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만 같은 불멸의 인기만화, 드래곤볼의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이 나왔다. 반다이남코가 선보인 드래곤볼 제노버스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드래곤볼 더 브레이커즈(이하 브레이커즈)’다. 대전격투에 RPG 요소를 첨가한 제노버스와는 다르게, 이번 신작은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이하 데바데)가 생각나는 술래잡기 형식의 게임이다.
셀과 마인 부우, 프리저 등 압도적인 강함을 뽐내는 메인 빌런과 이를 피해 탈출해야 하는 생존자들의 싸움이라는 전개 방식은 확실히 데바데와 많이 닮아 있다. 브레이커즈는 이 뼈대에 드래곤볼을 한 숟갈 첨가해 더 역동적인 게임으로 빚어냈다. 하지만 과연 비슷한 장르의 데바데를 뛰어넘는 수작이 될 수 있을까? 게임메카는 지난 주말 열렸던 베타 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브레이커즈만의 재미 요소를 살펴봤다.
데바데에 드래곤볼 한 숟갈
브레이커즈는 기본적으로 레이더즈(데바데의 살인마) 1인과 서바이버(데바데의 생존자) 7인으로 구성된다. 인원수가 많은 만큼 데바데에 비해 게임이 더 늘어질 것 같지만, 대부분 10분 내외로 끝날 만큼 빠른 순환을 보여준다. 이는 게임이 가진 속도감도 있지만 레이더즈와 서바이버 양 진영 모두 부드러운 진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정교하게 짜여 있기 때문이다.
우선 레이더즈는 서바이버를 잡아야 진화에 필요한 게이지를 얻고 더 강해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맵 곳곳에 숨어 있는 NPC들을 처치하는 방법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 무조건 처음부터 서바이버를 잡아야만 하는 강박관념을 어느 정도 덜어준 셈이다. 또한 초반에 적의 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더라도 진화 시 얻게 되는 에어리어 파괴 능력을 통해 서바이버의 행동반경을 줄이는 것으로 효율적인 사냥을 가능케 한다. 그리고 맵이 넓은 만큼 첫 진화 이후에는 맵을 무한정 날아다닐 수 있어 직접 맵을 뛰어다녀야 하는 답답함도 덜해진다.
서바이버 측은 각 에어리어에 숨겨진 기동 키를 찾아 슈퍼 타임머신을 가동시켜 탈출하는 것이 주된 승리 방식이다. 하지만 레이더즈에 의해 슈퍼 타임머신 시스템이 파괴될 수도 있기에, 서바이버는 드래곤 체인지라는 제트 전사 변신 능력을 통해 타임머신이 가동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시스템이 파괴됐다 하더라도 직후 등장하는 비상 탈출용 타임머신을 통해 탈출을 도모할 수 있고, 드래곤볼의 힘을 빌어 레이더즈를 직접 잡는 방법으로도 이길 수 있다. 이렇듯 서바이버도 다양한 승리 방식이 존재한다.
직접 플레이 해보며 느낀 것은, 양 진영이 가지고 있는 요소가 다양한 만큼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기에 수싸움이 치열하다는 것이었다. 술래잡기라는 정석을 따르되, 서바이버는 파밍을 통해 변신에 필요한 드래곤 게이지를 채우거나 NPC들을 빠르게 구해 레이더즈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레이더즈 또한 서바이버를 피해 가며 성장에 집중해 특정 에어리어를 우선적으로 파괴하면서 유리하게 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정교하게 짜여 있는 게임 시스템과 눈치 싸움이 서로 맞물려 생각보다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왔다.
짧지만 강렬한 액션
드래곤볼 하면 생각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액션이다. 브레이커즈는 기본적으로 레이더즈를 피해 탈출해야 하는 게임이지만 레이더즈와 서바이버 간 공방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 이유는 일정 시간 동안 제트 전사로 변신할 수 있는 드래곤 체인지 기능 때문이다. 앞서 해당 기능이 시간을 버는 용도라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변신 시간 동안에는 레이더즈와 맞서는 것이 가능하고 숙련도에 따라 레이더즈를 처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 자체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 공중에서 서로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주먹 및 발공격 위주로 무투전을 벌이거나 스킬을 사용해 적을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레이더즈는 서바이버에게 맞을수록 HP가 줄어들며, 서바이버는 레이더즈에게 맞을수록 변신 지속 시간이 점점 소모된다. 이렇다 보니 전투를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지만, 그렇기에 더 재미있었다. 짧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해 최대한 효율을 추구하는 전투방식은 확실히 흥미로웠고 다시 변신하고 싶다는 여운을 남겼다.
서바이버는 최대 세 명의 Z전사를 골라 장착할 수 있다. 드래곤 게이지의 단계가 상승할 때마다 더 높은 성능을 가진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으며, 그만큼 레이더즈에게 무시 못 할 피해를 줄 수 있다. 단, 남은 시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 변신이 풀리고 사망할 수 있어 적당히 치고 빠지거나 팀원과 교대하는 방식의 플레이가 필수적이다.
이번 테스트에선 레이더즈는 셀만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강자들의 세포를 융합해 탄생했다는 특성으로 태양권이나 마관광살포, 에너지파 등 진화를 거듭해감에 따라 더 강력하고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맞추기 힘들다. 이는 서바이버도 적용되는 것으로, 넓은 범위를 대상으로 하는 스킬이 아니면 대부분 보고 피할 수 있는 수준이고, 실제 전투도 주먹다짐 위주로 이루어진다. 타격감은 가벼운 편이지만 애니메이션에서 들을 수 있는 타격과 순간이동, 스킬 사운드가 싸움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편이다.
아직은 2021년 게임에 걸맞지 않은 디테일
브레이커즈는 확실히 데바데에 드래곤볼의 감성을 적절히 섞어낸 듯한 느낌을 줌으로써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에는 성공했을지도 모르겠으나, 세부 시스템과 그래픽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 줬다. 베타 테스트인 만큼 막혀 있거나 공개되지 않은 기능들도 많았지만, 이로 인해 게임의 원활한 진행을 힘들게 하는 부분도 생겨 불편함을 유발하기도 했다.
브레이커즈에는 원활한 진행을 돕는 아이템들을 맵 곳곳에서 수집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레이더가 있다. 레이더를 통해 드래곤볼과 기동 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며, 여러 개를 획득해도 하나의 기기에 추가 효과가 생기는 방식이기에 여러 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면에서는 편리하다. 하지만 팀원 간 소통 수단이 이모티콘밖에 없어 팀원이 필요로 하는 아이템의 위치를 알려주기 힘들다. 결국 직접 획득하고 전달해주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핑을 찍는 기능도 없을뿐더러 직접 해당 팀원에게 달려가더라도 그 팀원이 가만히 멈춰서 아이템을 받아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소통의 불가가 생각보다 큰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매칭 시스템의 우선권도 보다 상세한 표기가 필요하다. 레이더즈에 지원했지만 선택되지 않았을 경우 다음 판에 선택될 확률이 늘어나는 우선권이 부여되는데, 걸리지 않을수록 숫자가 점차 늘어난다. 기자는 우선권이 총 12정도 부여된 상황에서 처음 레이더즈를 플레이 해볼 수 있었는데, 10판이 넘게 서바이버만 걸리니 처음에는 ‘숫자만 느는 버그인가’ 싶을 정도로 의문이 들기도 했다. 점차 늘어나는 확률을 표기하는 등 보다 확실히 인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픽 수준 또한 2021년 게임치고 낮은 편이다. 플레이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지만, 데바데는 물론2016년 발매된 드래곤볼 제노버스 2보다도 떨어져보이는 그래픽이 상당히 아쉽게 다가온다. 드래곤볼 자체에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에게는 포용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시작부터 실망감을 가지고 게임에 임할 수도 있다. 낮은 그래픽을 게임성으로 덮기에는 아직까지 개선할 부분이 많다.
드래곤볼 데바데가 아닌 드래곤볼 더 브레이커즈로
테스트를 통해 들여다 본 브레이커즈는 겉보기에는 8인 데바데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밌는 요소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 있었다. 여러 가지 승리 수단, 드래곤볼 색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맵 디자인, 심화된 눈치싸움과 다양한 변수 등 여러 가지가 뒤섞여 브레이커즈만의 고유 재미를 구축했다.
하지만 아직 이러한 재미를 뒷받침 해줄 세부 기능들은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그래도 테스트 기간인 만큼 세부적인 부분을 손보고 향후 다양한 게임 모드와 기능이 추가된다면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드래곤볼 데바데로 불리지만, 내년 1분기 정식 출시 때는 드래곤볼 더 브레이커즈로 불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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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지금까지 게임이 제 손을 떠났던 적이 없었습니다. 늘 옆에서 즐거운 게임 이야기를 전하는 기자가 되고자 합니다.kdyoung1028@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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