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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온라인3, 현실과 게임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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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예정인 정통 축구게임 '피파온라인3(이하 피파3)'가 지난 23일 나흘간의 여정을 마치고 첫 비공개 테스트를 종료 했습니다. 아직 게임의 모든 정보가 공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온전한 평가는 어렵겠지만, 전작인 '피파온라인2(이하 피파2)'와 비교해 발전된 그래픽과 엔진, 그리고 시스템 설계 등이 호평을 얻으며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이네요.

이에 게임메카에서는 '입딜'이라면 지지 않는 두 남자를 모시고 '피파3'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합니다. 이번에는 축구를 잘 아는데다 다양한 축구게임까지 접해본 '축구광'씨와 축구는 알지만 디테일하지 못한, 그래서 축구게임에 쉬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게임광 씨를 모셔봤습니다. 자, 일단 두 분 독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축구광: 반갑소.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진행했으면 하는데. 바쁜 사람 불러놓고. e .
게임광: 네, 저도 반갑습니다.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답변하도록 할게요. 헤헷

 

▲ '피파3' 게임 플레이 기본 화면


1. 첫느낌, 어떤가?

사회자: 첫 질문은 ‘첫인상’입니다. 두 분 어떠셨습니까?

게임광: 저 같은 경우 축구를 잘 몰라요. 리오넬 메시가 어디 소속인지도 모르는지라 솔직히 겁먹고 접속했던 게 맞습니다. 그런데 아주 만족스러웠던 게 구단을 고르는 과정에서 굳이 선수를 몰라도 능력치 총합이 바로 보여 누가 '유명한 선수'인지 알 수 있다는 점이었죠. 수치가 높을수록 현실에서도 잘 차는 선수인 건 당연하니까요. 덕분에 여기저기 국가와 클럽을 살펴보면서 평소 들어봤던 선수들 정보도 보고 그나마 잘 아는 팀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우려와 달리 UI 디자인도 깔끔하고 설계 자체도 가벼운데다 방대한 선수 데이터까지 받쳐주니 이게 큰 장점이 될 거 같네요. 참고로 전 FC 바르셀로나 골랐어요. 헤헤

축구광: 유럽 리그도 잘 모르면서 무슨 축구게임을 한다고. 강아지송아지 다 몰려들겠구만.

게임광: (-,-;) 축구를 잘 모르니까 할 말이 없네요. 그렇지만 이게 장점이 있어요. 제가 EA스포츠 중에서 NBA 시리즈를 되게 좋아했거든요? 게임이 재미있어서 쉽게 빠져들었고, 그러다보니 구성된 선수들의 정보를 알 수 있게 되더군요. 덕분에 97년도부터 NBA에 몇 년 간 열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유타 재즈의 칼말론-존스탁턴 콤비 플레이는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죠. 제가 말하고 싶은 게 바로 이겁니다. 당장 축구에 관심이 없더라도 워낙 유럽 축구가 유명하다보니 관심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꽤 있거든요. 힘겹게 정보를 찾기보다는 '피파3' 같은 게임을 계기로 흥미를 붙일 수 있다고 봐요. 스포츠를 싫어하지 않으면서 게임도 좋아한다면 이게 아주 이상적이거든요. 결과적으로 '피파3'는 그래픽도 좋고 게임 플레이도 현실감 있게 구현됐으니 매우 좋은 참고서가 될 거 같습니다. 뭐 기존 '피파' 패키지가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국내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이 훨씬 더 유리하니까요.

축구광: 것 참, 되게 길고 지루하게 말하네. 무슨 발표회 함?

게임광: - -

사회자: 아, 그럼 축구광님께서는 어떤 첫인상을 받으셨나요?

축구광: 뭐 별 거 있나. 전작에 비해서 굉장히 현실감 있어졌지. 특히 실제축구처럼 변수가 항상 따라다니기 때문에 다득점이 힘들었고, 패스의 중요성도 상당히 올랐더군.

사회자: 끝인가요?

축구광: 뭐 주저리주저리 떠들 필요 있나? 요점만 말해야지. 아, 선수들 얼굴이나 몸짓도 현실과 되게 비슷하게 반영돼서 그것도 나름 괜찮더군. 축구 매니아들에게는 아주 신나는 일이야. 첫인상? 그래 뭐, 나쁘지 않아.

게임광: - -

 

▲ 구단 생성 과정(상)과 게임 플레이 화면(하)

 

2. 전작인 '피파2'와 비교해서 무엇이 달라졌나?

사회자: '피파3'의 등장으로 가장 궁금한 건 '피파2'와의 비교분석입니다. 두 분?

축구광: 저 양반 또 주저리주저리 할까봐 내가 먼저. 사실 해보니까 '피파2'와 비교하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이야. 비주얼 자체도 비교가 안 될 정도고(피파2는 그래픽 패치를 한번 했지), 전작은 현실성 없는 패스와 슈팅으로 축구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성향이 강했거든.

사회자: 현실성 없는 패스와 슈팅이요?

축구광: '피파2'에서는 그냥 대놓고 무조건 들어가는 '존' 개념이 있어. 어느 각도에서 어떻게 누르면 100% 골이 들어가는 그런 꼼수 같은 거. 물론 '피파3'에도 그런 게 생길 수 있겠지만, 지금 시스템으로 보면 '피파2'처럼 심하게 작용할 거 같지는 않아. 그리고 패스도 너무 쉬웠어. 덕분에 실제축구와는 거리가 좀 있었지. 선수들 개인기 쓰는 것도 시프트만 잘 쓰면 되니까 비현실적인 느낌도 있었고.

진행자: 네, 그렇군요. 선수기용에 대해서는 뭐 바뀐 점이 없나요?

축구광: '피파2'에서는 선수 구성하는 게 너무 자유로웠어. 토레스를 수비에 넣든 골키퍼로 쓰든 스탯에 변화가 없어 아무 상관이 없었다는 이야기지. 농담이 아니고 카샤스나 체흐를 공격수로 쓸 수도 있었다니까? 하지만 '피파3'에서는 각자의 위치가 정해져 있고, 맞지 않는 곳에 배정하면 오버롤이 떨어지기 때문에 크게 활약할 수 없더군. 덕분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은 안 될 거 같더라고.

▲ 선수관리탭에서 정보를 보고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다

진행자: 아, 그러면 정말 현실감이 우수해진 게임이 된 거군요? 게임광님은 할 말 없으신가요?

게임광: 네, 저는 '피파2'를 거의 안 해봐서.

축구광: 참, 나. 수준 떨어지는구만.

게임광: - - 저 할 말 생겼어요. '피파2'를 잘 모르지만 어차피 게임은 게임 아닌가요? 그리고 선수 스탯이 고정된 것도 아니고 온라인 게임이라 계속 성장시킬 수 있는데요. 그럼 결국 '피파3'도 당장 현실감이 어쩌고 하지만 스탯을 팍팍 올리면 말도 안 되는 슛이 들어갈 수도 있고, 패스 성공률도 확 오르는 거 아닌가요? 쉽게 말해 아까 축구광님이 말한 '현실축구 같은 변수'가 사라진다는 말인데요. 이렇게 따졌을 대 굳이 플레이하기 어려운 '피파3'보다 '피파2'가 오히려 괜찮은 부분도 있을 거 같은데요. 각자의 매력이 있다고 해야 하나?

축구광: 말도 안 되는 소리하시네. 게임은 게임이라는 게 맞아. 하지만 뼈대는 바꿀 수가 없어. 그쪽 말대로 '피파3'에서도 선수 육성 개념이 있고, 모두 키웠을 때 탄탄한 스탯을 갖춘 팀을 꾸릴 수도 있겠지. 그런데 '피파2'는 현실과 게임 사이의 줄타기를 너무 못 했거든. 마치 옛 고전게임처럼 선수 몸에 화염 이펙트가 생기면 이번 골은 100% 들어가는 뭐 그런 식의 아케이드성이 스며져 있다는 거야. 공도 말이 안 되게 감기고. 때문에 아무리 선수 스탯을 올려도 조금 더 '축구다운' 게임은 '피파3'가 될 확률이 높다는 거지. 그래그래, 선수 스탯이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이건 플랫폼 문제니까.

진행자: 아, 고맙습니다 축구광님. 그 외에 다른 부분은 없나요?

축구광: 질문 자체가 이상해. 앞으로 모든 질문은 '피파2'와 비교를 할 수밖에 없거든. 차근차근 하도록 하자고. 아무튼 최근 EA '피파' 시리즈 보면 지나치게 현실성을 강조하더라고. 마치 골수팬들을 위해 전문적으로 만들어지는 게임 같달까? 그래서 EA가 패키지, 온라인 플랫폼을 나눠서 각각 힘을 실지 않나 싶어. 골수유저, 축구-게임팬 모두에게 만족을 주겠다는 전략 아닐까? 최근에 나온 '피파12'를 보면 더 이런 생각을 하게 돼.

게임광: 듣고 보니 그러네요. 너무 비현실적인 것도 싫고, 너무 현실적인 것도 싫거든요.

축구광: 난 줏대가 없는 걸 싫어해.

게임광: - -

▲ 실제 축구 경기와 같은 다양한 연출이 펼쳐진다

 

3. 조작은 어땠나? 어려움에 어떤 영향을 주나?

사회자: 네, 감사합니다. 그럼 이번에는 조작으로 넘어가 볼까요? 우선 게임광님은 키보드 위주로 하셨다죠?

게임광: 네, 키보드가 더 적응하기 편할 거 같아서요. 그런데 너무 어렵더군요. 신나게 드리블하면서 내가 원하는 각도로 선수를 움직이고 싶은데, 움직임 자체가 워낙 무겁고 둔탁한 느낌이라 쉽게 조절이 안 되더군요. 섬세하다고 해야 할까? 반응도 좀 느려서 딜레이가 생기는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수비할 때는 미칠 뻔 했어요. 선수 따라다녀야 하는데, 이게 자동이 아니라 거의 제 능력으로만 해야 해서 뺏기가 어렵더군요. 태클 한번 잘못하면 파울, 옐로카드는 기본이고 괜히 들이댔다가 뚫리기 일쑤고. 너무 너무 어려웠어요. 좀 지나니 감은 오던데 적응은 쉽지 않더군요. 도대체 몇 번을 졌는지. 후.

축구광: 아니, 축구게임 처음하면 조작에 적응하기 어려운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게임광: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차구차구' 해봤는데 바로 적응해서 되게 쉽게 플레이 했는데요. 점수도 막 넣고. 뭐 두 게임 자체가 지향하는 바가 달라서 비교를 하기 무리지만, 그래도 '피파3'는 어렵고 또 어려웠다고요.

축구광: 차 뭐? 그게 축구 게임임?

게임광: - - 됐고요. 그리고 하나 더 언급하자면 수비나 공격할 때 공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내가 선택한 선수가 아니면 반응을 안 하더군요.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요? 아무리 유저 기반의 조작을 지향한다고 해도, 최소 공이 눈앞에 오면 반응 정도는 해줘야죠. 초보자 입장에서는 암담했어요. 결국 컴까기만 했다는. 물론 이건 이겼습니다요.

사회자: 아, 축구게임이 처음이고 생소한 분들에게 조작은 어렵게 느껴지나 보네요. 축구광님은 어떠셨나요?

축구광: 물론 나도 적응기간은 필요했지. 그런데 저 양반처럼 심하게 어렵다는 느낌은 없었어. 그냥 한두 판 해보니까 금방 적응 됐거든. '피파2' 했던 양반들은 쉽게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야. 반응이 느리다고 하는데, 어차피 선수 바꾸기만 빨리 해주면 되니까 뭐.

사회자: 네, 그러면 따로 조작에 대해 할 말은 없으신가요?

축구광: 아니 있어. 패드 조작. 이게 말이야, 하면 할수록 키보드 조작보다 더 유리한 거 같더라고. 일단 패드는 전방향 이동이 수월하고, 선수 개인기 쓰기에도 유리하지. 키보드 조작 보니까 기존 '피파'처럼 저 오른쪽 숫자 패드 2, 4, 6, 8에 개인기가 붙어 있는데, 미친 거 같아. 쓰지 말라는 거지. 참고로 개인기는 볼 간수하기에도 좋고, 내 패스루트를 상대에게 알려주지 않으려는 용도도 있거든. 현재 키보드 구조로는 아무리 적응을 한다고 해도 패드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봐. 결국 밸런스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거지.

게임광: 아아! 저 또 할 말 생겼어욧. '전문가'들을 위한 개선도 좋지만 초보 유저를 위한 콘텐츠도 좀 추가했으면 좋겠어요. 기본 숏패스부터 스루패스, 그 외 다양한 기능의 활용을 유도하는 튜토리얼이나 미션 같은 거. 앞서 말했듯 '피파3'가 고정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도 아니니 이런 것도 매우 중요할 거라고 봐요. '초보모드' 같은 걸로 해서 '상대 패스 차단', '단거리 패스 연결 5회 성공' 같은 미션을 제공하면 학습도 금방 될 거 같아요.

축구광: 그냥 게임 하나 만드시지?

게임광: - -

 

▲ 확실히 패드 조작이 훨씬 더 수월해 보인다

 

4. 현실성 높아진 게임 플레이, 어떤 부분들이 있었나?

사회자: 이제 게임 플레이로 넘어가보죠. 현실적인 면이 강하다고 하는데 어떤 점이 그리 좋았습니까?

게임광: 먼저 하시죠.

축구광: 그냥 모른다고 하면 되지. 어디서 자존심을 세워. 됐고, 아까 언급한 것에 연장선상에서 말을 해야 할 거 같아. 우선 '실체축구'의 모습을 살리기 위해 애쓴 면이 보여. 단순한  '치고 달리기'가 아니라 패싱 축구를 해야 득점할 확률이 높아지고, 그러다보니 패스를 잘 하는 팀이 이기게 되지. 공 잘못차면 심판 맞기도 하고. 그리고 공을 다루는 선수들 모션도 잘 보면 정말 섬세해. '피파2'와 비교해보면 신세계 같은 느낌이지.

사회자: 아, 그 정도로 발전했군요.

축구광: 변수가 많은 점도 크게 작용해. 같은 존에서 공을 차도 생각했던 거랑 전혀 다르게 슛이 날아가고, 헤딩 경합을 벌이는 것도 100% 라는 개념이 없어. 잘못 맞으면 저 멀리 날아가기도 하고, 아예 건드리지도 못하기도 하고. 상대 패스 차단도 '피파2'는 루트를 파악하면 쉽게 뺏을 수 있었는데, '피파3'에서는 알아도 쉽지가 않더라고. 가까스로 차단해도 다리 맞고 튕겨 버리고 하니까. 이번에 보니 골이 너무 안 들어간다는 얘기가 좀 있던데, 그래 맞아. 변수가 많아서 쉽게 들어가지 않더라고. 그 외에도 후반 90분 코너킥 찬스가 오면 골키퍼도 올라와서 도와주더군. 소소한 것들도 포함해 이런 현실적인 연출이 만족스러웠어.

게임광: 맞아요. 메시만 있으면 다 제치고 골 넣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안 되서 패스-패스-패스 많이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런데 롱패스가 성공확률이 너무 떨어지던데요?

축구광: 멍청하긴. 그게 현실축구야. 실제로도 롱패스는 성공 확률이 낮고, 그게 다 정확히 꽂히면 굳이 현실적으로 만들 필요가 없겠네. 아무리 봐도 그쪽은 '피파'를 감당할 자격이 부족해 보여. 고전게임 사이트 알려줄테니, 거기 축구게임 하는 게 어때?

게임광: 쳇 - -

▲ 확실히 '피파3' 에서는 패스가 매우 중요하다

사회자: 하하, 알겠습니다. 확실히 현실성을 높이니 난이도가 상승했군요. 포메이션에 대한 부분도 궁금한데요.

축구광: 전작에서는 포메이션 잘못 건드리면 아주 난리가 났어. 좀 오버하면 돌아오지 않는 수비수, 공격하지 않는 공격수 정도? 또 4-3-3이 너무 좋아서 다른 걸 쓸 필요가 없었는데 '피파3'에서는 개성이 확실해졌지. 다양한 포메이션을 지원하고, 또 내 맘대로 조절할 수도 있어서 이것저것 써보는 맛이 있더라고. 선수 구성, 정확히 말해 선수 스탯에 따라 알맞게 사용하는 게 중요해 보이더라니까. 이게 전문 유저들에게는 아주 즐거운 일이야. 하나씩 해보면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계속 연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거거든.

게임광: 그렇죠. 역시 어떤 게임이고 '깊이'를 연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은 매우 중요한 거 같아요. 축구도 마찬가지겠죠. 축구광님 빨리 연구해서 결과를 게시판에 보고하세요. 난 그런 사람 좋더라 흐흐. '추천'도 써주시고.

축구광: 후...

게임광: 저는 5:5 모드가 재밌던데요. 친구하고 2:2도 해봤는데 아주 그냥 난리도 아니었어요. 서로 공 따라다니다 놓치고 막 뒤엉키고. '피파3'의 구성 자체가 무너지는 거 같았는데, 그래서 더 재미있더라고요. 끈적이는 랙이 좀 심하긴 했지만.

축구광: 대체 이해할 수가 없군. 어차피 5:5 모드는 좀 지나면 아예 안 쓸 거 같고. 그래 뭐, 저런 양반들이 플레이하고 좋아한다니까 대충 넘어가도록 하지.

게임광: - -

 

▲ 다양한 포메이션을 지원하고, 내 개성대로 배치할 수도 있다

 

5. 상용화 모델, 선수카드는 어떻게 구현됐나?

사회자: 이번 '피파3'에서는 친선경기 외에 다른 콘텐츠가 공개되지 않았네요. 그럼 게임 플레이 쪽은 그만하고요, 선수카드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데요.

축구광: 내 팀 구성할 때 보니까 '피파' 시리즈 얼티밋 모드하고 비슷하게 구현돼 있더라고. 소속팀 대표 선수 3명 정도를 고르고, 나머지는 랜덤으로 부여되는 방식. 그 이후 게임 플레이하면서 모은 포인트로 선수카드를 뽑게 돼 있던데. 뭐 크게 특이한 방식은 아니라고 봐. '피파' 시리즈에 이미 구현된 시스템이니까.

▲ 구단 등급에 따라 메인 선수를 3~6명까지 고를 수 있다

사회자: 그렇다면 '피파2'와 비슷한가요?

축구광: 아니, 차이가 좀 있지. '피파2'에서는 특정 팀을 고르면 거기 소속된 선수가 다 있는데, 대신 능력치가 좀 낮게 편성돼 있었거든. 제대로 하려면 육성을 하거나 강화를 해야 했지. '피파2'의 선수카드는 내 팀의 선수로 만들거나 혹은 강화할 수 있는 두 가지 기능이 있었어. 만약 메시 카드를 뽑았을 때 내가 보유하지 않은 상태면 영입할 수 있고, 이미 있으면 강화용으로 쓸 수 있었지. 메시+메시면 +2 메시가 되는 방식이랄까?

게임광: 그건 좋은 장점이라고 봐요. 기존 '피파2' 방식이면 등급이 낮은 팀을 꾸렸을 때 상대적으로 더 불리하게 될 수 있으니까 구현 자체가 어려웠을 거 같은데, '피파3'는 주력 선수 외에 나머지가 랜덤으로 구현되니까 선택의 다양성이 오르겠죠. FC서울 고르고 데얀 같은 몇몇 선수만 쓰고 나머지는 알아서 적절하게 맞춰 나가면 되는 거니까.

축구광: 오호, 데얀을 알아?

게임광: 학습의 힘이랄까요? 후후

축구광: 시끄럽고. 아무튼 선수카드 구현된 건 만족스러운데, 그래도 여전히 하나 걸리는 게 있어. 아까 얘기가 나오긴 했는데, 선수 스탯이 게임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가 걱정이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게임을 멀리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스탯놀음'에 지친 거거든. 이번 테스트 경험으로는 '피파2'처럼 말도 안 되는 광경이 연출될 거 같지 않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네.

게임광: 저! 그 부분 공감합니다. 저보다 좋은 선수 꾸린 분이랑 붙은 적이 있는데요, 전체적인 스탯이 약 +5 정도 차이가 있었거든요. 확실히 선수 스탯이 좋으니 잘하긴 잘 하더라고요. 따라가지도 못하고. 저분이 갈굴 거 같은데 제가 게임을 잘 못한다는 걸 감안하고 계산해도 확실히 차이는 있었어요. 정리하자면, 모든 선수가 월등한 스탯을 갖추게 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과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져서 밸런스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거죠.

축구광: 그래, 틀린 말은 아냐. 구단 능력에 따라 그에 알맞은 사람과 매치메이킹하고, 리그를 등급별로 분류하면 부분적인 문제는 해결되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가 망가지는 건 참기 힘들어.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선수 육성의 재미는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지금의 변수가 작용하는 플레이는 크게 바뀌지 않았으면 해.

▲ 11-12시즌 유망주들도 게임 내 거의 구현돼 있다

게임광: 저 같은 경우 선수카드를 확률로 뽑는 게 너무 싫더라고요. 그냥 돈 모아서 내가 갖고 싶은 선수카드를 구입할 수 있게 하면 안 되나요? 확률은 이해가 안 돼요.

축구광: 헐? 난 당신이 이해가 안 되네. 온라인 축구게임의 묘미는 좋은 선수를 뽑는 재미로 하는 거 아냐? 그렇게 쉽게 구하면 희소성이 사라지는데.

게임광: 네, 물론 그게 스포츠광의 심리를 이용한 판매수단이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확률 자체가 높은 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하거나 원하는 선수가 나오려면 그만큼 '끝을 알 수 없는' 투자를 해야 하잖아요. 최근 등장하는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도 확률 뽑기에 맛 들렸는지, 전부 이렇게 하는데 마음에 안 듭니다. '피파3'는 여기에서 좀 벗어나 '스포츠게임'에 맞는 상용화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솔직히 실망했어요. 이건 정말 아닌데.

축구광: 아니, 내가 내 돈을 쓴다는 데 그게 왜 실망이지? 선수는 그만큼 구하기 어려워야 가치가 오르는 거고, 육성하기 어렵고 힘들어야 완성했을 때 만족감은 몇 배가 되는 법이라고. 게임 하다 집문서 날려먹었어? 이상한 거에 태클이네?

게임광: 푸핫. 대단한 '호갱' 납시셨네요. 그건 이미 축구광님이 그 방식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라고 생각 안 해요? 패키지 게임 많이 하셨다면서요. 제한된 팀 구성원 데리고 순수한 '내 실력'으로 상대와 겨루는 거잖아요. 그게 스포츠고. 그런데 온라인 플랫폼으로 바뀌면서 그 제한을 풀어 버렸어요. 그리고는 그걸 '끝을 알 수 없는' 투자규모로 승부를 갈라 버리는데, 그게 무슨 스포츠 게임인가요. TCG지. 아주 궤변이시네요.

축구광: 그래도 난 그 확률이 재밌어. 왜냐하면 이게 짜릿하다니까?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인데 대체 어떤 방식을 쓰겠어. 그쪽 말대로 선수를 바로 포인트나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결국 투자한 만큼 결과가 반영되는 건데?

게임광: 완전 길들여지셨네. 그래도 확률처럼 심각하진 않죠. 스포츠를 관람하기 위해, 혹은 즐기기 위해 최소한의 투자를 하는 셈이니까요. 그러다 재미있으면 더 투자를 하는 거고. 그리고 축구광님. 상대는 넥슨이라고요. 엇? 20레벨 루니를 만드셨다고요? 어머 고객님, 그러면 여기 '환생' 기능을 사용해 보십시오. 현재 스탯이 그대로 유지된 채 1레벨로 돌아간답니다. 이 기능을 단돈 칠천원에! 뭐, 이럴 수도 있는데 감당할 수 있으시냐고요.

축구광: 무슨 미친 소리야. 그런 게 나올 리가 없잖아.

사회자: 자자, 됐습니다. 이러다 보면 끝도 없이 가겠네요. 두 분 요점정리만 좀 해주세요.

축구광: 솔직히 난 지금 방식 마음에 들어. 선수카드를 뽑는 거는 이미 하나의 재미요소가 됐거든. 이게 '피파' 시리즈에 가장 적합한 거 같기도 하고. 대신 선수 육성 과정에서 너무 과한 장난질은 없었으면 해. 강화 아이템, 확률 상승 아이템 뭐 그런 것들. 적당한 선에서 지금 이대로 가고, 대신 카드거래는 가능했으면 해.

게임광: 저는 반대입니다. 지금의 방식은 결국 유저 풀 확장에 한계는 확실하거든요. '피파3'를 어떤 방향으로 서비스할지 모르겠지만, ‘더 오래 더 많이’를 목표로 한다면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거 때문에 축구 게임이 싫어지는 유저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 왓! 기성용을 획득했다, 테스트 버전에서는 11년도 선수만 구현돼 있었다

 

6. 마지막으로

사회자: 두 분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축구광: '축구게임'으로 봤을 때 이번 '피파3'는 크게 단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건 없어. 있다면 '피파2'의 '키렉'이 이번 '피파3'에서도 보인다는 거? 정말 플레이하는 데 끊기거나 랙이 생기는 건 참을 수 없거든. 이 밖에 뭐 소소한 문제는 알아서 잘 개선되겠지. 전체적으로 봤을 때 100점 만점에 85점은 줄 수 있을 거 같아. 물론 이 점수는 '테스트 단계'의 점수야. 선수 다 육성하고 콘텐츠 다 나왔을 때는 바뀔 수도 있겠지. 아, 그리고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게임을 해보니까 '피파2'는 끝난 거 같아.

게임광: 저는 점수를 주기가 애매하네요. 초보니까요. 대신 '이정도로 구현됐다' 정도는 알았으니, 다음 테스트에서 조금 더 흥미롭게 플레이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판단은 그 때 하죠. 그래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초보 유저'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튜토리얼 같은 기능이 들어가면 좋겠어요. 상용화 방식도 변화가 있었으면 하고. 이상입니다.

사회자: 네 두 분 모두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위닝일레븐'에 열광하는 분까지 모시고 삼자대면을 해보도록 하죠. '위닝일레븐 온라인'의 다음 테스트가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 아앗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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