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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자존심 건 월탱 리그 “절대강호 러시아도 한국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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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미 유럽은 e스포츠 열기에 뜨겁다. 무엇보다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가 주도하던 시장에서 다양한 게임이 두각을 내면서, 제 각기 새로운 e스포츠 리그가 태동하고 있는 것이 분위기를 더했다. 그리고 그중 한곳이 워게이밍의 '월드 오브 탱크'(이하 월탱) 리그다. 게다가 '월탱' 초강국으로 군림하던 러시아가 지난 리그에서 미국 팀을 아슬아슬하게 이기게 되면서, 유럽 팀, 한국 팀 등 왕좌를 노리는 신흥 세력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특히 이번 게임스컴은 워게이밍이 유럽 대표를 선발하는 자리여서 기대감을 더했다. 게임메카는 사이먼 베넷 워게이밍 EU e스포츠 매니저를 만나 유럽 e스포츠 분위기와 '월탱' 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는 유럽 팀들에 대한 정보가 없다. 우선 간단한 유럽 리그 설명을 부탁한다.


사이먼 베넷(이하 사이먼): 유럽 지역 팀들은 다른 어느 나라와는 다른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모든 리그가 대부분 한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서울에서 모든 사람들이 와서 보고, 모든 사람들이 한국말을 한다. 그래서 리그 운영이나 진행에 어려움이 없다. 유럽은 다르다. 유럽은 20개의 다른 나라에서 와서, 서로 다른 언어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언어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다들 의사소통이 잘 안 될 때도 있다. 또, 유럽은 아직 e스포츠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해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 사이먼 베넷 워게이밍 EU e스포츠 매니저(오른쪽)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월드오브탱크 프로 리그'에 대해 설명해 달라.


사이먼: 월드오브탱크 프로 리그는 한국에서 보는 것처럼 스튜디오에서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로 실시간 중계된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이 언어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많은 언어로 게임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총 세 가지 방식으로 방송이 나가는데 영어 /러시아, 그리고 하나는 오디오가 나가지 않는 방송이다. 무음 방송은 각기 나라의 언어로 커뮤니티 해설진이 해설을 개별적으로 붙여서 송신하고 있다. 총 20만에서 30만 명 정도 되는 시청자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 게이머들의 반응은 어떤가?


사이먼: 유럽은 한국처럼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는 않다. 하지만 잘하고 있는 사람들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현재 유럽 리그를 진행하고 있지만, 러시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랑 유럽은 서로 라이벌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보통 시즌 단위로 리그가 시작되는데, 이번 시즌은 기간이 굉장히 짧다. 25일 결승전이 있을 예정인데, 이번 게임스컴 파이널 팀은 구성이 서로 제각각이라 흥미롭다. 두 개의 러시아 팀이 있고, 한 개는 반은 러시아인 반은 다른 유럽 지역인이다. 또 하나는 폴란드 팀, 그리고 마지막이 세르비아 팀이다. 




러시아 선수들이 또 유럽 팀으로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사이먼: 러시아 지역의 경쟁이 너무 치열한 것과 유럽이 러시아보다 e스포츠가 더 발전했기 때문이다. 유럽 서버는 좀 더 글로벌한 방향으로 마케팅을 한다. 러시아 외에서 이를 인기를 얻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e스포츠 자체가 유럽에서 더 발전했기 때문에 팀 매니지먼트, PR 이런 혜택을 받기가 좋다. 게다가 팀을 후원하는 스폰서들도 팀이 러시아에 국한되는 것보다 유럽에서 경기를 해 광고 효과를 내기를 바란다. 그래서 유럽 출전을 지원한다.


최근 각국 전력을 보면 여전히 러시아가 강국이고, 유럽도 선전하고 있고, 한국도 상당히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분석하기에 나라별 스타일이 어떻게 다르다고 평가하는가?


사이먼: 정말 다들 너무나 다르다. 한국 선수들은 진짜 흥미진진하다. 한국은 선수들이 팬에 대한 충성심이 최고다.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감동을 받는다. 관전하는 입장에서는 한국 팀이 보기에 제일 재밌는데, 이유는 팬 입장에서 선수들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행동을 절대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캠핑을 오래 한다거나 하는 식의 지루한 경기 말이다. 이런 핀잔을 받으면 한국 선수들은 플레이 스타일을 바로 공격적으로 바꿔서 진행한다. 


반면 유럽은 좀 다르다. 여러 지역이 섞여 있어서 그런 듯한데, 각국의 특성을 한데 가져온 느낌이다. 보기에 재밌기는 한데 전략적인 느낌이 있다. 러시아는 굉장히 전술적이다. 흡사 전쟁을 하듯이 짜인 구도로만 경기를 한다. 팀 리더가 명령을 내리면, 복종이다. 거기에 미쳤다. 굉장히 협동이 잘된다. 유럽 팀은 한 명이 의견을 내면 다 따진다. 어떤 팀은 미쳤고, 어떤 팀은 전략적이고. 제멋대로다. 미국도 러시아랑 비슷하기는 한데, 상위권 팀이 부족해서 어떤 스타일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팀은 한국이다. 굉장히 공격적이기도 하고, 팬 서비스가 좋다.


현재 최강 팀은 러시아 팀인가?


사이먼: 그렇다. 물론 러시아 팀이 제일 잘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가장 경계하는 서버는 중국과 한국이다. 중국은 서버를 볼 수 없지만, 그들이 많이 연습하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은 명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 한국에서는 '스트리트파이터'가 유명하지도 않은데 한국 팀이 최고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월탱' 리그에서 여러 이점을 취한 나라였다. 출시일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훨씬 출발선이 앞에 있었고, 한국은 나중에 출시를 했으니 연습할 시간도 훨씬 적었을 것이다. 현재 한국 팀들은 서리아 인들이 사용하는 전략이나 스킬 콤비네이션을 다 학습했을 것이다. 연습만이 남았으니 금방 따라올 것이라 본다. 한국인들은 합당한 맵, 좋은 탱크를 고를 줄 안다. 전략은 러시아를 보면서 배우면 된다. 그래서 무섭다.


▲ 관객들로 꽉 찬 '월드 오브 탱크 코리안 리그' 개막전 현장


▲ 오픈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한 'DRAKI-헤츨링의 반란' 팀


▲ 월드오브탱크 코리안 리그의 강력한 우승 후보인 NOA

(왼쪽: 이민재(정글러), 오른쪽: 송호성(Evenfall))


아직 '스타크래프트 2'나 '리그오브레전드'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데 어떻게 끌어 올릴 것이냐. 롤모델로 삼고 있는 리그가 있는지?


사이먼: e스포츠를 진행하는 모든 타이틀을 보고 있다. 가끔은 진짜 스포츠를 보기도 할 정도다. e스포츠보다 더 오래된 스포츠 리그니까, 관전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있다. 지금 월탱 리그는 축구 경기랑 똑같다. 그래서 축구 경기에서 배우기도 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항상 도전이다. 사실 상 경쟁자가 없고 독보적이다. 게임 스타일 자체가 너무 다르기 때문인데, 그래서 더욱 더 모든 곳에서 배우려고 하고 있다. e스포츠 개발을 위해서는 라이엇게임즈나 블리자드와 소통을 하고 있다. 서로가 다른 타입의 게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여러 정보를 공유하면서 워게이밍만의 독자정인 월탱 리그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최근 큰 상금을 거는 리그가 많아지고 있다. 월탱 리그는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사이먼: 우승팀은 50000 유로, 2등 팀에게는 29000 유로 정도를 준다. 상금의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먼저 두 세 군데 정도의 큰 스폰서가 있어야 한다. 항공사나 기업체같은 곳을 찾고 있는데, 내년쯤에는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지금보다 더 팀을 서포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보다 선수들이나 팀이 각자 레벨을 올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스폰서를 찾아야 한다. 선수들이 시쳇말로 '찌질이'(nerd)라고 생각되는 게 아니라 진정한 스포츠맨처럼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상금이 높아지고 그런 돈을 받게 되면 좀 더 좋아 보이지 않을까. 최근에 워낙 큰 상금을 거는 회사들이 늘어나서 주목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


사이먼: 사실 선수들이 버는 이익에서 상금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차라리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가 내는 돈, 스폰서쉽, 팀에서 주는 월급, 팬들이 더 많은 이익을 준다. 상금은 그외 플러스가 되는 정도다. 물론 상금의 규모가 크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일정 레벨 이상을 넘어가면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금은 팀을 유혹하는 정도로, 그리고 그 외 큰 이벤트가 팬들을 유혹하면 돈은 자연히 벌게 된다. 상금이 너무 많아지는 건 개인적으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월탱 리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사이먼: 그래드 파이널이 끝나면 다른 단계로 넘어갈 것이다. 처음 리그를 준비할 때는 국가별 누가 가장 셀까, 그리고 세계 최고는 누구인가가 궁금했다. 지금은 e스포츠가 고민이다. e스포츠를 구성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워게이밍 목표는 유저가 팀을 꾸려 프로가 되고, 스폰서를 찾아서 마케팅을 하고, 유저들이 유명해지면 다시 스폰서가 늘어 경제적인 효과를 만들어 내는 그런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이다. 갑자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경기가 커져 나가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단순히 사업적으로 수익을 얻으려고 하기 보다 e스포츠를 발전시키고 미래의 스포츠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월드오브탱크, 월드오브워플레인 등 후속작들도 e스포츠를 진행할 예정인지. 


사이먼: 현재로는 월탱 리그가 우선이고 목적이다. 하지만 '워플레인'이 출시되면, 분명 e스포츠화되기를 희망하게 될 것같다. 유럽 내에서는 슈팅 게임이나 FPS가 각광받는 장르다. '배틀필드', '콜오브듀티'처럼 말이다. '워플레인'이 거기에 딱 맞는다. 하지만 시장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니까. 커뮤니티 반응이나 이런거를 또 지켜보고 결정해야 할 문제다.


WCG에 참여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인지, 아니면 독자적인 리그를 만들어서 키워나갈 예정인지 궁금한다.


사이먼:  WCG가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마치 올림픽처럼 국가별 대전을 치루기 때문에 협동심을 키우는 데 좋아 보인다. 일례로 레드 러시아라는 러시아 대표 팀이 있는데, 레드의 경우는 러시아 지역 모든 리그를 평정하다시피 해서 러시아에서 이미지가 상당히 나빴다. 사람들이 싫어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WCG를 통해 레드 러시아가 러시아 국가 대표로 우승을 하자, 레드에 대한 이미지가 좋게 바뀌었다. 두 개의 기회가 다 존재한다. 현재까지는 WCG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만일 WCG가 우리 리그를 방해하는 영향을 준다면, 매년마다 참가를 고려하게 될 것같다.


마지막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사이먼: 한국 경기를 언제나 재미있게 본다. 한국 유저들이 플레이어를 사랑하고 조언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꼭 언젠가 한국과 러시아가, 그리고 한국과 유럽이 경기에서 만나는 것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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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비디오
장르
액션
제작사
워게이밍
게임소개
'월드 오브 탱크'는 20세기 중반에 볼 수 있었던 기갑전을 묘사한 탱크 MMO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전차를 연구, 개발하여 다른 사람과 대전을 펼칠 수 있다. 게임에는 재빠른 경전차, 만능 중형전차, 강력한 중...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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