 먼치킨일 정도

▲ 맵 곳곳에 널려 있는 항아리에서 체력과 마력을 회복할 수 있다

결론은 기대 이상이다!

기대 이상의 게임성, 적당한 난이도(이건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한글화 된 자막이 어우러진 ‘망각의 모래’ 는 ‘영화에 떨이처럼 붙어다니는 게임’ 은 절대 아니다. 퍼즐 요소를 싫어하는 사람은(필자도 사실 퍼즐을 좋아하진 않는다)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플레이하니 그만큼의 성취감 또한 얻을 수 있었다. 이런 방식의 게임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강제로 추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즐기고 나서 후회할 만한 게임은 아니라고 말해두고 싶다.

▲ 오랜만에 페르시아의 왕자와 함께 달려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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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장르
어드벤쳐
제작사
게임소개
2003년도에 등장했던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와 2006년 등장한 ‘페르시아의 왕자: 전사의 길’ 사이의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 ‘잊혀진 모래’는 ‘페르시아의 왕자’ 세계관의 확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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