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설계부터 제작, 완성, 발사까지 100% 한국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5시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사실 첫 비행시험이라 실패 확률도 높게 점쳐졌으나, 이러한 우려를 딛고 성공적으로 날아오른 장면이 꽤나 인상깊었다. 이를 통해 쌓인 경험치가 훗날 K-대우주시대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 본다.
누리호 발사 장면을 보니, 문득 머릿속에 우주 로켓 발사 장면이 스쳐지나간다. 언제나 그렇듯 게임 속 로켓발사 명장면들 말이다. 사실 우주 로켓이라는 것 자체가 게임에서는 꽤 흔한 소재이긴 한데, 그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몇몇 로켓들이 떠오른다. 오늘은 누리호만큼 인상 깊었던 게임 속 로켓발사 명장면 TOP 5를 뽑아 보았다.
TOP 5. 배틀필드 2042, 로켓 발사대 근처에 있으면 죽.어.요.
얼마 전 공개테스트를 실시한 배틀필드 2042에는 인천 송도 등 이전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특징적인 맵이 여럿 등장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오비탈(궤도) 맵이다. 이 곳에는 우주로 쏘아올려지는 인공위성 로켓이 스탠바이 상태로 대기하고 있는데, 이 로켓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려는 세력과 저지하려는 세력이 맞부딪혀 거점 점령전을 벌인다.
로켓 발사를 저지하려는 세력에서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로켓에 대미지를 줘서 로켓을 폭파시켜야 한다. 열띈 노력 끝에 로켓이 파괴되면 파편이 날아다니고 폭발이 일어나며 주변이 아비규환이 되는데, 왠지 모를 쾌감이 전해진다. 반대로 지키는 쪽은 이들을 막아야 한다. 어떻게든 로켓을 지키는 데 성공하더라도 발사 시 근처에 있으면 후폭풍에 밀려들어 사망하는 등 사실성도 압권이다. 어쨌건, 거대 로켓 발사를 가까이에서 보며 위압감을 느끼고 발사 성공 여부에 관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근래 최고의 로켓발사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TOP 4. 투 더 문, 아 이걸 스포일러 없이 어떻게 설명하지?
4위는 투 더 문의 명장면, 로켓 발사씬이다. 사실, 이 장면을 기사에 넣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일단 선정된 이상 장면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는데, 이걸 또 제대로 설명하자면 필수적으로 투 더 문 시리즈에 대한 중대 스포일러가 곁들여져야 하므로 난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최대한 스포일러 없이 얘기해 보겠다.
위 장면은 투 더 문에 나오는 로켓 발사 장면이다. 안에 누가 탔는지, 어디로 가는지, 저걸 지켜보는 이들은 누군지에 대해서는 게임 내에서 확인하자. 아무튼, 로켓이 발사되고 우주선이 달로 향하는 말 그대로 ‘투 더 문’ 부분은 게임 내내 부풀어 오른 감정을 바늘로 콕 찔러 터뜨리는 명장면이다. 그래서인지 저 위의 일러스트는 스팀 프로필 배경으로도 굉장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TOP 3. 철권 5, 용암에 빠뜨려도 살아나는 놈들이니 우주로 보내자
철권 시리즈는 미시마 가문의 콩가루 연대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작은 헤이하치와 카즈야의 부자싸움이었지만, 세월이 지나며 카즈야의 아들인 카자마 진이 참전하고, 나중엔 예전에 죽었다고 알려진 헤이하치의 아버지 진파치까지 등장한다. 방계나 양자 같은 잔가지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이들이 아웅다웅대지만, 일단 직계만 봐도 벌써 4대가 서로를 못 잡아먹어 난리다.
이런 상황을 가장 잘 묘사한 것이 캐릭터 별 엔딩인데, 주로 나머지를 모두 꺾고 자신이 승자가 되는 희망이 그려진다. 그 중 철권 5의 헤이하치 엔딩을 보면 뜬금없이 로켓 발사대가 등장한다. 대회에서 아버지(진파치)와 아들(카즈야), 손자(진)을 모두 꺾은 헤이하치가 이들을 로켓에 묶어 우주로 날려보내는 것이다. 특수부대를 보내 벌집을 만들어도, 기절시켜 용암에 빠뜨려도 살아나는 이들이니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우주에 보내버리자는 것 같은데, 묘한 B급 느낌과 함께 철권 시리즈 최고의 명엔딩(?)으로 꼽히고 있다.
TOP 2. 메탈슬러그 3, 모덴군과 함께 인류를 지키기 위해 우주로!
초기 메탈슬러그 시리즈는 얼핏 2차 세계대전이 떠오르는 인간들의 전쟁을 배경으로 했다. 플레이어는 연합군 편에 서서 모덴군과 맞서는데, 양측은 각종 고전 냉병기부터 첨단 로봇, 초자연적 존재까지 동원해 가며 치열한 전쟁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피가 흐르고, 눈이 찌푸려지는 처절한 장면까지도 연출된다. 사실 모덴군 입장에서 수백 수천 명을 홀로 학살하며 전진하는 주인공 일행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두 세력이 메탈슬러그 3 말미에 손을 잡는다. 외계인이라는 인류 전체의 적이 등장하자, 모덴군과 연합군이 함께 우주로 날아가 함께 싸우는 것. 2D 도트로 표현된 대규모 로켓 발사 장면도 멋지지만, 그 과정에서 장렬하게 우주에서 산화하는 모덴군들의 희생이 특히 돋보인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이를 갈던 사이였던 이들이 주인공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뭔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TOP 1. 비시즈, 세상은 넓고 변태는 많다더니…
사실적인 물리 엔진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공성병기를 만드는 게임 비시즈. 원래는 대포나 투석기 같은 걸 만들라고 한 게임이지만,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비시즈 유저들은 공성병기만 만들지 않는다. 보기만 해도 흉악한 병기를 만든다거나, 현실과 거의 흡사한 여객기를 띄우고, 심지어 이족보행이 가능한 거대 로봇 같은 것도 뚝딱 만들어낸다.
로켓 발사 역시 비시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투석기 원리를 이용해 새총 수준의 발사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로켓 발사대와 흡사한 시설을 만들고 3단 연료통 분리형 로켓에 유인 우주왕복선까지 단 무시무시한 물건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미묘한 균형감각과 무게중심, 추진력 등을 모두 반영한 것은 덤이다. 사실 로켓이 등장한 것도 꽤나 예전 얘기고, 이제는 우주 정거장에서 이러한 로켓들을 레이저로 격추하는 우주전쟁 병기를 개발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비시즈에서 불가능한 게 있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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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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