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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의 분노, 게이머의 분노는 어디서 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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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액션 드라마 장르를 개척한 '아수라의 분노'

리뷰를 시작하기 앞서 ‘아수라의 분노’ 라는 게임에 대해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게이머들은 처음 게임이 공개되었을 당시 혈혈단신의 주인공이 문어팔과 양다리만으로 지구보다 거대한 신을 쓰러트리는 모습에서 동양판 ‘갓 오브 워’ 가 연상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공개된 플레이 영상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연출력이 눈길을 사로잡아 대작 액션게임 탄생에 대한 기대치가 치솟았다.

하지만 발매가 가까워짐에도 액션 게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전투 시스템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PS스토어를 통해 데모판이 배포되면서 ‘뭔가 아니다’ 는 느낌이 들었다. 이윽고 지난달 23일 ‘아수라의 분노’ 가 비한글화로 PS3, Xbox360으로 정식 발매되면서 게이머들은 게임의 실상을 접하게 되었고 개중에는 속았다는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뒤늦게 게임 타이틀 표지의 오른쪽 아래를 보고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다. 장르가 무려 생소하기 짝이 없는 ‘체험형 연속활극 액션’ 이라니.


▲ 박력있는 표지가 아니라 오른쪽 아래 '체험형 연속활극 액션' 에 주목해야 했다

일드라는 관점에서 ‘아수라의 분노’ 가 어필할 수 있는 건

‘아수라의 분노’ 의 장르인 ‘체험형 연속활극 액션’ 은 한 편의 일본 드라마(일드 또는 애니메이션)를 연상시킨다. 이를 뒷받침 하는 것은 게임 타이틀 표지 뒤쪽에 버젓이 명시된 ‘액션 드라마를 체험한다’ 는 표기다. 그렇다면 이것이 과연 게임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아수라의 분노’ 는 분명 감상만 하는 장면이 많지만 ‘내가 직접 플레이 해야 엔딩에 다다를 수 있다’ 는 게임으로써의 최소 조건은 지키고 있어 평가하기에 무리가 없다. 먼저 감상한다는 입장에서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 어떤 매력으로 어필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

보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드의 특징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흔히 일드의 특징은 소재가 다양하고 한국 드라마에 반드시 다루는 남녀간의 사랑보다는 해당 이야기의 주제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취지가 밑바탕에 깊게 깔려있다. 반면 시즌별로 분량(횟수)이 적은 편이라 전체적으로 내용이 짧다. 그 만큼 내용 전개 또한 빠르다. 그렇다면 ‘아수라의 분노’ 도 그러할까? 대답은 물론이다. 빠짐없이 이 공식을 지키고 있다.


▲ 한 회마다 약 20분 정도 소모된다

아수라는 왜 분노했는가 그리고 그 분노가 어느 정도인가

‘아수라의 분노’ 는 총 19화(DLC 제외)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은 한 회마다 공통적으로 이벤트, 전투 파트, 이벤트, 전투 파트, 이벤트 순서로 전개된다. 특히 매 회마다 시작 부분에 제작진의 이름이 언급되고 아이캣치로 불리는 쉬어가기 화면이 중간에서 편집 지점을 잡아준다. 여기에 마지막에는 다음회 예고편이 삽입되어 있어 정말 드라마를 감상하고 있다는 느낌을 최대한 어필한다.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내의 경우 다음회 예고를 하지 않아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데, ‘아수라의 분노’ 는 예고편을 빼놓지 않고 선보여 이 같은 궁금증을 유발시키지 않는다. 심지어 내용은 해당 이야기의 주요 장면으로 꾸며져 예고편만으로도 다음회 내용이 이해될 만큼 편집까지 잘 해놨다.


▲ 이야기의 기승전결 구도가 분명해 몰입도는 높다


▲ 반면 너무 친절하게 편집되어 재미를 반감시킨 다음회 예고편

이번엔 주제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전체적인 구성이 드라마라면 이야기는 어떨까? 흔히 주제는 제목과 같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아수라의 분노’ 에서 분노는 어떤 이유로 생긴 것이고 이 분노의 폭발력이 어느 정도인지 설명하겠다. 이는 분노의 강도를 게이머가 직접 체험한다는 데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1화에서 주인공 아수라는 지구에 뿌리내린 항마(마물)를 물리쳐 지구에 일시적인 평화를 가져온 8신중 한 명으로 화려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2화부터 급전개가 펼쳐진다. 신국 트라스트림의 총사령관 데우스가 지구와 인류를 구하기 위해선 아수라의 딸인 미수라(무녀)의 힘이 필요하다며 아수라를 제외한 7신장들과 함께 계략을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아수라는 신황을 죽인 반역자로 내몰리면서 부인을 잃고 딸인 미수라도 이들에게 빼앗기고 만다. 이후 구출을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데우스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고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다. 여기까지 모든 것을 빼앗기고 굴욕적인 패배까지 당한 아수라에게 남은 것은 확실히 분노와 복수뿐이다.

3화 이후 전개는 시대가 12,000년 뒤로 바뀌지만 주인공 아수라의 분노가 커지면 커졌지 수그러들 기미를 주지 않는다. 이유인 즉 그 만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항마에 의해 세계는 혼란스럽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심지어는 사람들을 학살해 영혼을 갈취하거나 딸 미수라의 힘을 강제로 끌어내 만트라 증폭기라는 병기에 쏟는 만행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음도 알아버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원흉인 데우스는 모든 것이 대의를 위해서라는 되도 않는 소리로 일관한다. 이렇듯 흘러가는 전개가 주인공 아수라의 분노에 시청자가 감정 이입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 흘러가는 전개가 아수라와 분노에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 여기에 멋진 일러스트로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정리도 해준다

반대로 아쉬운 점은 앞서 일드의 특징으로 꼽은 급전개로 인한 스토리의 난해함이다. 이는 DLC 판매를 고려해 다분히 의도적인 부분이겠지만, 과거 동료였던 7신들과 항마들의 우두머리 브리트라 등 주요 적들은 주인공의 라이벌 야사(7신중 한 명)를 제외하고 대부분 한 회마다 단판 승부로 죽느냐 사느냐(몇몇은 이벤트에서 어이없게)가 결정되어 이야기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캐릭터의 매력마저 단절되어 딱딱한 느낌을 준다. 이는 설령 미친 존재감으로 어필한 캐릭터라도 주제 관철이 우선인 일드 특징이 고집스럽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관 설명도 충분하지 않아 마지막까지 감상을 끝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여럿 있다. 뒤이어 설명하겠지만 특전으로 얻는 일러스트나 설정집만으로는 ‘아수라의 분노’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얼마나 답답하면 국내외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스토리 설명을 원하는 질문이 수시로 올라올 정도며 기자도 솔직히 답을 구했다.


▲ 랭크에 따라 설정집과 같은 부가 콘텐츠를 얻을 수 있다


▲ 수집욕을 자극할 만한 멋진 일러스트도 여럿 있다


▲ 대체로 엔딩을 보긴 쉬우나 이해가 안되고 석연찮은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이제 아수라의 힘의 원천인 분노의 강도가 어느 정도일 지 알아보겠다. 한 마디로 말하면 거침이 없다. 상대가 지구를 양손에 안을 만큼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해도, 거대한 태도로 지구를 꿰뚫는 파괴력을 자랑해도, 하늘의 별만큼 많은 우주 함선에서 포탄을 떨궈 공격해도, 모두 다 아수라의 분노의 펀치와 발차기로 사정없이 때려눕혀지거나 제압당한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이야기 중에 아수라는 죽음을 맞이기도 하며, 두 팔을 잃어 머리와 발차기만으로도 싸움을 해나가기도 한다. 게이머는 그런 악조건에서도 끊임 없이 싸워 나가는 모습에 어느새 아수라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이 같은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 건 화려한 임팩트와 효과(연출)로 호평 받은 ‘나루토 나루티밋’ 시리즈를 개발한 사이버커넥트2의 노하우와 버튼 액션이 만나 생긴 시너지 효과다.


▲ 분노의 강도는 이런 무모함을 넘어


▲ 상식을 넘어선 존재도 싸워 쓰러트린다


▲ .......

패드 수명이 걱정되는 버튼 액션

이제부터가 게임으로서의 ‘아수라의 분노’ 평이다. 게이머는 앞서 드라마틱한 구성과 주인공 아수라의 매력에 취해 충분히 감정 이입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전투 파트에서 아수라를 플레이하며 분노를 쌓고 적절할 때 폭발시켜주는 역할을 맡는다.

먼저 드라마 진행 중에는 여러 차례 싱크로닉 찬스가 주어진다. 싱크로닉 찬스는 게이머가 해당 입력 타이밍에 맞춰 알맞은 버튼을 누르거나 연타해 액션 드라마에 흥을 불어넣는다. 사실 드라마 전개 중에 싱크로닉 찬스가 공격을 주고 받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대로 흘려버려도 이야기가 진행되어 조금 넌센스다. 하지만 놓쳐선 안 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클리어 이후 매겨지는 등급(D~S)에 따라 주어지는 특전(일러스트, 설정집, 영상 감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등급은 버튼 액션의 타이밍(굿, 그레이트, 엑설런트)과 아수라가 입은 대미지에 비례해 매겨진다.

특히 아쉬운 건 앞서 버튼 액션을 무시해도 진행되는 방식과 더불어 내가 직접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요소가 없다는 점이다. 단순히 입력한 버튼에 따라 펀치나 발차기가 전개되거나 또는 내용의 변화를 끼치는 등 좀 더 다양하게 제공했더라면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필드 전투는 기본 공격과 상대를 띄우는 차지 공격 그리고 범위 공격과 적이 넘어질 때 카운터 공격을 꽂을 수 있는 헤비 어택 그리고 원거리 견제로 사용되는 래프트 슛으로 분류된다. 이 외에 점프는 상대 공격을 피하거나 피격 받아 날아갈 시 착지 자세를 잡아주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반면 위와 같이 타격과 관련된 액션은 다양하게 제공하는데 콤보가 따로 없어 단조로운 연타 위주로 전투를 진행할 수 밖에 없어 아쉽다.


▲ 싱크로닉 찬스에선 누르거나 돌리고 또는 연타하며 드라마의 흥을 불어넣는다

사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게임 화면 상단 체력 게이지 밑에 위치한 버스트 게이지 아이콘을 활활 타오르게 만들기 위함이다. 게임에서 보스는 체력 게이지가 존재하지 않으며 쓰러트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버스트 게이지 최대치에 발동할 수 있는 최강 공격밖에 없다. 최강 공격은 싱크로닉 찬스와 마찬가지로 게임 패드의 아날로그 스틱, 특정 버튼 입력 및 난타로 드라마를 이어갈 수 있다.


▲ 보스를 쓰러트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분노 폭발인 최강 공격 뿐이다

여기서 게이머도 함께 분노하게 되는 버튼 액션이 있는데 바로 연타 부분이다. 연타는 각 화마다 한 차례 이상 적용되어 있고 장면마다 대략 30회 정도 빠르게 두들겨야 다음으로 진행 할 수 있다. 버튼 연타야 장르를 불문하고 게임에서 흔히 있는 조작이지만 ‘아수라의 분노’ 는 특별히 게이머들에게 분노를 유발한다. 드라마가 후반부에 가까워 질수록 버튼 연타의 등장 빈도부터 횟수까지 상당히 늘어난다. 여기서 호불호가 갈리는 게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나 적절한 상황에 등장해 대체로 좋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특정 이벤트는 대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 난타를 유지해야 하는 등 그저 시간을 끌고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게다가 클리어 이후 게이머에게 남은 것은 크게 숨 한 번 내쉬어야 하는 힘겨움과 버튼 고장 및 패드의 수명 단축을 염려한 씁쓸한 기분뿐이다. 결과적으로 게이머의 고생 덕에 아수라만 분노를 폭발한 셈이다.


▲ 아수라가 신나는 만큼 유저의 손가락은 점점 아파오고 숨소리는 거칠어 진다

한번 본 드라마는 다신 안보는 주의

‘아수라의 분노’ 는 곧 액션 드라마를 체험하는 것이다. 사실 게임은 체험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플레이 할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목적이지만, ‘체험형 액션 활극’ 은 드라마틱한 전개와 버튼 액션의 조합이라는 일종의 실험성 느낌에 그쳤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왜 여타 액션게임들과 굳이 다른 방향으로 제작했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여기에 쉬움, 보통, 어려움으로 난이도가 분류되어 있지만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계속해서 도전할 근성 있는 게이머가 얼마나 있을지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또한 클리어 등급 중 S를 5개 이상 받아야만 진엔딩을 볼 수 있어 도전 욕구를 자극하려 한다. 하지만 높은 등급을 받는 조건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아 초보 게이머라도 손쉽게 달성할 수 있어 이건 도전이랄 것도 없다. 이보다 앞서 기자는 한번 본 드라마는 다신 안보는 주의라 난이도별로 도전할 필요성도 애초에 느끼지 못하지만 말이다.


▲ 도전 욕구를 자극하려곤 하나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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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제작사
게임소개
사이버커넥트2’가 개발하는 ‘아수라즈 레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신’을 테마로 한 대규모 전투다.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영상을 통해,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신’과 그의 수하들을 상대하는 주인공 ‘아수라’의 모...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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