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팩의 전설은 계속된다(심즈 2: 못말리는 캠퍼스)

FIFA, NFL, NBA, PGA 시리즈와 같이 매년 나오는 스포츠 시리즈에서부터 레이싱 게임인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까지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시리즈물을 내놓는 EA지만 우려먹기의 대표주자로 유명해진 작품은 따로있으니 바로 심즈 시리즈다.

작은 소재 하나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시트콤처럼 무려 7개나 되는 심즈 1편의 확장팩들은 각각의 주제에 어울리는 아이템과 배경을 게이머들에게 선보여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심즈 2이 첫번째 확장팩인 ‘못말리는 캠퍼스’는 전작의 확장팩들이 쌓아온 명성을 계승할 작품으로 심즈 2에서 추가된 개념인 인생을 확장한 작품이다.

룰을 철저히 지키다

못말리는 캠퍼스에서 보내게 될 삶은 학기마다 요구하는 능력치를 향상시키는 교육과 캠퍼스의 일상을 즐기는 생활의 2가지로 나뉜다.

일단 대학에 입학하면 학과를 선택한다. 학과를 정한 뒤에 승진을 위해 요구되는 논리, 창의력과 같이 각 학과에 맞는 요구 능력치가 생겨나는데 조건을 충족시키면 성취도의 한계치가 상승해 좀 더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예컨대 높은 창의력을 요구하는 회화과에서 창의력 능력치를 올리지 않으면 열심히 수업을 들어가도 성취도 한계치가 낮아 노력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 이로 인해 짧은 대학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짜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회사를 다니는 것과 별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생활부분에 있어서 개인주택과 기숙사는 큰 차이를 보여준다. 게임의 제대로 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기숙사에 입주하기를 권장한다. 일단 가격이 매우 저렴하며 식사를 제공하고 여러가지 부대시설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더욱이 기숙사를 함께 사용하는 심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심즈 시리즈의 영원한 난제인 친구사귀기와 연인 만들기를 매우 쉽게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개인공간이 좁다는 것인데 사실상 기숙사 전체를 자신의 집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아니다.

개인주택 역시 제공되지만 가격이 비싸고, 개인주택에서 기거한다면 아마 심즈 2 오리지널과 확장팩 사이의 차이점을 찾기 위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뭔가 부족하다

캠퍼스의 또 다른 낭만 중 하나인 동아리는 좀 더 다른 느낌의 캠퍼스생활과 이벤트를 즐기고 싶다면 권장할만하다. 하지만 여기에 따라오는 결정적인 문제점이 하나 있으니 한 학기당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대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들어가는데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 혹은 아르바이트 이외에 특별히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기숙사에 있는 모든 물품을 팔아버리고 돈만 챙기는 꽁수가 하나 있긴 하다…-_-;). 그러다 보니 동아리 활동을 즐기면서 게임을 하기에는 시간과 돈의 제약에 많이 부딪치게 될 것이다.

게임을 난이도 있게 즐기고 싶다면 동아리, 성적관리를 꼼꼼히 하면서 진행하면 될 것이고, 다소 재미가 떨어져도 쉽게 진행하고 싶다면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성적관리만 충실히 게임을 진행하면 된다.

4년간의 학교생활을 모두 마치면 마을로 돌아오게 되고, 기존 심즈 2의 생활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 캠퍼스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키운 아이를 대학생단계까지 키우던가, 아니면 새롭게 캐릭터를 생성해야 한다.

기존 확장팩의 장점이 사라졌다

분명 일반적인 생활에 이번 확장팩이 불고온 변화의 바람도 있다. 우선은 여러명의 심들과 쉽게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이야기하면서 놀기 등의 대화메뉴가 추가됐고, 새로운 3가지 직업군과 직업 아이템이 추가된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이전 확장팩같이 기존 생활을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생활방법이 아닌 완전히 분리된 형태의 대학생활에서 오리지널 작품을 대체할 새로운 생활의 즐거움을 느끼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