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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아일랜드M, 원작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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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M' 대기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웹툰 미디어 믹스가 일약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스위트 홈, 여신강림, 경이로운 소문 같은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최근 몇 달 새에 엄청난 인기를 끌어모으며 다른 웹툰 미디어 믹스 작품들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일랜드M은 2021년 웹툰 게임화의 첫 발을 내딛은 작품이다. 원작 아일랜드가 퇴마만화의 전설이라 불리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만큼 게임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출시된 이후 5일 넘게 양대 마켓 인기순위 1위에 올라간 것만 봐도 이 IP가 얼마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게임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임의 기본 틀은 일반적인 수집형 RPG였으나, 아일랜드M 만의 독특한 요소와 스토리, 캐릭터는 분명히 매력적이었다. 특히 캐릭터 간의 유기적인 전투연출과 애니메이션으로 보일 만큼 뛰어난 그래픽이 눈에 띄었다.

▲ '아일랜드M'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펍 공식 홈페이지)

주인공 두 명이 NPC로?

아일랜드M은 2016년부터 연재 중인 웹툰 아일랜드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수집형 RPG다. 아일랜드는 소마신화전기, 신암행어사 등으로 유명한 양경일 만화가와 윤인완 작가의 웹툰으로 원미호와 반, 요한이 정영귀라는 정체불명의 괴물들을 없애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판 히어로물 유니버스로 알려진 슈퍼스트링 세계관에 편입되면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일단 게임 내 세계관과 주요 등장인물은 원작 만화를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성격은 안 좋지만 막강한 재력을 갖고 있는 여자 '원미호'와 연쇄 살인범으로 오해를 받는 밀교승 '반'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원작에 등장한 수많은 등장인물이 퇴마사로 등장한다. 다만, 원작은 다소 무겁고 잔인한 이야기와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면, 게임에선 요괴를 퇴치하고 새로운 퇴마사를 만나는 것에 집중하며 다소 가벼운 느낌의 에피소드가 계속된다.

▲ 시작은 웹툰과 동일하지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줄거리는 구석구석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본적인 게임 진행은 수집형 RPG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에피소드별로 스테이지가 있으며, 4명의 캐릭터를 조합하고 성장시켜서 차근차근 스토리를 진행하면 되는 방식이다. 재밌는 부분이 있다면 이런 수집형 RPG에선 보통 주인공 캐릭터가 굉장히 강력한 캐릭터로 나오기 마련인데, 여기선 두 주인공이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아닌 NPC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게임 내 설정에 따르면 원미호는 특유의 재력을 활용해 퇴마사를 수집한다는 명목으로 등장하며, 반은 세계관 최강자라는 설정답게 강력한 적이 나올 때 갑자기 등장해 플레이어를 도와주는 보조 캐릭터로 활용된다.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게임 속 캐릭터의 등급이 모두 똑같다는 점이다. 보통의 수집형 RPG는 캐릭터의 성능에 따라서 태생 등급이 다르기 마련인데, 이 게임은 모두 똑같이 N등급에서 시작하며 어떤 캐릭터라도 최고 등급인 SSR까지 육성할 수 있다. 더불어 캐릭터별로 호감도를 높여서 동료로 편입할 수 있는 스카우트 시스템 또한 이 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요소다. 

▲ 처음 보는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태생등급은 모두 똑같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화려한 비주얼과 전투 연출로 보는 재미 극대화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비주얼에 있다. 컷신에선 원작 만화에 라이브 2D를 적용해 웹툰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으며, 플레이 중에는 카툰렌더링을 활용해 시종일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자연스러운 그래픽을 선보인다. 혁신적인 그래픽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길티기어가 연상될 만큼 카툰렌더링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더불어 게임 내 전투 연출도 굉장히 화려하다. 필드에 나선 캐릭터들이 굉장히 유기적이고 부드럽게 움직이며, 적을 때릴 때마다 타격감도 뛰어나다. 각 캐릭터별로 고유의 스킬 효과가 존재하며 1.5배속으로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들이 매우 정확한 동작을 구사한다. 무엇보다 궁극기를 사용할 때마다 등장하는 특별한 컷신 연출은 최근에 등장한 어느 모바일게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했다. 이 장점은 상기한 좋은 그래픽과 맞물려 수집형 RPG의 필수 덕목인 보는 재미를 극한까지 느끼게 해준다.

▲ 라이브 2D를 사용한 컷신도 상당히 매력적이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전투 중에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도 굉장히 부드럽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궁극기 연출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게임의 또 다른 장점은 원작의 설정을 잘 계승하면서도 이 게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차별점을 잘 구현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원미호가 자신의 재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세계 각국의 퇴마사를 스카우트한다는 설정부터 원작과 잘 부합하며, 이를 통해 진행되는 게임 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히 이 게임에는 강해나, 하랑, 이주호 등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는데, 이런 인물들의 이야기를 균형 있게 잘 다룸으로써 여러 캐릭터를 수집해야 할 당위성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태생 등급이 없는 이 게임 만의 육성 시스템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대다수 수집형게임은 좋은 캐릭터가 정해져 있고 그걸 얻는 것이 게임의 주요 목표가 된다. 하지만 이 게임에선 모든 캐릭터 등급이 동일하기 때문에 특별히 좋은 캐릭터를 뽑아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 실제로도 그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를 최고 등급까지 키우는 것이 이득이다. 물론 모든 캐릭터가 적재적소에 쓰이는 황금 밸런스는 아니다. 그러나, 적 상성에 따라서 팀 조합만 잘 맞춘다면 어떤 캐릭터로든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조합을 짜는 재미가 더 커진 것은 덤이다. 

▲ 원미호가 고용한 퇴마사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호감도를 올려서 캐릭터를 뽑을 수 있는 스카우트는 굉장히 독특하게 다가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정영귀들의 디자인도 개성이 넘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육성과 캐릭터 뽑기 난이도가 너무 높다

물론 이 게임은 단점도 극명하다. 일단 스테이지 진행이 막히는 시기가 굉장히 이르다. 4스테이지에 도착할 때쯤이면 자연스레 진도가 막히며, 캐릭터 육성을 강요한다. 일반적으로 스테이지 진행이 막힐 때는 중요한 이야기가 시작되기 직전이나, 플레이어가 게임 내 콘텐츠를 대부분 개방했을 때다. 하지만, 아일랜드M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흥미를 느낄 시점에 갑작스레 진행이 막힌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몰입감이 형성되기 전에 주요 콘텐츠 하나가 막히는 느낌이다 보니 아쉬울 수밖에 없다.

더불어 새로운 캐릭터를 뽑는 ‘스카우트’의 난이도가 상당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될 만하다. 원하는 캐릭터 하나를 뽑기 위해선 그 캐릭터에게 줄 선물 자원을 모아야 하는데, 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적기 때문이다. 선물을 얻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탐색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인데, 탐색은 한 번에 최소 3시간 이상 소요되다 보니, 여기에 주요 캐릭터를 소모하면, 다른 콘텐츠는 즐길 수 없게 된다. 한 캐릭터를 스카우트하는 중에는 다른 캐릭터를 스카우트할 수 없다는 점도 이 콘텐츠의 난이도를 높이는 주범이다. 

▲ 저 많은 콘텐츠가 채 열리기도 전에 스테이지 진행이 막혀버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다른 콘텐츠들은 대부분 전투의 연속이라 별 개성이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캐릭터 육성 난이도도 높다. 캐릭터 전투력을 올리기 위해선 레벨과 등급 외에도 스킬 레벨과 장비를 맞춰야 하며, 장비 또한 기본 장비 6개와 1개의 전용 장비를 필요로 한다. 심지어 각 장비도 레벨과 등급을 올려줘야 한다. 물론 이 요소들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필요한 자원은 일일 콘텐츠에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일일 콘텐츠는 입장 회수에 제한이 있고,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자원도 극소량이기 때문에 육성 난이도가 높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 당장 캐릭터 하나만 봐도 업그레이드할 요소가 이렇게 많은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장비는 업그레이드할 게 더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웹툰 원작 게임의 편견을 깰 수 있길

단점은 명확하지만, 게임은 누구나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원작을 재미있게 본 유저라면 이 게임의 화려한 비주얼과 타격감은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이 게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오리지널 캐릭터나 스토리도 원작의 설정에 잘 부합해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최근 몇 년간 웹툰 원작 게임들의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는데, 2021년의 시작을 장식한 아일랜드M이 반전을 보여줄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기원해본다.

▲ 아일랜드M이 웹툰 원작 모바일게임 흥행의 포문을 열수 있길 바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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