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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국내판 AOS, 왜 재미없다고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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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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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S란 장르를 아시나요? ‘Aeon of Strife’의 약자로써 원래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이용자가 만든 맵에서 즐기는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RTS의 하위 개념이라고 볼 수도 있지요. 그러나 AOS란 단어 자체가 익숙지 않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영웅놀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게임 룰 자체가 영웅을 하나 골라 성장시킨 뒤 적을 쳐부수는 전형적인 형태거든요.

잠시 과거 이야기가 필요하겠네요. 많은 독자 분들도 아시겠지만 AOS의 시초라면 역시 ‘워크래프트3’에서 파생된 ‘도타’와 ‘카오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카오스’가 엄청난 인기였지요. 이때만 해도 AOS란 장르는 그 의미가 정확히 확립되지 못했습니다. 특정 게임의 모드 정도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이러한 태생적 한계를 딛고 정식으로 출시된 AOS가 있습니다. 바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죠. 흥미로운 건 이를 만든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가 ‘도타’를 만들었던 제작진들이 나와 설립한 회사라는 것. 이들은 AOS 고유의 게임을 만들어도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던 거죠. 결과적으로 ‘LOL’은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해 장르를 확립하는 데 기여하게 됩니다. 기자의 경우에도 이 ‘악마의 게임’을 여러 지인들에게 추천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게 만들기도 했었죠(웃음).

‘LOL’이 크게 성공한 이후, 국내에서도 AOS를 토대로 한 게임이 제작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카오스’가 한창 잘 나가던 무렵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고 봐야 옳겠죠. 특히 위메이드에서 내놓은 ‘아발론 온라인’은 ‘LOL’과 비슷한 시기(09년)에 출시돼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캐시 아이템(정확히 밸런스) 문제 등으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죠.

▲ 리그오브레전드(좌)와 아발론온라인(우)


이후 한 2년 정도 조용하다 싶더니, 올해 들어 국내에 다시 AOS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AOS가 큰 화두가 될 것이라 일찌감치 예견했는데요, 그게 정확히 맞아 떨어져 다수의 게임이 출시/소개되고 있지요. 요즘 가장 이슈인 게임은 네오플의 ‘사이퍼즈’와 드래곤플라이의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이하 KUF온라인)’입니다. 두 게임 모두 AOS 장르지만, ‘LOL’과 같은 탑 뷰 방식이 아닌 TPS 시점으로 제작된 게 특징이죠.

단순한 시점 차이 같지만, 사실 이렇게 제작되면 게임 내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앞서 설명했듯 AOS는 RTS에서 파생된 만큼, 시점을 포함한 전반적인 게임성 자체가 RTS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요소에 더 근접해 있거든요. 그러나 ‘사이퍼즈’와 ‘KUF온라인’은 룰은 그대로 가되, 시점을 포함한 전체적인 구성을 달리함으로써 느낌 자체를 뒤집었습니다. 일종의 차별화 전략이죠. 그렇다면 가장 큰 재미요소는? 맞습니다. 액션성이죠. 국내에 액션 장르의 게임이 인기가 높고, 또 보편화돼 있다 보니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오스’나 ‘LOL’이 인지도가 높긴 하지만 국내에서 AOS의 파이를 크게 확장한 것은 아니니까요.

오늘의 이구동성 주제이자, 논란은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기존에 ‘카오스’부터 ‘LOL’까지 경험했던 유저들은 ‘사이퍼즈’나 ‘KUF온라인’이 영 못마땅합니다. 재미도 없지요. RTS 적인 재미요소에 완전히 길들여진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대부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합니다. KTH에게는 아픈 기억이겠지만, TPS 시점으로 액션성을 강화해 출시된 ‘LOCO’도 유저들에게 외면 받으며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죠.

▲ KTH의 `로코` 시도는 좋았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건 ‘사이퍼즈’나 ‘KUF온라인’의 인기가 결코 낮지 않다는 겁니다.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사이퍼즈’의 경우 PC방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으며 이번 주 게임메카 인기순위에서 12위를 기록했습니다. ‘KUF온라인’도 일부 AOS 매니아들 사이에서 비난 받고 있지만, 전체적인 반응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죠.

이런 상황은 양 측이 내세운 ‘모험 전략’이 맞아 떨어졌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AOS가 흥미로운 장르긴 하지만 전략을 요구하는 터라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이에 ‘사이퍼즈’와 ‘KUF온라인’은 접근하기 쉬운 액션으로 구도를 잡고, 일단 눈앞에 보이는 것들 때려 부수면서 차근차근 AOS의 재미를 이해하게끔 유도했죠. 나쁘지 않은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 대해 독자 분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역시 호불호가 갈립니다. 정통파의 경우 AOS는 전략이 기반이 돼야 하는데 ‘사이퍼즈’나 ‘KUF온라인’은 무조건 찌르고 후비고 베고 날리는 액션 게임일 뿐이라는 것. 쉽게 말해 AOS로써 인정을 못하겠다는 거죠. ID 야라나이카님은 “AOS장르에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서 평가를 내려보려고 했지만, 이건 뭐 평가고 자시고 망작이란 말밖에”라며, ID vpdlfaktmx님은 “개발자가 AOS를 안 해봤나. 액션보다는 전략인데. 너무 사이즈 크게 보고 대중성 어쩌고 하다가 AOS 매니아들도 못 잡겠다”라며 아쉽다는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또, ID 주피니스님은 “AOS 아니구요. 로코 비슷한 장르인가보네요. 요즘 이런 장르 많이 나오네”라며 아예 두 게임이 AOS가 아니라고 단정 짓는 의견까지 남겨주셨네요.

그러나 반대되는 의견도 상당합니다. ID 로카유님은 “게임메카도 안 해보고 평가하는 X저리는 많구만? 만약 사이퍼즈가 재미가 없다면, 맵이 1개 밖에 없는 상태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할까? 밤새도록 피시방에서 했는데 새벽 3시든 6시든 무조건 1분 이내로 8명이 찬다. 하는 사람이 많고 빠져있는 사람이 많은 건 엄연한 사실”이라며, ID jk95282님은 “사이퍼즈..컨텐츠도 좀 부족한거 같고,뭔가 부족하고 아쉬움 느낌이지만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재밋게 하고 있습니다. 일단 즐겨보고..그 감상을 말해주세여..해보지도 않고 그래픽이 이러쿵 게임성이 저러쿵...ㅉㅉ”이라고 의견 남겨주셨네요.

확실히 양 측의 의견을 들어보면 그 차이가 분명합니다. 정통파와 비정통파의 의견 대립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지금 당장 ‘사이퍼즈’같은 국내형 AOS가 인기를 누리고 있고, AOS의 파이는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 ‘카오스’를 제외하고 단일 게임으로써 성공한 AOS가 없는 만큼, 이들 게임이 먼저 자리를 잡을 지도 모르는 일이죠.

물론 단정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위 두 게임과 달리 태생 그대로의 모습을 잘 반영한 ‘LOL’과 ‘카오스 온라인’이 곧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지요. ‘LOL’은 검증된 웰메이드 작품이고 ‘카오스 온라인’은 그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만큼, 두 게임 모두 출시 이후 큰 인기를 얻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거 향후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겠는데요?

올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너무 ‘대작’ 위주로만 흘러가고 있습니다. 다행이 위에 언급한 게임들이 힘을 내주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이 상황이 참 즐겁네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 `카오스 온라인`은 여름방학 시즌에 맞춰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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