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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오브 뉴어스, 영웅은 108명인데 채널에는 4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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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워크래프트 3’를 하던 시절에 적들을 상대해가며 레벨을 올리거나 아이템을 맞추고, 최종적으로는 상대의 본진을 파괴하면 이기는 그런 게임이 있었다. ‘도타’나 ‘카오스’를 비롯해 ‘삼국지’부터 각종 캐릭터가 난무하는 게임까지 다양했는데, 기억에 남는 맵을 생각해보면 ‘타이드 오브 블러드(tide of blood)’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국내에서는 크게 인기가 없었지만, 본인은 아직까지 화면 전체에 운석을 소환하는 마법사 캐릭터를 잊지 못한다. 기자는 어떤 게임을 하든 초기에는 캐릭터를 구경하고 스킬을 쓰는 재미를 우선시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런 플레이스타일은 지금도 여전하다.

갑자기 이런 말들을 늘어놓는 이유가 궁금한가? 그 이유는 지난 17일부터 정식서비스에 돌입한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 (HoN, 이하 혼)'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혼’의 스크린샷과 영상을 접한 기자는 화려한 그래픽의 스킬, 100종 이상의 영웅들을 통해 ’타이드 오브 블러드‘의 향수를 느꼈으며, 즐길 것이 많은 게임이라 생각했다.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와중에 새로운 AOS장르의 게임이 등장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었고, 기자는 다양한 영웅들과 화려한 기술들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한껏 들떴다.

문제는 이정도로 호감을 느꼈던 ‘혼’이지만, 기대만큼 실망감도 컸다. 유저들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기자가 게임을 하면서 겪었던 모든 것을 담아보겠다.


리전과 헬본의 치열한 전장, 하지만 사람이 없다

게임을 플레이하기에 앞서, 북미서버에서 게임을 즐겨왔던 한 기자에게 다양한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혼’에 대한 찬사에서부터 아군 크립을 죽여 상대를 견제하는 ‘고별’같은 요소나 추천영웅 등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름대로 신선한 것들이 많아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평소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자주 플레이했지만, 더 다양한 AOS장르의 게임들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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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너무 없어서 당황했다

하지만 막상 게임에 접속하니 예상치도 못한 문제가 생겼다. 독특한 시스템과 108종의 챔피언이 준비되어 있지만, 정작 그것을 즐기고 함께 플레이 할 유저가 없었던 것이다. 기자가 접속한 시간은 ‘혼’의 정식서비스가 시작된 다음날인 18일 저녁 8시 경이었으며, 대학교 방학과 퇴근시간이 맞물린 황금시간대였다. 18세 이상 플레이 가능한 게임이긴 하지만, 당시 기자가 있던 채널의 인원은 총 49명 뿐 이었다. 자동 매칭을 통해 대전 상대를 검색했지만 예상 대기시간을 훌쩍 넘겼고, 막 실망하려는 찰나에 드디어 게임을 할 수 있었다.

첫 데뷔전은 처참한 결과로 이어졌는데, 기자가 게임을 못하거나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버그로 인해 로딩메뉴가 사라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게임 내내 화면 아랫부분만 클릭 가능했고, 제대로 된 플레이도 하지 못한 채 탈주 기록에 숫자 1을 박아 넣게 되었다. 게임을 다시 설치하니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것은 불만이었다. 이 외에도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루고 있는 에러인 ‘크래쉬(게임에서 튕기는 오류)’가 있는데, 게임을 즐기면서 기자도 몇 번 겪었다. 공지에서는 게임이 북미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한 문제였다고 언급했지만, 막상 유저들은 그런 사정 하나하나 너그러이 봐줘가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나 ‘카오스 온라인’을 놔두고 ‘혼’에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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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게 뚫고 들어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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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를 기다린 것은 버그였다

이후 한번 더 자동매칭을 통해 ‘혼’을 즐길 수 있었는데, 다른 기자가 추천해준 영웅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흥미를 느낄 순 없었다. 이때가 최초로 게임을 제대로 하게 된 경우였고, 오류로 인해 할 수 없었던 매치까지 더해 두 번째 판이었다. 이제 와서 추억해 보면 그 두 번째 판이 ‘혼’에서 마지막으로 즐긴 자동매칭이었고, 그 이후로는 매칭을 통해 플레이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아니, 왜?


잡지 말라, 우린 떠날 것이다

기자가 17일부터 27일 까지 ‘혼’에서 매치를 진행한 횟수는 총 13회다. 게임을 그렇게 조금 해보고 어떻게 리뷰를 쓰냐고 할 수 있겠지만, 게임을 같이 할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이 부분과 관련해서 유저를 모으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퍼블리셔에게는 다소 불만이 생겼고, 유저 입장에서는 두 가지 문제점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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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총 13회 뿐

하나는 반복되는 유저이탈 현상이다. 게임에 접속해 공개채널을 보고 있으면 ‘왜이렇게 유저가 없나요’에서부터 ‘이 게임 망했나요’ 까지 다양하다. 이런 말을 하는 유저들은 신규 유입됐을 가능성이 많은데, 매치를 위한 방이 없거나 유저수가 적은 것을 보고 게임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 접속하는 사람들이 턱없이 부족한 유저 수 때문에 게임을 못하고 떠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동시접속자가 꾸준히 증가할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정식서비스 단계에서 접속자 증가가 없으면, 어떻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겠는가.

또 다른 문제는 보상획득에 관한 문제다. 게임에 사용되는 화폐는 크게 두 종류로, 골드와 실버가 존재한다. 골드는 현금으로 충전해 사용하는 캐쉬, 실버는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임머니다. 현재 기자가 가지고 있는 실버는 10 실버로, 총 13번의 전투를 겪으면서 어느새 얻게 된 뒤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 실버는 대기열에 등록한 유저들을 연결해주는 자동매칭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 기자는 처음 2판 이외에는 한 번도 자동매칭을 통해 게임을 할 수 없었다. 지금도 방을 생성해서 플레이하는 공개모드 외에는 게임을 할 방법이 없는데, 문제는 공개모드에서는 실버를 주지 않는다. 눈으로 보이는 보상도 없기 때문에 게임을 해도 남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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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를 지탱해 준 것은 이 두 캐릭터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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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를 가르는데, 어느 누가 반하지 않는가

그나마 ‘혼’을 계속 붙잡고 즐길 수 있었던 것은 기자의 마음에 쏙 드는 영웅을 발견했기 때문인데, 이처럼 게임을 하기 위한 동기 부여는 굉장히 중요하다. 친구와 함께 즐긴다던지, 아니면 어떤 보상을 얻기 위해서 하는 그런 것 말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게임에서 얻는 ‘IP’를 통해 챔피언이나 룬을 사는 등, 게임과 관련된 부분에 자신의 포인트를 소비할 수 있어 목표로 정한 것을 산다는 동기가 부여된다. ‘혼’도 물론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현재로썬 거의 불가능한 목표로만 보인다. 이런 상황에도 묵묵히 게임을 해주기 바란다면, 그 자신감의 출처를 묻고 싶다. 세상에 게임은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게임이 몸이면 유저는 영혼이다

‘혼’은 현재 공개서비스를 진행 중 이지만, 과연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최소 6명에서 최대 10명이 있어야 대전이 이뤄지는데, 눈에 보이는 동시접속자도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즐길 수 있는 것은 공개게임밖에 없어, 좁은 공간에 고수와 초보가 섞여서 어쩔 수 없이 플레이 하는 그림까지 연출된다. 그렇다고 공개게임을 안 하자니 남는 것은 튜토리얼 밖에 없고, 초보들이 맘 편히 발붙일 곳도 없다. 108명의 영웅과 1주일마다 바뀌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제대로 즐기기도 전에 죽어나가는데, 초보들은 어디서 흥미를 느껴야 하는 걸까.

결론은 최소한 인공지능과 대전할 수 있는 모드는 존재해야 할 것 같다. '혼‘을 처음 접했을 때의 인상은 ‘복잡하다’였는데, 그 복잡함에 적응해 가는 기간도 부여되지 않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 이 부분에 대해 ‘게임을 계속 하면서 적응하면 쉽다’거나 ‘난 이 인터페이스가 편하다’ 등의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유저들 또한 염두해야 할 문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AOS 장르에서는 중이 떠나면 절이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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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많은데 왜 하지를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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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저가 더 떠나기 전에 활짝 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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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AOS
제작사
S2게임즈
게임소개
`HON(혼)`은 AOS 장르의 원조격인 도타를 계승한 정통성을 가지고 있으며, 진영을 무너뜨리는 단순함에서 벗어나 영웅 중심의 끊임없는 전투를 통해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아울러, 현존하...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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