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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이 학창시절 게임과 스포츠를 빼고 가장 좋아했던 것은 음악이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 노래와 악기연주를 변함없이 사랑한다고 말한다. 얼마 전 ‘워크래프트 3’ 제품발표회 때문에 방한했을 때에는 사석에서 한국과 미국의 월드컵 16강 공동 진출을 기원하는 뜻으로 미국국가를 열창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렇듯 어린시절부터 시작된 그의 음악열정은 대학시절 성악을 전공하기까지 이른다. 대학시절 빌은 여러 악기를 다루고 재즈와 락 프로그램에 많은 영감을 받기도 했지만 특히 좋아했던 분야는 노래를 부르는 성악이었다. 또한 그의 음악 전공은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놓는 데에도 크게 기여해 최초 ‘블랙쏜(Blackthron)'의 배경음악 제작과 ’워크래프트(Warcraft)' 휴먼, 오크족의 성우를 맡으면서 블리자드에 입사하게 된다. “게임을 제외한 나의 관심사는 문학, 영화, 연극, 여행 등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음악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처음 블리자드에 입사를 지원하게 된 것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과 음악이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빌은 블리자드에서 일하고 있던 스튜 로즈라는 친구에게서 게임 음악 제작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장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었다.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 위함도 있었지만 블리자드에 이력서를 던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과 음악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빌은 당장 ‘블랙쏜’ 배경음악을 제작한 샘플과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더빙한 ‘워크래프트’ 휴먼, 오크족 샘플을 담아 블리자드에 보냈다. 빌이 보낸 샘플을 받아든 블리자드 폴 샘슨 사장은 곧바로 만족스러운 표정과 함께 입사를 권유했고, 결국 그 시기를 기점으로 빌은 지금까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시리즈 등의 대작 게임 개발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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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수차례 빌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항상 그는 강조해서 말하는 내용이 있다. 게임에 있어서 기획, 그래픽, 사운드, 프로그래밍 등등의 게임요소가 모두 밸런스 있게 돌아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더 중요한 게임의 성공요소는 ‘재미(Fun)’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빌은 항상 끊임없이 반복해서 또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며, 동시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과 접근하기 쉽고 감정적으로도 개입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많은 개발자들이 앞선 기술력이나 아트웍, 또는 인공지능에 치중한 나머지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인 ‘재미’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위에 나열한 것들은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필수 요소이지만 게임은 일단 무조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고, 흥미로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술력과는 전혀 관계없는 ‘테트리스’를 왜 사람들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하는 걸까요? 바로 ‘테트리스’에는 다른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긴장감과 자신의 기록에 대한 도전정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재미요소가 듬뿍 담겨있기 때문이죠.”
빌로퍼는 성우와 음악 제작자로 블리자드에 입사한 이래 지금까지 게임 제작자, 디자이너, 스트라이크 팀 리더, 프로젝터 리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책을 맡아서 임무를 수행했고, 현재는 블리자드 노쓰의 부사장 직위에까지 올랐다. ‘워크래프트’ 시리즈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등 최고의 게임을 제작하는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진행한 그이지만 빌은 자기 자신에 대해 단지 블리자드 팀의 멤버이며, 최고의 게임 개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러 팀원과 함께 노력하는 한 명일 뿐이라고 겸손의 뜻을 나타낸다. “때로는 한 사람이 하나 이상의 역할을 맡아서 하기도 하며, 각자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와 철학이 뭉쳐 진정 강한 게임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하나의 금속보다는 여러 물질이 섞인 합금이 더욱 강하듯이 말이죠.” 빌은 재능 있는 사람들이 모여 강한 결속력과 모두가 공헌할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것은 영광이며, 크나큰 행운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한다. 블리자드 게임의 성공은 어느 누구 만에 의한 것이 아니며, 자신의 역할이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호흡하고 땀 흘렸다는 점에 보람과 살아있다는 존재의 가치를 느낀다는 얘기다. 빌은 10년 후에도 그의 사랑하는 부인과 인생을 즐기면서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게임은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자 끝없는 삶의 목표와 도전인 것이다. 지금 그의 손길과 직접 메가폰을 잡고 더빙을 실시한 ‘워크래프트 3’가 출시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앞으로 나올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물론 그 이후에 나올 여러 작품에서도 그의 진정한 개발자 정신이 담긴 작품이 나오길, 또 진정으로 그가 추구하는 게임의 세계인 ’재미‘가 가득 펼쳐진 세상에서 전 세계 게이머들이 뛰놀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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