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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마케팅 대행 업체 넥스투글로벌 '개발빼고 다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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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개발사의 '쏠림' 현상은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도 여전하다. 아니 최근에는 기이한 현상까지 더해 더욱 거세졌다. 기존 모바일 업체에 당장 먹고 살기 위해 '궁여지책' 달려드는 업체까지 생긴 것이다. 신작 성공은 요원해지고 매출은 계속 감소하니, 온라인게임 개발은 생각도 못하고 단기에 돈을 뽑을 수 있는 모바일로 계속 몰리는 것이다.


이렇게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많은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실 올해 초부터 선두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전략을 펴고 있다. 급성장한 국내 시장에 비해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해외 시장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고, 국내와 달리 트렌드에 편중된 성향보다는 다양성을 받아 들이기 때문에 개발사 입장에서는 진입하기에 부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에 지사를 두거나 인프라를 구축한 대기업과 달리 현지 사정과 언어 장벽, 홍보/마케팅 등 넘어야 할 벽이 있다. 그래서 일부 개발사는 대형 퍼블리셔를 통해 해외 런칭을 추진하거나 그저 해외 앱스토어 또는 구글플레이에 제품을 등록 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럼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정답은 아니지만, 해외 런칭에 특화된 마케팅대행이 있다. 글로벌 채널(페이스북, 구글 사이트 등)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런칭하는 이 서비스는 퍼블리싱과는 차이가 있다. 수익에 대한 배분이 아닌 일정 비용만 지불하고 해외 서비스를 맡기는 방식이다. 해외 진출을 꾀하지만 복잡한 절차와 수익 배분이 부담스러운 소규모 개발사라면 추진해 볼만하다. 그럼 이런 마케팅 대행은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 최근 필리핀을 중심으로 모바일게임 글로벌 마케팅 대행을 진행하는 넥스투글로벌 박준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넥스투글로벌 박준호 대표


넥스투글로벌은 어떤 회사인가?


박준호 대표(이하 박 대표): 본래 온라인게임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회사였다. 그러나 국내 게임 시장의 흐름이 바뀌면서 모바일게임 마케팅 대행에 주력하게 됐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제작과 서비스 경험을 가진 한국 인력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바이럴 마케팅 노하우를 가진 필리핀 인력이 합쳐진 회사라고 보면 된다.


글로벌 마케팅 대행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박 대표: 국내 게임 업체 재직 당시 글로벌 퍼블리싱을 총괄하면서 해외 시장 가능성을 몸으로 느꼈다. 하나의 게임이 잘되면 그 게임만 내놓고 경쟁하는 트렌드에 치우친 국내와 달리 해외는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시장이기 때문이었다. 만약 ‘마인크래프트’가 그냥 국내 서비스 됐다면 성공했을까? 당연한 얘기지만 해외는 트렌드와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장이고 이용자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요구하는 수요층이 많다. 하지만 해외 진출을 하고 싶지만 언어의 장벽에 부딪히는 국내 개발사가 많고 그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 설립하게 됐다.


그런데 국내가 아니라 필리핀에 회사를 차렸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텐데?


박 대표: 본사는 국내다. 필리핀은 지사 개념이다. 무엇보다 언어적인 문제 때문이었다. 영어로 모든 업무가 진행되다 보니 국내보다는 필리핀이 인력 차원에서 효율적이다. 필리핀 국어가 영어다 보니 상당한 수준의 고급 영어를 구사한다. 비지니스 영어로 업무를 하기에 좋다고 판단했다. 필리핀 인력에 한국의 마케팅과 운영 노하우를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했다.


그 시너지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고 있나?


박 대표: 그렇다. (현지 직원이) 예상보다 빠르게 습득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현지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마케팅과 운영 노하우를 배우고자 한다. 재미있는 게임에 몰입 하듯 이들도 한국의 마케팅과 운영을 배우고 싶어한다. 참고로 현지에 마케팅 대행 업체가 많지만 필리핀 현지 마케팅 대행은 고객지원 수준의 Q&A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알다시피 한국은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한다면 무너지기 십상이다. 우린 수준 높은 운영을 원하는데 그러한 운영 방법을 직원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운영 역시 마케팅의 한 부분이고 적극적인 운영을 가르치고 있다.



▲ 글로벌 마케팅 대행 업체 넥스투글로벌


현재 상황은 어떤가?


박 대표: 회사를 설립하고 서비스를 준비한 기간까지 약 1년 6개월 정도 걸렸다.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된 건 올해 중반이니까 7개월 가량 됐다. 전체적인 준비에 시간이 상당 부분 들었다. 현재 두 업체의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데 하나는 현재 진행 중이고, 하나는 준비 중이다. 홈페이지 제작부터 게임 테스트, 런칭까지 모두 맡아서 진행한다.


게임을 구하기 위해 여러 업체를 만나 봤을 텐데?


박 대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대부분이 해외 퍼블리셔에 맡기면 막연히 잘해주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 몇 몇 해외 퍼블리셔에 런칭을 경험한 개발사 얘기를 들어보니 마케팅 개런티를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비용을 사용하는 광고 보다는 크로스마케팅 등으로 유입된 인원을 퉁 쳐서 개런티를 보장한다고 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그 게임이 전부인데 그런 과정에서 느끼는 실망감이 적지 않다. 몇몇 업체가 그런 경험을 겪다 보니 해외 퍼블리싱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모바일 시장은 해외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 넥스투글로벌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나?


박 대표: 한마디로 마케팅 토탈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개발사에서 개발적인 부분만 책임져주면 우리는 그 외 모든 것을 다 처리해 주는 것이다. 실질적인 방식은 구글, 페이스북 운영 등이다. 어떤 이미지, 어떤 문장을 쓰냐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인데 이는 CPC(Cost Per Click, 광고 클릭 횟수 당 비용) 단가에 영향을 준다. 한 예로 처음 진행했을 때 북미에서 100원, 동남아는 5~60원이었다. 모 업체는 직접 해봤는데 400원이 나왔다고 했다. 우리는 노출 방법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 


또 구글에서 리뷰나 게임 평가 같은 포스팅을 노출하는 바이럴을 진행한다. 여기에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오픈하여 게임 성향에 따라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을 관리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개발사가 자신들의 회원 풀을 만들 수 있다. 첫 게임을 좋아요 하는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차기작을 홍보하기에도 좋다. 이러한 운영으로 인지도를 쌓을 수 있다. 물론 해외 퍼블리셔를 통해 대박이 난다면 회사 인지도가 단숨에 치솟겠지만 희박하지 않나?


현재 직원 규모가 어떻게 되나? 방금 얘기한 것들을 하기에는 벅찰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박 대표: 총 직원은 9명이다. 한국인 1명과 8명의 필리핀 직원이 있다. 운영, 콘텐츠 제작, 마케팅까지 현지 직원이 모두 맡고 있는데 크게 무리는 없다. 이미 교육 된 직원들이고 서비스 게임이 늘어나면 그 때 인력을 붙여 나갈 계획이다. 솔직히 우리는 틈새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100만 이상의 다운로드 게임을 하기에는 운영자만 10명 이상이 필요한데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는 좀 다르다. 차곡차곡 키워나가는 것에 최적화된 회사라고 보면 된다.



▲ 넥스투글로벌의 게임 서비스 포트폴리오


듣고 보니 운영적인 부분보다 당장 서비스할 게임을 찾는 게 어려울 것 같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소득이 있었나?


박 대표: 맞다. 가장 큰 고민은 국내 개발사들이 당연히 거대 해외 퍼블리셔에 맡겨야 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해외 퍼블리싱에 대해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는 개발사다. 그들은 해외 런칭을 두려워하더라. 사실 이 부분은 이해도 되는데 국내 모바일게임이 해외 나가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다 보니 섣불리 해외를 염두 하지 않는 것이다. 이번에 한국에 온 건 이런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런칭 게임을 구하기 위해서다. 현재 3개 업체와 이야기를 진행 중이고, 내년 초에 런칭 예정인 게임도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 대표: 지금 국내 모바일 개발사들을 보고 있으면 항아리 속에 개구리 같다. 끓는 항아리에 개구리를 넣으면 바로 튀어나오지만 서서히 끓고 있는 항아리라 차츰 죽어가게 된다. 한국 시장만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를 통해 해외를 꼭 가라는 게 아닌 글로벌을 무조건 가져가라고 강조하고 싶다. 국내는 알다시피 포화상태다. 그런데도 글로벌 진출이 두려워 머뭇거리는 곳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년 내후년 몇 개의 개발사가 살아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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