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고인물들의 해괴망칙한 엘든 링 플레이 TOP 5

작년 최고 게임으로 손꼽혔던 엘든 링. 트리가드의 위용 앞에 수많은 유저들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소울류의 매운 맛에 무릎을 꿇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수많은 소울 게임에 단련된 현시대 고인물 게이머들에게 이 정도의 어려움은 순한 맛이었나 보다. 엘든 링의 순한 맛(?)에 질린 소울 고인물들은, 곧이어 게임패드와 키보드 마우스를 버리고 해괴망측한 수단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오늘은, 지난 1년간 쌓여 온 각종 해괴망측한 엘든 링 플레이들을 모아 봤다. 심지어 이런 핸디캡 플레이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클리어 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소울류 병아리이자 온실 안의 화초인 기자가 보기엔 하나 같이 놀라울 따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움의 정도가 조금씩 다르기에 순위를 매겨 본다. 만약 기사에서 다뤄지지 않은 더 대단한 플레이가 있다면, 댓글로 소개해 주길 바란다.

5위는 가볍게 링 피트 컨트롤러다. 이리저리 가지고만 놀아도 체력과 살이 쭉쭉 빠진다는 바로 그 컨트롤러 말이다. 참고로 링 피트 컨트롤러로 게임을 플레이 하려면 이동을 위해 계속해서 제자리뛰기를 해야 하고, 힐을 위해서는 스쿼트 동작을 취해야 하는 등 플레이 과정 하나하나가 고통이다. 아마도 본 기자가 이걸 시도하면 클리어와 동시에 살이 30kg쯤 빠지거나 이 세상에 없거나 둘 중 하나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후자일 가능성이 높지만.

사실, 링 피트 컨트롤러는 엘든 링 출시 전에도 소울 시리즈에 여러 번 시도된 적 있는 다소 흔한(?) 컨트롤러로, 엘든 링 발매와 동시에 꾸준히 시도됐다. 이 챌린지가 유행을 타며 '엘든 링 피트'라는 이름까지 얻을 정도였으니까. 아래에서는 BerryCrepe의 사례를 들었지만, 3위에 언급할 SuperLouis64 역시 링 피트 컨트롤러를 이용해 게임을 플레이 한 적이 있다. 그런 이유로 빛이 조금 바래긴 했지만, 어쨌든 대단한 건 대단한 것이다.

두 번째 역시 가벼운(?) 피아노다. Omunchkin이라는 유튜브 닉네임을 쓰는 한 유저는 피아노 버튼에 키보드 버튼을 연동시켜 약 340여 번의 죽음 끝에 엘든 링을 클리어 하는 데 성공했다. 컨트롤러가 피아노이다 보니 버튼 위치를 평행한 건반 위에만 놓아야 하는데, 왼손과 오른손에 키보드 키를 각자 배치해 한 번에 여러 키를 누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실 설명이 쉬워 보일 뿐, 일반인 눈엔 저걸로 뭘 조작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수준으로 보인다. 참고로 저걸로 조작할 때는 왠지 재즈 소리 같은 음악이 들렸다고.

참고로 해당 게시물을 본 어떤 유저는 '다음엔 하모니카로 해 봐'라며 더 무시무시한 요구를 했는데, 해당 게이머는 '다음 목록에 있을 지도'라는 무시무시한 답글을 달았다. 다행히 하모니카로 엘든 링을 클리어하는 괴수 같은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는데, 혹시 모르지. 지금 열심히 영상을 제작 중일 지도!

이 방면에서 꽤 이름을 날리고 있는 SuperLouis64는 별의별 이상한 모양의 컨트롤러를 자체 제작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으로 유명한 유튜버다. 그동안 시도한 컨트롤러만 해도 공책, 복싱 글러브, 링 피트 컨트롤러, 일렉기타, 파판7 대검, 일본도, 활, 기타 등이 있다. 심지어 피자와 바나나 같은 음식에까지 전극을 연결해 컨트롤러를 만드는데, 그 중 엘든 링에는 바나나와 일렉기타를 소환했다.

바나나의 경우 11개의 바나나에 각기 컨트롤러 버튼에 해당하는 전극을 연결해, 바나나를 터치하는 것으로 캐릭터를 조작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오른쪽의 'ㅗ'모양으로 배치된 바나나가 방향키, 왼쪽의 바나나들은 공격이나 점프, 구르기, 아이템 등 다양한 버튼들을 담당하고 있다. 사실 바나나는 컨트롤러를 커다랗게 만든 것이기에 키 배치에 따라 덜 어려울 수 있지만, 일렉기타의 경우 잭이나 브릿지, 노브 등에 버튼이 배치되고 기타줄을 잡아가며 방향을 조절해야 하기에 상상만 해도 현기증이 난다. 그럼에도 일렉기타로 91번만 죽으며 엔딩을 본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정밀한 방향 조작이 가능한 핸들 모양 휠 패드는 레이싱게임을 하는 데 유용한 컨트롤러다. 다만, 빠른 방향 전환과 수많은 버튼을 번갈아 입력해야 하는 액션 게임에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컨트롤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조금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휠 패드는 레이싱게임을 제외한 다른 장르에 사용할 경우 최악의 컨트롤러다. 물론, '최악의' 같은 단어를 들으면 절로 군침을 흘리는 우리 엘든 링 고인물들에게는 예외지만.

PlentyAZach라는 유튜버는 레이싱 휠로 엘든 링을 플레이했다. 핸들을 좌우로 돌려 좌우 이동을, 엑셀과 브레이크로 전후 이동을, 핸들에 달린 버튼들과 기어봉으로 수많은 버튼을 눌러 가며 플레이하는 것이다. 그 결과,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에서는 은근히 부드러운 이동이 가능했지만, 그 외 부분에서는 핸들과 페달을 미친 듯이 밟아야 하는(그 와중에도 민감한 조작을 감내해야 했다. 저걸로 엘든 링에 익숙해지고 나면, 일반적인 운전을 못 할 것 같아 그게 가장 무서울 뿐이다.

1위는 집에서 DDR 등을 즐길 수 있는 댄스패드다. 뭐? 여지껏 각종 괴상한 컨트롤러를 다 뽑아놓고 1위가 고작 댄스패드라니 무슨 소리냐고? 이해한다. 사실 댄스패드는 조작에 체력이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상하좌우 화살표도 있고 대각선엔 컨트롤러 버튼도 모양 따라 그려져 있기에 위에 소개한 이상한 컨트롤러들 가운데서는 최약체다. 그럼에도 왜 1위 자리에 있냐고? 바로 발로는 PC에 연결된 댄스패드를 밟고, 손으로는 PS5에 연결된 게임패드를 조작하며 동시에 각기 다른 2개의 엘든 링을 플레이 했으니까.

얼핏 들어서는 무슨 말인지조차 감이 오지 않다가 경악하게 되는 이 챌린지를 해낸 사람은 트위치와 유튜브 등에서 활동 중인 MissMikkaa다. 뇌가 두 개인데다 상체와 하체에 하나씩 달려 있는 건지, 그녀는 199번의 죽음 끝에 동시에 두 개의 엘든 링을 플레이하며 일부에선 '역사상 가장 어려운 게임 보스'라고도 불리는 말레니아를 둘 다 처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건 멀티태스킹이라는 단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경지라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까지 느껴진다...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