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스팀에서 앞서 해보기를 시작한 뱀파이어 서바이버는 로그라이크 방식에 장비와 스킬 조합의 묘를 살린 게임성으로 파고드는 맛이 있다는 호평을 얻었다. 이러한 뱀파이어 서바이버가 떠오르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앞세운 국내 신작이 올해 가을 출시된다. 2019년에 스팀에 출시된 공포게임 ‘더 메모리’를 시작으로, 이번 신작까지 총 4개 게임을 만든 4년차 인디게임 개발사 잇섬스튜디오의 모바일 로그라이트 신작 언더토피아다.
잇섬스튜디오는 2019년에 문을 열었고, 현재는 부산글로벌게임센터에 입주해있다. 4인 규모에서 현재는 6명으로 상주 직원이 늘었다. 언더토피아 전에는 다소 실험적인 게임을 선보여왔다. 잇섬스튜디오 이재훈 PD는 “첫 게임으로 풀 3D에 언리얼 엔진 4로 만든 더 메모리로 스팀에서 좋은 평을 얻었으나 그 다음 해에 선보인 데굴즈: 데굴데굴패밀리라는 모바일게임에서 큰 패착이 있었다. 이후 규모가 작은 게임사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판단해 유니티로 바꿔 바운슬링이라는 게임도 냈다. 언더토피아는 우리의 네 번째 프로젝트다”라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이재훈 PD를 포함한 팀원들은 거의 무일푼으로 일해왔다. 언뜻 보면 스팀에 어울릴 것 같은 언더토피아를 모바일로 출시하는 이유 역시 스팀보다는 모바일에서 좀 더 성과를 낼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PD는 “솔직히 지금까지 잘 됐던 게임이 없고, 실패가 많았다. 다만 이 경험을 토대로 언더토피아를 만들 수 있었다”라며 “무일푼으로 일할 사람은 거의 없는데 인복이 있는 것인지 팀원들끼리 서로 도와가며 4년을 해왔다”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언더토피아를 수익 중심 게임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서비스 방식은 부분유료화지만 유료 확률형 아이템은 없으며, 유료 상품은 캐릭터를 구매하거나 성장 시간을 줄여주는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이재훈 PD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 역시 게이머다보니 과도한 과금유도 등은 피하고 싶다. 좋은 게임을 만들어 많이 알려지고, 이를 기반으로 또 좋은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언더토피아는 귀찮거나 복잡한 요소를 줄이고, 빠른 전투와 캐릭터 성장에 집중한 로그라이트 신작이다. 몬스터가 가득한 지하세계에서 사라진 아버지를 찾는다는 배경 스토리를 토대로 진행이 무작위로 달라지는 로그라이크 요소와 쌓이는 재화로 캐릭터를 키워 다음 단계에 도전하는 RPG 요소를 결합했다.
메인 콘텐츠는 출시 기준 20개로 구성된 챕터를 공략하는 것이다. 각 챕터 안에는 수많은 방이 있다. 몬스터를 사냥하는 일반적인 방부터, 보스를 공략하는 스테이지, 많은 재화를 획득할 수 있는 보상방, 고블린에게 필요한 아이템이나 ‘맵 밝히기’와 같은 기능을 구매하는 상점방 등도 있다.
각 챕터에 포함되는 방의 개수와 종류, 전체적인 맵 구조는 입장할 때마다 무작위로 달라진다. 최대 층수는 10층이고, 밑으로 내려갈수록 보스방과, 좌우로 이동하면 보상방이나 고블린 상점에 가까워진다는 기본적인 규칙은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맵 구성과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챕터라도 매번 다른 방식으로 공략할 수 있다.
로그라이크 요소는 스킬에도 존재한다. 뱀파이어 서바이버와 비슷하게 몬스터를 잡아 캐릭터 레벨을 높이면 획득할 수 있는 스킬 포인트로 새로운 스킬을 배우거나 스킬 레벨을 높여 강해질 수 있다. 이렇게 한 챕터를 깨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면 스킬이 초기화되고, 다시 레벨을 높여 스킬을 획득해나가는 방식이다. 출시 기준으로 스킬 종류는 40종이며, 5레벨 단위로 특수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특수 스킬을 배울 수 있다.
이재훈 PD는 “언더토피아에는 일종의 정산타임이 있다. 방을 클리어하면 획득할 수 있는 스킬이 랜덤으로 화면에 제시되고, 이 중 원하는 것에 플레이하며 모았던 스킬 포인트를 투자하는 식이다”라며 “최대 3회까지 제시된 스킬 종류를 바꾸는 기능을 넣는 것을 고려 중이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이 언더토피아의 특징으로 미는 부분은 전투를 도와주는 광산차다. 말 그대로 광산을 채굴할 때 타고 다니는 열차를 게임에 넣은 것인데, 전투를 도와주는 여러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이 PD는 “광산차는 최대 4칸까지 확장할 수 있다. 머리 부분은 캐릭터 능력치를 높여주는 버프, 두 번째 칸은 터렛처럼 몬스터를 자동으로 공격하는 부분, 세 번째와 네 번째 칸에서는 메테오와 같은 마법 스킬을 쓴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광산차는 전투가 시작되면 고정된 위치에서 자동으로 공격을 이어나간다. 이 PD는 “수동전투도 넣어봤는데 조작이 많아지면 캐주얼한 재미가 반감된다고 판단되어 자동공격으로 결정했다”라며 “캐릭터 역시 공격은 자동이며, 상하좌우 이동과 점멸, 구르기와 같은 캐릭터별 특수 스킬만 수동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맵에 떨어진 재화도 자동으로 습득되어 일일이 주울 필요가 없다. 캐릭터에 장착하는 무기나 장비 역시 시작 단계에서는 고유한 특수능력 외에는 성능 차이가 없고, 강화를 통해 업그레이드하는 식이다.
언더토피아의 방향성을 종합하자면 귀찮거나 지루한 부분을 덜어내고, 짬이 날 때 간단하게 한 판 할만한 로그라이트 게임이다. 이재훈 PD는 “한 챕터당 플레이 타임은 15분 정도이며, 그보다 길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기존에는 보스방을 20층, 25층에 두기도 했는데 10층으로 압축하니 지루하지도 않고 레벨업 속도도 빠르게 느껴지는 효과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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