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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비싼 재료 쓴 흔한 모바일 RPG,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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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공식 홍보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코에이테크모의 ‘진 삼국무쌍’은 파도처럼 밀어닥치는 적들을 일격으로 쓸어버리는 호쾌한 전투로 큰 인기를 얻은 시리즈다. 그 인기가 어찌나 대단한지 ‘무쌍’ 자체가 하나의 장르로 인식될 정도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금까지 ‘진 삼국무쌍’은 콘솔로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다는 것이다. 시리즈 중 일부 작품은 PC 버전이 나오기도 했지만 열악한 최적화로 본연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그렇기에 콘솔 유저가 아닌 한 ‘진 삼국무쌍’을 직접 해보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만약 ‘진 삼국무쌍’을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그 기대가 현실이 됐다. 3월 30일에 발매된 ‘진 삼국무쌍: 언리쉬드(이하 언리쉬드)’는 대만 게임 제작사 XPEC이 코에이와의 계약을 통해 ‘진 삼국무쌍’ IP를 따와 제작한 모바일 액션 RPG다. 그런 만큼 XPEX은 ‘언리쉬드’ 제작에서 원작 느낌을 충실히 살린 ‘일기당천’식 전투를 중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언리쉬드’는 ‘진 삼국무쌍’처럼 사방에 쏟아지는 수백의 적을 쓸어버리는 호쾌한 전투를 보여준다.

▲ 상단은 '진삼국무쌍 7' 하단은 '언리쉬드', 딱 봐도 다른 게임이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거기까지다. ‘진 삼국무쌍’ 시리즈와 비슷한 점은 ‘많은 적을 쓸어버리는 액션 RPG’라는 것뿐이다. 모바일 ‘진 삼국무쌍’을 기대했다면 ‘언리쉬드’는 조금 실망스럽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왜냐하면 ‘언리쉬드’는 ‘진 삼국무쌍’과 상당히 다른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리쉬드’는 어떤 점에서 원작과 그렇게 차이가 나며, 자체적으로는 얼마나 재미있는 요소들을 지니고 있을까?

‘언리쉬드’의 기본적인 진행은 간단하다. 우선 이용자는 자신이 보유한 캐릭터 중 세 명을 골라 태그 방식으로 한 번에 한 명을 조종하게 된다. 이 캐릭터들을 이용해 정해진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며, 등장하는 모든 적을 쓸어버리고 보스를 물리치면 된다.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팬이면 이미 눈치챘겠지만, 이러한 진행방식은 오픈 필드에서 제약 없이 자유롭게 싸우던 원작과는 큰 차이가 있다. 물론 단순성을 강조해야 하는 모바일 특성상 선형진행은 필요한 변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진행은 좁은 통로와 공터에 갇힌 채 싸우는 답답한 느낌이 든다.


▲ '무쌍' 중에도 바닥은 잘 보고 피해야 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시점도 마찬가지다. ‘진 삼국무쌍’은 ‘백 뷰(Back View)’ 시점을 통해 마치 내가 무장이 되어 일당백 전투를 치르는 듯한 몰입을 주었고, 움직임에 따라 카메라 시점도 빠르게 변해 역동적인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언리쉬드’는 ‘쿼터 뷰(Quarter View)’ 시점을 택하고 있다. 덕분에 인근 지물이나 적을 파악하기는 쉽지만, ‘진 삼국무쌍’의 가장 중요한 재미라 할 수 있는 몰입도 높은 액션을 포기했다. 대신 ‘언리쉬드’는 함정을 피하거나 넓은 범위의 적 공격을 피해야 하는 등의 기믹을 추가했는데, 더욱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진 탓에 원작의 거침없던 액션과는 더욱 거리가 멀어지게 됐다.


▲ 원작과는 달리 여러 스킬을 사용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전투 방식에 있어서도 원작과 큰 차이가 생겼다. ‘진 삼국무쌍’이 약공과 강공 두 가지 기술에 의존하여 싸우는 간단한 조작법을 채택했던 반면, ‘언리쉬드’는 기본공격 하나에 캐릭터마다 다섯 개씩 보유한 스킬을 사용해 싸워야 한다. 각 스킬은 한 번 쓰고 나면 일정시간이 지나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쿨타임’ 방식으로 충전된다. 그 탓에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전투가 보여준 시원시원한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언리쉬드’의 조작감은 ‘진 삼국무쌍’보다는 ‘디아블로 3’나 ‘삼국블레이드’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 색깔만 다른 같은 캐릭터를 여럿 수집해야 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또한 원작과 달라 호불호가 갈릴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캐릭터 수집 요소다. ‘언리쉬드’는 다양한 조건으로 희귀도가 구분된 여러 캐릭터를 모아야 한다. 물론 이러한 수집요소가 때로는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언리쉬드’의 수집요소는 다소 과하게 느껴질 정도다. ‘별’ 개수로 상징되는 캐릭터 희귀도는 기본이다. 거기에 더해 같은 캐릭터도 세 가지 속성으로 나눠서 따로 획득해야 한다. 즉 외모, 설정, 스킬이 전부 같은데 속성만 다른 캐릭터를 따로 얻어야 한다.

굳이 속성이 다른 동일 캐릭터를 얻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진영마다 ‘주속성’이 나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촉나라 진영은 바람 속성이 ‘주속성’으로, 촉나라 소속 캐릭터는 바람 속성이 다른 속성보다 훨씬 강하다. 따라서 촉나라 소속의 제갈량 캐릭터를 불 속성으로 가지고 있어도, 최적화를 위해서는 바람 속성 제갈량을 나중에 또 얻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단일 캐릭터에 여러 층위를 나누어 중복 수집하게 만든 것은 수집의 재미보다는 스트레스를 준다.


▲ 화면 끝에서 반대쪽 끝으로 달리는 목우차를 막아야 하는 '목우차단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언리쉬드’는 이미 많이 나온 모바일 액션 RPG에 ‘진 삼국무쌍’의 캐릭터를 등장시킨 느낌이다. 다만 ‘진 삼국무쌍’의 특징도 없고, 자신만의 특별한 장점도 없을 뿐, 액션 RPG로서의 기본기는 꽤 준수하다. 최상급 그래픽, 훌륭한 타격감, 우수한 성우진, 자동 진행 모드는 게임을 매끄럽게 진행하게 해준다. 그 외에 게임 콘텐츠도 다양하다. ‘언리쉬드’의 게임 모드는 스토리에 따라 여러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스토리 모드’, 적의 공격으로부터 일정 시간 동안 공성차를 보호하는 ‘공성전’ 모드, 빠르게 움직이는 목우차를 제한 시간 내에 파괴해야 하는 ‘목우차단전’ 모드, 비동기 이용자 합동 레이드 등이 있다. 거기에 더해 PvP도 개인별 토너먼트부터 실시간 집단전까지 여러 방식이 지원된다.


▲ 게임 내 동영상 그래픽 하나는 최상급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러나 ‘언리쉬드’는 ‘진 삼국무쌍’ 이름을 달고 나온 게임이다. 이 게임의 지향점은 물론, 사람들이 기대하는 점도 ‘진 삼국무쌍’의 재미라는 뜻이다. 하지만 ‘언리쉬드’는 ‘진 삼국무쌍’의 여러 핵심적인 특징을 담아내지 못했다. 직접 체험해본 ‘언리쉬드’는 그저 ‘진 삼국무쌍’ 캐릭터를 등장시킨 흔한 모바일 액션 RPG였다. 뛰어난 그래픽과 다양한 콘텐츠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유저 인터페이스와 진행 방식은 다소 식상하게 느껴진다.


▲ 결국은 흔한 액션 RPG인 '언리쉬드'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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