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8을 통해 공개된 '데이브 더 다이버'는 당시 넥슨의 새로움을 상징하는 대표작이었다. 네오플 산하 개발사 스튜디오42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합작한 해양 어드벤처게임으로 소개됐다. 공개 당시 픽셀 아트와 3D 렌더링을 적절히 합친 그래픽과 평화로운 분위기 덕분에 괜찮은 힐링게임이 되리라는 기대를 받았다.
이 게임은 본래 2019년 출시를 예고했으나 넥슨 내부 사정으로 인해 차일피일 밀렸고,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조금씩 잊혀져 갔다. 넥슨 구조조정 속에서 프로젝트가 사장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 데이브 더 다이버가 돌아왔다. 넥슨의 '리틀'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과 함께 말이다.
간만에 모습을 드러낸 데이브 더 다이버에는 과거에 앞세운 해양 탐사에 초밥집 운영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됐다. 여전히 넥슨의 '새로움'을 상징하는 게임임에는 틀림없지만, 노선을 살짝 튼 셈이다. 그간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민트로켓 황재호 디렉터와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해양 탐사와 사냥, 초밥집 타이쿤의 하모니
본래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양 탐사를 목적으로 개발된 게임이다.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며 제작진이 구축해 둔 생태계를 구경하는 것이 메인이었다. 중간에 상어를 만나 전투를 펼치고 고대 바닷속에서 생활하던 어인들이 남긴 문명을 찾는 등의 스토리가 있었지만 비중이 크진 않았다.
현재는 다르다. 기존 해양 탐사에 물고기를 사냥하는 전투를 강화했고, 잡은 물고기로 초밥집을 운영하는 새로운 요소를 더했다. 낮에는 바다에 들어가 작살, 총 등을 사용해 초밥 재료를 채집하고, 밤에는 초밥집 종업원으로 일하며 음식 서빙 등을 처리한다. 아무래도 기존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협업하는 만큼 채집 행위 등 자연을 파괴하는 것으로 비춰취질 수 있는 플레이가 제한된 측면이 있었는데, 현재는 기존보다 다룰 수 있는 콘텐츠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황재호 디렉터는 "당시에는 메시지가 강조되다 보니 게임 개발, 특히 재미 차원에서 제약이 있었다. 환경보호에 관련된 것은 빨리 승인됐으나 나머지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많았다. 지금은 그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졌다"라며 "지스타에서 받은 좋은 평가에 비해 게임을 지속할만한 재미가 뛰어나지 않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협업하며 만들었던 요소를 버리지 않으면서 어떤 재미를 추구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돌고래 남획을 해결하는 미션 등 환경보호에 관련된 메시지를 넣어놨다고 덧붙였다.
초밥집 운영을 넣은 이유 역시 게임적인 면에서 더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 바다게임은 바다에서 모든 이야기가 진행된다. 바다를 감상해가며 해저에서 여러 퍼즐을 푸는 식인데, 저희는 육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초밥집은 그런 이야기 공간이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던가, 특수한 손님들이 요청하는 메뉴를 만드는 등 전반적으로 드라마 심야식당과 같은 느낌을 담았다. 더불어 미션을 처리하고 온 주인공에게 새로운 미션을 부여하기에도 좋은 공간이라 여겼다"라고 밝혔다.
또한 바다에 나가면 중간중간 해양생물학자나 고고학자 등의 의뢰를 받아 여러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더불어 버려진 무기를 찾아서 설계도를 얻고, 재료를 모아서 각종 무기를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토리를 꾸준히 진행하다 보면 고대 문명도 접할 수 있으며, 잠수복과 작살, 산소통의 레벨도 높아져 탐험할 수 있는 해양도 넓어지고, 탐사 시간도 길어진다.
훨씬 풍성하고 깊어진 콘텐츠
현장에서 체험해본 데이브 더 다이버는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더 풍부해졌다. 수중에서 진행되는 해양 탐사 및 물고기 사냥 작업은 하루 두 번 진행할 수 있고, 여기저기 놓인 산소를 잘 활용하면 산소통이 업그레이드 안 된 상황에서도 5분 정도까지 탐험이 가능하다. 작살 외에도 단검, 전기 충격봉 등 근접 무기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으며, 총기류도 활용할 수 있다. 총기의 경우 약한 물고기는 신선도가 떨어지지만, 크거나 공격적인 물고기들은 총으로 체력을 빼놓은 후 작살을 던지면 좀 더 쉽게 잡을 수 있다.
즉, 물고기 종류와 상황에 맞춰 무기를 선택하며 전투도 좀 더 다양해졌다. 황재호 디렉터는 "게임을 즐길 때 보스랑 싸우는 게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전작 이블 팩토리도 그런 내용이었다. 힐링 콘셉트가 주가 되면 그런 요소를 살리기가 힘들다고 생각해서, 콘셉트 자체를 바꾸고 다양한 요소를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물고기 사냥 자체도 작살과 총기를 사용하는 메커니즘이 상당히 색달랐고 타격감도 좋았다. 특히 작살을 장전하면 잠시 시간이 느려지는 불릿 타임이 발동하는데, 그 순간 좌우 약 120도 정도 범위에서 직접 작살을 조준하고 발사할 수 있다. 조준 범위도 매우 제한적이고, 조준점도 명확히 보이지 않는 데다가 작살이 날아가는 속도도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보기보다 난이도가 높다. 총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사냥을 비롯해 상어와 전투를 펼치는 과정이 세밀하고 깊이 있는 편이다. 황재호 디렉터도 작살 타격감과 조작감에 굉장히 큰 신경을 썼다고 전하며, 작살 사냥인만큼 패드로 즐겨도 좋을 것 같아서 콘솔 버전도 준비 중이라 설명했다.
저녁 콘텐츠를 담당하는 초밥집 운영도 생각보다 풍성한 편이다. 직접 초밥을 만드는 부분은 없으나 피로도를 관리하면서도 빠르게 달려 손님에게 초밥을 전달하고, 직접 잡은 물고기로 메뉴를 관리하고, 차를 넘치지 않게 따라야 하는 등 기본적으로 바쁜 일상을 소화한다. 이 와중 초밥집을 꾸미고, 수리도 하는 등 할 일이 많다. 아울러 저녁 타임에도 나름의 스토리가 있으며, 특수한 메뉴를 주문하는 손님을 위해 낮에 희귀한 생선을 잡으러 가는 등 낮 콘텐츠와도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짧은 체험임에도 전반적으로 '훨씬 재미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만, 숙련도에 따라 게임 메인 콘텐츠라 할 수 있는 해양 탐사 및 사냥이 1분 내외로 끝날 수 있다는 점과 전반적인 콘텐츠 양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우려사항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황재호 디렉터는 "빠르게 클리어한다면 20시간, 천천히 모든 요소를 즐긴다면 30시간 이상 즐길 수 있다. 초반에는 게임의 무대가 되는 바다 '블루홀'을 무대로 간단한 사냥과 탐험 정도가 가능하지만, 나중에는 심해어 난파선, 보물찾기 등이 구현돼 있다. 특히 후반부엔 어인 스토리가 있어서 보다 깊이 있는 내러티브를 경험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물고기는 200종 정도가 최종적으로 들어갈 거라 생각한다. 총기는 현재 10종 남짓 있는데, 최종본에선 20종에서 30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콜렉팅 도감은 최근에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트레이딩 카드 같은 걸 만들었더니 반응이 좋아서 제작에 착수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과연 완성된 데이브 더 다이버가 어느 정도의 깊이와 볼륨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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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에서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동생에게 잔소리하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게임기자가 돼 있습니다. 한없이 유쾌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습니다.bigpie1919@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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