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 친구가 필요한 날 나는 나는 친구를 만들죠~ 어디서? 비디오 가게에서. 유년 시절, 동네 비디오 가게에 가면 고작 비디오 두 개 고르는데 한 시간 이상을 쓴 기억이 있다. 보통 한 개는 ‘파워레인저’나 ‘후레쉬맨’ 혹은 ‘영구시리즈’와 같은 특수촬영물을,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달려라하니’와 같은 만화를 골랐다. 그중에서 인기 있는 시리즈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뒤집혀 놓여 있거나 ‘대여 중’ 마크를 달고 있기가 일쑤. 당시 KBS에 방영되기도 한 ‘파워레인저’의 인기는 단연 선두 급이었다. 한때는 레인저들이 들어간 필통, 책받침, 과자류가 불티나게 팔렸다. ‘파워레인저’ 완구류가 가진 상업성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나타났을 정도니 그 인기를 말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제아무리 초호화 3D그래픽으로 구현한다 해도 특촬물 특유의 유치함을 알아챌 수밖에 없는 나이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개발사 아이언노스가 엔트리브소프트와 손을 잡고 슈퍼 히어로물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알려졌을 때, 그리고 그 것이 `파워레인저`의 IP라는 게 알려지자 많은 이들의 우려를 표했던 것. ‘아니, 그걸 왜?’ 혹은 ‘도대체 어떻게?’라는 의문이 뒤죽박죽 섞여 파워레인저의 팬들조차 의아해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차 CBT에서 모습을 공개한 ‘파워레인저 온라인’은 뛰어난 퀄리티로 일각의 우려도 날려 버렸다.
오는 29일 2차 CBT를 앞두고 있는 ‘파워레인저 온라인’. 유명 IP를 사용하여 게임을 만들면 시작 전부터 인지도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유저들이 거는 기대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언제나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IP가 요구하는 확실한 세계관과 캐릭터성을 확보하여 게임성을 이끌어 내는 것. 자, 이제 아이언노스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박찬규 아이언노스 대표와 이정웅 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아침마다 액션 히어로물을 보기 위해 일어나던 소년들이
어느새
개발자가 되어 `파워레인저`앞에 앉았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박찬규 대표(이하 박대표)와 이정웅 이사(이 이사)는 모두 손노리에서 처음 PC게임 초창기에 게임을 개발한 개발 1세대다. 동안(?)인 외모와 달리 40대를 바라보는 아저씨들이지만 아직도 어린 시절 이야기만 나오면 ‘지구수호대 아이젠버그(이하 아이젠버그)’라는 이름부터 꺼내는 철부지 소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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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아이언노스 이정웅 이사, (우) 박찬규 대표
박 대표: “저희때는 ‘아이젠버그’라는 공룡 시리즈가 있었죠. 7시 30분에 ‘아이젠버그’를 했어요. KBS에서 그걸 보려고 아침에 꼭 일어나서 기다리곤 했습니다. 고지라랑 아이젠버그에 환장하면서 봤죠.”
이 이사: “저는 후레쉬맨을 좋아했어요. TV에서 하지 않아서 정식수입은 아니고, 이상한 거였는데.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봤던 기억이 있네요.”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박 대표가 ‘대영팬더’라고 귀띔을 주자, 어느새 이 이사는 ‘맞다, 맞어 대영팬더’라며 손뼉을 맞춘다. 당시엔 핑크와 블루가 상당히 예쁘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봤는데, 지금보니 둘 다 아줌마라는 것을 알고 실망을 감출 길이 없었다고.
하지만 이 이사는 이런 것들은 유년시절의 기억일뿐 게임을 만들 때 추억을 더듬으며 작업한다든지 하는 로맨틱한 일은 없다고 한다. 어차피 예전 파워레인저나 지금의 파워레인저든 앞으로 나올 파워레인저는 모두 똑같을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퀄리티가 좋아진다고 해도 특촬물 특유의 롤링발칸 포즈라던지 권선징악의 스토리 구조는 예나 지금이나 하나의 소스에서 나오기 때문.
▲ 매직포스
시리즈의 레인저들을 주인공으로 앞세웠다
‘파워레인저 온라인’이 그 많은 시리즈 중 매직포스를 선택한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개발을 생각할 시기만 해도 첫 정식 수입작으로 매직포스의 인기가 가장 많았던 것이 하나. 그리고 연령대를 맞추기 위함이 둘이다. 가장 최신에 발매된 전대를 선택할 때 전대물의 재미를 아는 연령대와 게임을 즐겨 하는 연령대가 맞지 않다는 이야기다.
박 대표: “어린이들에겐 매직포스가 새로워서 좋고, 우리는 예전에 봤던 것들이니까 좋죠. 최신의 파워레인저를 보는 이들은 전대물 매니아들이 아니곤 없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애들 중 최신의 파워레인저를 아는 아이들이 없죠. 일반적인 아이들은 이미 초등학교를 들어가면서 전대물을 끊고 게임이나 만화영화로 옮겨가기 때문에 전대물을 안 보게 되니까요.
‘파워레인저 온라인’은 매직포스를 선택하여, 처음 전대물을 접하는 아이들은 물론, 파워레인저의 추억을 되새기는 성인 게이머들까지 공략할 수 있었다. 1차 CBT 후 유저 풀을 계산해본 결과 의외로 20대 이상 게이머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물론 국내에서 제작 발표회를 하긴 했지만 그 외 광고를 안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이들에게 알려지기보다, 게임 뉴스를 살펴보는 성인 게이머들에게 많은 정보가 알려졌다.
그럼에도 ‘파워레인저 온라인’의 1차 평이 뛰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박대표는 이를 액션성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변신물의 액션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켰지만, 초중학생의 연령층을 공략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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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레인저`의 호쾌한 액션은 다양한 일격 콤보에서 비롯된다
박 대표: “20대 이상의 게이머들은 ‘파워레인저 온라인’을 내가 본 시리즈에 비추어 봅니다. 공룡 전대와 같은 추억을 보고 싶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특촬물 매니아들은 좀 더 까다롭습니다. 다른 레인저는 어딨냐, 매직포스 온라인이냐, 혹은 로봇은 어디있냐, 대장님은 어디있냐는 세심한 질문들이 많습니다.”
분명 게이머들과 특촬물 매니아들 모두를 만족하게 하기는 어렵다. 아이언노스의 개발진들도 매니아들이 만들면 게임 자체가 너무 매니악 해지기 때문, 원작에 최대한 충실히 하는 선에서 적당히 걸러 듣는다고 밝혔다.
스트라이커 시스템으로 IP의 한계 극복할 것
‘파워레인저 온라인’이 2차 CBT에서 가장 앞세운 부분은 스트라이커 시스템이다. 다양한 레인저들이 등장하여 게이머와 협업 플레이를 펼치게 된다. 매직 화이트, 정글포스 시리즈의 레인저들이 나온다. 물리, 마법공격을 펼쳐 대미지를 극대화시킨다든지, CS 마법으로 적들의 발을 묶어 캐릭터 레인저의 전투를 돕는 시스템이다.
이 이사: “2차 CBT에서 총 6개의 스트라이커 중 2개의 스트라이커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를 통해서 얻게 되는데 기존의 스킬들은 레인저 상태에서만 사용 가능했지만, 스트라이커는 일반 상태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몬스터들과 싸우다가 넘어지거나 상태이상에 걸려 스킬을 못쓸 때 스트라이커를 소환하게 됩니다. 그럼 주인공을 대신해서 스트라이커가 싸워주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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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포스 시리즈의 레인저들이 스트라이커로 등장한다
스트라이커 스킬은 ‘파워레인저’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IP에서 나온 대표적인 자산이다. 파워레인저 시리즈에는 매직포스와 같이 전형적인 판타지 형식을 띤 레인저부터 해적컨셉으로 제작된 해적전대까지 수십 수백의 레인저가 있다. 이렇듯 레드만 해도 수십 명에 달하니, 스트라이커 시스템에 추가할 수 있는 레인저 스킬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을 리 만무하다.
또한, 스트라이커를 이용하여 ‘파워레인저’ IP를 사용하는 데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해결할 가능성이 보인다. 레인저들의 코스튬이 바로 그것이다. 몇몇 팬들은 당연히 30년의 전대물 역사에 맞게 다양한 버전의 코스튬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원작 자체에서 허용되지 않는 문제이다. 코스튬이 바뀌면 레인저도 바뀌기 때문. 게임이기에 당연히 요구되는 문제가 원작의 특성상 반영이 될 수 없다.
에피소드? 아주 많다.
이 이사: “원작에 충실하려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많습니다. 유저들은 잘 모르지만, 게임 내 스킬들은 다 원작에 있는 기술이죠. 왜 레드는 검산데 축구공을 차지? 하지만 이게 원작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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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는 강력 슈팅 공격을, 핑크는 어느새 대포로 변신해 있다
이상해 보이지만
이게 진짜 원작이다
‘파워레인저 온라인’의 레드는 칼을 사용하는 검사다. 하지만 공격 스킬에 충구공을 차기도 한다. 핑크는 마법봉을 쓰는데 갑자기 핑크색 귀여운 대포로 변해서 적들을 공격한다. 아무래도 저연령층을 노리는 게임이기 때문에 생뚱맞은 스킬이 나왔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원작의 내용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매직포스의 레드는 열혈 축구소년이며, 핑크는 마법 변신술에 능해 대포로도 변하고, 선풍기로 변하기도 하니까.
이 이사: “원작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신선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리자고 게임에서 스토리를 다 설명하려고 하면 내용이 너무 지루하고 루즈해지죠. 1차 CBT에서 보니 스토리를 파악하고 있는 유저들이 다른 유저에게 설명해주면서 스토리를 이해시켜 주더군요.”
원작에 충실하기 위한 에피소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명 ‘안되는’ 것들이 참 많다. 레인저는 정의의 사도기 때문에 작은 애니메이션으로도 레인저들이 정의롭지 않은 동작을 하면 안 된다든지. 누워있는 상대를 때리면 안 된다. 또한, 무기는 신이 준 무기이기 때문에 부셔지는 화면이 보여져선 안 된다는 식이다. 강화에 따른 실패는 있을 수 있지만 이미지적으로 원작에 있는 무기가 부러지지 못하고, 퀘스트 획득 아이템 역시 신이 준 물건이기 때문에 상점에 판매할 수 없다고.
메가조드? 섣불리 말하기엔 너무 대형 콘텐츠
제작 발표회 때도, 1차 CBT 전에도, 후에도 계속되는 질문이 있다. 메가조드는 어떻게 구현될 것이냐에 대한 것이다.
박 대표: “우선 메가조드보다 다양한 레인저를 선보이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직 CBT니까요. 무엇보다 메가조드는 5명이 다 모여야 완성이 되는데, 아직 레인저가 세명만이 공개됐기 때문에 시기상조라고 보는 거죠. 누가 메가조드를 조종할 것이냐는 문제가 아직도 화두가 되는데, 메가조드를 스트라이커 시스템으로 넣을지 합체로 넣을지. 아무래도 대형 콘텐츠이기 때문에 모든 레인저가 다 구현될 때까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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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조드는 볼 수 없지만 사용자 편의를 개선한 많은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다
저연령층 게임에 한정되고 싶진 않아-
횡스크롤 게임인 ‘파워레인저 온라인’은 1차 CBT 후, ‘던전앤파이터’와 많이 비교가 됐다. 하지만 특촬물이라는 것이 남녀노소 시청이 가능한 컨텐츠다 보니 액션 쪽을 즐기는 유저들의 동심을 찾을 수 있는 장르로 인식됐다. 또한 액션성에 충실히 부합하다 보니 추억팔이로 찾아온 20대 30대 들이 즐겨도 손색이 없는 게임이란 평을 받았다.
이 이사: “액션이 70% 이상이다 보니 저연령층으로만 한정시지 않았음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액션이 없으면 파워레인저가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액션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죠. 파워레인저를 어떻게 액션으로 녹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계속 합니다. 레인저들의 비중이 높다 보니 깊이가 있는 콘텐츠를 생상하고 싶달까요.”
마지막으로 어떤 파워레인저를 만들고 싶은지
아이언노스가 만들고 싶은 ‘파워레인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원작이 있기 때문에, 게임 IP가 아니라 드라마 IP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콘텐츠가 게임에 녹도록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이사는 거침없이 재미있는 파워레인저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오리지널 시리즈에 버금가는 정식 파워레인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것.
박 대표는 ‘세계적인’ 말은 원작자 측에서 좋아하지 않으니, ‘최고’란 말로 대신하고 싶다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박 대표: “하나의 전집을 만드는 기분으로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우선 큰 목표입니다. 일단 올해는 이런 큰 매듭을 마무리 짓는 것이 우선이고, 테스트를 통해 얻은 유저 피드백을 캐취해 게임에 녹이는 것이 다음 일 입니다. 일만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최고의 파워레인저 게임을 만들 수 있겠죠. 그리고 그것이 목표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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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충분한 각오로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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