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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일단 스타 리그부터 살리고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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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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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을 두고 티격태격해온 블리자드와 협회(MBC게임과 온게임넷 방송사 포함)가 지난 16일 마침내 서로 화해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했습니다. 법적공방까지 갈 정도로 심각했던 이 문제는 결국 블리자드가 ‘스타1’에 대한 2차 저작권을 인정하기로 결정하면서 깔끔하게 해결됐죠.

그러나 관련 문제가 너무 ‘쉽게’ 해결되는 거 같다며 일부에서 의혹을 품기도 했습니다. 다수의 게임메카 독자 분들도 권리를 내세우며 서로 으르렁거린 게 바로 엊그제인데, 블리자드가 왜 갑자기 화해를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의아해했죠. 결국 주요 관심사는 협상 자체보다 그 배경으로 자연스레 쏠리게 됐습니다.

우선 ID 신관슈라님은 “이 XX먹을 블리자드가 이렇게 약했나”라며 의아해했고, ID 고철음불가님도 “무슨 조건을 제시했기에 이렇게 뜬금없이 계약한거지?”라며 의혹을 품었습니다.

ID 콩까지마님은 “원래 이렇게 되는게 맞다고 생각함. 블리자드가 당연한 것을 요구했지만 너무 뻣뻣했고 캐스파는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면서 당당했다. 결국 둘 중 하나 죽어야 끝나는 치킨게임 벌인 건데 지금 상황을 보면 둘 다 죽게 생겼으니 ㅋㅋㅋ 손 내미는 꼴이라고나 할까”라며 그 내막을 추측해보는 의견을 남겨주셨네요.

사실 이번 협상의 배경으로는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데요, 가장 신빙성 있는 건 역시 ‘스타2’의 저변확대에 있습니다. 알다시피 ‘스타2’는 출시 이후 국내에서 크게 이슈되긴 했지만 ‘스타1’ 만큼 흥행하지 못했고, e스포츠 리그 역시 곰TV에서 진행하는 GSL이 다수의 시청자 풀을 확보하며 인지도는 올렸으나 ‘스타1 리그’의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죠.

결국 ‘스타2’의 성장세는 정체돼 있는데다 ‘스타1’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선수와 게임단도 협회 측 눈치를 보느라 옴짝달싹 못하고 있으니 블리자드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하나였을 겁니다. 게다가 절대권력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누가 봐도 ‘이상한 분쟁’에 휘말려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도 입었으니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었겠죠. 결과적으로 한 보 물러나면서 ‘이상한 분쟁’에서도 탈출하고 ‘스타2`는 물론 `스타1`의 인기까지 회복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럼 남은 건 그래텍입니다. 둘 사이에 어중간하게 껴 있는 상황이니까요.

ID TEMERAIR님은 “곰티비가 멍 때리고 있다가 밥그릇 잃게 생겼다”며 걱정된다는 의견을 남겨주셨고, ID 베트남총각님은 “곰티비가 망하는 건 당연하겠구만. 지난 몇 개월 동안 내 욕구를 충족해준 프로그램이었는데”라며 안타까운 심정으로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이와 반대로 ID 쿨악마님은 “음... 왜 곰이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차라리 온겜이나 엠겜에서 로얄티 받거나 홍보에 겜방송국을 이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지적재산권이야 블리자드지만, 국내리그 독점권을 갖고 있는 건 그레텍인데”라며, ID 도킨님은 “다들 곰TV 불쌍타 하는데 곰TV는 아직 스타2 리그 독점권을 여전히 가지고 있음. 그들 입장에서도 케이블 방송사가 스타2 리그를 만들어서 사용료를 지불한다면 곰TV 입장에서 꼭 엿된건 아님. 아무 것도 안하고 개런티 받는 꼴인데. 사용료 합의가 중요하지.”라는 의견 남겨주셨습니다.

쿨악마님과 도킨님의 의견대로 그래텍 측은 여전히 ‘스타2’에 대한 국내리그 독점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협상은 ‘스타1’에 관련된 내용이니 손해 보는 것도 전혀 없지요.

그러나 앞으로 이어질 팬들의 요구가 부담될 겁니다. 팬들은 블리자드와 협회가 화해했으니 흥행보증수표로 불리던 ‘스타1’ 선수들이 ‘스타2’에서도 활약하길 원할 것이고, 무엇보다 곰TV 외에 온게임넷이나 MBC게임 채널에서 리그가 진행되길 바랄 겁니다. 혹여나 인지도가 높은 두 방송사가 직접 리그를 개최하겠다고 요구해도 난감하겠네요. 독점권이 있으니 ‘우리가 다 먹을래’라는 욕심이 있을 텐데, 자칫 ‘스타2’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두 방송사가 그래텍과 계약하고 ‘스타2’를 보여줄지(혹은 자체 리그를 진행할지) 확실히 알 수는 없으나, 좋은 분위기에서 팬들이 원한다면 결국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겠죠.

결과적으로 블리자드와 협회, 그리고 세 회사는 당장의 손해나 이익을 계산할 게 아니라, 무너져가는 ‘스타1’과 ‘스타2’를 살려내는 데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이해관계를 다져가는 게 중요할 거 같습니다. 게임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소통하는 최고의 문화 콘텐츠 e스포츠, 그리고 이를 지탱하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가 이대로 무너져 내린다면 참 안타까운 일이 될 테니까요.

▲ 블리자드-한국e스포츠 협회 `스타1` 라이선스 체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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