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로 즐기는 건담의 맛(SD 건담 G-제네레이션)

SD건담 G제네레이션은 로봇대전과 비슷한 형식의 시뮬레이션 RPG게임이다. 이미 PS로는 발매되어 많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일본에서는 많은 건담팬들이 건담게임이라면 완성도를 보지도 않고 무조건 사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건담들이 총 출동하는 건담들의 로봇대전이니 이 게임의 인기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마치 국내에서 서태지 팬들이 서태지음반을 들어보지도 않고 먼저 구입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아무튼 우선 구입을 하고 완성도는 나중에 따진다는 건담게임, 구입을 했으니 이제 완성도를 따져볼까나.


건담이 등장해서 재밌는 것이 아니다
SD건담 G제네레이션에는 단순히 건담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에 재밌는 것은 아니다. 로봇대전형식의 전략적인 게임성과 유니트를 키워나가는 육성의 재미, 게임상에서 적에게 공격을 명중시키고 적의 공격을 피하는 순간의 묘미 등이 절묘하게 하나의 게임성으로 조합되어 있는 것이 이 게임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재미이다.



완성도도 충분히 보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초 인기 캐릭터 ‘건담’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 게임의 재미는 몇배가 되는 것이다. 건담은 게임의 재미를 부풀려주는 매개체이지 ‘재미 그 전부’는 아닌 것이다. 이 얘기는 그만큼 게임의 완성도 자체가 뛰어나다는 얘기.


애니메이션의 명장면들이 그대로 재현
건담은 많은 시리즈를 거쳐오면서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그 명장면이 게임속에서 되살아난다. 역습의 샤아, 0083, Z건담 등 건담시리즈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가 그대로 등장하며 명장면을 똑같이 연출해낸다. 이것만으로도 건담팬들에게는 소장가치가 충분한 게임이 될 것이다.



또한 한글화가 되긴 했지만 일본판의 원본음성을 그대로 남겨두고 자막만을 한글화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국내 게이머들이 가장 바라는 한글화는 일본음성은 그대로 두고 자막이나 메뉴 등만을 한글화하는 것인데 이소프넷은 게이머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한글화를 시켜 게임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준 것이다.

한글화는 어떠한가?
이번 SD건담 G제네레이션의 한글화는 폰트의 세련미가 떨어진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만점을 주고 싶다. 대사의 멋들어진 번역과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내기 위해서 일본음성을 그대로 살렸다는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 이것은 충분히 게이머들의 마인드를 파악했다는 것과 연관된다.



요즘 한글화의 추세가 무조건 바꿔놓으면 좋은 것으로 인식하고 게이머들의 동향은 살피지도 않은채 어설프게 한글화하여 발매하는 경우를 허다하게 봤다. 하지만 SD건담 G제네레이션은 게이머들이 어떠한 것을 좋아하는지 충분히 읽어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한글화 음성도 좋았겠지만 국내에 많은 건담팬들은 일본성우들의 음성을 그대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할 것이다. 또 한글판만의 새로운 요소가 들어가 있는 점도 서비스요소로서 만족할만하다.



치명적인 게임외적인 문제
게임의 발매시기가 굉장히 늦었다는 점이 현재상황에서 충분히 문제거리로 얘기될 수 있지만 한글화된 SD건담 G제네레이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딴지를 걸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은 부실한 패키지내용과 많은 버그들이다. 마그나 카르타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게임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되는 채로 발매된 것은 게이머들에게 원성을 들어 마땅하다.



또한 MS 유니트 설계, 추가 등의 방대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게임인만큼 100퍼센트 제대로 즐길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설명이 들어간 매뉴얼이 필요했을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뉴얼의 내용자체도 너무 간략하다. 게임을 진행하는 와중에서도 여러 가지 버그가 생겨 짜증을 유발한다. 제작사가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이 게임을 사는 사람은 모두 PS판을 해본 사람들이 아니며 모두 건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수의 게이머들은 버리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게임을 발매할 것이라면 다시 한번 원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