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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둘이 먹다 둘 다 죽는 그 맛! 게임 속 '괴식'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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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밝았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올해 한가위에 어떤 기대와 계획을 갖고 있으신가요? 기자는 개인적으로 명절의 백미는 역시 음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정겹게 둘러앉아 동그랑땡 부치고 나물 무치고 갈비도 찌며 틈틈이 주워 삼키는 거죠. 신선한 과일도 좀 깎아 먹고 말입니다.

다만 사회가 핵가족 위주로 재편되면서 다 함께 명절음식을 하는 풍경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반찬가게에서 전을 조금 사서 기분만 내거나, 그나마도 귀찮으면 냉장고에 묵혀둔 식재료들을 대강 조리하기도 하죠. 올해는 저도 TGS 취재로 일본에 와있다 보니,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사다 구색이나 맞춰볼 생각입니다.

당고에 배를 갈라 속을 채워 넣으면 얼추 송편 비슷하지 않을까요? 낫토를 넣어보고 싶지만 아무래도 끔찍한 혼종이 탄생할 듯 합니다. 이처럼 음식은 음식인데 감히 입에 넣을 수 없는 것을 흔히 ‘괴식(怪食)’이라 하죠. 옛말에 ‘음식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했지만, 죽도록 맛없거나 괴상한 음식은 상당히 오래된 개그요소랍니다. 물론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죠.

5위 노엘의 데스 디너(블레이블루), 6영웅조차 버티지 못한 치명적인 맛

첫 번째 메뉴는 ‘블레이블루’ 히로인 ‘노엘 버밀리온’이 만든 이른바 데스 디너(Death Dinner)입니다. 이름부터가 대놓고 죽으라는데(…), 당연히 본인이 직접 지은 것은 아니고요. 그녀의 치명적인 요리 실력에 질려버린 사관학교 동기들이 붙여준 별명이랍니다. 사관학교 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입학한 재원인데 전투 외에 분야는 영 꽝이라는 설정이죠. 전문용어로 ‘갭 모에’랄까요. 헌데 어째선지 공식 프로필상 특기는 ‘요리’입니다?!


▲ 임무 수행에 있어선 누구보다 뛰어난 자질을 지닌 노엘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노엘’의 데스 디너는 사관학교를 졸업한 게임 본편에서도 여전히 막강합니다. 전투 도중에 상대에게 요리를 먹이거나 하진 않지만, 엔딩에서 모두에게 식사를 대접했다가 무고한 사람 여럿 골로 보냈죠. 쓰러질 줄 모르는 강골 ‘라그나 더 블러드엣지’부터 그 전설적인 검객 ‘하쿠멘’도 입에서 녹색 액체를 질질 흘리며 기절했습니다. 주위에는 무언가 엄청 위험해 보이는 보랏빛 연기가 자욱한데, 분명 멀쩡한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조리를 하는 건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 절대 살해 현장이 아니다, 시식 현장이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4위 치에와 유키코의 물체X(페르소나), 미소녀 학우들의 정성이 담긴 카…레

다음 메뉴는 ‘페르소나 4’의 ‘사토나카 치에’와 ‘아마기 유키코’가 합작한 물체X입니다. 이쪽도 정식 명칭이 물체X인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처음 의도는 카레입니다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두 히로인은 카레를 만들 줄도 모를뿐더러 아무래도 카레라는 음식 자체를 잘못 이해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을 비롯한 남학생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남자애들은 강한 맛을 좋아해!”라며 김치와 후추를 넣고, 숨겨진 맛이 필요하다며 ‘커피우유’와 ‘해삼’을 투입하다니…


▲ 지옥에서 방금 막 건져올린 듯한 비주얼이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결국 한데 모여선 안될 식재료가 뒤섞인 저주받은 솥에서는 약속된 보라빛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이 와중에 맛도 한번 안 봤는지 ‘유키코’는 주인공을 찾아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후훗, 엄청난 게 있으니까 뱃속을 비워놓고 오라고”라고 초대하죠. 확실히 엄청난 게 준비되어 있긴 했습니다. 주인공과 친구 ‘요스케’ 모두 한술 뜨자마자 거품을 물며 쓰러졌으니까요. 식감은 느물느물거리며 끈적끈적하고 서걱서걱한데다 뭐가 막 씹히고, 맵지도 달지도 않고 그냥 구리답니다.


▲ 사상 최초로 히로인들에게 제거당한 주인공이 될 뻔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3위 미나세 아키코의 나조잼(카논), 완벽한 어머니의 단 한가지 약점

세 번째 메뉴는 ‘카논’ 속 ‘미나세 아키코’의 나조잼입니다. ‘아키코’ 여사는 히로인 ‘미나세 나유키’의 어머니로 남편과 일찍 사별한 후 홀로 딸을 키우며 살림을 꾸려나가는 생활력 강한 여인이죠. 가사 전반에 능통하고 양식과 일식 등 다양한 요리법까지 섭렵하고 있답니다. 앞서 살펴본 캐릭터들과 달리 요리치는 아닌 셈인데, 이 분도 희한하게 한 가지 엇나간 부분이 존재합니다. 바로 취미로 만드는 자작 잼만큼은 도저히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죠.


▲ 설마 '아키코' 여사가 만든 잼이 맛 없을리가…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그녀가 만든 나조잼은 겉보기에는 꽤나 먹음직스러운 오렌지 마멀레이드이지만, 그 이면에는 시식자에게 트라우마가 될만한 가공할 독성이 담겨있습니다. 이걸 빵에 발라먹은 캐릭터를 살펴보면 우선 사지가 굳어버리고 때때로 환각을 봐요. 거기다 심각한 정신적 고통으로 이성이 마비되어 뱉고 싶어도 뱉을 수 없답니다. 도대체 뭘 넣었는지는 끝내 알려주지 않는데, 멀쩡한 미각을 지닌 것을 보이는 ‘아키코’ 여사 본인은 정말로 맛있다는 군요. 우선 독극물 검사부터 해봐야…


▲ 작화 붕괴가 아니다, 주인공의 의식이 사그라드는 중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2위 쿠스하 미즈하의 쿠스하즙(슈퍼로봇대전),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쓴 법

네 번째는 ‘슈퍼로봇대전 알파’ 여덟 주인공 중 하나인 ‘쿠즈하 미즈하’의 쿠즈하즙입니다. 이쪽은 다른 요리들과 달리 몸보신하라고 만든 건강 드링크에요. 애초에 맛 있으라고 만든 건 아니니 어지간하면 참고 마시겠는데, 작중 묘사는 그 정도를 아득히 뛰어넘습니다. 우선 색부터 약속된 보라색에다 끓는 아스팔트 냄새가 난다고 하며, 꾹 참고 한입 먹었다가는 곧바로 혼절할 정도로 맛이 역합니다. 시리즈 내내 굴욕적인 모습을 보인 적 없는 ‘젠가 존볼트’가 “커헉!!”하며 쓰러질 정도니 말 다 헸죠.


▲ 왜 괴식은 전부 약속이라도 한 듯 보라색일까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이러한 괴식은 대부분 레시피 비공개이기 마련인데, 쿠즈하즙은 특이하게도 재료가 공개됐습니다. 문제는 그게 참치 눈알, 문어 가루, 도롱뇽, 살모사 등이라서… 그래도 일단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이긴 해요. 거기다 쿠즈하즙은 최소한 제기능에 충실합니다. 마시는 순간 넋을 놓긴 해도 깨어나보면 어지간한 병은 그 길로 완쾌, 피로도 한방에 날아가고 피부까지 탱탱해진답니다. 이는 실제 게임에도 구현되어 쿠즈하즙을 마신 캐릭터는 출격 시 기력 수치에 보정을 받아요. 역시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쓴 법이군요.


▲ 시식자의 시야, 인조인간이 먹었는데도 이 지경이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1위 누카콜라사의 누카콜라 퀀텀(폴아웃), 방사능 특유의 생명을 톡 쏘는 맛

대망의 마지막 메뉴는 ‘폴아웃’에서 줄기차게 볼 수 있는 음료 누카콜라입니다. 현실의 코카콜라를 패러디한 상품으로, 얼마나 인기가 좋았는지 핵전쟁으로 세계가 대충 망한 후에도 여기저기서 매우 쉽게 발견할 수 있죠. 누크(Nuke, 핵)라는 이름에서 보듯 방사능을 첨가해 톡 쏘는 맛을 더했답니다. 본래 천연 과일을 사용한 꽤 괜찮은 음료가 될뻔했는데 하필 생산에 나선 해에 과일대기근이 일어나(…) 방사능을 넣는 쪽으로 급히 선회했답니다. 아니 과일 말고 음료에 넣을게 방사능밖에 없었나요?


▲ 병 모양부터가 핵미사일이다, 생명을 톡 쏘는 맛! (사진출처: 폴아웃 4 위키)

이것만 해도 충분히 제정신 아닌데, 누카콜라사는 방사능 함량을 더욱 높인 후속작까지 내놓았습니다. 바로 푸르스름한 자체 발광이 인상적인 누카콜라 퀀텀이죠. 보고서에 따르면 첫 시음 테스트에서 대상자 전원이 3일 내에 심각한 장기손상으로 사망했답니다. 이후 몇 차례 개선을 거친 끝에 다섯 명 중 셋이 심각한 현기증, 하나가 시력 상실, 마지막 한 명이 죽을 정도의 구토 증세를 보이는 것을 보며 기쁜 마음으로 출시했다는 군요. 이 정도는 허용 범위라나… 아, 최근 ‘폴아웃 4’ DLC ‘누카 월드’가 출시되며 퀀텀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죠. 자세한 내막은 게임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 실제 상품화되었으니 기회가 닿으면 시음해보자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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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아웃 4 2015. 11. 13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RPG
제작사
베데스다
게임소개
‘폴아웃 4’는 베데스다 대표 타이틀 ‘폴아웃’ 시리즈 4번째 넘버링 작품으로, 전작과 마찬가지로 핵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를 배경으로 삼는다. 이번 작품의 주 무대는 보스턴 인근 지역으로,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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