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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중2병 항마력 있다면, 일루전 커넥트 매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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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루전 커넥트 메인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일루전 커넥트는 지난 10일에 나온 미소녀 수집형 RPG다. 첫 인상은 다른 미소녀 게임처럼 가지각색 매력을 뽐내는 미소녀 캐릭터를 모아 자동전투를 돌려 육성하고, 선물 공세로 호감도를 올려 2D 연애를 즐기는 게임이었다. 물론 플레이어이자 1인칭 주인공인 ‘리더’가 전장에서 직접 싸우는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점은 독특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스토리를 진행할수록 겉보기와 달리 화면을 바라보기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게임이라는 것을 느꼈다. 스테이지 입구에 표기돼 있는 추천 전투력은 필승을 보장하지 않는다. 가성비를 고려한 팀 구성, 전투 상황에 따라 적절한 캐릭터 투입 등 현란한 손놀림은 아니더라도 빠른 두뇌회전을 요구하는 게임이었다.

▲ 일루전 커넥트 메인 OST 영상 (영상출처: 창유 공식 유튜브 채널)

스토리와 캐릭터, 기본기는 탄탄

일루전 커넥트에서 플레이어는 플라이트랩이란 조직의 대장으로 ‘리더’라 불린다. 플라이트랩은 악몽(나이트메어)으로부터 현실 세계를 지키는 6개 조직 중 하나로, 정반대 성향의 광신도 집단 우로보로스와 대립한다. 이 외에 시드, 피닉스재단, 동양조직, 마녀집회 등 다양한 조직이 등장한다. 각각의 조직에 소속된 전투요원은 ‘커넥터’라 불리는데, 대부분 미소녀 캐릭터다.

일루전 커넥트는 정식 서비스 이전부터 웹소설로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이다. 그만큼 스토리에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인데, 등장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져 기대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나이트메어 로드에 대한 설정이다. 악몽의 주인인 나이트메어 로드들은 본디 선량한 인물들이지만, 내면의 상처 또는 강렬한 소망으로 인해 재앙을 불러온다. 플라이트랩이 이들과 만나 싸우고 설득하는 과정은 꽤 흥미롭다. 

▲ 상상 이상으로 심오한 스토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나이트메어 로드라도 절대 악이 아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음으로 캐릭터를 살펴보자. 미소녀게임의 기본소양은 매력적인 미소녀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일루전 커넥트에 등장하는 수많은 미소녀 캐릭터들은 완성도 높은 일러스트로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 여기에 라이브 2D까지 더해져 생동감까지 느껴진다. 이처럼 살아 숨쉬는(?) 캐릭터와 친분을 쌓는 호감도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처음에는 서로 얼굴만 알다가 가까워질수록 키, 직업은 물론 체중과 생일, 나이까지 알 수 있다. 역시 차일 걱정 없는 2D 연애가 최고다.

일루전 커넥트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 매력적인 미소녀 캐릭터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게임의 핵심은 수준 높은 전략을 요구하는 전투에 있다. 등급과 레벨이 높은 캐릭터로 팀을 짜 높은 전투력을 갖추는 것도 리더가 할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짜내는 것이다.

▲ 가장 많이 보는 캐릭터 무라사키 사야 (사진: 게임메카 촬영)

깊이 있는 전략성이 돋보이는 전투

먼저 전투 준비 단계를 살펴보자. 보유한 캐릭터로 팀을 꾸릴 때 캐릭터 코스트 상한이 정해져 있다. 캐릭터마다 우측 상단에 코스트가 표시돼 있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코스트 역시 높은 편이다. 코스트 상한이 낮은 초반에는 높은 등급 캐릭터만으로 팀을 꾸리는 것은 어렵다. 아울러 전투 시 캐릭터를 배치할 때도 코스트를 소모하기에 전장에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낮은 코스트 캐릭터는 파티에 포함시켜둬야 한다.

일루전 커넥트의 전투는 체스와 비슷하다. 전투는 3x3 아군 필드 위에 플레이어 캐릭터인 리더가 좌측 2번째 줄에 위치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적측 배치는 스테이지마다 다르지만, 핵심 캐릭터가 리더와 정반대 방향에 마주보는 형태로 배치된다는 점은 동일하다. 보스 등장 스테이지는 2페이즈로 나뉘어 진행된다. 승패는 누가 먼저 대장을 잡느냐에 달렸다.

기본 전략은 탱커로 아군을 보호하며, 힐러로 유지력을 높이고 딜러로 빠르게 적을 지워나가야 한다. 그런데 같은 포지션의 캐릭터라 하더라도 보유 능력이 천차만별이기에 상황과 타이밍에 맞게 필드 위에 배치해야 한다. 특히 다양한 딜러 활용이 중요하다. 보유 스킬이 단일 대상 공격인지 범위 공격인지, 그리고 같은 범위 공격이라도 가로, 세로, 전체 등으로 세세하게 구분돼 있기 때문이다.

▲ 적장을 잡는 것이 목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앞서 언급했듯이 전투 목표는 적진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핵심 캐릭터를 잡는 것이다. 그런데 핵심 캐릭터를 공격하러 가는 길목은 적들이 지키고 있다. 시간 흐름에 따라 적측 증원병력이 배치되거나 무적 스킬로 ‘통곡의 벽’ 역할을 하는 캐릭터도 있어 한방이 강력한 단일 공격 캐릭터만으로는 제한시간 내 클리어가 어렵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가로 범위 딜러와 단일 대상 공격 딜러의 조합이다. 게임 시작 시 주어지는 캐릭터 역시 이 같은 전략에 최적화돼 있다. 니나의 필살기 ‘성창〮운명의 길’로 길을 열고, 무라사키 사야를 배치해 필살기 ‘제육천마왕’으로 적을 한 방에 보내버리는 패턴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상위 스테이지로 갈수록 적 패턴이 더욱 복잡하기에 다양한 캐릭터들을 육성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속 공격 스킬을 쓰는 적에게 리더가 순식간에 당하지 않도록 도발 스킬을 지닌 탱커를 활용하고, 인형으로 아군을 지키는 소환사로 부족한 유지력을 보강해야 한다. 캐릭터를 언제, 어떤 상황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전투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 길목을 여는 역할을 하는 범위 딜러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단일 딜러로 길목을 뚫을려면 한 세월이 걸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중2병’만 조금 덜어냈으면…

스토리, 캐릭터, 전투 등 여러 면에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일루전 커넥트지만,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우선 스토리 감상 시 출력되는 내레이션이 손발이 오글거린다는 점이다. ‘왼손에 흑염룡이 날뛴다’ 같은 느낌의 내레이션이 한껏 고조된 몰입감을 해친다. 이 같은 ‘중2병’만 조금 덜어냈어도 스토리에 더 몰입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일루전 커넥트의 매력을 100% 느끼기 위해서는 ‘중2병’을 극복할 수 있는 ‘항마력’이 필요하다. 또한 스토리를 보지 않고 넘긴다 하더라도 매력적인 캐릭터와 깊이 있는 전략성의 전투가 있기에 즐길거리는 충분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다양한 미소녀게임 중에서도 일루전 커넥트는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고 할 수 있다.

▲ 어딘지 모르게 기시감이 드는 텍스트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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