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2를 기다린 지가 3년이 다 되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오버워치 1편에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은지는 2년이 넘어간다. 유저들은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고, 오버워치라는 IP에 대한 관심도 식어가다 못해서 점차 사라지는 듯했다.
다만,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오버워치 2 베타 테스트에 대한 세간의 집중도를 보면 오버워치에 대한 관심이 아주 식은 건 아닌 듯 보인다. 베타 테스트 권한을 얻기 위한 시청자 유입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트위치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시청자 수를 두 배 이상 상회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과연 오버워치 2의 PvP는 3년간의 기다림에 해답을 내려줬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직은 아니다. 바뀐 캐릭터들의 면면은 신선하며, 플레이는 여전히 재밌고, 게임의 속도도 빨라져서 긴장감도 높아졌다. 까놓고 말해서 게임은 '역시나' 매우 재밌었다. 그러나 현재 모습을 보고 2편이라고 말하기엔 많이 부족했다.
혼자가 돼 더욱 단단해진 탱커, CC기는 대폭 축소
이번 테스트에선 5 대 5로 개편된 PvP를 즐길 수 있으며, 캐릭터들의 바뀐 면모와 함께 새로 추가된 모드 및 맵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오리사, 둠피스트, 솜브라, 바스티온 등은 기존 모습을 참고로 리메이크됐으며, 그 밖에도 대다수의 캐릭터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최소 절반이 넘는 캐릭터가 한 가지 스킬이 변경되거나 새로운 패시브나 능력치가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 더불어 젠야타나 메르시처럼 팀원을 타겟팅 치유하는 캐릭터들의 인터페이스도 바뀌었다.
전반적인 변화 속에 공통점을 하나 찾아보자면, 탱커를 맡았던 돌격군 캐릭터들이 매우 단단해졌다. 이는 한 게임에서 탱커가 한 명밖에 등장하지 않으면서 방벽 자체의 효용성이 많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굳이 이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방벽 기술들은 체력이 낮아지거나 쿨타임이 길어지는 등의 너프를 받았다. 아예 새롭게 리워크 된 영웅임 둠피스트나 오리사는 방벽을 사용하는 기술이 아예 없다. 이제는 방벽이 없는 탱커가 더 많아졌다.
방벽이 없어지면서 탱커 자체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서 탱커들이 전반적으로 체력에 큰 버프를 받았고, 그 한 명의 탱커가 힐러들의 집중 지원을 받다 보니 전반적으로 탱커가 무리해서 전진하지만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금방 누워버리는 장면은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로드호그, 시그마, 자리야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에게 진입기가 생겼으며, 방벽이 없는 캐릭터에게 적 공격을 흡수할 수 있는 기술이 새로 생기거나 버프를 받았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군중 제어기, 그중에서도 적을 기절시키는 일반 스킬들이 대거 삭제됐다. 대표적으로 캐서디의 섬광탄이 부착 수류탄으로 바뀌었으며, 메이의 좌클릭도 더 이상 적을 얼리지 않는다. 다만, 궁극기나 기술을 적중시키기 어려운 경우는 그대로 유지됐다. 특히, 아나의 유일한 생존기라 할 수 있는 수면총은 그대로 살아있다.
빨라진 템포만큼 높아진 긴장감과 난이도
이 밖에도 다양한 변화 속에서 전반적인 게임 템포가 크게 빨라졌다. TTK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초보 유저들은 쉽게 적응하기 힘들 정도다. 이유는 탱커가 1명으로 줄어들고, 방벽 또한 사라지거나 성능이 약화되면서 진영을 형성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방벽을 들고 지역을 장악해가며 전진하는 플레이는 불가능해졌고, 대다수의 탱커들도 진입기를 갖게 되면서 그야말로 난전의 연속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새로 생긴 맵에 대한 이해와 5명으로 팀 구성이 바뀌면서 달라진 메타에 대한 적응이 부족하기에 생긴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숙련도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즉발 CC기의 대거 삭제가 가지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 적진으로 순간 파고드는 겐지, 트레이서 등의 딜러나, 둠피스트, 윈스턴, 레킹볼 같은 브루저를 막아낼 수단이 줄어들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 편으로는 라인하르트처럼 방벽을 들고 적을 지키는 영웅을 무력화시키는 수단도 줄어들었다. 그런 와중에 오리사, 로드호그 등도 브루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바뀐 점도 이런 변화에 한 몫 단단히 한다.
이렇게 변화한 게임 플레이 측면만 독립적으로 평가해보자면, 난이도가 상당히 올랐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팀 전체의 화력이 5명으로 줄어든 만큼 딜러 개개인의 기량이 더욱 중요해졌고, 템포가 올라간 만큼 교전량이 많아졌다. 게임이 고착화되면서 궁극기를 모아서 펼치는 턴제 전투화 됐던 1편과 달리 매 순간이 교전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1편의 감각으로 플레이를 했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보다 언리얼 토너먼트나 퀘이크같은 속도감 높은 하이퍼 FPS에 가까워졌다고 보면 편하다.
이 외에 새로 바뀌거나 추가된 캐릭터는 꽤 흥미롭다. 특히 소전은 성능과 난이도 사이의 적절한 밸런스를 이뤄냈다. 좌클릭은 높은 연사력과 대미지를 자랑하지만 투사체 판정이기 때문에 결정력이 좀 부족하고, 우클릭 레일건은 사용에 있어 조건이 붙지만 위도우메이커 저격 수준의 훌륭한 결정력을 자랑한다. 수평과 수직 이동이 모두 가능한 스킬과 둔화 스킬도 있어서, 전천후의 성능을 뽐낸다. 다만, 모든 스킬의 사용법이 어렵고 쿨타임이 길기 때문에 함부로 기술을 남발하면 쉽게 죽는다. 정말 영리한 사용을 필요로 한다.
이밖에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가 된 둠피스트, 오리사, 바스티온, 솜브라 같은 경우도 밸런스나 재미가 꽤 잘 맞춰져 있다. 둠피스트는 킬 결정력은 제로에 가까워졌지만, 더 높아진 생존력과 기존의 진입 능력을 바탕으로 적진을 한바탕 헤집고 들어오기에 좋아졌다. 조건부 활용에 그쳤던 오리사는 지역 장악 대신 색다른 진입기를 바탕으로 여러 전술을 수행하기 좋아졌다. 오리사보다 더욱 조건을 많이 탔던 바스티온은 포탑 상태에서도 움직일 수 있게 바뀌면서 진정한 딜러가 됐다는 평가다.
새로 추가된 밀기 모드는 아직은 명확한 평가를 내리기 쉽지 않다. 지난했던 점령전과는 달리 지속적인 난전이 벌어지도록 길을 구성한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 길이 매우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어떤 전술을 짜고 수행하기에는 아직 연구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새로 추가된 맵 또한 마찬가지다. UI는 개인적으로 더 세련되게 변했고, 금은동 메달제가 아니라 각 플레이어의 KDA를 모두 보여주는 수판이 생겨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정보가 한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후속작이라기엔 많이 부족해
위에서 말했듯 게임은 재밌었고, 잘 만들어졌다. 새로 추가된 요소도 흥미를 돋군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게임이 2편이라고 불리기에는 아무래도 찝찝한 감이 있다. 3년이란 시간을 기다려서 받아낸 결과물이라기엔 차별성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캐릭터들의 일러스트는 바뀌었지만, 그게 인게임에 적용되진 않았고, 색다른 재미를 보여주는 영웅이라고는 소전과 오리사 정도가 전부였다. 그래픽도 분명 일부 개선이 있었지만, 1편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느끼긴 힘들다. 왕의 길, 리장 타워 등의 맵의 시간대를 교체하는 식으로 약간의 변화를 노려봤지만, 솔직히 누가 보기에도 임시방편이었다.
물론 오버워치2에서 PvP는 전체 게임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PvE 콘텐츠는 끝이 존재하며, 대다수의 유저들이 결국엔 PvP를 즐길 수밖에 없는 오버워치의 구조를 생각하면 부족한 변화라는 비판은 일견 타당하다. 솔직히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자면, PvE도 1편에서 보여줬던 이벤트 모드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지금 게임을 즐기는 모든 테스터들은 이보다 더욱 냉정하고 냉혹한 평가를 내릴 정도다.
결국 이런 평가를 뒤집기 위해선 극적일 정도로 많은 콘텐츠가 추가돼야 한다. 더 많은 신규 영웅, 더 많은 신규 맵이나 모드가 필요하다. 5 대 5 모드 자체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당장의 대전 밸런스 보다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후속작이 아니라 시즌 2라는 이름이 어울린다. 정식 출시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이대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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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에서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동생에게 잔소리하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게임기자가 돼 있습니다. 한없이 유쾌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습니다.bigpie1919@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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