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에서, 질주하는 캐릭터로 스테이지를 공략해나가는 런게임은 3매치 퍼즐과 함께 스마트폰 초창기를 대표하는 장르로 손꼽힌다. 다만 2022년 현재는 RPG, 액션 등이 대세를 이루며 런게임은 다소 시류에 뒤쳐진 분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뒤흔들만한 신작이 12월 중 출시된다. 판다다게임즈가 닌자와 사무라이의 대격돌을 소재로 만든 '닌자 머스트 다이'로,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게임의 장르는 앞서 설명한 다소 고전적인 런게임이지만, 전체적으로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재해석하려는 개발 의도가 느껴진다. 스토리에 걸맞는 절제된 수묵화풍 그래픽에, 플레이 도중 탄막슈팅을 연상시키는 구간을 두어 몰입도와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고전적 장르인 런게임을 매우 세련된 형태로 구현했다고 볼 수 있겠다.
몰입도를 높여주는 런게임과 탄막슈팅의 만남
닌자 머스트 다이는 자동 달리기가 지원되는 런게임이지만,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다. 중반 이상을 넘어가면 촘촘하게 배열된 장애물, 시간차를 두고 위아래로 빽빽하게 발사되는 죽창, 넓은 범위를 커버하며 날아오는 몬스터까지. 빠르게 달리는 와중 밀려오는 장애물과 공격을 요리조리 피해야 하기에 탄막슈팅과 같은 기민한 움직임이 요구된다.
탄막슈팅과 비슷한 측면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부분은 보스전이다. 플레이어는 스테이지 주요 구간에서 여러 보스를 상대하게 되는데, 보스가 상하좌우로 날리는 공격을 피해가며 필드에 뜨는 표창을 입수해 보스를 공격해야 한다. 캐릭터에게도 체력이 있기에 보스 공격 한 방에 사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속사포처럼 공격이 쏟아지기에 자칫 방심하면 말 그대로 가랑비에 옷 젖는 느낌으로 게임오버를 맞이할 수 있다.
다만 주인공에게 주어진 무기는 표창만이 아니다. 쿨타임이 차면 전방을 공격하거나 보호막을 씌우는 등 고유 스킬을 쓸 수 있는 무기가 있으며, 필드 곳곳의 동전을 모으거나 적을 처치해 게이지를 채워 사용하는 캐릭터 전용 스킬인 인술도 있다. 특히 인술은 무기 스킬에 비해 지속시간이 더 길고 위력이 높기에, 위기의 순간에 필살기처럼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같은 스테이지를 두고 유저 간 점수대결을 벌이는 무한 질주 모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소환수도 있다. 필드 중간에 있는 뿔피리를 입수하면 소환수를 부를 수 있는데, 탑승한 상태에서 공중을 날아가며 달려드는 적들은 닿는 즉시 소멸한다. 소환수를 상하로 움직이며 동전을 챙기거나, 적들을 물리쳐 포인트를 쌓는 과정에서도 횡스크롤 슈팅을 하는 듯한 손맛을 맛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링을 통과해 빠르게 코스를 넘어갈 수 있는 포탈, 입수하는 순간 말 그대로 번개처럼 질주하는 등 속성별로 각기 다른 공격이 발동되는 아이템 같이 속도감을 끌어올릴 여러 기믹이 필드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플레이 중 동시에 쓰는 키가 최대 2개로 압축되며, 인술과 스킬 키가 분리되어 있기에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손이 꼬이는 느낌은 덜하다.
닌자와 사무라이 간 대전에 딱 어울리는 절제된 그래픽
닌자 머스트 다이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스토리에 딱 맞는 그래픽 스타일이다. 게임은 오니의 침공을 막은 후 함께 세상을 지켜나가던 닌자와 사무라이가 자리한 와노쿠니라는 가상의 나라를 무대로 삼는다. 이후 와노쿠니는 300년 간 평화가 유지됐으나,사무라이를 이끄는 17대 다이묘가 닌자의 힘을 두려워하기 시작하며 닌자와 사무라이가 서로 반목한다. 그 와중 오니 세력이 다시금 움직이며 갈등이 고조된다.
게임 소재부터 전체적인 줄거리에서 일본 느낌이 강하게 나는데, 이 게임은 그래픽적으로도 이러한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굵은 먹선이 돋보이는 수묵화와 같은 아트를 선보이며, 캐릭터는 화려한 색감을 살리면서도 간결한 선으로 그렸다. 절제된 그래픽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주역은 스토리 상 주인공인 쿠로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활용해 얼굴과 몸은 단순하게 표현하되, 빨간 목도리로 포인트를 줬다. 점프하거나 공중을 활강할 때 목도리가 길게 휘날리는 모습을 통해 속도감과 세련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주인공 외에도 여러 캐릭터를 모을 수 있다. 전방에 무기를 뻗었다가 뒤로 당기며 2번 연속으로 공격할 수 있는 인술을 보유한 창아, 다른 캐릭터보다 체공 시간이 긴 린 등이 있다. 이들 역시 간결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캐릭터 특징이 드러나는 외모를 지니고 있으며, 기본 성능은 쿠로보다 높다.
다만, 전체적으로 수동 플레이 비중이 높고, 쿠로를 포함해 모든 캐릭터와 무기는 플레이 중 입수할 수 있는 여러 재화를 모아 성장시킬 수 있어 상위 캐릭터에 대한 의존도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게임 주요 BM은 캐릭터와 무기를 뽑는 확률형 아이템이지만, 20회 뽑으면 플레이에 투입할 수 있는 작전닌자 혹은 전설 등급 이상 무기를 반드시 획득할 수 있는 일종의 천장이 있다.
스토리 전개에 맞춰 플레이 방식을 번갈아가며 즐길 수 있게 배치한 스테이지 구성도 눈길을 끈다. 러닝에 초점을 맞춘 구간도 있지만, 강력한 보스를 물리치는 보스전도 있고, 매섭게 추격해오는 적으로부터 도망치는 도주 스테이지가 스토리텔링에 맞춰 제시되기에 각 구간을 단계별로 배울 수 있으면서도, 특정 플레이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하여 단조로움을 줄여준다. 더불어 컷신에 일본어 풀더빙을 지원하는 것도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준다.
이 외에도 특정 플레이를 연습할 수 있는 연습장, 앞서 언급했던 포인트로 순위대결을 벌이는 무한 질주, 보스전만 진행할 수 있는 닌자 시련, 다른 유저와 파티를 맺고 진행하는 현상수배 퀘스트와 반대로 대전을 즐길 수 있는 3 대 3 대결 등이 지원된다. 이와 같은 콘텐츠는 플레이 중 취향에 맞는 부분에 집중할 수 있으면서도, 성장에 필요한 재화를 모을 수 있기에 플레이 효율을 높여준다.
출시가 기다려지는 간만에 만난 신선한 런게임
국내 테스트를 통해 미리 만나본 닌자 머스트 다이는 낡은 장르라고 생각하기 쉬운 런게임도 신선하게 재해석할 수 있다는 면모를 보여줬다. 절제된 그래픽에 탄막슈팅을 연상시키는 플레이를 결합해 닌자와 사무라이 간의 대전을 몰입도 있게 전달하며 다가오는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했다.
비록 스토리를 넘기는 스킵 버튼이 간헐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등 자잘한 오류가 있었으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테스트를 통해 게임성과 안정성을 검증받은 닌자 머스트 다이가 출시 후 쾌속으로 질주해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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