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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되고 싶은데, 게임마이스터고 좋은 선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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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전경 (사진제공: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4월 16일 한국에 처음으로 게임마이스터고가 열렸다. 학교는 경기도 안양시에 있으며 1차 목표는 우수한 게임 프로그래머를 키워내는 것이다. 마이스터고는 대학 진학보다는 게임사 취업을 목표로 한 특목고이며, 고등학교 졸업 후 게임 개발사 및 관련 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고 있다.

게임마이스터고에 대해 가장 많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은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은 청소년이나 자녀를 게임 개발자로 키우고 싶은 학부모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게임마이스터고는 이러한 학교가 국내에 생긴 것이 처음이라 학교에 가고 싶으면 뭘 준비해야 되는지, 학교에 가기 전에 게임 개발에 대해 따로 공부하고 가야 되는지 관련 정보가 많이 없다.

아울러 학교에 입학하면 뭘 공부하는지,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졸업 후 게임사와 졸업생을 연결해주는 부분은 잘 마련되었는가도 관건이다. 게임 개발자를 꿈꾸고 있다면 마이스터고에 입학하는 것이 좋을까? 경기게임마이스터고 정석희 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정석희 교장은 게임마이스터고 첫 교장이자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협회장이기도 하다.

▲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협회장이기도 한, 경기게임마이스터고 정석희 교장 (사진제공: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 게임마이스터고 입학에 대하여

올해 경기게임마이스터고 입학생은 77명이며 경쟁률은 2.5 대 1이었다. 입학전형은 크게 일반전형, 마이스터인재전형, 사회적배려대상으로 나뉜다. 가장 궁금한 부분은 학교 입학에 내신이 얼마나 반영되는지, 최소 등급이나 점수는 어떻게 되는지다. 이에 대해 정석희 교장은 “내신은 교과와 비교과로 나뉘며 상대평가라서 최소 등급이나 점수는 없다. 2020년도 신입생 기준으로 특별전형은 500점 만점에 200점, 일반전형은 400점 만점에 200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올해 신입생 입학은 1차와 2차 전형으로 나뉜다. 우선 1차 전형은 중학교 학업 성적으로 대표되는 교과활동과 출결, 봉사활동 등이 있는 비교과활동으로 구성된다. 이어서 2차 전형은 적성평가, 면접 등이 포함된다. 2차 전형에 있는 적성평가에 대해 정석희 교장은 “마이스터 수업을 위한 기초 소양으로 언어, 수리, 공간, 집중영역에서 언어 이해, 수와 형태, 공간지각 및 추리능력과 주의집중능력을 평가한다”라고 전했다.

▲ 2020년 신입생 입학 영역별 배점 (자료출처: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공식 홈페이지)

두 번째로 궁금한 점은 국내에도 게임 개발에 대해 가르치는 학원이 많은데, 학원에 다녀서 기초적인 지식이 있어야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느냐다. 정석희 교장은 “게임분석(마이스터인재전형)은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 면접을 통해 게임기획이나 개발역량을 평가한다. 다만 일반전형은 내신과 적성, 기본 인성면접을 통해 입학할 수 있기에 게임 관련 학원이나 공부는 필요 없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게임 관련 입상 경력이나 게임 자격증에 대한 가산점도 없고, 학교 수업 역시 게임 개발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학생을 기준으로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학원 등에서 게임 개발을 배우지 않았어도 마이스터고에 입학해서, 게임 개발에 대한 공부를 진행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은 학생에게 추천하고픈 공부 방식이 있을까? 정석희 교장은 게임은 물론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탐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다 보면 역사에도 관심이 생기고, 심리학도 들여다 보게 되고, 미술관에도 가보게 되고, 이러한 다양성을 한 틀에 담아낼 소프트웨어 공학도 궁금해질 것이다”라며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에 게임 관련한 교육 정보가 많다. 이를 통해 혼자서도 공부할 기회가 있으니 아주 간단한 구동 방식이라도 구현해보는 노력이 있다면 어떨까 한다”라고 말했다.

▲ 게임은 물론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탐구가 중요하다 (사진: 픽사베이)

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는 3년 간 입학금과 수업비가 모두 면제되며 학생 전원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정석희 교장은 “전원 기숙사 생활이 원칙이며, 내년에 새로운 기숙사가 완공되면 마이스터고 학생 전원이 함께 생활한다. 현재는 임시 기숙사를 준비했으며 1학년 신입생 중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한다”라고 전했다.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숙사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기숙사를 관리하며, 생활을 도울 사감도 배치된다.

- 게임마이스터고 교육에 대하여

이번에 문을 연 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는 게임 개발 중에도 프로그래밍에 특화된 교육 과정을 진행하며, 전공 교과 역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마련했다. 다만 학교 목표가 ‘프로그램만 잘 짜는 프로그래머를 키우자’는 아니다. 정확히는 본인이 생각하는 게임을 기획부터 제작까지 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석희 교장은 “우수한 게임 프로그래머를 양성하는 것이 1차적 목표다. 다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게임에 포함하고, 이를 구조화할 수 있도록 게임 기획 교육을 병행한다. 또 방과 후 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이 희망하는 게임 그래픽이나 서비스 기획, QA 등에 대한 교육을 제공할 것이다. 학교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게임 기획이나 그래픽 전공 등으로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수업을 통해 매 학년마다 개인 포트폴리오를 완성해보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다재다능한 개발자 키우기를 우선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정석희 교장은 “최근 게임 개발 동향은 1인 개발 혹은 소수 인력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게임 기획이 가능한 프로그래머’, ‘프로그래밍을 이해하고 있는 게임 기획자’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프로그래밍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학생을 위해 다른 분야로 전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경가게임마이스터고 교육과정 (자료출처: 경기게임마이스터고 공식 홈페이지)

정리하자면 경기게임마이스터고가 현재 집중하는 분야는 본인이 원하는 게임을 구현할 수 있는 개발자 육성이다. 전공 교육은 프로그램을 위주지만 실무교육 및 방과 후 수업을 통해 기획이나 그래픽, QA 등에 대한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프로그래머가 아닌 다른 분야로 취직하길 원하는 학생에 대한 지원방안도 고려 중이다.

다만 게임업계에서 게임 인재 교육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은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와 학생 간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정석희 교장은 “전문 교과는 업계와 교육계, 양쪽 경험이 검증된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업계가 기대하는 눈높이가 어느 수준인지 충분히 파악하고 있으며 무엇이 필요한지 끊임 없이 소통해왔다”라며 “3학년부터는 프로젝트 위주 실습과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이 희망하는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 다만 이런 것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인턴십 등을 진행할 때 기업에 대한 관련 기관의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 졸업 후 진학과 취업에 대하여

앞서 이야기했듯이 마이스터고는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에 목표를 둔 학교다. 대학 진학에 대한 법적인 제한은 없으나 특성화고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 지원은 불가능하다. 게임사 취업을 목적으로 한다면 졸업한 다음에 얼마나 취업이 잘 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정석희 교장이 우선 강조한 부분은 학교 안에 마련되는 산학협력관이다. 지금은 임시 기숙사로 쓰고 있는 공간을 게임사가 입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정석희 교장은 “내년 이후에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제도와 규정을 살펴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간 서울산업진흥원의 서울게임콘텐츠센터 게임랩 운영,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입주기업역량강화 사업 등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경기도교육청, 경기콘텐츠진흥원 등 관련 기관에 긴밀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마이스터고 진로 경로 모형 (자료출처: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공식 홈페이지)

학교 안에 게임사가 입주한다면 현장에서 게임 개발이나 서비스를 체험하며 배우는 교육도 좀 더 쉽게 진행할 여건이 갖춰진다. 정 교장 역시 “산학협력관이 구축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입주 기업 인력이 학생들에게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고, 기업에서도 업무 보조나 테스트 등에 필요한 인력이 항상 필요하기에 인턴십을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라며 “다만 입주할 기업에 어떤 시설과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는가는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산학협력관 외에도 확보한 기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산학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석희 교장은 “밝히기에 이르지만 학교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진 기업들이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국게임개발자협회나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등 관련 기관이 보유한 회원사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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