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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서 답 찾았다, 국내 중견 게임사 2분기에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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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분기에 국내 게임사 실적이 전채적으로 올랐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작년까지 실적하락에 시름하던 중견 게임사가 올해 상반기에는 활짝 웃었다. 지난 1분기도 그렇고, 2분기에도 국내 게임사 대부분이 전년 동기보다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14일 정오 기준, 국내 게임 상장사 17곳 중 펄어비스와 위메이드를 제외한 15곳이 모두 전년 동기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전체 중 88%가 2019년 2분기보다 호실적을 냈다는 것이다.

중견 게임사가 답을 찾은 곳은 글로벌이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은 막혔지만 북미, 유럽, 동남아 등 여러 시장을 꾸준히 공략해온 것이 이번 2분기에 결실을 본 것이다. 글로벌 진출이라는 핵심 과제는 비슷하지만 중국 외 새로운 해외진출 경로를 뚫어냈다는 것은 업계 전체적으로 봐도 의미 있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전세계적으로 게임 이용이 증가한 것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 필요한 것은 지금 기세를 이어줄 새 동력원을 찾는 일이다. 글로벌 진출로 좋은 성과를 거뒀으니, 해외 매출을 더 늘릴 글로벌 진출에 가속도를 붙일 뭔가가 더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더 많은 성과를 거두며, 중견 게임사가 더 성장한다면 국내 게임업계 고질적인 과제로 손꼽히는 ‘허리가 없다’는 이야기도 쏙 들어갈 수 있다.

서양, 아시아에서 반등 기회 잡은 중견 게임사

지난 1분기에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하락하며 전년 동기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던 컴투스는 2분기에 북미∙유럽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를 기반으로 2분기에 컴투스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해외 매출을 기록했고, 이를 기반으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도 크게 상승했다. 2분기 컴투스 해외 매출 비중은 무려 81.5%에 달한다.

▲ 서머너즈 워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컴투스)

이어서 펄어비스는 실적 자체는 2019년 2분기보다 저조하지만 하락폭이 크지 않으며, 해외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청신호다. 특히 북미/유럽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었고, 글로벌 매출 비중도 2019년 2분기부터 매 분기 늘어나고 있다. 올해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78%다

웹젠과 그라비티도 2분기에 해외 매출을 끌어올렸다. 웹젠 2분기 해외 매출은 뮤 온라인에 메틴 2 성과가 더해지며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했다. 이어서 그라비티도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는데, 5월부터 직접 서비스로 전환한 라그나로크 온라인 태국 성과에, 3월 31일에 인도네시아에 출시한 라그나로크 H5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 뮤 온라인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엠게임 역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해외 매출이 크게 늘며 상반기에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2분기에는 북미와 터키 지역에서 나이트 온라인이 선방하며, 해외 매출이 성장했고, 이를 바탕으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13.6%, 상반기 영업이익도 74.4% 올랐다.

마지막으로 선데이토즈와 조이시티 역시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보다 호실적을 거뒀다. 선데이토즈는 작년 10월에 아시아 지역에 출시한 디즈니 팝 타운 성과를 기반으로, 영업이익이 336.1% 증가했다. 이어서 조이시티는 2분기에 글로벌에 서비스 중인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이 역대 최고 일매출과 월매출을 달성하며 영업이익이 424.2% 늘었다.

글로벌 진출에 가속도 붙여줄 새로운 동력원을 찾아라

이처럼 올해 2분기에는 국내 게임 상장사 대부분이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앞으로의 과제는 현재 기세를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찾는 것이다. 2분기 실적을 전체적으로 보면 매출과 이익은 증가한 것이 맞지만 기존작 혹은 기존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으로 거둔 성과가 대부분이고, 신규 매출원을 발굴한 사례가 거의 없다.

일시적인 상승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기존작 및 기존 IP 뒤를 받쳐줄 뉴페이스를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는 콘솔이다. 지난 7월 30일에 출시된 라인게임즈 콘솔 신작 베리드 스타즈가 초기 물량이 매진될 정도로 국내에서 호조를 보였고, 3N과 펄어비스 모두 콘솔 신작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 TL을 차세대 콘솔로 내놓을 것을 예고하며 눈길을 끌었다.

▲ 베리드 스타즈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라인게임즈)

▲ 차세대 콘솔 출시가 예고된 프로젝트 TL (사진출처: 게임 트레일러 갈무리)

콘솔은 국내 게임업계 입장에서 불모지에 가깝다. 글로벌적으로 성공작을 내놓은 사례가 없고, 모든 게임사가 도전하는 입장이다. 규모가 큰 기업부터 콘솔 진출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이러한 분위기가 중견 업체까지 확산되어 의미 있는 결실을 본다면, 콘솔이라는 새로운 경로를 뚫을 수 있다. 특히 콘솔은 서양 게임 시장에서 점유율이 PC, 모바일보다 높기에 콘솔 게임 노하우를 쌓는다면 해외 진출에도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

꼭 콘솔이 아니더라도 자사 대표작이나 유명 IP에 기대는 모바일게임만 깊이 파는 것은 전체적인 게임업계 생태계 성장이라는 면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국산 온라인게임은 인지도가 있는 대부분이 중국, 동남아로 제한되어 있고, 외부 IP를 확보하는 것은 그 자체도 자금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매출이 상승해도 로열티 비용 지출이 붙어 영업이익은 증가폭이 낮을 수밖에 없다.

모바일과 IP를 중심으로 한 우물을 파는 전략은 급한 불을 끌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시장 경쟁에서 불리해진다. 글로벌 진출 확대를 바탕으로 국내 게임업계 허리가 좀 더 튼튼해지기 위해서는 각 게임사가 새 우물을 부지런히 찾아 다녀야 할 때다. 3분기는 새 성장동력에 대한 단초가 보이는 시기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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