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신작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이하 뉴 스테이트)’가 11일 오후 3시 글로벌 정식 출시됐다. 기존 예고보다 2시간 늦어 살짝 뿔이 나긴 했지만, 게임을 즐겨 보니 확실히 기존 배그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뉴 스테이트 특유의 재미가 확 다가왔다. 기다림이 지속되며 쌓였던 화는 이미 뒷전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새로운 요소를 경험해보며 느낀 것은, 확실히 편의성을 고려한 부분이 다수 추가됐다는 것과 눈이 한층 즐거워졌다는 것이었다. 당장 대기실에서 다른 유저에게 주먹질을 해보기만 해도 변경점이 눈에 확 들어올 정도였으니, 기존 배그 모바일을 플레이하던 게이머들도 속는 셈치고 한 번 체험해 보길 추천한다.
처음으로 접한 뉴 스테이트의 모습은 ‘전작과 다를 거 없어 보이네’였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 진입 전 메뉴창만 둘러봤을 때는 다른 점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게임에 입장하니, 움직임부터 피격 모션까지 PC버전의 그것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마디로 부드러워졌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여기에 그래픽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줬다. PC판 배그를 모바일에 ‘그대로’ 옮겨 넣으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변화였다.
인게임에서도 은근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적을 모두 사살하면 승리한다는 주 목적을 가진 배틀로얄인 것은 똑같지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편의성이었다. 일단 무기는 기본적으로 탄창 하나 분량의 실탄이 들어가 있는 상태로 드롭되며, 레드 도트 사이트도 장착돼 있다. 또한 캐릭터 오른쪽에 남은 탄약과 조정간 상태가 표시되는 것은 물론, 가시성도 좋아 한눈에 파악하기 쉽다.
새로 추가된 요소도 다양하게 활용될 여지가 있는 아이템들이 주를 이뤘다. 일단 드론 상점의 추가가 가장 크게 다가왔다. 화면 오른쪽에 있는 버튼으로 쉽게 열 수 있는 드론 상점은 탄약이나 설치형 방패, 각종 도핑 아이템과 플레어건 등 생존에 필요한 아이템을 판매한다. 아이템 구매에는 ‘드론 크레딧’이라는 재화가 필요한데, 아이템 파밍을 하거나 해당 재화를 가지고 있는 적을 죽이면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드론 크레딧, 생각보다 잘 안 모인다.
뉴 스테이트에서 추가된 그린 플레어 건(드론 크레딧 1,200개)이나 정찰 드론(드론 크레딧 550개)을 구입하려면 초반에는 택도 없고, ‘빡세게 파밍+그 과정에서 몇 명의 적을 죽임’이 요구된다. 물론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이템이니만큼 빠르게 나오면 안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자는 4명의 적을 죽이고 최후의 3인이 남은 순간까지 800개도 채 모으지 못했다. 정찰 드론은 충분히 구매할 수 있겠으나, 팀원을 살리는 능력을 지닌 그린 플레어 건은 확실히 강력한 기능인만큼 획득에 있어 운적인 요소도 작용해야 하는 것 같다.
전기차와 커스터마이징 키트 등 전투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한번 사용해봤다. 우선 전기차는 매우 빨랐다. 언덕에서도 시속 100km를 훌쩍 넘길 정도에 소음도 적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생각보다 배터리가 다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 하지만 이 부분은 맵에서 랜덤 드롭되는 배터리를 한 개 정도만 들고 다녀도 충분히 게임의 막바지까지 굴릴 수 있을 정도라 큰 단점은 아니다.
총기에 특수 능력을 부여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키트는 다양한 파츠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다. 기자는 레이저 사이트를 커스텀했는데, 체감이 크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탄퍼짐이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특정 능력이 상향되면 반대로 하향되는 부분도 있기에, 추후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이나 조작에 민감한 플레이어라면 좀더 고심해보며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맵의 모든 것이 멈춰있던 전작과는 다르게, 뉴 스테이트에서는 창문을 깰 수 있다거나 맵의 특정 요소가 움직이는 등 동적 느낌을 살렸다. PC버전에서만 보던 창문 중 일부는 방탄이었으며, 은근 쾌감 요소였던 창문 깨지는 소리도 확실히 구현됐다. 맵 특정 위치에 존재하는 케이블카나 기타 동적 구조물은 실제로 움직이기도 하며, 타고 다닐 수도 있다. 소소한 재미를 주는 부분이다.
한 시간 남짓 플레이해보며 느낀 뉴 스테이트는 확실히 기존 배틀그라운드 틀 위에 많은 재료를 들이부은 느낌이었다. 그래픽도 좋아졌고 활용할 수 있는 수단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더 재미있어졌다. 하지만 해당 요소들이 ‘스쿼드 중심 플레이에 제대로 활용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확답 못하겠다. 일단 그린 플레어 건은 가격이 매우 높으며, 정찰 드론은 실수로 한 번 종료하는 순간 그대로 추락해 사라져버린다. 1번의 정찰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하는 셈이다.
그리고 실제로 플레이 해보니, 동료를 살려내거나 영입하는 신규 기능은 은근히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었다. 많은 게이머들이 전작과의 차이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죽으면 바로 퇴장해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스쿼드 존폐 위기에서도 적이 보이면 무조건 사살하기에 바쁜 경우가 대표적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많은 게이머들이 뉴 스테이트를 ‘그래픽 좋아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뜻.
아직 정식 출시 후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만큼 신규 요소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도 맞지만, 크래프톤이 야심차게 준비한 것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도 공존했다. 마치 재료를 이것저것 넣고 뉴 스테이트라는 스튜를 끓였는데 풍미를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허겁지겁 마시는 느낌이다. 누군가는 조금씩 맛있게 떠먹으며 맛을 느끼지만 누군가는 벌컥벌컥 들이켜버리면서 스튜 자체의 풍미를 즐기지 못하는 그런 상황 말이다.
기자도 오래 즐겨본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떠올릴 만한 우려인 만큼, 앞으로 뉴 스테이트의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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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지금까지 게임이 제 손을 떠났던 적이 없었습니다. 늘 옆에서 즐거운 게임 이야기를 전하는 기자가 되고자 합니다.kdyoung1028@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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