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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 세계관을 빼면 무엇이 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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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 (이하 스페이스 마린) 은 ‘워해머 40K(또는 40000)’ 의 세계관을 토대로 렐릭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TPS게임으로, 개발이 중단되는 역경을 딛고 지난 6일, PS3, Xbox360(PC는 8일) 발매되었다. ‘워해머 40K’ 란 영국의 게임즈 워크샵에서 발매한 SF 미니어처 게임으로 북미에서는 그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장르의 PC/비디오게임으로 제작되고 있다.

‘워해머 40K’ 는 서기 40000년대의 암울한 세계에서 몰락해가는 인류가 생존을 위해 주변 외계 종족과 펼치는 치열한 전쟁들을 다루고 있다. 인류 제국의 정규군인 임페리얼 가드, 초인 특공대 집단인 스페이스 마린과 그들 중 제국을 배신한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 엘다와 다크 엘다, 오크, 네크론, 타이라니드, 타우 등 다양한 종족들이 전쟁에 참가하게 된다. ‘스페이스 마린’ 은 ‘워해머 40’ 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종족 스페이스 마린의 울트라마린 챕터 병사가 되어 황제를 위해 적으로부터 제국의 군수행성을 지키기 위해 전쟁 속에서 펼치는 사투를 그리고 있다.

투박하고 잔혹한 남자를 위한 게임

‘스페이스 마린’ 은 다양한 종류의 근,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여 달려드는 오크를 썰어대는 TPS 게임으로, 얼핏 보면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이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 해보면 몰려오는 수많은 오크와 맞서 싸우는 일 대 다수의 대규모 전투, 일명 ‘무쌍’ 시리즈에 가깝다. 이러한 액션게임 특유의 느낌을 구현함으로써, 통쾌함과 박진감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물론 일반 액션게임처럼 절대무적의 주인공(유저)가 달려드는 적을 그저 열심히 처리하며 레벨을 올리는 단순 액션 게임과는 다르다. ‘스페이스 마린’ 은 엄연히 TPS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보유한 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전술적으로 움직이며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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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게 표현된 건물이나 갑옷의 모습은 매우 멋지다

게임의 첫 번째 인상인 그래픽은 최근에 발매하는 비슷한 장르의 게임과 비교하자면 특출나게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다만 섬세하게 표현된 건물의 디자인이나 잔재들, 공중에 날아다니는 비행선이나 오크의 모습들은 상당히 뛰어났다. 또한 파트를 진행하면서 들려오는 웅장한 사운드는 ‘워해머 40K’ 을 모르는 유저라 할 지라도 자연스럽게 게임에 몰입하게 해 준다.

다양한 무기를 통해 나만의 성향에 맞는 플레이를 한다

‘스페이스 마린’ 은 ‘워해머 40K’ 시리즈의 종족 스페이스 마린이 사용하던 다양한 장비들을 그대로 재현했다. 캠페인 모드의 경우 특정 장소에 등장하는 드랍포트에서 주력무기와 장비를 교체하고 진행 도중에 등장하는 보급 상자를 통해 탄약과 수류탄을 충전할 수 있다.

무기는 대규모로 몰려오는 적을 단번에 쓸어버리는 체인소드(Chainsword), 파워 엑스(Power Axe) 등의 근접 전투무기, 멀리서 저격하거나 폭탄을 발사하는 스톰 볼터(Storm Bolter), 플라스마 피스톨(Plasma Pistol)의 원거리 전투무기로 분류된다. 주의 깊게 봐야 할 점은, 어떠한 근접 전투무기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전투모션이나 콤보가 바뀌며, 사용할 수 있는 원거리 전투무기에도 제한이 생기므로 유저의 성향에 따라 무기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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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함이라는 단어 하나를 표현할 수 있는 썬더 해머

예를 들어 근접 무기로 빠른 공격속도를 토대로 한 콤보를 사용하는 약한 공격력의 체인소드를 선택한다면 스토커 볼터(Stalker Bolter)나 멜타건(Melta Gun) 등 다양한 원거리 무기를 보조로 쓸 수 있다. 만약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썬더 해머(Thunder Hammer)를 선택할 경우, 원거리 무기로는 가장 기본적인 스톰 볼터(Storm Bolter) 하나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무기 조합은 자신의 전투 스타일에 따라 근접전이나 원거리 전을 선택하여 진행하게 함으로써 다양한 방식의 게임 플레이를 가능케 해준다.

무엇보다 ‘스페이스 마린’ 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은 이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면서 느낄 수 있는 통쾌함이다. 특히 근접 무기로 오크를 스턴 시킨 후 처형시키는 버튼액션으로 마무리를 할 때의 그 잔혹함과 짜릿함은 이 게임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처형을 사용하면 체인소드로 오크의 가슴 한 가운데를 관통시키거나 썬더 해머로 몸을 내리치고 파워 엑스를 머리에 내리 찍어버린 후에 여유롭게 걸어가서는 박혀있던 파워 엑스를 빼내며 체력을 회복하는 장면에서는 터프함이 돋보이곤 한다. 이러한 연출은 마치 무기마다 고유의 잔혹한 처형 액션을 보여주는 ‘기어즈 오브 워 3’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순간적으로 체력을 회복시키며 공격 속도나 원거리 조준에 도움을 주는 특수능력 ‘퓨리’ 나 언덕이나 건물을 뛰어 넘어다니는 ‘워해머 40K’ 의 상징 ‘점프팩’ 까지 존재하여 그 재미와 몰입감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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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 40K' 에 등장하던 오크 종족 유닛들은 대부분 다 등장한다

그러나, 다양한 무기를 이용한 전투나 부가 능력을 통한 액션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스테이지 구조와 진행루트에는 신경을 제대로 못 쓴 느낌도 난다. 액션게임으로써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전략성을 요구하는 TPS로써의 장점은 반감된 느낌이다.

대규모 분대의 울트라마린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 모드

‘스페이스 마린’ 의 온라인 모드는 목표물을 가지고 적에게 빼앗기지 않게 지키는 ‘점령전(Seize Ground)’ 와 적을 일정 수, 또는 정해진 시간 동안 더 많이 처치한 팀이 승리하는 ‘섬멸(Annihilation)’ 두 개로 나뉜다. 모드를 두 가지만 지원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즐길 거리가 부족한 느낌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PS3버전의 경우 방 찾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버그 때문에 멀티 플레이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비록 10월 중에 버그 수정과 멀티플레이 모드를 추가한 패치가 이루어진다고는 하지만, 최근 출시하는 게임에 비하면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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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후에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협동모드

단 ‘워해머 40K’ 특유의 커스터마이징은 매우 잘 되어 있다. 캠페인 모드를 완료하면 보너스로 얻을 수 있는 캐릭터 꾸미기용 갑옷 세트를 이용해 다양한 유닛을 제작할 수 있는데, 이는 ‘워해머 40K’ 보드게임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보드말)를 직접 색칠하고 만들 수 있는 부분을 그대로 재현한 요소로 원작의 팬 뿐 아니라 신규유저에게도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온라인 모드의 경우 경기에서 승리하여 획득한 경험치를 통해 레벨을 올려서 장비를 사용할 수있다. ‘스페이스 마린’ 의 온라인 모드는 일정 레벨을 달성해야 장비를 변경하고 종족을 선택하는 구조다. 이러한 ‘레벨’ 방식의 문제는 레벨 차이에 따라 유저 간에 벽이 생긴다는 것이다. 즉, 저 레벨인 유저와 고 레벨인 유저는 장비 자체가 상당히 차이가 나서 신규유저가 이기기 힘들게 한다. 물론 레벨이 높은 유저가 레벨이 낮은 유저를 죽였을 때, 사망한 낮은 레벨 유저가 자신을 죽인 유저의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존재해 레벨 차이를 줄여주긴 하지만, 이 방식은 일시적인 방편일 뿐 큰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 여기에 비슷한 레벨의 유저들끼리 자동으로 모아주는 기능도 없어서 결과적으로 신규유저의 온라인 모드 진입장벽이 높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한 번에 레벨을 올려주는 엘리트 패스 코드를 통해 해결할 수는 있지만 이걸로 레벨 격차가 100%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방대한 세계관과 역사가 아쉬운 게임

‘스페이스 마린’ 은 ‘워해머 40K’ 세계관으로써는 처음으로 시도한 TPS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도 상당히 많다. 그 중 가장 아까운 부분은 ‘워해머 40K’ 의 방대한 세계관의 극히 일부분만을 선택한 나머지 볼륨이 매우 작아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노멀 난이도를 기준으로 엔딩까지 도달하는데 약 6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게임 볼륨이 작았다.

게다가 국내의 경우 한글화가 되지 않아서 국내에는 극히 일부 팬에게만 인지도가 있는 ‘워해머 40K’ 의 세계관을 소개해 주지 못했다. 물론 ‘스페이스 마린’ 은 특별히 어려운 영어 문장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게임에 등장하는 Go, Captain 등의 단어만 알면 누구나 게임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축키와 단어만 듣고 진행할 수 있는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이 아니다. ‘워해머 40K’ 시리즈의 방대한 세계관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거나 스토리가 어디로 흐르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수준의 영어 실력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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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어려운 문장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한글로 즐기고 싶다

개발사가 중간에 제작 노선을 변경하면서 게임의 패턴이 단순화되고 자유도가 낮아진 점도 아쉽다. 캠페인 모드에서는 처음 약 다섯 명이 한 분대가 되어 다양한 루트를 탐험하거나 다수와 다수가 싸우는 RPG 적인 요소를 감안하고 제작하던 부분이 울트라 마린 NPC를 약 두 명으로 수가 줄어들면서 스토리텔링이나 진행구조, 그리고 게임의 패턴이 단순화하게 된다. NPC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유저가 직접 명령을 내릴 수 없는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게임의 자유도가 하락하는 요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스페이스 마린’ 은 ‘워해머 40K’ 의 세계관을 계승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해 주고 싶은 게임이다. 그러나 ‘워해머 40K’ 의 세계관을 모르거나 ‘기어즈 오브 워’ 같은 TPS에 익숙해져 있는 유저 입장에서 냉정하게 보면 게임의 완성도는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워해머 40K’ 세계관의 첫 TPS 장르라는 점과 '워해머 40K' 의 무궁무진한 세계관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그 만큼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더 나아진 후속작을 만나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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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공포와 맞서 싸우는 나의 성채이다. 그들은 인류의 수호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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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장르
액션 RPG
제작사
게임소개
`스페이스 마린`을 주인공으로 한 액션 RPG. `워해머` 시리즈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방대한 싱글플레이 캠페인과 온라인 멀티플레이 모드가 기본적으로 지원된다. SF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과격한 액션이 가장 큰...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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