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위젯 스튜디오 강대현 실장은 82년 생이다. 넥슨 위젯 임태형 실장은 81년 생이다. 아직 서른이 채 안 된 젊은 개발자들이지만 이들이 맡고 있는 게임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게임메카는 ‘메이플 스토리’의 강대현 실장과 ‘카바티나 스토리’의 임태형 실장을 ‘카바티나 스토리’의 오픈 즈음에 만났다. 만남의 겉모양새는 같은 스튜디오 안에서 비슷한 게임을 맡은 두 젊은 경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얼마 전에 오픈 한 ‘카바티나 스토리’를 ‘메이플 스토리’가 지원 사격하는 자리였다.
두 책임자들은 서로의 게임을 칭찬했지만, 민감한 부분에서는 각자의 자존심을 놓지 않았다. ‘메이플 스토리’와 그 졸업생을 위한 ‘카바티나 스토리’. 아래는 두 게임들의 수장이 펼치는 한편의 승부다. 그리고 그 둘 옆에 예기치 않게 끼어든 ‘던전앤파이터’까지. 승부는 기승전결이 있었고, 두사람은 ‘메이플 스토리’와 ‘카바티나 스토리’ 그리고 그 이후의 게임이 엮어낼 거대한 게임커뮤니티라는 열린 결론에 도달했다.
메이플의 플레이가 시시하다면 카바티니로 가도 좋다
임실장님은 ‘카바티나 스토리’ 이전에 ‘메이플 스토리’팀에서도 경험이 있었죠? 오픈 초기 때 ‘메이플 스토리’의 기대치는 어땠나요?
임태형 실장: 잘 될 것이라 생각 예상했어요. 오픈 초창기에는 기대보다 낮았지만 어느 사이 눈 깜짝 할 정도로 성장 하더군요. 알파, 당시에는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알파테스트라고 불렸죠 알파 때 동접이 300명 정도(2002년도 말)인데 순식간에 늘어났어요.
‘메이플 스토리’가 기록한 최고 동접이 어느 정도죠?
강대현 실장: 2008년 말에 기록한 25만 명일 겁니다.
‘메이플 스토리’를 잇는 ‘카바티나 스토리’의 경우에는 오픈 당시 어느 정도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했나요?
임태형 실장: ‘카바티나는 만 명이 정도 좀 넘었죠. 아마 오픈 때 바로 이정도 수준을 달성한 게임은 넥슨에서도 근래 들어 없었을 겁니다. 조짐은 좋은 편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아할 일은 아니죠. ‘메이플 스토리’ 오픈 때랑 시장 상황이 다르니까요. 아직 많은 난관이 남아있다고 생각해요.
‘카바티나’스토리는 메이플 졸업생을 위한 게임이란 부제를 달고 있어요. ‘메이플 스토리’의 이용자들이 움직이는 게 보이나요?
강대현 실장: 두 게임은 아직 규모가 차이가 많이나요. 메이플은 25만이고 카바티나는 1만 이니까. (웃음)메이플에서 이동은 했겠지만 눈에 띄지는 않네요. 하지만 메이플에서 부족했던 부분은 확장형 게임인 카바티나 스토리에서 메워주고 있으니 옮겨가는 사람은 꽤 나오겠죠.
본부(위젯)에서도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본부 자체 입장에서는 수입이 느는 거니까요. 라이브를 하는 제 입장에서는 아쉽긴 해요. 하지만 카바티나를 원하는 메이플 이용자는 카바티나로 옮겨 가는 것이 맞겠죠.
임태형 실장: ‘던전앤파이터’가 우리 식구가 아닐 때는 메이플 접고 던파 가는 것이 눈에 보였어요. 그래서(카바티나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만들다 보니 어느새 ‘던전앤파이터’가 우리 식구가 되더라구요.(웃음) 이제는 셋이 형제 같은 관계니까 ‘죽기살기로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덜해요. 경쟁은 하고 있지만.
앞서 ‘메이플의 부족한 부분’이라고 표현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죠?
강대현 실장: 카바티나는 일단 액션이 화려해요. 그래픽도 3D고 아기자기하면서도 하드 한 액션을 보여주죠, 아란의 추가로 메이플도 좀 달라지긴 했지만 게임성까지 변하진 않았어요. ‘메이플 스토리’가 시시하다면 이런 ‘카바티나 스토리’로 가겠죠? 액션성이 짙고 다양한 플레이가 요구되니까요.
임태형 실장: 속도감이 다르죠. 메이플은 좀 느리거든요, 그 부분에서 답답한 느낌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느낌을 해소 해 줄 수 있는 것이 카바티나의 가장 큰 매력이죠.
‘메이플 스토리가’ 답답하다고 하는데 강 실장님 뭐 하실 말 없으세요?
강대현 실장: 답답해 하는 유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 그걸 좋아하는 유저도 있어요. 둘 다 만족시키긴 어렵죠. 만족을 못한다면 다른 게임을 하는 것이 옳아요. 자사게임에 만족 못하는 유저가 있다면 만족할만한 게임을 만들어 흡수하는 것이 회사로서는 더 좋은 전략이죠.
게임성을 확장하기 위해 게임을 함부로 건드리면 원래 ‘메이플 스토리’를 좋아하던 유저가 싫어 할 수 도 있잖아요. 그런 것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카바티나 스토리’입니다.
던파 대항마 카바티나, 만들다 보니 던파와 형제가 되었네!
‘카바티나 스토리’는 ‘메이플 스토리의’ 졸업생을 위한 게임이라고 소개되는데 처음부터 그런 컨셉이었나요?
임태형 실장: 처음에는 ‘던파로 가는 유저를 잡자’라는 목표가 있었고, 또 하나는 메이플이 세계 최초 횡스크롤 RPG인데 그 노하우를 잘 살려야 한다는 취지로 개발에 돌입했어요. 처음 기획은 던파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럼 만들다 보니 ‘카바티나 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사이에 부딪히는 부분이 발생하던가요?
임태형 실장: 물론이죠. 던전 플레이 같은 부분은 비슷해지더라고요. 카바티나는 횡스크롤이고. 던파는 평면이동이지만 던전에서 몹 잡고 파밍 하는 것은 기본적인 게임성은 비슷해요.
그렇다면 ‘카바티나 스토리’가 ‘던전앤파이터’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임태형 실장: 점프하는 재미에요. 그게 가장 커요, 그리고 어그로 개념의 파티플레이. 카바티나는 기본적으로 여러 사람이 같이 플레이 해야 재미있는 게임이거든요. 만렙부터는 레이드 플레이가 가능한데 이게 꽤 재미있죠.
기존 게임들의 장점들만 조합하다 보면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게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임태형 실장: 그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는 횡스크롤 게임이다’라는 거에요. 횡스크롤에서 활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확실히 구별한다면 보다 분명한 컨셉의 게임이 될 수 있겠죠. .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이죠?
임태형 실장: 설명하기 좀 미묘해요. 노하우에 가까운 것들이거든요 어그로 개념, 길 막기 등등. 어떻게 보면 시시한 것일 수도 있는데 대단히 중요하죠.
같은 스튜디오인데 정보 교류를 하면서 도움을 받은 것들도 있나요?
강대현 실장: 서로 정보 교류하는 자리가 있어서 어떤 개발이 이루어진다 정도는 알고 있어요.
임태형 실장: (영향을 받은 것이)은근슬쩍 있었겠지.
강대현 실장: 상대 게임의 컨셉이 그대로 들어가는 케이스는 없고요 그러면 곤란해요.(웃음) 개발내용에 대한 공유보다는 피드백에 대한 정보공유가 더 맞는 말이죠. 메이플에 어떤 것을 집어넣었는데 반응이 어떻더라 하는 것 말이에요.
개인적인 질문을 좀 드릴게요. 임 실장님은 ‘카바티나 스토리’의 개발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임태형 실장: 저는 위젯에서 개발자 생활을 시작했고요. ‘메이플 스토리’ 오픈 당시에 합류했어요.
메이플을 처음 시작할 때는 10명이었는데 지금은 4배가 불어났죠. 처음에 선배한테 소고기 얻어먹다가 들어왔어요, 아르바이트로 들어와서 메이플 패치 프로그램 짜는 것부터 시작했고요.
그럼 지금까지 쭉 회사를 다녔다는 이야기인데 졸업은?
임태형 실장: 아직 못했습니다. 3학년까지 다녔어요. 졸업해야 하는데….
강 실장님은요?
강대현 실장: 저는 원래 로두마니에서 시작했어요. 그러다 게임 라이브에 흥미를 느껴 메이플을 맡게 되었고요. 처음부터 게임 라이브쪽을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었거든요.
굳이 ‘메이플 스토리’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강대현 실장: 메이플은 우리나라 통틀어 제일 라이브하기 좋은 환경에 있다고 생각해요 유저 풀도 많고 해외진출도 많이했고, 국가별로 유저들의 특성도 있고요. 장르도 캐주얼이라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며 라이브 하기도 좋은 상황이죠
강실장님은 학교 졸업했나요?
강대현 실장: 아뇨. 저도 못했어요.(웃음) 전 2학년까지요.
▲ 강대현 실장(좌) 임태형 실장(우)
초-중-고 그리고 대학을 소유한 재단. 게임에서도 그런 커뮤니티가 가능하다
‘메이플 스토리’의 성공 이후 소규모 개발사에서 횡스크롤 RPG에 많이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성과는 별로였죠.
임태형 실장: 횡스크롤이 만들기 쉽다고 접근하면 안 된요. 더 어렵다 겉보기에는 돌아가는 처럼 모이게 하기는 쉽지만 제대로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 횡스크룰 RPG거든요. 풀3D MMORPG는 정해진 공식이 있다면 횡스크롤은 다양한 재미가 있고, 그것을 살리기 위해서는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아직 시작단계인 ‘카바티나 스토리’는요?
임태형 실장: 카바티나는 잘 헤쳐 나왔다고 생각하고요.(웃음)
강대현 실장: 메이플의 강점이 횡스크롤에 있기도 하지만 거기에 너무 많은 포커스를 많이 맞춘 것이 아닐까요. 보면 횡스크롤 플랫폼에 약간씩 수정 가미해 나온 것이 많거든요. 또 메이플은 커뮤니티가 강한 게임이에요. 더 재미있는 게임이 아니고 비슷한 게임이면 잘 안 움직이죠.
그런 점에서 강실장님이 보시기에 ‘카바티나 스토리’는 어떤가요?
강대현 실장: 잘 헤쳐 나왔다고 보고 싶어요. 메이플은 부담감이 있는 게임이 아니에요. 소꿉장난 같죠. 처음보다는 나중에 몰입하는 구조고요. 그런 부분들이 커뮤니티 형성에 영향을 줬어요. 그런 점에서 카바티나와 메이플이 일대일로 경쟁하기에는 힘들죠.
그래서 카바티나가 게임성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메이플이 너무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도 있지만 커뮤니티가 좋아서 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게임성이 부족하다면 그런 부분들은 카바티나로 만족하라는 거죠.
강 실장님이 보시기에 ‘카바티나 스토리’의 보완할 점이라면요?
강대현 실장: 오픈한 게임이 다 가지고 있는 콘텐츠 문제죠. 게임을 하게 만드는 동력은 커뮤니티 구성에서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요.
임 실장님이 보시기에 ‘메이플 스토리’가 지금 같으면 ‘카바티나 스토리’는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나요?
임태형 실장: 물론이죠. (액션성이 강한)아란이 나올 때만 해도 약간 긴장했어요. (웃음) 기본적인 게임성이 달라 둘이 느끼는 재미는 좀 다를 거에요. 고급플레이. 메이플은 부담 없이, 우리는 더욱 고급스럽게.
‘메이플 스토리’를 졸업하면 ‘카바티나 스토리’. ‘카바티나 스토리’를 졸업하면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임태형 실장: 메이플이 초등학생, 카바티나가 중,고등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게임 그리고 그 이후의 게임들, 그런 것들이 모이면 전국에 모든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거대한 게임 시리즈가 만들어 지지 않을까. 그런 이야기는 한 적이 있죠.
강대현 실장: 예전부터 하던 생각인데 그렇게 되려면 커뮤니티가 연동되어야 해요. 위젯 게임을 묶어주는 코드가 있어야 가능하죠. 커뮤니티가 합쳐져야 졸업생이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겠어요? 각 게임 안에서 직접적인 인터랙션이 일어나는 그런 구조 말이에요. 메이플-카바티나 또 다른 새로운 게임의 커뮤니티를 묶는다면, 마치 재단의 초등- 중등- 고등-대학에 비교할만한 그런 거대한 게임 커뮤니티가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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