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영전
북미서버 기행기<上>, 그저 치프틴 후드가 가지고 싶었다!
마영전
북미서버 기행기<下>, 나의 이비쨔응은 이렇지 않아!
그 시작은 아이템 하나를 얻기 위한 작은 여행이었지만 그 과정은?결코 쉽지 않았고, 문화적 차이와 언어장벽으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단절로 좌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회는 10여 일이 지나 단비처럼 행운이 되어 돌아왔다. 바로 마영전의 활력소! 마영전의 꽃! 이비가 북미 시간 10월 26일 Vindictus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비를 생성해 재빨리 튜토리얼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내 결정에 후회를 하게 됐다.
▲ 와 신난다
이비다~
▲ HD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vie 누구냐 넌?
외국물 좀 먹은 마렉, 아이단, 티이의 모습을 뒤로하고 크림슨 용병단이 낙엽처럼 쓰러지자 드디어 북미의 이비는 국내와 어떻게 다를지 느끼게 될 순간이 왔다. 본격적인 튜토리얼 전투가 시작되고 그 동안 쌓아온 이비에 기대는 한 순간에 Vindictus(해방)되버렸다.
▲ 이비가 나에게 X을
줬어!
공식 포럼을 살펴본 결과 이 상황은 비단 필자만이 느끼는 문제가 아니었고 이비의 목소리가 신경 쓰인다는 유저를 여럿 볼 수 있었다. 물론 빈딕터스 버전을 반기는 유저도 있지만, 신기하게도 한국어 버전을 더욱 선호하는 유저수가 많다는 것에 작은 동지애를 느꼈다.
특유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비의 등장은 북미 서버에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예전 빈딕터스 홈페이지에서 실시 했던 `피오나 vs 이비` 투표에서 피오나가 승리한 사실이 무색해질 정도로 콜헨 마을은 이비로 가득 차는 진풍경을 다시 보게 됐다. 덕분에 스칼렛 위치 세트 재료인 브리알렌의 심장가격이 300골드에서 1만 골드가 넘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 이비가 풍년
입니다
150개로 넉넉히 쓰세요, 고객님
본격적인 전투 이야기에 앞서 현재 빈딕터스의 전투는 에피소드 3 아율른까지 열려 있으며 얼음 계곡부터 토큰을 사용해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이라 국내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토큰이 마영전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 50개씩 총 100개가 충전되는 것과 다르게 빈딕터스는 매주 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 50개씩 총 150개의 넉넉한 토큰으로 부러움을 샀다.
▲ 일주일에 무려
150개!
창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빈딕터스
레벨업과 함께 북미 유저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시험 해보려고 결전을 진행해봤다. 일반 몬스터와 조우하자 무시하기 보다는 상대하려고 접근하던 순간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의 그림자가 내 등뒤를 빠르게 지나 일반 몬스터에게 명중했다. 바로 창이었다. 이어서 중간보스인 윈터클로와 싸울 때 어김없이 창이 날아갔다. 국내서버에서 1년 가까이 플레이 해온 경험으로 창의 용도는 보스 몬스터의 부분파괴 혹은 경직 용도로 굳어져 있었는데 고정관념은 단번에 박살 나버렸다.
▲ 창으로
고슴도치가 되어가는 보스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기사의 맹세와 보너스 목표는 저 멀리…
아직 초보 유저들이 모이는 북쪽 폐허였고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기는 얼음 계곡이라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플레이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선착장을 바꾸기로 했다. 그런데 얼음 계곡 선착장에서 한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어째서 기사의 맹세를 걸지 않은 배들이 많은 걸까?` 의문의 해답을 얻을 것 같아 `반격의 날` 배에 승선했고 생각 외로 파티는 금방 모여 출발 했다.
▲ 왜 기사의 맹세가
없을까?
반격의 날의 대표 보너스 목표인 창으로 보스를 마무리하기 위해 채팅창에 `Spear?`라고 치자 파티장이 `ok`라는 사인 떨어졌다. 마지막 한방을 던지는 찰나 멀리서 날아오는 매직애로우로 보스는 단명했다. 국내서버였다면 단번에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인데 어째서인지 파티원도 파티장도 조용하기만 했다.
▲ 보너스 목표 따위 상관없이 일단 잡고
본다
모리안이시여 저들을 구원하소서
`설마 아율른에서도 보통모드에 기사의 맹세가 없는 배가 많지는 않겠지`라는 착각과 함께 아율른으로 한 단계 난이도를 올려봤지만, 결과는 처참하게도 똑같았으며 이에 대한 해답은 초승달을 찢는 칼 어려움 모드에서 얻게 됐다. 에피소드 최종 보스가 아닌 중간 보스급인 더 레드에서 파티의 전멸을 구경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카운터가 없고 방심했던 탓도 있겠지만, 보통 모드보다 강한 대미지의 공격을 북미 유저들은 피하지 않고 너무 쉽게 맞아 전멸을 반복했다. 이들을 구원해야 된다는 사명감으로 하루 빨리 하얀폭군을 잡아 카운터 스킬을 얻자는 다짐을 했다.
▲ 파티가 전멸하자 모두
COOL하게 나가버렸다
카운터는 피오나의 밥줄 아니었나?
하얀 폭군을 잡고 피오나의 밥줄인 카운터를 얻자 카운터에 취약한 아율른의 몬스터들이 너무나도 쉽게 느껴졌다. 그런데 수 많은 피오나를 만나봤지만, 다들 카운터를 안 쓰는지 아니면 못 쓰는지 그저 일반+스매시 공격 조합 그리고 창과 물체를 던지는 플레이만 보여줬다. 갑자기 오기가 생겼고 피오나가 있는 파티만 골라 들어가 과연 카운터를 쓰는지 지켜봤지만, 헛수고에 그쳤고 해답은 금방 밝혀졌다.
▲ 이 좋은 카운터를 왜 안
쓸까?
저기요, 저 부파하는 중이거든요
에피소드 3의 최종 보스 더 프린스의 오른손을 카운터로 부분파괴하기 위해 주위를 돌며 타이밍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채팅창에 D와 S로 시작하는 욕설이 주르륵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_-); 카운터 스킬로 부위를 파괴하려 한다고 설명하고 싶었지만, 짧은 영어실력으로 묵묵히 F3(I’m Sorry)만으로 회답 후 조용히 보스를 잡아내야 했다.
북미 유저들은 적의 빈틈을 노려 달려든다기 보다 "일단 때리고 봐"라는 성향이?너무나 극명했다. 파티원들의 반응이 이러하니 피오나 유저들은 카운터를 자연스럽게 봉인할 수 밖에.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다른 파티 찾아 카운터로 더 프린스의 부분파괴를 결국 성공하고 말았다. 음성으로 북미 유저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북미 유저를 구원했다"는 새로운 사명을 달성하는 기분을 만끽했다.
▲ 저기 프린스가 있군요, 피오나의 좋은
먹이감이죠
Bye Bye Vindictus
비록 짧은 플레이 기간 이었지만, 빈딕터스는 마영전과 다른 재미를 주고 있었다. 분명히 게임에 구현된 콘텐츠는 똑같지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스타일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사뭇 신기했다. 단순히 `아이템`이 가지고 싶어 시작한 이 체험기의 목표는 결국 달성 했지만, 북미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를 함께 한 동안 문화적 위화감 보다는 `재미`라는 여운이 남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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