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현금거래 나빠! 그러니까 너희들은 빠져있어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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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아니면 못 올 것이 왔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오늘 이구동성에서는 여러분께 이와 같은 질문으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이번 주 게임메카의 가장 큰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황제 마케팅’일 것입니다. IMI(구 아이템매니아)가 중국의 MMORPG ‘황제 온라인’을 퍼블리싱하며 약관으로 현금거래를 인정하고, 여기에 100% 자동사냥까지 지원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업계, 그리고 게이머들 사이에서 민감한 사항인 ‘현금거래’와 ‘자동사냥’을 동시에 이용한 셈이죠. 상황이 이러니 결과는 불보 듯 뻔합니다. 크게 이슈가 된 거죠. 기사가 게재된 이후 게임메카 이용자 분들 대부분은 ‘어떻게 이런 마케팅을 할 수가 있느냐?’며 각기 다른 표현으로 공격적인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최근 문화부와 업계가 협력해 게임 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꿔보고자 노력하는 상황인지라 비난의 깊이는 더해질 수밖에 없었죠.

ID 생마님은 “광고 자체부터가 문제죠. `돈을 벌 수 있다`라니요. 멍청이들끼리 모여서 `약관으로 때리고 오토 내장시키면 괜찮을 거야`하고 기어이 오픈은 했겠습니다마는 그동안 모두가 쉬쉬해오던 판도라의 상자를 직접 열어버린 꼴입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죠. 조용히 `레드워 매니아`나 굴리던 시절과는 또 다른 차원을 맛보게 될 겁니다.”라며 강력하게 경고했고, ID 리오벤투스님은 “와나 로그인 하게 만들어버리네. 요즘 새롭게 선보이는 게임들은 왜 다 이따위냐? 현거래 인정? 자동사냥? 이게 콘텐츠냐? 게임의 목적을 애당초 상실한거 아니냐?”라며 ‘황제 온라인’의 게임 내용을 꼬집으며 비난했습니다. ID TigerAce님은 “누구는 막겠다고 법정까지 가서 싸우고, 누구는 돈벌어 보겠다고 대놓고 허용하고”라면서 이번 IMI의 행보에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죠.

▲ 생계형 RPG란 슬로건으로 마케팅을 펼친 `황제 온라인`

하지만, 수상합니다. ‘냄새’가 나죠.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하기엔 너무 방법이 아둔하고, IMI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렇게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IMI가 최근 들어 아이템 중개 사이트라는 인식을 벗어내고자 사회봉사나 장학금 후원 등 이미지 개선 작업에 부리나케 노력해 왔다는 점으로 보면 확실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IMI는 왜 이런 ‘쇼’를 선택했을까요? 그 해답은 ‘아이템 거래’의 당위에 있습니다. 실제로 IMI는 아이템 거래의 양성화를 위해 정부와 업계에 꾸준히 ‘소통’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도 ‘아이템매니아’나 ‘아이템베이’를 통해 하루에도 수 천 건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굳이 이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즉, 현실이 이러하니 함께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 ‘소통’의 목적인 셈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게임업계는 아이템 거래 업체는 무시한 채 “아이템 거래는 규제되어야 하며 개선법이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쉬쉬’했다는 것이 IMI 측의 입장입니다. 그럼 이번 ‘황제 마케팅’은 단순히 게임 마케팅이란 측면보다 정부와 게임업계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네요. 한번 해보자는 거죠. 여러분은 이런 IMI의 선택이 이해가 되시나요?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이번 IMI의 행보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아이템 거래’와 관련된 문제는 확실히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네요. 현행법으로도 이용자간 개인거래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한 게임머니가 아닐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 아이템 거래 시장의 규모는 크게 발전해, 올해는 1조억 원을 넘어섰죠. 이는 게임 시장 전체 규모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할 만큼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단순히 ‘규제’를 하기엔 그 덩치가 너무 커져버린 셈이죠. 그럼 이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 나가야 할까요? IMI 측의 입장대로 서로 간 ‘소통’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요?

여러분도 ID 메가수스님의 의견을 보며 한번쯤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요.

“현거래 금지! 오토사냥 금지!를 외치면서 방관하는 다른 회사들보다 훨씬 좋구만!”