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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오락실 보이즈 공연 '썰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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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년대만 해도 동네 골목마다 조그만 오락실이 하나씩은 꼭 있었습니다. 이제는 고전가요가 된 한스밴드의 ‘오락실’ 가사만 봐도 시험을 망치고 집에 가는 길에 잠깐씩 들를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났죠. 그러나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그 수가 급격히 줄며, 오락실은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곳이 됐습니다. 이 당시를 국내 아케이드 게임업계의 1차 몰락이라고 표현합니다.

그 이후 조금 숨통이 트이는가 싶던 국내 아케이드 게임업계에 2차 몰락이 닥쳐오고 있다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 쭉 게임센터 주 매출원이 되어주던 코인노래방, 인형뽑기, 철권, 고전게임, 리듬게임이 차례차례 무너지며, 1차 몰락 때도 꾸준히 버티던 전통 성지급 게임센터들이 연이어 폐업하거나 폐업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코인노래방은 오락실보다 나은 시설을 갖춘 전문 업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인형뽑기는 붐이 사그라들며 전문업소들도 상당수 자취를 감췄습니다. ‘철권’은 PC(스팀)과 콘솔에 집중해 ‘집에서 하는 게임’이 되어버렸고, 고전게임은 ‘월광보합’ 등이 공중파 전파를 타며 가정에 퍼짐에 따라 발길이 끊겼습니다. 리듬게임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문화적 진입장벽 등으로 인해 신규 유저 유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미래가 어두운 상황입니다.

사실 이 같은 2차 몰락은 어느 정도 예정돼 있었습니다. 2010년을 전후로 콘솔과 PC가 아케이드 성능을 완전히 따라잡으며, 아케이드 게임센터만이 갖추고 있던 메리트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결국 근본적 경쟁력을 잃어버린 아케이드 게임업계는 코인노래방이나 인형뽑기 등에 기대왔으나, 그 벽마저 사라지면서 현 상황을 맞이한 것입니다. 잔인한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아케이드 게임이라는 플랫폼이 구시대 유물로 저물어가는 시기라고 표현해도 되겠습니다.

게임메카 유저들도 공감했습니다. 게임메카 ID Happlypart 님은 "이제 시장 트렌드가 바뀌어서 오프라인 오락실이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닌가 싶은… 철권조차 이제 스팀으로 하는 시대인데 뭐 별 수 없는 듯 하네요. 자동차가 생겼으니 지게꾼은 사라지는게 맞죠" 라고 평가하셨습니다.

게임메카 ID kanna 님 역시 "철권7이 아케이드보다 스팀이랑 콘솔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변화를 미리 감지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임. 아케이드 게임이라는 게 사양산업이다 보니 언제까지 아케이드 붙잡고 있다간 철권까지 함께 망한다는거지. 스파는 이미 가정용으로 진출했고... 세계적인 게임대회들도 콘솔이나 PC판으로 열리는 걸 보면 확실히 시대의 변화는 맞는 듯" 이라며 철권 시장의 변화 역시 아케이드 몰락의 연장선에서 해석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매주 게임센터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던 저 역시도, 올해 들어서는 방문 횟수가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졌습니다. 반면 방탈출 카페나 코인노래방 같은 신규 놀이문화를 즐기는 빈도가 높아졌네요. 어릴 때부터 오락실을 아끼고 사랑해 온 게이머로서, 아케이드 게임장이 과거의 유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과거 보글보글, 스트리트 파이터, 철권, DDR과 같은 신규 히트작이 많이 쏟아져, 제 3의 아케이드 전성기가 찾아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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