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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A 6, 잘 만든 격투게임이지만... '비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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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오어 얼라이브 6' 대기화면 (사진촬영: 게임메카)
▲ '데드 오어 얼라이브 6'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데드 오어 얼라이브 6(이하 DOA 6)’가 지난 1일 출시됐다. 2012년 이후 7년 만에 나온 정식 넘버링 작품이다. ‘DOA’ 시리즈는 매번 새로운 격투시스템을 적용하며 깊이 있는 대전을 선사하는 격투게임이다. 그러나 더 주목 받는 것은 다른 격투게임들과 격이 다른 그래픽으로 구현된 여성캐릭터들의 아름다운 외모와 늘씬한 몸매다. 이는 ‘DOA’ 시리즈의 정체성이자 트레이드마크지만, 스스로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에 작년 6월, 개발사 코에이테크모는 ‘DOA 6’를 공개하면서 격투게임 본연의 모습에 치중하며 노출이 심한 복장과 과장된 바스트 모핑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언급에 대해 팬들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더 훌륭한 액션을 갖춘 격투게임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더불어 다른 격투게임과 차별화되는 시리즈만의 정체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DOA 6’는 전작과 차별화된 새로운 격투시스템 도입과 진일보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상태로 등장했다. 과연 팬들이 걱정했던 바를 종식시키고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 플레이 해봤다. 

사실적인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으로 돌아온 'DOA 6'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사실적인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으로 돌아온 'DOA 6' (사진: 게임메카 촬영)

호노카 & 마리 로즈, 카스미 & 아야네를 잇는 새로운 히로인

‘카스미’와 ‘아야네’는 ‘DOA’ 시리즈 전통의 인기 캐릭터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메인 히로인이자 이부자매라는 혈연, 정반대 성격 등으로 라이벌 구도가 잡혀 있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비주얼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식상함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타이틀 히로인 카스미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타이틀 히로인 카스미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사진: 게임메카 촬영)

‘DOA 6’에서는 ‘호노카 & 마리 로즈’가 새롭게 메인스토리 주요인물로 편입됐다. 두 캐릭터는 ‘DOA 5 LR’에서 처음 등장해 저물어가던 시리즈 자체를 회생시킨 바 있다. 상큼한 매력을 뽐내며 인기 순위 1,2위를 다투는 두 캐릭터가 메인 히로인으로 등장한 것만으로도 식상함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호노카와 마리 로즈가 메인스토리 주역으로 편입되면서 신선함을 주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호노카와 마리 로즈가 메인스토리 주역으로 편입되면서 신선함을 주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미소녀 천재 과학자 ‘니코’와 길거리 파이터 ‘디에고’는 ‘DOA 6’에서 처음 등장한다. 새로운 두 캐릭터는 메인스토리와 서브스토리에서 각각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 외에도 기존의 반가운 얼굴들 역시 병렬적으로 진행되는 메인스토리와 서브스토리에서 만날 수 있다. 메인스토리는 엘레나가 이끄는 ‘DOATEC’과 악의 세력 ‘M.I.S.T’간 대립을 다루고, 서브스토리에서는 제 6회 ‘DOA’ 대회 전말을 보여준다.

미소녀 천재과학자 '니코'는 중2병 가득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미소녀 천재과학자 '니코'는 중2병이 매력적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카리스마 넘치는 길거리 파이터 '디에고'는 묵직한 한방이 특징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카리스마 넘치는 길거리 파이터 '디에고'는 묵직한 한방이 특징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격이 다른 그래픽과 잘 짜여진 격투시스템

‘DOA’ 시리즈는 빼어난 그래픽으로 정평이 났다. 특히 ‘DOA 6’는 전작에 비해서도 한층 더 발전했다. 대전이 길어질수록 캐릭터는 땀과 흙먼지를 뒤집어 쓰게 되며, 상처와 멍이 생기는 것은 물론 흘리는 피까지 섬세하게 표현됐다. 움직임은 한층 더 부드러워지고 자연스러워졌다. 이러한 그래픽으로 구현되는 화려하고 사실적인 대전은 ‘DOA 6’ 최고의 장점이다.

압도적인 그래픽으로 표현된 것은 사실적인 대전만이 아니다. 전작에 비해 노출이 심한 코스튬이 줄었고 과장된 바스트 모핑 역시 잦아들었지만, 새로워진 모델링과 발전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여성캐릭터들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오히려 치열한 대전을 치른 뒤 땀과 흙먼지를 뒤집어 쓴 모습은 이전보다 더 마음을 설레게 한다.

땀, 흙먼지 그리고 상처까지 세세하게 묘사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땀, 흙먼지 그리고 상처까지 세세하게 묘사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실적인 그래픽과 움직임은 격투게임 중 최고라고 할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실적인 그래픽과 움직임은 격투게임 중 최고라고 할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DOA 6’에서는 ‘브레이크 시스템’과 ‘페이탈 러쉬’가 새로 등장한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강력한 대미지를 주는 ‘블레이크 블로’와 이를 유일하게 막을 수 있는 ‘브레이크 홀드’로 이뤄져 있다. 이 두 기술은 체력 게이지 하단에 브레이크 게이지를 소진해 사용한다. 브레이크 게이지는 상대에게 타격을 주거나 대미지를 받으면 채워지고, ‘페이탈 러시’를 사용해 ‘페이탈 스턴’을 유도하면 더욱 손쉽게 채울 수 있다. 이 모든 기술은 ‘스페셜 버튼’과 방향키만으로 손쉽게 가능하다.

새로운 시스템들은 화려한 기술들을 손쉽게 사용하도록 해 초보자들도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숙련도 역시 일정 수준까지는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극복이 가능해 오랫동안 지속된 대전격투 시리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초보자와 숙련도 사이의 큰 격차를 상쇄한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느끼는 진입장벽을 낮춰 새로운 유저들의 유입을 유도한 것이다.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초보자도 손 쉽게 강력한 기술을 시전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초보자도 손 쉽게 강력한 기술을 시전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렇지만 이런 필살기만을 사용해 승부를 운에 맡기는 게임은 아니다. ‘브레이크 블로’와 ‘브레이크 홀드’는 판정이 한정적이고 ‘페이탈 러시’는 대미지가 강하지 않다. 진정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DOA’ 시리즈 고유의 ‘트라이앵글 시스템’을 숙지해야 한다. ‘DOA 6’는 이 부분에서도 초보자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체계적인 튜토리얼과 트래이닝을 통해 초보자들도 다양한 기술들을 쉽게 연마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는 다양한 기술들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무작정 타격기만 한다면 상대방에게 제압당해 큰 대미지를 입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무작정 타격기만 사용 한다면 상대방에게 제압당해 큰 대미지를 입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양한 기술들을 익힐 수 있는 체계적인 튜토리얼과 트레이닝 모드를 제공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다양한 기술들을 익힐 수 있는 체계적인 튜토리얼과 트레이닝 모드를 제공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테이지 기믹 역시 더욱 더 스릴 넘치게 변화했다. 길거리 스테이지에서 격투를 관람하는 사람 쪽으로 밀쳐지면 그 사람이 스테이지 쪽으로 캐릭터를 다시 밀쳐내고, 공룡 또는 익룡이 등장하는 스테이지도 있고 거대 문어에게 붙잡혀 던져지는 스테이지도 있다. 이런 스테이지 기믹에 대한 고민도 게임을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요소다.


'DOA 6' 스테이지 기믹은 전작들보다 더 스릴이 넘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DOA 6' 스테이지 기믹은 전작들보다 더 스릴이 넘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DOA 6’는 진일보한 그래픽과 잘 짜인 격투시스템으로 무장해 시리즈의 정체성을 이으면서 대전격투의 재미를 잘 살린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음식점으로 치면 세련된 인테리어로 리모델링 하고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할 수 있는 요리를 갖춘 전통 있는 맛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악랄한 코스튬 해금조건과 시즌패스 가격

멋진 인테리어, 대중적이고 맛있는 음식, 그리고 많은 단골까지 확보하고 있는 맛집이라면 성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기본 메뉴를 제외한 나머지 메뉴들을 일정 횟수 방문 전까지 먹을 수 없으며, 인기 있었던 메뉴들도 사라지고, 가격마저도 큰 폭으로 올랐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DOA 6’가 딱 이런 모습이다.

‘DOA’ 시리즈는 대전격투게임이다. 대전격투게임은 시리즈가 발전할수록 다양한 캐릭터와 대전모드로 재미를 선사한다. ‘DOA 5’는 콜라보 캐릭터들을 포함해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했고, 태그 매치에서는 1대1 대전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팀 기술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DOA 6’는 태그 매치가 삭제됐고 출전하는 캐릭터 수도 줄었다. 전작에서 호평 받던 시스템이 삭제된 것은 매우 아쉽다.

대전은 오로지 1대1 밖에 제공하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전은 오로지 1대1 밖에 제공하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른 사람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온라인 대전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우선 온라인 대전 로비가 사라져 매칭을 멀뚱하게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매칭 시간이 보통 1분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기다리는 시간이 따분하게 느껴진다. 인터넷 환경도 안정적이지 못해 대전시 랙이 심한 편이다. 매칭 상대의 인터넷 환경을 알려주긴 하지만 의미가 없다.

운이 나쁘다면 한참 동안 이 화면만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운이 나쁘다면 한참 동안 이 화면만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지점은 코스튬 해금조건이다. ‘DOA’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다양한 코스튬으로 캐릭터를 꾸미는 즐거움도 주요 콘텐츠다. 전작 ‘DOA 5’는 ‘얼티메이트’와 ‘라스트 라운드’까지 수많은 유료 DLC가 출시돼 ‘옷팔이 게임’이라는 오명을 얻긴 했지만, 무료 코스튬 해금조건은 쉬운 편이었고, 지불한 금액만큼 코스튬이 제공됐다. 

그러나 ‘DOA 6’ 코스튬 해금 조건은 복잡하고 지루하다. 코스튬마다 정해진 양의 설계도을 모은 다음 모은 골드를 통해 구매해야 한다. 스토리 진행만으로 온전하게 얻을 수 있는 코스튬은 없다. 퀘스트, 온라인 대전, 싱글플레이 대전 등을 통해 조금씩 모아야 하는데, 주어지는 종류도 무작위다. 패치를 진행해 코스튬 설계도 수급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지루한 작업이다. 게다가 색깔놀이 코스튬이 많아 수집욕을 채우기에도 역부족이다.


코스튬 설계도를 모으려면 퀘스트, 온라인 대전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파밍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코스튬 설계도를 모으려면 퀘스트, 온라인 대전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파밍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결국 가장 쉽게 코스튬을 수집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돈을 내고 구매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나 지불하는 금액부담이 너무 크다.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판매하는 ‘DOA 6’ 첫 시즌패스 가격은 스팀 기준 11만 800원이다. ‘DOA 6’ 디지털 디럭스가 7만 6,320원인 점을 고려하면 제공되는 콘텐츠를 모두 즐기기 위해서 첫 3개월 동안 2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이 든다. 심리적인 방어가 전혀 안 되는 가격대다.

'DOA 5 LR'에서 추가된 뇨텐구와 Phase-4는 디럭스 에디션을 구매해야 해금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DOA 5 LR'에서 추가된 뇨텐구와 Phase-4는 디럭스 에디션을 구매해야 해금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토리마저도 개연성이라고는 찾을 수 없다. ‘DOA 5’는 최소한 볼만한 스토리를 제공했다면, ‘DOA 6’는 메인스토리와 서브스토리 모두 개연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등장해 “헛점 발견!” 이라면서 싸움을 거는 것은 예삿일이고 식상한 출생의 비밀 역시 반복해서 등장한다. 기자 역시 스토리 모드를 진행하면서 헛웃음을 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초면에 대뜸 이런 대사를 하고 싸움을 건다. 그리고 그걸 또 받아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초면에 대뜸 이런 대사를 하고 싸움을 건다. 그리고 그걸 또 받아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수준 높은 그래픽과 깊이 있는 격투시스템을 갖춘 ‘DOA 6’는 정말 잘 만든 게임이다. 다른 대전격투게임 게임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기존 팬은 물론 새로운 팬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을 갖췄다.

그러나 잘 만든 게임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동기부여가 없다. 2시간 만에 끝나버리는 스토리 모드, 무한 반복 작업으로 해금되는 코스튬, 끊김이 심한 온라인 대전과 지갑걱정이 앞서게 되는 시즌패스 가격 등. 전작에서 비판 받은 부분들은 개선되지 않은 채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개발사는 이런 유저들의 불만들에 대해 향후 패치를 통해 수정해나갈 것으로 발표했다. 분명 좋은 소식이지만, 게임이 덜 다듬어진 상태에서 출시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향후 진행될 개선사항이 유저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 더 이상 ‘DOA’에 지갑을 열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잘 만든 격투게임이지만 비정상적인 게임 운영이 아쉽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정말 잘 만든 격투게임이지만 상식에서 벗어난 게임 운영이 아쉽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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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대전액션
제작사
코에이테크모
게임소개
‘데드 오어 얼라이브 6’는 시리즈 7년만의 넘버링 신작으로, 거대 복합 기업 ‘DOATEC’에 의한 6번째 격투 대회 ‘데드 오어 얼라이브’ 개최와 함께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참전 캐릭터로는 무환천신류 쿠...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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