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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세계 게임 IP 쓸어담아 모바일로 재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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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인기 IP가 중국에 몰리고 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중국이 전세계 주요 게임 IP를 쓸어 담고 있다. 한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아시아를 넘어 최근에는 서양에서 인기 있는 시리즈까지 손에 쥐었다. 더 주목할 점은 이렇게 모은 IP를 모바일게임을 재생산하고, 그 결과가 매우 좋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한국 온라인게임을 원작으로 삼아 중국 게임사가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것이 이미 익숙한 일이 됐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일찍이 뮤 온라인, 미르의 전설, 라그나로크, 열혈강호 온라인 등 RPG를 비롯해, 크로스파이어, 프리스타일, 오디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현지에서 인기 있는 IP에 중국 게임사 다수가 러브콜을 보냈다.

한국에 집중됐던 ‘인기 게임 모바일화’ 범위는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까지 퍼졌다. 최근 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게임사는 텐센트다. 텐센트는 지난 24일 포켓몬스터 IP를 기반으로 한 AOS 신작 ‘포켓몬 유나이트’를 발표해 전세계 포켓몬스터 팬을 깜짝 놀라게 했다. 1997년부터 여러 이유로 중국 정부가 포켓몬스터 현지 유통을 금지시킨 가운데, 중국 대표 게임사인 텐센트가 포켓몬 IP를 바탕으로 스위치와 모바일을 동시에 지원하는 신작을 만든다는 점이 이례적으로 다가왔다.

▲ 포켓몬 유나이트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포켓몬 신작 발표회 영상 갈무리)

여기에 지난 27일에는 자사 신작을 소개하는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메탈슬러그, 진 삼국무쌍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신작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선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진 삼국무쌍 모바일 신작의 경우 시리즈 20주년 기념작으로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이야기한 포켓몬스터, 메탈슬러그, 진 삼국무쌍은 일본 대표 시리즈로 손꼽힌다. 한 달 사이에 이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신작 3종이 발표된 것이다.

아시아권에 머물던 모바일화는 이제는 서양에도 발을 뻗치고 있다. 이 부분에서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넷이즈다. 블리자드와 공동으로 디아블로 이모탈을 개발 중이며, 올해는 게이머에게도 인지도 높은 대중적인 IP로 영역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2019년에는 마블코믹스와 제휴를 맺고 마블 IP 기반 모바일게임 5~6종을 낸다고 밝혔고, 올해는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게임을 자체 개발한다고 발표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 넷이즈가 개발하는 해리포터: 매지컬 어웨이큰드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인기 IP로 중국 게임사가 만든 모바일게임, 성과도 좋다

국내 업계에서 긴장할만한 부분은 중국 게임사가 인기 시리즈를 원작으로 삼아 만든 모바일게임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 이를 처음으로 알린 게임은 중국 게임사 천마시공이 뮤 IP를 기반으로 개발한 뮤 오리진(현지명 전민기적)이다. 뮤 오리진과 뮤 오리진 2 모두 출시 당시 중국 현지에서 연이어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국내 온라인게임으로 중국이 만든 모바일게임에 대한 편견을 깼다.

일본 IP와도 좋은 결과를 빚어낸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텐센트가 인기 애니메이션 나루토를 기반으로 만든 모바일 RPG 화영닌자는 2016년 출시 당시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TOP5 안에 들었으며, 현재도 매출 30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랑그릿사 모바일 역시 중국 게임사 즈롱게임이 개발한 모바일 SRPG로,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중국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던 서양 IP로 괄목할 성과를 거둔 성공사례도 이미 존재한다. 텐센트가 액티비전과 IP 계약을 맺고 자체 개발한 모바일 FPS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이다.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은 10월 1일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정확한 매출은 공개된 바 없으나 텐센트는 지난 3월에 2019년 연간 및 4분기 매출을 발표하며, 해당 분기에 많은 매출을 기록한 주요 게임으로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을 언급했다. 그 해 10월에 출시된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이 텐센트 분기 매출에서 두각을 드러낼 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 콜 오브 듀티 모바일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텐센트)

종합하자면 중국 게임사의 IP 확보는 한국, 일본을 넘어 최근에는 서양권까지 넓어지고 있다. 아울러 모바일게임에서 IP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중국 모바일게임 IP 잠재가치 평가 보고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50개 모바일게임 중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이며, 중국 게임사는 IP 기반 게임에서 우수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중국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에서 중국을 뒤쫓는 형국이 된 국내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전세계 IP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중국의 동태를 좀 더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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