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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돈 없으면 퇴학, 해리 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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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 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잼시티 공식 유튜브)

※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해리 포터'를 안 읽어본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해리 포터'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는 매우 힘들다. 그만큼 '해리 포터'는 대중적인 문학 작품이다. 오죽하면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고 불리겠는가. 실제로 전 세계의 출판 시장은 '해리 포터' 전후로 기록될 만큼 해당 작품이 문화계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렇기에 이번에 새로 나온 모바일게임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는 많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해리 포터'라는 걸출한 IP를 이용해 만든 첫 모바일게임이었던 데다가 요 몇 년간 다른 미디어 믹스에서조차 등장하지 않았던 '호그와트'가 게임의 주요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시리즈 최초로 해리 포터가 아닌 다른 주인공이 되어서 학교에 다닌다는 설정 역시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팬들의 기대와 달리 결과물은 좋지 못했다. 게임 내적으로는 유저들의 추억을 상기시킬 만한 요소가 충분했을지언정 외적으로는 그러지 못했다. 특히 노골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과금 유도는 플레이어의 발목을 계속해서 잡아끌었다.

'해리 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대기 이미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해리 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대기 이미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호그와트 입학통지서부터 마법의 모자까지

게임은 유저가 호그와트 입학통지서를 받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유저는 그 유명한 '다이애건 앨리'에 들려 1년에 걸쳐 배우게 될 교과서를 구입하고, 자신에게 맞는 지팡이를 찾기 위해 올리밴더 씨의 가게를 난장판으로 만들어야 한다. 같은 기숙사에 배정받을 친구도 우연찮게(?!) 만나게 된다. 그렇게 유저는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게임 방법을 익히게 된다. 

어느날 당신에게 날라온 호그와트 입학통지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어느날 당신에게 날라온 호그와트 입학통지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팡이 제작자 올리밴더 씨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지팡이 제작자 올리밴더 씨 (사진: 게임메카 촬영)

몇 번의 실패 끝에 자신에게 맞는 지팡이를 갖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몇 번의 실패 끝에 자신에게 맞는 지팡이를 갖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비교적 친절하고 간결한 튜토리얼 끝에 유저는 호그와트 급행열차를 타고 학교로 향한다. 9와 4분의 3 승강장의 벽면을 통과하는 장면은 아쉽게도 볼 수 없지만, 추억을 더듬어 보기엔 충분했다. 학교에 도착하자 기숙사를 배정받게 되는데 원작에선 마법의 분류모자가 알아서 배정해 주는 반면, 게임에선 유저 스스로가 고를 수 있다. 

호그와트 급행열차를 타고 달려가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호그와트 급행열차를 타고 달려가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호그와트의 연회장이 당신을 맞이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호그와트의 연회장이 당신을 맞이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법의 분류모자가 당신의 기숙사를 정해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법의 분류모자가 당신의 기숙사를 정해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토리 라인은 유저가 플레이하게 될 캐릭터의 형제인 '제이콥'을 찾아 나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이콥은 총명한 학생이었지만, 호그와트에 숨겨진 보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보물을 찾아 나선 뒤 모종의 사고를 당해 작중에선 실종된 상태다. 심지어는 볼드모트의 추종자가 됐다는 이야기까지 들리는 상황. 덕분에 유저는 입학도 하기 전부터 학생과 교수들에게 문제아로 낙인찍힌다.

호그와트의 교장 알버스 덤블도어의 환영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호그와트의 교장 알버스 덤블도어의 환영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주인공은 해리 포터와 마찬가지로 학교 입학과 동시에 유명인이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주인공은 해리 포터와 마찬가지로 학교 입학과 동시에 유명인이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유저가 플레이하게 되는 캐릭터는 유저의 선택에 따라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되기도 하고, 호기심 많고 의협심 넘치는 리더가 되기도 한다. 수업을 들으며 마법 약을 만드는 법과 새로운 주문을 배우는 것은 기본이다. 친구와의 교우 관계를 계속해서 관리해야 하는 미니게임도 존재하며, 수업 중에 나오는 작은 미션들을 완벽히 수행해 기숙사 컵에서도 우승해야 한다. 중간중간 도비도 만날 수 있으며 빌 위즐리와 님파도라 통스 같은 원작의 등장인물과 친구가 될 수 있다. 

본 작의 라이벌인 ~~~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라이벌 격 인물이 유저를 시시각각 괴롭히기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해리포터와 과금의 잔

문제는 이 흥미로운 콘텐츠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선 시간과 돈, 둘 중 하나라도 넘쳐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이다. 퀘스트를 클리어하는데 필요한 자원인 '에너지 포인트' 때문. 사실 게임 자체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대부분 클리어 가능한데, 그 몇 번의 클릭을 하는데 필요한 것이 에너지 포인트다.

캐릭터가 수업에 필요한 약병을 조사한다거나, 교수에게 질문한다거나, 심지어는 연회장에서 밥을 먹거나 웃거나 쉬는 동작 하나에도 에너지 포인트가 소모된다. 하나의 퀘스트를 깨는데 적게는 25개, 많게는 40개 까지 필요한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에너지 포인트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 포인트가 고갈되서 다른 퀘스트를 진행해도 소모된 포인트가 환급되진 않으며, 먼저 진행하던 퀘스트를 반드시 완료해야지 다른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구조다. 

당신이 수업을 들어야 할 때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당신이 수업을 들어야 할 때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자기가 만든 약품을 분석할 때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자기가 만든 약품을 분석할 때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심지어는 그냥 문을 열어보는 것에도 에너지가 소비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심지어는 그냥 문을 열어보는 것에도 에너지가 소비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결국 유저는 지팡에서 빛이 나게 하는 '루모스' 나 빗자루를 손에 쥐게 하는 '업' 같은 쉬운 주문을 배우기 위해서 에너지 포인트를 충전해야만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에너지 포인트를 충전하려면 4분마다 하나씩 차오르는 걸 기다리거나 인앱 결제 말고는 없다. 디멘터를 처치할 수 있는 '페트로누스' 마법을 배우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과금을 유도하니 유저 입장에서는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불합리함을 처음 느낀 건게임을 시작한 지 무려 20분 만이다. '루모스'를 배우고 지하 미궁에 방문한 시점이다. 플레이어는 여기서 미궁을 지키는 나무에게 붙잡히게 되는데, 이 나무에게서 탈출하기 위해선 40개의 에너지 포인트가 필요하다. 그러나 유저가 그 전까지 에너지 포인트 관리를 아무리 잘해도 최대치인 24 이상을 가지고 있을 수 없다. 결국, 여기서 유저는 과금 판독기의 장벽에 부딪히고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다. 

시작한 지 20분만에 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시작한 지 20분만에 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돈이 없다면 1시간 이상 이장면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돈이 없다면 1시간 이상 이장면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돈을 사용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해그리드가 와서 구해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돈을 사용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해그리드가 와서 구해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뿐만 아니다. 친구랑 만나는 퀘스트를 수락하는데도 캐시로 살 수 있는 재화가 소비된다. 해당 퀘스트는 스토리 라인에 귀속된 퀘스트이기 때문에 유저들에겐 상당히 민감하게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위해 필요한 옷이나 얼굴, 체형을 구입하는 데에도 과금을 유도한다. 게임 내 재화로 구매할 수는 있으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친구를 만나는데도 돈이 필요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믿기지 않겠지만 친구를 만나는 퀘스트에도 돈이 필요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다

이 밖에도 아쉬운 부분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친구와 유대감을 쌓기 위해 진행하는 대화 내용은 매우 유치하기 짝이 없으며 초등학교 1학년 도덕책에서 나올법한 질문에 답을 고르는 문제 정도가 퀘스트의 전부다. 이를테면 "내가 겁이 많아서 그런데 나랑 같이 가주지 않겠어?" 라는 질문에 "그래, 같이가자", "싫어", "일이 있어서 힘들어" 정도의 대화가 반복된다. 게임 내에서 콘트롤이 필요한 경우는 주문을 외울 때 화면을 슬라이드 하는 정도인데, 이마저도 똑같은 그림의 반복이다 보니 마법을 구사한다는 느낌도 거의 들지 않는다.

퀘스트 중간에 제시되는 문제는 초등학생 영어 읽기 시험 수준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퀘스트 중간에 제시되는 문제는 초등학생 영어 읽기 시험 수준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에 자유도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호그와트를 맘대로 못 돌아다니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호그와트는 계단이 움직이거나 가짜로 만든 계단이 있기도 하고, 비밀의 방이나 필요의 방 등 숨겨진 비밀이 무수한 곳이다. 이토록 흥미로운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속에선 사진을 보듯이 고정된 시점에서 바라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호그와트의 장소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호그와트의 장소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영화보다도 더 답답한 시점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영화보다도 더 답답한 시점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중간 중간에 유령이 나와서 놀래킨다거나 어떤 대답을 하던지 스네이프 교수가 꼬박꼬박 점수를 깎는 장면들은 원작 고증에 신경을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제일 중요한 메인 콘텐츠들이 모두 허술하다는 점에서 이 게임은 혹평을 면하긴 힘들다. 

스네이프 교수는 여기서도 밉상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네이프 교수는 여기서도 밉상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연회장 앞에선 언제나 유령이 춤을 추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연회장 앞에선 언제나 유령이 춤을 추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물론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게임인 만큼 과금으로 해방되는 콘텐츠라던가, 비교적 낮은 완성도를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게임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문학작품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그 이야기는 전 세계의 많은 팬들이 기다린 게임이라는 뜻이다. '해리 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는 그 팬들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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